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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김억에 대해 널리 알려진 사실은 김소월의 스승이었다는 것과 번역시를 즐겨 소개한 시인이라는 점일 것이다. 시인으로서 김억은 우리 문학사에 프랑스 상징주의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문단에 대유행시키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문예사조로서의 상징주의가 1930년대 이후 뚜렷한 실체없이 사라져버렸다고 평가되지만, 사실상 상징주의는 우리 시의 내면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고 보아야 할 지 모른다. 어쨌거나 시인으로서 김억이 우리 문학사에 끼친 영향은 실로 지대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가 잘 모르는 또 하나의 김억은 비평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단순히 프랑스의 상징주의를 소개한 것에 그치지 않고, 번역시를 새로운 창작의 영역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이 책에 수록된 '譯詩論'은 시 번역을 창작작업으로 여겼던 그의 시론을 확인할 수 있는 시론이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번역 작업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론을 다루었다는 점도 시인이자 동시에 비평가였던 그의 고뇌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번역시로 그의 시 생애를 시작하고, 외국 문예사조를 소개하는 것으로 문학가로서의 이름을 널리 알린 김억이지만, 그는 무엇보다 우리 민족 고유의 시적 방법을 천착하기도 했다. 그 고뇌의 산물이 바로 '격조시형론 소고'라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시에 적합한 음악성과 형식에 대한 치열한 탐구였다. 김억의 애제자인 김소월의 민요시는 이러한 김억의 사상의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이 평론선집에는 김억이 김소월 사후에 그를 기리며 쓴 '김소월의 추억'이라는 글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 글은 전시기 이후 문교부 발행 국정 국어교과서에도 실린 유명한 글이다. 전문을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