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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그리고 더 익숙한 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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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우리의 현실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한 사회의 모습을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느낌을 다룬 여행서나 수필집은 이미 지천에 널려있다. 그런 책들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런 부담 없이 읽고, 이미 익숙하기까지 하다. 그것은 아마 여행서나 수필집은 쓰는 사람의 주관적인 면이 강하고, 그리고 그 사회의 모습을 단편적이고 피상적으로 알려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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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우리의 현실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한 사회의 모습을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느낌을 다룬 여행서나 수필집은 이미 지천에 널려있다. 그런 책들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런 부담 없이 읽고, 이미 익숙하기까지 하다. 그것은 아마 여행서나 수필집은 쓰는 사람의 주관적인 면이 강하고, 그리고 그 사회의 모습을 단편적이고 피상적으로 알려주는 것이기에 선입감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일 게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의 정치나 사회의 제반 모순에 대한 글을 외국인이 쓴다면 어떨까? 먼저 드는 생각은 그 글이 과연 객관적일까 하는 생각일 것이다. 더불어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들이 과연 우리의 모습과 상황을 제대로 이해나 하고 썼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때로는 제3자가 문제의 원인과 그 해결방법을 더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바둑이나 장기를 둘 때, 옆에서 훈수하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보는 것은, 누가 이기든 자신의 승패와 상관 있는 일이 아니기에 넓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인 것과 같은 이치일 게다.

 

이 책은 한때 이코노미스트 한국특파원을 겸임하기도 했던 영국인이 한국에서 살면서 보고 느낀 한국정치와 민주주의의 문제점, 그리고 그 개선방안을 고민하며 쓴 책이다. 그는 한국에 애착을 느끼고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신경이 쓰인다면서, 이 책은 여러 문제들에 대한 해법이 아니라 그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켰으면 하는 바램에서 썼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우위에 있으며, 성숙도면에서 유럽국가들과 비슷하지만, 최근 한국 민주주의의 질이 훼손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라고 못 박는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성가신 것으로 생각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일당체제를 선호하는 것은 민주주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제도의 문제라고 한다. 정치문화가 유아기로 퇴행할 때, 민주주의는 실패한 제도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도 국내외 안팎으로 반민주적 성향이 증대되고 있으며, 효율적인 야당의 부재는 일당독제의 달콤한 유혹에 빠질 가능성을 점점 크게 할 수 있다고 그는 우려한다.

 

국내 보수인사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음해하는 전형적인 서양좌파로 불린다는 저자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과 정당들에 대해 그가 보고 느낀 것들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먼저 그는 한국정치를 쇼라고 부른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소탈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하려 든다. 이것은 대중의 수준을 낮게 보고 제대로 된 논의나 정책대신 홍보친화적이면서 모호한 수사로 가득찬 공약이나 자기소개와 같은 유치한 인기몰이 쇼를 벌이는 것으로, 정치인들의 유아적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실망스러운 것은 그런 전략이 먹힌다는 것이며, 그 결과 정치인들은 눈앞의 이득을 얻지만 국민의 삶은 그만큼 고달파 진다고 말한다. 너무도 쉽게 공약을 파기하는 모습은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얼마나 만만하게 보는지를 보여주며, 인신공격 등 비열한 정치수법과 부패는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유발시키고, 이는 결과적으로 보수세력이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OECD국가 중 최저수준일 수밖에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보수는 종북과 포퓰리즘이란 수법으로 진보진영을 공격하는데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먹힌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친북인지 아닌지 사실과 관계없이 자기들과 다르면 빨갱이, 즉 종북으로 몰면 노인유권자들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자동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의 포퓰리즘은 일반대중의 감성이나 필요에 영합하는 것이 아니라 특권층의 희생으로 다수의 국민을 이롭게 하는 모든 것으로 의미가 변질되었다고 꼬집는다. 이 모든 것은 정치인들의 유아기적 행태와, 광고를 빌미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기업과 그리고 정부의 간섭 등으로 언론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음모론이 넘쳐난다. 정보공개가 제한된 저신뢰 사회에서는 음모론과 괴담이 넘쳐난다고 볼 때, 한국은 확실한 저신뢰사회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저자는 국내의 정당들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운다. 한국 민주주의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야당의 존재가 필요함에도 한국에는 그런 정당이 없다고 말한다. 야당이 선거마다 패하는 이유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보다는 어부지리를 택하려 하기 때문에, 그들은 국민들에게 희망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여당은 말할 것도 없지만 야당의 의원들 역시 보통사람들이 처해있는 암울한 자본주의 현실을 마주할 필요가 없는 계층들이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저자는 또한 한국의 민주주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안으로 풀뿌리 정치를 꼽고 있다. 경제에 있어서는 영국의 예를 들며 제조업만이 한국의 미래임을 강조하고, 복지는 결코 시혜가 아니라 투자임을 말하기도 한다. 과거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북한의 잠재적 위협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한국 대기업의 불투명한 경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진짜 요인이라고 한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문제로 프레임을 들고 있다. 보수는 진보의 모든 것을 좌파의 이슈로 각인시키고 있지만, 진보는 똑같은 프레임으로 제 발등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복지, 안전 경제 등 모든 방면에서 오염된 언어를 걷어내고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논의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쓴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마냥 편하지 만은 않다. 그가 제기하는 문제점들이 틀려서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날카롭게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이방인인 그가 느끼고 지적하는 것들을 우리는 왜 인지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왜 개선하려는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는지에 대한 자괴감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한다. 보수의 부패가 도를 넘은 지 오래지만, 진보는 아직도 모자라 더 분열하려고 하는 현실이 암울하기만 하다. 이 모든 것이 어쩌면 우리들 모두가 들고 일어서는 시기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k*****1 2015.07.06. 신고 공감 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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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좌파도 아는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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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함께 사는 기술이다.”   정치이야기를 해 보면 상대가 진보 성향인지 보수 성향인지를 파악하기란 아주 쉽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정치를 이해하려는 편향이 강하다. 스스로가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신뢰도 호불호가 선명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당은 무슨 일을 해도 이해하려 하는 입장에 서지만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의 정책은 무조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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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함께 사는 기술이다.”

 

정치이야기를 해 보면 상대가 진보 성향인지 보수 성향인지를 파악하기란 아주 쉽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정치를 이해하려는 편향이 강하다. 스스로가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신뢰도 호불호가 선명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당은 무슨 일을 해도 이해하려 하는 입장에 서지만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의 정책은 무조건 반대부터 한다. 진보와 보수 정당만 있어서인지 정치성향도 중도가 없다. 그나마 심상정이 국감에서 진보다운 면모를 보여주어 눈길을 끌었을 뿐 새정치에서 보여주었던 진보성향이 강해 중도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니엘 튜더의 책은 처음 읽었는데 매우 공감하면서 읽었다. 국민들이 목말라하는 정치의 부재를 한국인이 아님에도 이처럼 잘 분석하고 이해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진보 성향을 지닌 사람들은 대부분이 비난만을 한다. 하지만 다니엘 튜더는 진보 성향을 지녔지만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한다. 비난과 비판, 나는 한국의 정치문화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비난'의 정치라 본다. 비난은 환멸을 느끼게 하지만 비판은 더 나은 방법으로 가게 하는 민주주의의 방향추 역할을 해준다. 막장으로 치닫는 한국정치, 오늘도 수많은 막말들이 오가는 정치무대를 보니 있던 희망마저 사라지게 하는 듯하다. 익숙하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꽃을 피우려면 합리적인 진보 야당이 필요하다. 이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는 진보정당과 보수정당만이 존재함에도 새누리는 진보를 새정치는 보수의 정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새정치연합은 제2의 새누리당이라 불리기도 한다.  바로 이점이 문제이다. 이런식으로 간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야당의 패배는 명약관화이다.

 

최근에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위해 선심성 정책을 내놓기 일쑤인데 이 현상은 총선을 앞두고 더욱 극심해져 간다. 혹자들은 그래서 한국정치를 일컬어 포퓰리즘의 덫에 빠졌다'라고도 한다. 영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정치부 기자를 지냈고 스위스에서 금융업에 종사한, 글로벌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다니엘 튜더는 이와 유사한 용어로 다이어트 콜라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쓴다. 미국 투자자이자 싱크탱크 설립자인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이 소비자 민주주의에서 따온 표현인데 소비자 민주주의란 정치인들이 감세와 공공 지출 확대 경쟁에 몰두하여 유세를 하면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가장 후한 혜택을 약속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비단 미국의 상황만이 아니다. 세금은 낮추고 정부의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문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지자체나 정부는 재정적자를 면키 어렵다. 이런 다이어트 콜라 민주주의가 만연해진다는 것은 유권자(국민)들의 정치의식 수준이 딱 그정도라는 말이다. 정치와 경제를 공부했고 사회부 기자를 해서인지 식견이 넓고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할 길에 대한 지적이 예리하다 느껴졌다.  진보가 죽은 한국정치, 비판이 아닌 비난만 난무하는 정치현실이 못내 안타깝다.

 

-책 속에서-

결국 우리는 우리 수준에 걸맞은 정부를 갖게 되어 있다. 우리가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사회를 생각하고, 정치인의 빈말이나 현실성 없는 공약에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민주주의는 잘 작동될 것이다.

 

문제는 젊은이에게 있지 않다. 합리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의제를 내세운다면 누구라도 수긍할 것이다. 진짜 문제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합리적이고 진보적인 의제를 제시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영웅주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한다. 영웅시된 정치인 개인에게 책임을 요구할 근거가 빈약할 뿐 아니라 정치인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지향하는 정책이 무엇인지보다는 인물 자체나 부풀려진 비현실적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나 논의 등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만다. 영웅이 정당정치 위에 존재하므로 정당마저 뒤로 밀려난다. 안타깝게도 이 일련의 과정은 영웅이 아닌 대중 스스로 주도한다.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에게는 조지 오웰의 전 작품을 100번쯤 읽게 해야 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5.10.14.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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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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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을 때가 4.13일 20대 총선과 묘하게 겹쳤고, 책을 다 읽었을 때 총선 결과가 나왔다. 글쓴 이가 말한,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의 반대가 이 책을 덮은 후에 나온 것이다. 물론 사람의 일이니, 여소야대 정국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일이지만…글쓴 이는 그간 전통 야당인 민주당(지금의 더불어 민주당)의 아마추어틱한 선거 전략, 여론에 대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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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읽을 때가 4.13 20대 총선과 묘하게 겹쳤고, 책을 다 읽었을 때 총선 결과가 나왔다. 글쓴 이가 말한,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의 반대가 이 책을 덮은 후에 나온 것이다. 물론 사람의 일이니, 여소야대 정국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일이지만

글쓴 이는 그간 전통 야당인 민주당(지금의 더불어 민주당)의 아마추어틱한 선거 전략, 여론에 대한 (네가티브 전략을 포함한) 서투른 대응, 당내 운동권 출신 의원이 판치는 등의 모습은, 여당의 일사분란한 선거 전략과 반대점에 있음을 힘주어 말했다. 분명히 분석이란 목적으로 지금껏 일어난 일을 복기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는 쉬운 일이다. 최근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은, 선거일 주변에 호재가 있던 아니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하게 나타나게 될지에 대해 다양한 예측이 있었고, 거기에 내 예상까지 합쳐보면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으나, 정말 새누리당과 차이나는 색깔이 아닌, 1 야당으로서 갖고 있어야 하는 색깔이 무엇인지 매우 헤깔리는 게 이번 선거였다. 차이나는 색깔을 빼버리고, 안보에 대해 같은 색을 보이자 현재 정권의 안보와 경제 정책에 지쳐버린 유권자의 마음을 가져갔다. 그리고 안철수라는 사람의 정치력은 기존 민주당의 지역을 가져가는 또다른 효과도 나타났다. 이 선거 속에서, 청년층의 투표일이 올라갔음은 매우 주목할 만하고, 글쓴 이가 가져갔으면 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젊은 이에게 있지 않다. 합리적이면서도 진보적 의제를 제시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진정한 중도좌파 정당과 중도우파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문제 인식과 해법에 일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중도좌파가 아닌, 중도우파로 우회전하면서 표심을 가져갔고, 좀더 우파에 국민의당이 자리잡으면서 새누리가 지금까지 누린 기득권을 꽤나 무너뜨리는 새로운 모습이 나타난, 매우 새로운 기회가 되었다. 그럼에도, 지금 현재 주요 정당에서 힘깨나 사람들을 보면 모두 나이가 지긋한 분이다. 정말 세대 갈등을 풀어줄, 청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중장년과 협상을 하고, 슬기롭게 균형을 뽑아낼 젊은 꿈나무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얼른 우리 앞에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은 나뿐이 아님을 꼭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한국에서 오래 지내면서 우리보다 더 객관화하여 우리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말해주는 맥집기라는 측면에서 한번 읽어볼 만한 내용도 분명 있기는 하지만, 뭐랄까 체스고수가 바둑 훈수를 두는 느낌은 이책을 보는 내내 머리속에서 맴맴 돌고 있다.

s*****s 2016.04.1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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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시기에 정치인들이, 아니 모든 국민이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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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국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서 옥스포드에서 공부하고 주한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자로 일하다 바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 사람이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단상을 적은 책이다. 이 책의 출판 시점은 2015년이다. 저자에 의하면 2014년에 대부분의 글을 썼고 2015년에는 수정을 해서 출판을 했다고 한다. 솔직히 이런 책들은 몇 년만 지나면 잊혀질 책이다. 한 십년 만 지나면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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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국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서 옥스포드에서 공부하고 주한 이코노미스트지의 기자로 일하다 바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 사람이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단상을 적은 책이다.

이 책의 출판 시점은 2015년이다. 저자에 의하면 2014년에 대부분의 글을 썼고 2015년에는 수정을 해서 출판을 했다고 한다.

솔직히 이런 책들은 몇 년만 지나면 잊혀질 책이다. 한 십년 만 지나면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5년마다 사회가 확확 바뀌는 격동적인 한국에서 '현대진단'을 논하는 책들은 아쉽게도 빨리 잊혀진다.

 

그러나내 생각으로는  2016년 말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한 대한민국에서 2017년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울 역사적 기회를 어떻게 잘 살릴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림들에게는 하나의 충고가 될 수 있는 책이다.

누구를 차기 대통령으로 찍을지 고민하는 국민들과 어떻게 국민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하는 정치인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자본주의를 일찍 발달시키고 또 일찍 그 폐해와 나쁜 결과를 이미 경험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우리나라 자본주의 발달이 빠질 수 있는 위험을 미리 경고 한다는 점이다.

내가 젊은 시절에 신문에서 읽었던 대처의 '영국병'고치기의 다른 면을 이 책을 통해 알수 있었다. 대처는 철밥통 노조를 무력화하고 영국병을 고쳐서 영국 경제를 제조업 위주에서 서비스업 위주의 사회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고임금 서비스업에 진출한 사람들에게는 천국이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결국 저임금 단순 서비스업에 종사하게 하므로서 가난의 고착화에 빠지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한다. 결국 영국은 잘사는 런던과 그렇지 못해 복지에 기대어 사는 런던외의 지역으로 영국을 분열 시켰다고 한다. 또한 영국은  우리나라처럼 도심재개발이 '쉬운' 나라가 아니어서 런던은 늘어나는 주택수요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

이른바 '브렉시트'는 이 책이 출간되고 난 뒤에 일어났지만 이 책을 읽으니 영국인들의 브렉시트는 '잘사는 런던인'에 합류하지 못한 이들의 분노라는 것이 느껴졌다.

저자는 한국도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의 디트로이트나 영국의 글래스고우처럼 번성하던 제조업이 사라져 버린 유령 도시가 출현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요즘의 우리나라 조선업 위기를 보면 그의 '예언'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든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제조업을 버리고 서비스업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한 미국이나 영국의 모델을 따르지 말고급제조업을 유지하고 있는 스위스나 독일의 모델을 따라가라고 충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대학 졸업자가 80%를 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그게 가능할 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현재 우리나리 젊은이들의 실업 문제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너무 대졸자가 많은 탓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면 모두 고임금 화이트칼러 직업를 가질 수 있다고 어릴 때부터 세뇌 받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때문이다.

 

또 이 저자의 정치인들에 대한 의견은 상당히 공감한다.

첫째로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공약은 하나 같이 '추상적'이다. '희망이 있는 미래' 어쩌구 저쩌구 등등

어떻게 희망이 있는 미래를 만들건지에 대한 정책보다는 그냥 미사여구에 치중한다는 생각을 평소 하고 있었는데 이 저자도 이걸 지목하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는 미국내 제조업부활을 외쳐서 당선되었다. 물론 그 공약이 성공할 건지는 내 의견으로 의심스럽다. 단지 제조업 부활이라는 달콤한 사탕 때문에 저들과 전혀 다른 '궁전'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표를 던지 미국 hillbilly들은 트럼프에게 배신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소한 트럼프는 '정책'이라는 걸 공약으로 내세웠다. '무얼' 구체적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어떤가. 여당은 '콘크리트 지지자'(노인연금을 깍겠다고 해도 전혀 지지를 거두지 않는 보수주의자들)들을 바탕으로 정국을 주도하고 야당은 30년 전의 민주화운동을 내세우며 부족주의 정치를 하면서 절호의 찬스였던 지난 국회의원선거에서도 큰 성공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내 생각에도 30년 전의 민주화운동은 우리 역사의 자랑이고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만 정치는 미래를 바꾸는 행동이지 과거를 자랑하는 행위는 아니다. 과거에 집착하고 자랑하는 일은 일요일에 등산갔다가 내려와서 한잔하며 하는 일이다.

 

이 책의 장점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유럽 국가의 사정을 알려주고 미국 중심주의적 관점을 잠시 내려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박근혜정권의 무능을 많이 논하고 있다. 그녀가 공약으로 내세운 '경제민주화'의 실패와 세월호 사건에서의 무능함을 논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가 '예언자'로 보였다.

대선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는 정말 잊고 있던 문제였다. 세월호에 밀려 잊혀졌는지 아니면 원래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공약를 믿지 않기에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않아서인지는 알수 없다.

 

이 책에서 소개한 다른 나라의 정치인들에 대한 발언이나 공약, 행동에 대한 사실을 모아 놓은 사이트는 우리나라도 도입이 시급하다. 요즘 TV를 보면 아마도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자신의 발언이나 공약 행동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것 같다. 그런 사이트를 만들면 국민들은 물론 정치인 본인들도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수많은 정보가 난무하는 요즘 장기기억은 물론 단기기억 상실증 환자가 너무 많다. 팩트 사이트는 정말 중요한 사이트가 될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는 1987년 629민주화선언에 못지 않는 역사적 전화점을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2017년이 1987년 못지 않는 해로 기억되길 바란다.

 

세계의 모든 나라의 대통령들의 업적에는 잘한 점과 못한 점이 공존한다. 비율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본인의 생각과 행동이 그 시대에 잘 맞으면 잘한 점이 많아 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대통령들도 모두들 장단점이 있다. 박정희대통령은 한국 경제 개발과 과학발달의 기초를 닦은 사실 만큼이나 독재자였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 공과의 퍼센테이지를  따지는 것은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공적은 무엇일까?  박정희대통령의 딸이라는 것을 잠시 잊어버린다면 무엇이 남을까?  이제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지지도 5%인 이 정부가 공적을 세울 가능성은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통령을 뽑는다는 것은 인기 연예인이나 사이비종교지도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5년간 열심히 일할 머슴을 뽑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5년 죽도록 일시키고 남은 여생동안 연봉 1억을 주는 머슴 말이다.

e******s 2017.01.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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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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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 ​ ​ ​   ​ ​​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 한때 화제가 됐던 기성용 선수의 미니홈피 문구였다. 매 경기 쏟아지는 왈가왈부에 대한 선수 스스로의 솔직한 발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 올렸던 글이기에 적절히 필터링을 거치지 못 했을 뿐. 뭐 어쨌든 나는 직접 뛸 생각도, 그럴만한 실력도 없다. 어려서부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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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 한때 화제가 됐던 기성용 선수의 미니홈피 문구였다. 매 경기 쏟아지는 왈가왈부에 대한 선수 스스로의 솔직한 발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 올렸던 글이기에 적절히 필터링을 거치지 못 했을 뿐. 뭐 어쨌든 나는 직접 뛸 생각도, 그럴만한 실력도 없다. 어려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축구와는 인연이 없는 편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나조차 해외축구만큼은 왠만하면 챙겨보는 편이다. 박지성으로 시작해 이영표,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상은 매시즌 빼먹지 않고 지켜 봐왔다. 선수가 골을 넣으면 덩달아 환호했고, 부상을 당하면 입모양을 따라서 욕도 하면서 말이다.

 

스피디한 경기 템포, 천문학적 몸값의 선수들, 고급스러운 카메라 워크 등 해외축구는 여러 가지 재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몇 번의 월드컵을 거쳐오면서 K리그도 많이 따라오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앞선 요소들과는 다르게 해외축구에만 있고 국내축구에는 없는 것이 딱 하나 있다. 바로 해외 언론의 평가이다. SKY SPORTS 평점, 양 팀 감독 및 선수 인터뷰 등 한국 선수에 대한 해외 평가가 올라오기 전까지 경기는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현지의 모든 반응을 확인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안식이 찾아오는 것이다. 심지어 가끔씩은 경기 자체보다 외신의 칭찬 한 마디, 다른 외국인 선수의 SNS 한 줄에 더 큰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외국인의 눈에만 보이고 한국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어서 그런 걸까? 같은 말을 해도 영어로 하면 의미가 달라지는 것인가? 좋은 말을 들었다고 뭘 그리 자랑스러워하며 또 나쁜 말을 들었다 해서 뭘 그리 열을 올릴 필요가 있는가? 사실 이 모든 것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다. 그것이 우리가 해외 반응에 목을 매는 이유다. 비단 축구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Do you know 김치?", "Do you know 강남스타일?", "Do you know 김연아?"까지 우리는 지겹게 들어왔다. 심지어 이제는 영국인이 쓴 한국 정치 서적마저 분야의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다. 이실직고하자면 나 역시도 이 책을 주문했다. 확신이라는 단어와는 동떨어져 있는 한국 정치를 외부인은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했다. 어쩌면 내심 거센 수위의 질타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서양 좌파가 말하는 한국 정치'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오늘의 책, 바로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이다.

 

자연스레 존 듀어든이 생각났다. 그는 영국 출신이지만 한국 축구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칼럼을 작성했던 사람이다. 기존 한국 칼럼들과는 다르게 의사표현에 무척이나 솔직했던 그의 칼럼은 많은 지지를 받은 만큼 또 많은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의 저자 다니엘 튜더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스스로를 '서양 좌파'라고 칭하는 그는 높으신 분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가치관에 입각해 한국 정치계를 조목조목 비판한다.


전통적으로 서양에서 말하는 좌우의 개념은 한국에서 행해지는 좌우의 개념과 확연히 다르다.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저자가 한국의 보수(우)를 박정희 주의, 그리고 한국의 진보(좌)는 비박정희 주의라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다. 서양 좌파가 바라보기엔 양측 모두 한없이 대기업 주의에 가까울 뿐. 둘 사이에 차별화되는 구간이 없었다. 단지 조금 더 능숙한 새누리와 어리숙하게 그 뒤를 쫓는 새정치의 모습. 어디 그 뿐인가. 정치인과 국민, 언론도 모두 그의 기준에서는 안쓰러워 보인다. 그 어디에도 진정한 주인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한다. 이대로는 정권이 바뀌어도 현실의 변주일 뿐이며, 이는 곧 민주주의의 후퇴로만 이어질 따름이란다.

 

우와. 엄청 답답하다. 한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봤을 때도 답답했는데 영국인의 글을 통해 재확인하니 그 답답함이 두 배가 됐다. 역시 검은 눈으로 보나 푸른 눈으로 보나 똑같은 현상인 것은 분명하다. 비판의 화살을 아끼지 않던 이 책은 후반부에 이르러 자연스레 '그러면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식의 제안으로 나아간다. 튜더는 다시 한 번 말한다. 사실상 새정치로는 이제 무슨 짓을 해도 힘들다고 말이다. 당의 이름 정도 바꾸거나 기존 정당의 헤쳐모여로도 소용이 없다. 대신 그는 이탈리아의 '5성운동'이나 스페인의 '포데모스'를 새로운 솔루션의 예로 든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풀뿌리 정당이 그 시작이라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익숙한 탑-다운을 버리고 바텀-업 방식의 정치를 하자고 말한다. 토크 콘서트에 가서 달변가 한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일 시간에 차라리 지역공동체에서 함께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나 제안을 나누자고 말이다. 최근 들어 여러 곳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작은 집단의 힘에 대해 이 책에서도 다시 한 번 힘을 싣고 있는 셈이다.

 

다니엘 튜더의 발언은 일단 여기까지다. 시뮬레이션 끝에 오는 엔딩은 상상만 해도 달콤하다. 하지만 영국인의 제안처럼 대한민국에서 풀뿌리 정당의 성공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사람들은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상에서도 이뤄지는 모든 통제와도 맞서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건전한 민주주의에는 건설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우리가 해외 반응으로부터 배워야할 점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것들이다. 쉽지 않겠지만 우리 국민들도 스스로의 목소리를 키워나가야 하고 또 지켜나가야 한다.

이제보니 기성용 선수의 말이 옳았다.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가!'는 비단 축구계에서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2015년 대한민국. 이제는 정말로 뛰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워밍업부터 시작하자. 작은 것이라도 상관없다. 우리도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g******x 2015.07.06.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영웅은 없다, 시민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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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라디오에서 어느 경제평론가가,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관료들의 문제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 설명한 바 있다. 먼저 불필요하고 과도한 비밀주의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꼴값도 이런 꼴값이 없다. 툭하면 국가의 안위가 달린 문제이기에 공개할 수 없다고 하지만, 국가가 아닌 자신들의 안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숨기려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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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라디오에서 어느 경제평론가가,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관료들의 문제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 설명한 바 있다. 먼저 불필요하고 과도한 비밀주의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꼴값도 이런 꼴값이 없다. 툭하면 국가의 안위가 달린 문제이기에 공개할 수 없다고 하지만, 국가가 아닌 자신들의 안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숨기려 한다는 것을 이제 시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또 하나는 어처구니없게도 자신들은 오류가 없다, 틀릴 수 없다는 강력한 믿음에 근거한 엘리트주의다. 이 역시 헛소리다. 만약 우리 정부 관료들이 그토록 뛰어났다면, 그토록 대단한 양반들이라면 세월호의 비극도, 메르스 사태도, 국정원 해킹 사태 따위도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역시 근거 없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오만함, 시민을 자신들의 아래로 보는 건방짐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특징을 우리 관료들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이 그토록 뛰어나다면, 그토록 자신만만하다면 도무지 숨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별 것도 아닌 것을 대단한 성과인양 과대 홍보하고 자랑질하는 것이 정부 아닌가. 그런 사람들이 자신들의 치적으로, 성과로 자자손손 남을 것들을 숨길 리 없다. 결국 이들은 형편없는 실력을 숨기기 위해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참으로 몸살이 날 정도로 창피했던 것은 대한민국 관료들의, 지식인들의, 언론들의, 정치인들의 그리고 이제는 슬프지만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체화되어있는 지긋지긋한 사대주의다. 외국인의 시선, 외국인의 평가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이 뭐 한마디 칭찬이라도 하면 그게 마냥 좋아 개새끼마냥 꼬리치며 애교부리는 작태는 아마도 우리와 일본이 톱을 이루지 않을까.

 

최근 여당의 대표라는 이가 미국에 건너가 그들 앞에서 큰절을 올린 바 있다. 대한민국은 예의를 아는 민족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던가. 그건 예의가 아니라 노예가 주인에게 굴종하는 모습에 지나지 않았다. 하긴 우리를 지켜주어 감사하다고 주한미군사령관을 업고 한없이 밝은 미소를 만방에 보여준 인물이었으니, 종주국에 가서는 오죽 황송했을까 싶긴 하다. 하해와 같은 영광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대통령 자리도 한 번 해먹어야 하지 않겠나.

 

이런 지독한 노예근성과 사대주의로 말미암아 그 반대의 경우는 오히려 가혹하다. 박노자 교수가 우리 사회의 치부를 날카롭게 드러내자 보수 진영은 물론 일부 진보 진영에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가 귀화했다는 사실은 중요치 않았다. 파란 눈의 이방인이 감히 우리를 씹었다는 감정은 아몰랑식 매도로 이어졌다. ‘당신이 우리를 얼마나 잘 알기에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느냐는 비난이 이어진다. 그런데, 사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정상적이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는 일정 정도의 상식과 교양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그걸 모르는 이들이 더 심각하다.

 

때문에 이 책의 저자가 현재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지는 능히 짐작 가능하다. 정부와 집권 여당은 물론 아마 야당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질 것이다. 어쩜 야당이 더 괘심해 할지 모르겠다. 이 책의 상당 부분이 야당 비판에 할애되었으니 말이다. 능히 받아야 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는 것도 큰 능력인데, 현재 우리 야당은 그런 능력 따위 개한테나 줘버렸기 때문이다.

 

지독하게 피로하다. 역시 지독한 무력감 때문이다. 정상화, 희망, 변화, , 혁신, 창조, 정의, 상식 따위의 말들이 범람하는 것은 지금 우리가 그 단어들과는 매우 상반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희망적이지도 않기에 주문처럼, 웅얼거리고 있을 뿐이다. 더 비참하고, 더 창피하다.

 

저자는 특파원이란 위치에서 바라본 한국사회 그리고 이른 바 고위 관료들과 정치인들을 만나며 느낀 감정을 솔직히 풀어낸다. 어쩜 외부인 이기에 가능한 비판과 지적질이다. 온갖 부패와 어이없는 엘리트 의식, 그것이 비단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 상황이 민주주의의 퇴보와 회복 불가능한 몰락을 가져온다면? 그땐 상황이 달라진다.

 

사실 저자가 보기에 한국 정치는 진정한 좌파와 우파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한 모습을 띠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진보도 보수도 아니면서 기이하게 고착화돼 양분된 좌우 진영논리는 정작 유권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모든 종류의 의제를 집어삼킨다.’ 물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표면적으로 다른 정당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과연 어떠한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는가. 대북정책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난 그렇게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 두 정당 모두 재벌에 관대하고, 기형적 의미의 시장옹호주의자들이다. 복지에 대한 인식도 둘 다 형편없다.

 

게다가 표현의 자유 역시 점점 더 심하게 훼손되어간다. 저자는 다른 국가에서는 이미 사문화되었거나 존재하더라도 형법으로 분류되지 않는 명예훼손죄가 여전히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한국 사회가 기이하다. 이는 시민과 언론에게 재갈을 물리는 효과를 여전히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대략 살펴보면 명예 따위는 이미 없는 인간들이 꼭 명예훼손으로 타인을 고발한다. 꼴값이다.

 

좌파와 종북이 엄연히 다름에도 싸잡아 종북좌파라는 해괴한 말들을 뱉어내고, 이를 이용한 색깔 공세로 반대파들을 공격하는 한국의 보수 진영은 분명 제정신이 아니다. 오히려 툭하면 군사 기밀을 유출하고, 남북정상회담록과 같은 국가적 기밀 사항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이들이 종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기들에게 유리하다면 그 어떤 국가 기밀이라도 충분히 이용하고도 남을 무리들이란 걸 이미 증명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어떤 삽질을 하고, 유권자에 대한 그 어떤 배신행위를 한다 해도 이들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조금 과한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기초연금 월 20만 원을 약속한 후, 이를 보기 좋게 파기한 이들에게도, 노령층 유권자들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자동 반응하여 지지한다. 묻지마 지지, 아몰랑 지지다. 나도 미스터리인데, 저자의 눈에는 얼마나 신기하게 보일까?

 

아울러 영미권 시장옹호주의자들의 시각에는 우리 재벌들 역시 기형적이다. 그는 한국의 대기업 우선주의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자유시장이 존재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대기업이 사실상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겨도 대기업이 차지하고, 그들의 독주에 방해되는 것은 무엇이든 박살난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가능하면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한국의 사이비자유시장주의자들은 정부가 허가해주는 독과점 혜택을 누려왔고, 막대한 규모의 정부 계약을 따내고, 국민의 혈세로 제공되는 전기 사용료의 보조금을 받아 돈을 벌어왔음에도, 정작 사회에 기여하라는 목소리에는 사회주의 어쩌구 하며 저항한다. 이는 시장옹호주의자가 아닌 그냥 도둑이 아닌가.

 

국가자본부의, 정실자본주의가 한국 재벌의 모습이다. , 갑자기 기억난다. 메르스 사태 때 삼성병원 관계자는 이렇게 떠들었다. “설사 국가가 뚫린다 해도 삼성은 뚫리지 않는다”. 이미 권력은 넘어가 버렸다.

 

이밖에도 저자는 우리 정치의 발전,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야당이 제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꼭 그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어떤 삽질을 하고, 헛발질을 해도 현 여당에 대한 지지율은 기본적으로 탄탄하다. 묻지마 투표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야당은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고, 어설픈 네거티브 전략을 그만 사용해야 한다. 욕하는 것도 계속 들으면 지겹다. ‘너나 잘해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차기 대선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먼저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리 되거나 아예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당사자들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왜 그렇게 시민들이 야당에 대해 분노하고 또한 불신하고 있는지는 알아서 판단하셔야 할 듯하다. 그걸 모르면 영영 패배자로 살 수밖에. 알량한 기득권 지키기나 하면서 말이다.

 

이른 바 삐딱한 서양 좌파가 보여주는 한국 사회는 사실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우리가 바로 그 사회에서 생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저자는 더 신기했나보다. 어떻게 그토록 눈부신 발전과 성장을 이뤄낸 나라가 지금 이따위로 엉망인데, 왜 아무도 여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거지? 물론 이야기한다, 우리도. 다만 그 지겨운 희망고문과 무력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뭘 해도 안 되는 시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영웅을 기다리지는 말자. 영웅 따위는 없다. 개나 줘버려라. 저자는 안철수 신드롬과 몰락을 이야기하면서, “구세주는 없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찾을 때라고 말한다. 안철수 개인에 대한 비난은 물론 아닐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누군가에게 열광하다 또 너무 쉽게 경멸한다. 한낱 연예인이라면 큰 지장은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지닌 사람이라면? 난리난다. 우리는 지난 5년 한바탕 난리를 치렀고, 지금도 난리 중이다.

 

욕하는 건 쉽지, 답을 내놓아야 진정 의미 있는 것 아냐?”라고 떠드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지당한 말씀이다. 하지만 요즘엔 욕하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단순히 점잖은 척, 자신은 양반인 척, 입 다물고 있는 것 또한 그리 아름답지는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홀로 모두까기 운동을 하다, 한 두 명이 모이고, 집단 모두까지 운동을 하다보면, 문득 정답이 떠오를지 모른다. 또 당장 지혜가 나오지 않으면 어떠랴. 일단 욕먹을 것은 먹어야 하고, 욕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 미치도록 힘겨운 이 세상에서 그나마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법이다.

 

세상에 넘치는 것이 개자식이고, 양아치이고, 점잖은 척 나 몰라라 하는 더 나쁜 종자들이다. 그런 저랩들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저자라고 생각한다. 그의 솔직담백한 한국 모두까기 발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충분하다. 그는 모국인 영국의 실패를 꼽으며 우리가 같은 실패의 길을 걷지 말기를 충고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균형 잡힌 발전을 제안할 때는 솔직히 고마운 마음이다. 이런 제안 쉽지 않다.

 

이젠 좀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보자. 창피하게 큰절하고 업고 놀자 따위 하지 말자. 그리고 부정과 부패를 관례라 받아들이지 말자. 정치인의 공약 파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미친놈들을, 도둑놈들을 사랑하지 말자. 내가 낸 세금으로 거들먹거리며 군림하려 하는 건방진 공무원들에게 주눅 들지 말자. 잘라 버리자, 그런 것들은. 그리고 엘리트라 자처하며 혈세를 낭비하는 것들을 찾아내 반드시 학교로 보내자. 마지막으로.

 

돈 푼이나 받겠다고 한국으로 기어들어와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한국을 찬양하는 외국 것들보다는 진정 우리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지적질과 비판을 하는, 그런 외국인들을 고맙게 여기자. 외국에서 아무리 코리아 넘버원이라고 외쳐도, 다 필요 없다. 바로 우리가, 시민이, 이웃이, 가족이 행복해야 한다.

 

YES마니아 : 로얄 w*******7 2015.07.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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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된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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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오년 전에 쓴 글을 이제야 읽었다.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책이 나온 이후 한국은 큰 변화를 겪었다. 뒤집지 못하던 정치판을 국민이 촛불 혁명으로 해낸 것이다. 불가능할 것 같던 보수 정당의 고공행진을 어렵사리 끊은 지금, 다음 선거를 향해 뼈아픈 성찰과 만회할 준비가 된 상태인지 의문이 든다. 국민의 기적 같은 힘만 믿고 두 손 두 발 다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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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오년 전에 쓴 글을 이제야 읽었다.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책이 나온 이후 한국은 큰 변화를 겪었다. 뒤집지 못하던 정치판을 국민이 촛불 혁명으로 해낸 것이다. 불가능할 것 같던 보수 정당의 고공행진을 어렵사리 끊은 지금, 다음 선거를 향해 뼈아픈 성찰과 만회할 준비가 된 상태인지 의문이 든다. 국민의 기적 같은 힘만 믿고 두 손 두 발 다 놓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책을 읽으며 정치에 무지했던 나를 돌아보았다. 정치는 정계에, 경제는 재계에, 교육은 학계에 맡기면 되는 줄 알았다. 믿고 있던 가치들이 무너져 내리며 현기증이 심하게 일었었다. 이제 나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모른 채 또 당하고 싶지 않다. 불신과 저신뢰의 사회에서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건 발품을 판 공부를 토대로 스스로 서는 일일 것이다.

 

  전 외신 기자인 저자가 책에서 여러 제안을 하는데 그 사이 우리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은 따끔하다. 밖에서만 보이는 모습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결코 이런 비판을 제기할 수 없을 테고, 게다가 그는 단순 지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나는 한국이 권위주의적(부분적) 민주주의와 국가 자본주의에 속하는지 알지 못했다. 정치와 경제 측면에서 정부 통제가 여전한 나라라는 점, 그래서 부족한 부분과 그래서 가능한 지점들을 하나씩 알아볼 수 있었다. 보수와 진보로 뚜렷하게 나뉘는 줄 알았는데 진보 좌파도 80년대 운동권 시절에 매여 현실의 소리를 듣고 응답하지 못한다는 점에 놀랐다. 분단 상황, 일제 강점기 역사, 미국의 영향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다. 단시간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고 교육열도 높지만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민주의식이나 정치문화가 낙후되어 있음을 직시하게 되었다.

 

성공 지향적인 한국 사회에서 진보 진영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력은 부자를 벌하는 정책이 아니라 진보적이되 유권자의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120)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한국의 정치문화가 개선되는 방법은 유권자가 깨어있는 길이다. 노년층의 콘크리트 지지와 보수적 경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중장년층은 자신들이 가진 것을 잃고 싶지 않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보수를 지지할 터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이 정치적 환멸에서 벗어나 투표를 하도록 이끌고 중도좌파층이 두터워지는 게 남은 출구로 모색된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다른 사안에는 급진적이나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얼마든지 보수적일 수 있다. 북한 문제만 놓고 젊은이들이 보수적이라고 못 박는 건 속단이다

 

  한국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도 극우 르네상스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기업 중심의 경제와 국가안보를 둘러싼 군대식 문화가 여전하다. 오년 전 당시 1프로의 부자를 위한 나라라는 속설이 지배적이었는데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다.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이 참여하는 정치문화로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정책에 상관없이 보수를 지지하는 것을 애국으로 믿는 노년층이 역력하고, 기존의 방식에 대한 비판은 모조리 종북 (좌파) 프레임”, 즉 레드 콤플렉스에 가두어버린다.

 

  설 연휴 때 광화문 광장을 지나다 스피커를 뚫고 머리에 박히는 고성을 잊지 못한다. “좌파 기생충!”이라는 외침.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일갈하는 소음에 정신이 나갈 뻔했다. 그들도 문제지만 영웅주의에 젖어 있는 386세대 정치인들도 문제다. 한국의 정치인은 정당을 떠나 대부분 비슷한 학벌에 엘리트들이다. 실제 민생의 논의에 관심이 없고 국회의원 빼지에만 눈독을 들인다. 저자는 정치에 무심한 유권자만큼 나쁜 정치인에게 좋은 선물은 없다고 지적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좋은 정치인을 알아보고 칭찬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나물에 그 밥!” 다 똑같다는 식의 잣대는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의 의욕을 꺾는다. 평가만큼은 개별적인 인물로 따로 뜯어보아야 옳다.

 

 영웅주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한다. 영웅시된 정치인 개인에게 책임을 요구할 근거가 빈약할 뿐 아니라 정치인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지향하는 정책이 무엇인지보다는 인물 자체나 부풀려진 비현실적 이미지에 초점을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똑똑한 것뿐 아니라 남을 위한 삶을 살아왔는지, 공직에 헌신하려는 의지가 있는지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문제의 근원은 후보자의 학벌로 그 사람의 윤리 수준이나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을 간단히 판단해버리는 유권자에게 있다. (81; 83; 84)

 

  선거철 공약이 허언증으로 굳히고 책임을 피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추상적인 빈말 정치 수사는 무책임한 국정운영을 부르고 인기몰이 정치 쇼에 현혹되어서도 위험하다. ‘희망소통과 같이 입으로 하는 정치에 빠져드는 유권자가 있기에 그 방법이 근절되지 않는다고 본다. 대기업의 경제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여전히 문제 있는 인물들이 다시 정치에 뛰어드는 회로도 차단되어야 맞다. 여러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목소리내기와 복지가 향상될 때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정치적 발언의 억압 도구로 쓰이는 형법상 명예훼손법도 시정되어야 마땅하고, 오래된 부패와 유착을 근절할 규제 장치도 적절히 마련되어야 한다.

 

  저자가 제안한 풀뿌리 민주주의 정치모임이 기억에 남는다. 나도 늘 느끼는 바인데 한국인들은 남이 정리해주는 말에 의존하는 버릇依存病이 있다. 지식인과 비평가, 논객의 말이라면 의견의 일부가 아닌 전체로 맹신하고 추종하는 광신도적 습성이 있다. 정치 토크만이 아니다. 열린 대화나 토론, 여러 관점의 접근과 해석을 너무나 낯설어한다.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논의와 토론이 가능하다면 교육에 있어서도 자유로운 사고와 자발적인 의견 개진, 고유한 사상과 철학이 가능할 것이다. 사회 모든 시스템에 있어 영미식 방식을 차용하고 시행착오나 문제점에 대한 숙지 없이 답습하는 병폐가 계속되고 있다.

 

  책에서 가장 통탄했던 부분이 제조업에 대한 방치였다. 저자가 제조업에 대한 포기와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이 심각한 지역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미국의 디트로이트를 선례로 일침을 가하였던 것이다. 그나마 정부 주도하에 아직 조치가 가능했던 점과 제조업 유지 방안이 채택되지 않은 것 같다. 공정하고 투명한 정부 개입과 규제만이 지역 생산성을 살리는 무기일 수 있는데 그마저 때 이르게 포기해버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 미국이나 일본에 기술과 운영을 무조건 의탁하는 게 아니라 독일이나 스위스의 우수한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탈 미국, 탈 일본. 지적 문화적 독립을 위해.

 

  복지 정책에 있어서도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나중에 돌려받는 고수익 투자임을 강조해 보수층을 유인할 수 있어야 한다. 기득권층이 가진 것을 내놓고 싶어 하지 않는 태도로 인해 재분배의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버는 만큼 세금을 내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나친 교육 과잉도 고려되어 정규 교육과 함께 취업 교육의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 고급 기술과 숙련공 확보에 힘써 어떤 특정 목숨을 우위에 두는 사고를 철폐해야 마땅하다. 똑같이 공부하고도 집에 발이 묶이는 여성 인력도 잘 활용하고, 안전과 양육에 있어서도 사회적 안전망 확보가 촉구된다  

이달의 사락 s********d 2020.02.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냉철하고도 통쾌한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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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보다 더 대한민국을 잘 아는 대니얼 튜더.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라는 책으로 자신을 알린 그는 지난 2015년에 또 하나의 책을 펴냈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이보다 더 잘 후벼파는 제목,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지난 2015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보고 괜찮았다. 이후 친구 박춘목과 이제화 형에게 구매해서 선물했다. 사회상에 관심이 많고, 시간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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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보다 더 대한민국을 잘 아는 대니얼 튜더.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라는 책으로 자신을 알린 그는 지난 2015년에 또 하나의 책을 펴냈다. 대한민국의 현실을 이보다 더 잘 후벼파는 제목,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지난 2015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 보고 괜찮았다. 이후 친구 박춘목과 이제화 형에게 구매해서 선물했다. 사회상에 관심이 많고, 시간이 날 때면 책을 읽는 이들인 만큼 재미나게 읽었을 것 같다. 제 3자의 관점으로 전하기에 조금 더 확실하게 다가온다.

나쁜 정치인에게 정치에 무관심한 대중은 최고의 선물이다.

대한민국의 투표하는 노년층 상당수와 투표하지 않는 청년층은 결국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를 지났고, 이후 처참한 현실이 다가와 나라를 짓눌렀다. 참정권이 있는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의 대가, 이보다 더 못한 결과가 있었을까.

민주주의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정치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느냐가 문제다. 결국 우리는 우리 수준에 걸맞은 정부를 갖게 되어 있다.

그 나라의 지도자는 그 국민의 수준을 대변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 이전 세월을 지나는 동안 대한민국의 실태를 뼈저리게 느꼈으며,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탄핵 정국 이후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어떤 곳에서 거론했다. 헌법을 수호하지 못한 자의 책임을 애써 권력분점을 위해 대통령제 앞에 '제왕적'이라는 말을 붙여가며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웠다. 그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정작 반성은 커녕 모든 것을 방해하면서, 정작 그 탓을 스스로가 아닌 헌법에게 돌리는 부끄러운 장면을 국민들은 아직도 지켜보고 있다.

문제는 젊은이들에게 있지 않다 ... 물론 청년 관련 이슈는 지난 대선(18대 대통령 선거) 중에도 주요 의제로 반짝 떠오르긴 했다. 그러나 그 분 취임 이후 정부 여당(반성하지 않는 다소 파렴치한 곳)의 실질적은 노력은 거의 없었다.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 이들이 보인 작태를 보고 있노라면 무슨 논평이 필요할까. 다만 그 이전에는 야당이 지리멸렬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여당에 믿음이 간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들 간과하는 것이 있다. 선거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은 바로 최악을 피하는 것이다. 민주공화국 국민들이 누리는 가장 큰 권리가 바로 그 것이며, 이를 행할 때 비로소 보다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구성원이 될 수 있다.

blog.naver.com/seung4610
c**********2 2018.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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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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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은 내가 투표권을 받게 된 후 처음 있는 총선이었다. 그래서 정치에 관해서 책을 읽어보려고 검색해 본 결과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읽기 쉽다고 하여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정치란 분야는 나에게 딱딱하기만 했는데 이 책은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익숙하게 넘겼지만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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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은 내가 투표권을 받게 된 후 처음 있는 총선이었다. 그래서 정치에 관해서 책을 읽어보려고 검색해 본 결과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읽기 쉽다고 하여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정치란 분야는 나에게 딱딱하기만 했는데 이 책은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사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익숙하게 넘겼지만 알고 보면 불편한 여러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넓혀주는 책이다!
e******a 2016.04.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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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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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정당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신경질이 나는 요즘,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 정치에 대한 얘기는 다소 신선하다. 물론 다니엘 튜더의 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곱씹을 대목이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정치에 염증을 느끼기만하는 건 잘하는 것인가, 나는 우리 정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가 하며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한다. 그것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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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정당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신경질이 나는 요즘,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 정치에 대한 얘기는 다소 신선하다. 물론 다니엘 튜더의 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곱씹을 대목이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정치에 염증을 느끼기만하는 건 잘하는 것인가, 나는 우리 정치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가 하며 스스로를 뒤돌아보게 한다.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 내용의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을 떠나 바로 이 지점 때문에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자로 일하면서 만난 정치인들, 바라본 정치 현상들에 대해 쓰고 작자의 판단을 써 놓았기 때문에 정치 관련 서적이지만 단번에 읽어 내려갈 수 있다. 그만큼 쉬운 책이다. 정치인을 혐오하고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가끔은 책을 읽다가 쿡쿡 웃게 되는 구절도 있다. 공감이 되는 것이다. 쉽고 재미있지만 진지한 글이다.

m****y 2015.08.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