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0)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2%
  • 리뷰 총점8 52%
  • 리뷰 총점6 15%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9.0
  • 40대 8.0
  • 50대 7.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詩추에이션
"詩추에이션" 내용보기
詩추에이션     1     절대 그럴 일 없다고 내 가슴은 세차게 고개를 내젓지만 내 눈은 너의 뒷모습을 이미 응시하고 있었다. 전혀 짐작 못했던 상황도 아니고, 공들여 변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아들겠는데, 내 가슴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에게까지 납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묵묵히 듣고 있는 내가 못마땅한지 내 속의 나는 자꾸만 어떤 말이라도 꺼내어, 쏟아
"詩추에이션" 내용보기

 

詩추에이션

 

 

1

 

  절대 그럴 일 없다고 내 가슴은 세차게 고개를 내젓지만 내 눈은 너의 뒷모습을 이미 응시하고 있었다. 전혀 짐작 못했던 상황도 아니고, 공들여 변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아들겠는데, 내 가슴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에게까지 납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묵묵히 듣고 있는 내가 못마땅한지 내 속의 나는 자꾸만 어떤 말이라도 꺼내어, 쏟아지면 담아내지 못할 말을 막아내라고 부추겼다.

  부진아에게 같은 설명을 반복해도 귀찮아하지 않는 훌륭한 선생님의 역할을 맡은 네가 안쓰러워 나는 정말 부진아가 된 것처럼 규칙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알리는, 내 감각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손목시계의 초침에 귀를 기울이며, 두어 번만 다시 설명하면 알아듣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 이, 삼, 사…….

  사십 초만 지나면 천을 셀 수 있는데, 너는 일어섰다. 방금 누가 내 뒤통수를 후려친 듯 목을 움찔하다 너를 올려다봤다. 그리고 이 순간을 기억 안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주위를 두루 살펴보았다. 유리 테이블엔 물잔 자국이 어지럽게 찍히더니 이내 증발하여 희미한 얼룩을 만들었고, 작은 바구니엔 비스킷 두 개가 각설탕과 함께 사이좋게 등을 맞대고 있었고, 의당 한두 개의 꽁초를 받아냈어야 할 입술 모양의 재떨이는 허전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리고 창가의 얌전히 놓인 조화는 오후의 늦은 햇살을 받으며 졸고 있었다. 혹시,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이 가짜가 아닐까. 그러고 보니 앙다문 입가도 낯설었다.

  잘 지낼 형편이 아니었으나 잘 지내라는 네 말을 듣고서야 마침 생각났다는 듯 착해빠진 웃음을 지었다.

  “…… 이거, 네가 가져갔으면 좋겠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부분

 

  어두운 서가 구석에 숨어 있어도 보랏빛 책등이 반짝여 대번에 알아보는 시집. 책머리에 누렇게 눈이 쌓이기 시작하더니 이제 제법 오래된 책 냄새를 풍기는 시집. 2,500원이었을 때 이 시집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3,000원 이었을 때 내 친구로 만들었다. 아직도 정확하게 기억한다. 일 주일 용돈으로 오천 원 받던 고교 시절, 서점에서 이 놈을 여러 차례 훔쳐보다, 수차례 망설인 끝에 며칠간 매점 행을 포기하고 데려왔다. 조금만 덜 망설였다면 500원 싸게 데려올 수 있었는데, 500원이면 팩에 든 음료와 방부제까지 달달한 빵 하나 더 사먹을 수 있었는데…… 제기랄!

  이 시집을 열면 먼저 류시화의 사진과 함께 표제시가 반긴다. 종각 영풍문고에서 이 시집을 처음 발견했을 때가 떠오른다.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 은밀한 내 꿈과 만난’다는 시어에 매혹되어 그 자리에서 이 시를 외워버렸다. 이미 한 사람이 내 안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기에, 그가 내 안에서 헤엄칠 때마다 기쁨이 넘쳤지만 때때로 저릿하기도 했기에, 뿌리째 흔들릴 수 있었다. 한 사람이 내 안을 비집고 들어온 이후로 온전히 혼자일 수 없었다. 이 사실이 무척이나 겁났지만, 철썩거리는 가슴속 피의 뜨거움이 나쁘지 않았다.

  내 안에서 나를 흔들던 그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든다. 찬란히 빛나던 스물은 그렇게, 느닷없이 저물고 말았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 ‘새와 나무’ 부분

 

  다만 나뭇가지가 필요했던 새였다. 적당히 햇빛을 가려주는 그늘과 피로가 누적되지 않게 발로 지탱할 수 있는 적당한 굵기의 나뭇가지가 필요했던 새였다. 적당한 시기에 다시 날아올라도 흔들리다 말 그런 나뭇가지가 필요했을 뿐인데, 적당하지 않은 나뭇가지가 어쩌다 새 한 마리 앉아 있다고 새가 짓지 않은 집을 대신 짓고 있었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그에게 보낸 편지에 이 시를 옮겨 적은 적 있다. 편지 덕분에 그는 집을 짓지 말아야 할 까닭을 알게 되었을지도.

 

그리고 한때 우리는

강가에 어깨를 기대고 서 있던 느티나무였다

함께 저녁강에 발을 담근 채

강 애래쪽에서 깊어져 가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가 오랜 시간 하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부분

 

  4년 전인가, 이튿날 아침햇살까지 대출이라도 받았나 싶게 한꺼번에 쏟아지는 가을햇살이 미처 붉어지지 못한 열매를 재촉하는 늦은 오후, 네 목소리를 들었다. 어제라도 만난 듯 안부를 굳이 묻지 않는 네가 고마웠다. 오로지 내 목소리를 듣고자 신호음을 울린 사람이 있다는 게 눈물겨웠다. 손을 맞잡고 걸었던 그때, 서로의 완력만으로도 충분히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던 그때, 아니 만나기 훨씬 오래전부터 어쩌면 우리는 어께를 나란히 하며 저녁강에 발을 담근 느티나무였을지도 모른다. 때때로 어께를 기댈 순 있으나, 뿌리가 엉킬 순 있으나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없는.

  쉽게 하나로 합쳐지는 물이 아니었지만, 그것으로 족했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 ‘누구든 떠나갈 때는’ 부분

 

 

2

 

  선생님께 편지 쓰기?

  방학숙제에 늘 빠지지 않지만 방학 직후에는 안부 인사를 드릴 만할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개학이 가까워지면 곧 뵙게 되는데 싶어 늘 빠뜨리게 되는 편지 쓰기를 고등학생이 되고서야 실행에 옮겨봤다. 형식적으로 몇 줄 쓰고 나자 딱히 할 말도 없고, 등에선 땀이 여러 개의 물줄기를 만들고 있어 집어치우려는 찰나 그해 봄에 데려온 시집이 눈에 들어왔다. 채 이해하지도 못한 시를 옮겨 쓰기 시작했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멀어져감을 두려워한다

- ‘안개 속에 숨다’ 부분

 

거미에게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다만 오월과 유월 사이 내

안의 거미를 지켜볼 뿐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난다 해도

나 자신으로부터는 달아날 수 없는 것

- ‘거미’ 부분

 

  삶을 채 알지도 못하는 어린 제자가 마치 삶은 이런 것이라는 둥 지껄인 편지를 받고서 과연 선생님은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지금도 그 편지를 생각하면 얼굴이 뜨거워진다. 아, 시에 대한 느낌이라도 뺐더라면! 선생님이 친절하지 않아 답장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개학이 슬슬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멍청한 눈빛을 준비할까. 마음잡고 공부 열심히 하는 척할까. 아니지, 다른 친구들의 편지도 받으셨을 텐데 내 편지는 금방 잊으셨을 거야. 괜한 걱정으로 시간 낭비할 뻔했군.

  “편지를 한 통도 못 받을 줄 알았는데, 두 통이나 받았구나.”

  개학일, 선생님의 첫마디였다. 선생님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 얼른 눈을 내려 깔았으나, 나머지 한 놈이 누군지 적잖이 궁금해 눈길은 민첩하게 포복하며 사위를 둘러보았다. 반장 녀석인가, 글 좀 쓴다는 쟨가, 묘한 질투심이 발동했다. 여하튼 어떤 편지를 받았더라도 선생님을 자못 기뻐하셨을 터였다. 그러고 보니 연애편지 쓰기도 힘들어하는 남학교 아이들이, 그것도 남선생님께 편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혹시 아직까지 내 편지를 보관하고 계신 건 아닐까, 슬쩍 겁난다. 이사하다 자연스레 잃어버리셨기를.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 ‘목련’ 부분

 

  파릇한 기운이 땅을 적실라치면 버릇처럼 읊조리게 되는 시. 김동진 가곡 ‘목련화’와 함께 습관적으로 좋아하다 목련 꽃잎이 칙칙하게 골목 모퉁이를 나뒹굴 무렵이면 지레 시들해지고 마는. 내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불안함과 당체 알 수 없는 세상과 무엇보다 불확실한 나, 현재가 무작정 버거웠다. 졸업 이후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었으며 탕진할 것이라곤 시간밖에 없는 노름꾼이 되어갔다. 물론 가면 몇 개쯤은 지니고 있어 때에 따라 적절한 가면을 골라 실컷 웃을 수 있었다.

  봄이었고, 따라서 학교 연례행사인 환경미화가 시작되자 얼굴을 익힌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생님이 내게 학급 시간표를 만들어 보라고 권하셨다. 귀찮았지만 아침내 웃는 가면을 쓰고 있던 터라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끝내려는 마음은 어느덧 사라지고 작품 하나 탄생시키는 화가인 양 모양새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게 화근이 될 줄이야. 좋게 말하자면 추상화의 모호함이었고, 냉정하게 말하자면 실용성 전혀 없어 보이는 시간표일 따름이었다. 최소한 교과명이 보여야 하는데 말이다.

  무용지물이 되고 말 시간표를 굳이 학급 게시판에 붙이지 않아도 좋으련만, 기어코 생명력을 부여하고 만 선생님. 정신 사납게 만드는 나의 작품으로 인해 미화평가점수가 적어도 십 점은 감점되었을 텐데……. 시간표는 천천히 낡아갔다.

  선생님은 좀 달랐다. 학생 가방을 수시로 검사하여 담배 비슷한 것이라도 나오면 몽둥이부터 들고 보는, 그런 작자가 아니었다. 가방 검사도 안 했지만, 설혹 학생이 실수로 그것을 보였더라도 압수해 가지 않았다. 오늘보다 내일은 적게 피워보라는, 조금씩 줄여보라는 충고가 전부였다. 자신은 정작 비흡연자였는데도 금연하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고 위로하기까지 했다.

  목의 답답함을 못 견디시는지 언제나 와이셔츠 단추 두 개쯤 풀어놓던 선생님을 떠올리면 류시화 첫 시집이 뒤미처 따라온다. 시집의 표지만 봐도 선생님의 얼굴이 때때로 그려진다.

 

 

3

 

  ‘그해 겨울 런던의 히스로우 공항에 도착해 피웠던 첫 담배의 맛을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시대의 우울 / 최영미 / 창비 / 1997)

 

  그해 겨울 장성의 육군공병학교 폭파반 앞 잔디밭에서 피웠던 첫 담배의 맛을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 논산 훈련소를 벗어나자마자 바로 자대 배치를 받아 꽉 찬 이등병 생활을 해야 하는 동기들을 환송하고, 남은 소대원 몇은 뿔뿔이 흩어져 남행열차에 올랐다. 육군의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곳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게 된 것이다.

  입교하고 바로 사역에 불려나갔는데 글쎄 휴식 시간에 한 기수 빠른 교육병이 보급 담배인 팔팔라이트를 꺼내 한 개비씩 돌렸다. 지이익, 담배에 불붙는 소리를 듣자 지난 50여 일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나처럼 훈련소 입소하기 직전 마지막 끽연과 안타까운 키스를 한 이후 처음이었을 맞은편 동기를 쳐다봤다. 황홀해 하는 저 얼굴이 내 얼굴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세기말의 그 어떤 기억보다 뚜렷하다.

  아마 그때부터 그 녀석과 가까워졌나 보다. 도화선에 불붙이고 냅다 뛰어와 숨을 몰아쉬면서, 안전핀 제거! 폭파! 폭파! 폭파! 를 외치면서.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 ‘길 위에서의 생각’ 전문

 

  스무 번 가량 류시화의 첫 시집을 펼쳤더니 암송할 수 있는 시가 삼십 편 남짓 되었다. 굳이 해석하려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외우자 삶의 모순 뒤에 숨은 시어의 비밀이 리듬을 만들기 시작했다. 입안에 굴러도 상처 나지 않도록 낱말을 끝없이 둥글게 조각하는, 그렇게 한 편의 시가 머릿속에서 완성되어야만 비로소 종이에 옮기는 시인의 시작(詩作)은 머리가 아닌 혀로 전달될 때야 시는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음을 깨닫게 했다.

  ‘길 위에서의 생각’은 산문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의 서문의 역할을 할 만큼 시인이 애착하는 작품이다. 교육 마치고 헐떡 고개(누구나 헐떡거리게 만들 정도로 가파른 고개여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음)를 넘자 유유자적이 되었던 탓일까, 지는 노을을 배경으로 녀석에게 이 시를 들려주었더니 그야말로 뻑 가고 말았다. 그 이후로 정신교육이나 이론 교육 시간에 류시화나 최영미, 랭보나 예이츠를 녀석의 훈련용수첩(‘우리는 국가와 국민에 충성을 다하는 대한민국 육군이다’로 시작하는 복무 신조가 애국가 다음으로 편집된 수첩)에 적어 주었고, 녀석은 내 수첩 귀퉁이를 김소월이나 서정윤, 용혜원 시로 장식했다. 한번은 국방일보로 창 닦다가 우연찮게 내 눈에 들어온 시를 찢어와 적어 주기도 했다. 어떤 시였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버릴 수 없이 슬픈 이야기들은 모두

지난밤의 꿈으로 문질러 두고

지금 窓을 닦고 있는 내 손길 아래

세상의 어느 한 곳이 닦여지고 있다.

 

톱밥처럼 흩어지는 日常의 책장들

良識은 굳은 어깨뼈처럼 튼튼하지 못하고

길모퉁이에 잠복해 있는

먼지의 덫, 보이지 않는 손들의 굴레

一部分씩 닦여져 나간다.

-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생활’ 부분

 

  류시화가 안재찬으로 불렸을 적의 시도 적어 준 것 같은데, 이는 확실하지 않다. ‘톱밥처럼 흩어지는 일상의 책장’을 어서 넘겼으면 싶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참, 류시화가 어렸을 때 지었다는 시는 분명하게 전했다. 쓸데없이 오밤중에 산을 타는 훈련 중이었다. 야간 교육이라는 게 태반이 잘 짱박히는 연습을 하는 거였고, 게다가 그곳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하는 중학교 동창을 만나 운 좋게 튀긴 건빵을 손에 넣은 터라, 무더기 여유를 부리며 우리는 밤하늘을 한참 동안 바라볼 수 있었다. 밤하늘에 한 글자 한 글자 쓰듯 천천히 읊었다.

 

하늘에는 수없이 많은 별들

땅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

그래, 별들만큼 사람이 많은 것은

우리가 저마다 다른 별에서 왔기 때문이지

-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 류시화 / 푸른숲 / 1991)

 

  ‘저마다 다른 별에서 왔기’에 다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한 세상을, 하나의 별을 알아가는 거겠지. 개개인의 고유한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이해할 수 없는 지구에서 타인의 마음을 바라보듯 별을 대놓고 훔쳐보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시인인 사람도 있는 모양이라는 녀석의 반응에 장면 하나가 스쳤다. 어느 상점 앞 버려진 소파에 한 어린 소년이 해바라기라도 하듯 무릎을 모으고 졸고 있었다. 상점 주인이 나와 대체 여기서 뭐하냐는 질문에 소년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시인이에요. 꿈을 꾸고 있었어요.” 그 소년은 바로 장 니꼴라 아르뛰르 랭보.

  안재찬 어린이도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을 시인으로 여겼을까. 시인이란 모름지기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내가 사는 집

근처의 눈 속에는

참 많은 귀뚜라미들이 살고 있어

밤이 넘도록 내 집 빈 곳을 채우면서

글쎄 글쎄 글쎄 하고 웁니다

어떤 때 그 울음 소리는

낮은 자리에 누워 있는 내 귀에

슬퍼 슬퍼 슬퍼 하는 듯 들립니다.

내 집의 귀뚜라미들은 모두

눈 속에 살기 때문입니다

 

낮게 불 한 점을 켜고

하루종일 나는 몸이 아픕니다

- ‘유서, 나는 평민이었습니다’ 전문

 

  박목월 시인이 작사한 군가 ‘전우’에서처럼 ‘한 가치의 담배도 나눠 피우’던 녀석은 양평으로, 나는 가평으로 자대 배치 받은 이후엔 편지로 서로에게 힘이 되었다. 휴가 나와서 류시화 첫 시집을 소포로 보냈더니, 왜 이 시는 말해 주지 않았느냐며 편지로 따졌다.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시가 되었단다. 우리 또한 각자의 별에서 온 게 맞나보군, 그려.

 

 

4

 

  맘에 드는 원룸이 없었던 게 아니라 월세 낮은 원룸이 없어 한층 무더웠던 여름. 보증금 올려 받고 세 좀 낮춰 주시면 안 될까요, 노래 부르는 것도 짜증나 한 집만 더 보고 오늘은 접어야겠다 싶을 때 시인을 만났다.

  “유학 간다고 내놓더니 요즘은 집에 들어오지도 않나 보네. 좀 낡긴 하지? 뭐, 평생 살 것도 아니잖아. 좀 좁으면 어때. 혼자 살 건대. 봐, 부엌이 분리되어 있어 얼마나 좋아. 세탁기는 여기다 놓으면 되고. 참, 침대는 있어? 안 쓴다고? 없으면 넓게 쓰고 좋지 뭐. 요샌 다 세 받아먹으려고 하지. 보증금 올려 받으면 나갈 때 골치만 아파. 이 동네에서 이 정도 세로 이만한 집 못 구한다니까.”

  덜컥 계약하고 말았다. 보자마자 대놓고 하대하는 중개인 아줌마가 거슬렸지만 설득에 넘어가는 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보다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과 사이좋게 서 있는 보랏빛 책등 때문이었다. 가운데 손가락으로 책등을 쓸어내렸다. 그것만으로도 한 사람의 사적인 시간이 잔뜩 묻어나, 차마 꺼내 펼쳐볼 용기까진 내지 못했다.

 

안녕! 내 혼의 무게로 쓰여진 이 시들을 이해하려면

너 또한 네 혼의 무게로 잠 못 이루어야지

- ‘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부분

 

  같은 인쇄 과정을 거쳐 같은 크기로 제작되어 같은 위치에 놓여있을 때까진 시인의 혼밖에 담겨 있지 않지만, 저마다 다른 별에서 온 독자의 손에 쥐어졌을 때부터는 더 이상 같은 시집일 수 없다. 독자의 혼이 배기 시작했기 때문. 펼치는 횟수에 비례하게 쌓여가는 독자의 혼을 나는 감히 엿볼 수 없었던 거다. 감히 그의 감응을 평할 수 없었던 거다.

  저자의 혼이 담긴 책에 독자가 손때나 침, 비스킷 가루만 묻히는 게 아니다. 경중은 확연하게 차이나겠지만 얼마간의 독자 혼도 담기기 마련이다. 하여, 1994년 2월에 찍은 34쇄본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이 세상에 한 권뿐인 특별한 시집이다.

 

 

5

 

  4,500원의 시간이 흘렀다. 한 권의 책을 만나지도. 한 사람을 만난 지도.

  2,500원이었을 때 만나 3,000원일 때 품었던, 7,000원인 지금까지 포옹을 끝내지 않은 책과 사람. 내가 그를 기억하고 싶다기보다는 그가 나를 기억해 주었으면 싶은 욕심으로 내민 책. 그리하여 나의 명함이 되어버린 책.

  연락이 닿지 않아도, 시간 때우려 들어간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거나 늦은 오후 한강철교를 건너는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는 사람을 목도하게 된다면 먼저 나를 떠올릴 특별한 명함.

  열여섯, 아니면 열일곱 권쯤의 명함을 돌렸다. 앞으로 내 특별한 명함을 받을 이 몇 남아 있기를. 제대 후 음반매장 지나치기 아쉬워 들렀더니 매직아이처럼 눈에 들어온, 달랑 하나밖에 남지 않았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100쇄 기념 시 낭송 테이프를 함께 들어보는 순간이 오기를. 북인도 바라나시 거리의 악사들의 연주와 류시화 육성이 어떤 색채로 귓가에 와 부딪치는지 지켜보기를. 그런 날이 온다면 아마도 나는 마른 나뭇잎에 ‘소금인형’을 적어 넣은 액자가 걸린 술집 얘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암만 기다려도 안치환이 부르는 ‘소금인형’은 흐르지 않았다고.

 

내 집 뒤에

나무가 하나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 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 때

그 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 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 ‘나무’ 부분

 

  그리고 시가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처럼 삶 또한 많은 말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물 흐르듯 보여 준 영화 <시>에 대해서 말할지도 모르겠다. 수없이 나무를 봤지만 여태 단 한 번도 바라본 적 없는 미자(윤정희 분). 그가 나무를 향해 쳐든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곳에 생존의 꿈틀거림이 발견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시는 이미 미자 안에 스며들고 있었다. 적당한 거리에서 사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제각각의 명사가 도망가고 없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런 눈부신 순간이 여생에 더러 찾아오기를.

 

 

6

 

  “당신은 바람이야. 바람으로 이 세상에 와서 바람처럼 떠돌다 가기 때문에 발 붙일 데가 아무 곳에도 없어.” (달새는 달만 생각한다 / 류시화 / 문학동네 1994 )

 

 

7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눈이 녹아 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 ‘눈 위에 쓴 시’ 전문

 

 

 

 


 


 


 

 


 

 

◆ 일러두기

1. 발췌 기록이 없는 시는 모두 류시화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에 실린 작품이다.

2. 류시화 두 번째 시집인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제외하였음을 밝힌다.



YES마니아 : 골드 a*****4 2010.06.06. 신고 공감 17 댓글 44
리뷰 총점 종이책 주간우수작
그대가 곁에 있어도, 아직도 나는 가슴이 시리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아직도 나는 가슴이 시리다." 내용보기
나에게 詩는 어렵기만 하다. 시를 보면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실려있는 시를 해부한 것과 같이 분석하고, 단어 하나하나가 의미하는 것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냥 음미하면서 읽으면 되는 것을.. 그 단순한 진리를 알게 된 후에도 마음에 드는 시 한두 편을 읽어보는 것으로 끝이지, 시집 한 권을 두고두고 읽는다는 것은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집에 시집이 서너 권 있지만
"그대가 곁에 있어도, 아직도 나는 가슴이 시리다." 내용보기

나에게 는 어렵기만 하다. 시를 보면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실려있는 시를 해부한 것과 같이 분석하고, 단어 하나하나가 의미하는 것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냥 음미하면서 읽으면 되는 것을.. 그 단순한 진리를 알게 된 후에도 마음에 드는 시 한두 편을 읽어보는 것으로 끝이지, 시집 한 권을 두고두고 읽는다는 것은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집에 시집이 서너 권 있지만, 그 시집에 실려있는 시들은 목적시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한,두 편 읽어보면 곧 손에서 내려놓기 일쑤였다. 그러다 얼마 전, 이 시집을 샀다. 내가 유일하게, 내가 보기 위해 두 번 산 책이기도 하다. 나도 하루에 한편씩이라도 시를 한번 읽어 보겠다고..

내가 류시화 시인을 처음 알게 된것은 90년대 초반이지 싶다. 오랫동안 품어왔던 희망이 사그라들고, 가슴속에서 무엇인가를 내려놓아야 할때, 시린 가슴을 달래주던 것이 그의 시였다. 어디서 처음 보았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그의 시를 생각하고 아직도 가슴속에서 떠나 보내지 못한 사람을 많이도 생각했었다. 그때만 해도 조금은 센티 해지고 싶은때도 있었으니까.. 아직 청춘은 끝나지 않았다고 발버둥칠때 이니까..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시집을 펼쳐 들고 한편, 한편 읽는 그의 시 속에서 아픈 기억이 그대로 묻어난다. 아직도 그것은 진행형인가보다. 마음 굳게 먹고 뒤돌아보지 말자고 맹세했지만, 아직도 나는 그 맹세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때때로 뒤돌아보며 세월들을 돌이킬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차라리 내가 새였다면, 그래서 뒤돌아볼 때 목이 꺾였다면 가능했을 텐데..

여름날 장마비가 무섭게 쏟아지면, 가을날 노란 은행잎이 보도를 덮을 정도로 쌓이면, 그리고 겨울이 되어 첫눈이 내릴 때면, 나는 아직도 그 옛날 소년과 소녀를 떠올리며 그들이 수줍게 거닐던 그 길들을 잊지 못한다.

장맛비에 온몸을 내맡긴 체 서대문 로터리를 걸어가던 소녀의 비에 젖은 모습을, 은행잎으로 노랗게 물감을 칠해 놓은듯한 봉은사 길을, 그리고 첫눈이 오는 날 만나서 같이 올라가자고 굳게 다짐했던 남산 그 계단 길을, 나는 지금도 눈을 감으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 올릴 수 있다.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물방울로 만나 물방울의 말을 주고받는

우리의 노래가 세상의 강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세상의 여행에 지치면 쉽게

한 몸으로 합쳐질 수 있었다

사막을 만나거든 함께 구름이 되어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 우리는 한때 두 개의 물방울로 만났었다 -

그 당시 우리는 우연이 많았다. 우연은 필연이 되고 필연은 숙명이 된다는 것을 전혀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시절, 방과후 집에 가려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던 그 길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광화문 그 정류장에서, 그리고 아현동 고갯길 화실 앞에서 소년과 소녀는 시도 때도 없이 마주쳤다. 무언가 할말은 있었을 텐데, 그저 만난 것이, 서로를 보고 있다는 것이, 점점 필연으로 그리고 숙명으로 되어 간다는 것이 즐거워, 눈으로 서로의 시선만을 쫓고 있었을 뿐이었다. 하룻밤에도 수만 번씩 되뇌던 그 말을,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하고 말리라던 그 말을 소년은 끝내 소녀에게 건네지 못했다. 다만, 마음속으로 하는 그 말들을 소녀가 알아들었으리라 혼자서 상상하기만 했다. 필연이기에, 숙명이기에..

너의 눈에 나의 눈을 묻고

너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묻고

너의 얼굴에 나의 얼굴을 묻고

말하렴, 오랫동안 망설여왔던 말을

말하렴, 네 숨 속에 숨은 진실을

말하렴, 침묵의 언어로 말하렴

- 여섯 줄의 시 -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온 만남에, 이제는 어긋나 버린 필연 앞에서 아줌마와 아저씨는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서로를 바라보며 그 옛날 소년과 소녀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마셔도 정신은 말똥말똥 해지는 가운데, 그때도 옛날과 마찬가지로 서로의 시선을 쫓고만 있었다. 마음속에선 찬바람이 횡 하니 불고, 가슴은 소금을 뿌린 상처마냥 시리어 가기만 한다.

비 그치고

나는 당신 앞에 선 한 그루

나무이고 싶다

내 전 생애를 푸르게, 푸르게

흔들고 싶다

푸르름이 아주 깊어졌을 때쯤이면

이 세상 모든 새들을 불러 함께

지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 비 그치고 -

이제는 어른이 되었다고,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을 해보겠다고 이곳 저곳 헤 메고 다니지만, 서로가 생각나는 그곳은 무언의 약속을 한 것 마냥 비켜간다. 그리고 아직도 남아있는 상처 딱지를 발견하곤 그냥 못본척 한다. 헤어지면서 하는 악수가 힘이 없다. 그래도 이제는 어느 쪽 하늘을 쳐다봐야 할지를 알게 되었기에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쉰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쓰고서 다시 읽어보니 청승 맞다는 생각만 들지만, 그래도 시집을 읽고서 처음 써본 리뷰다.

 

 

 

 

k*****1 2010.07.06. 신고 공감 10 댓글 37
리뷰 총점 종이책
정답 無 해설
"정답 無 해설" 내용보기
엮은 시집 아닌 류시화 님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시집은 처음 접했다. 오랜 시간 여러 곳에서 많은 명상 활동을 한 명상가 답게 '명상시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러한 만큼 앞서 접한 두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보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앞의 두 시집은 진리에 가까운 말들을 담고 있는 잠언 시집
"정답 無 해설" 내용보기

 엮은 시집 아닌 류시화 님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시집은 처음 접했다. 오랜 시간 여러 곳에서 많은 명상 활동을 한 명상가 답게 '명상시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러한 만큼 앞서 접한 두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보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앞의 두 시집은 진리에 가까운 말들을 담고 있는 잠언 시집이기에 거리낌 없이 더욱 마음 속에 흠뻑 스며들었던 것이다. 그 반면 이번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철저히 류시화 시인 자신만의 세계가 들어있다.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개인적인 정체성이나 사상, 철학까지 아우르는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니 시집 여백의 공간을 나만의 마음 해법으로 풀이해낸 수수께끼 '시'는 십중팔구(十中八九) 아닌 백중팔구(百中八九) 뿐이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이 시는 어느 시골 식당 간판으로도 쓰일만큼 유명한 시이다. 그 만큼이나 이 시를 접한 사람도 많을테고 저마다의 감상을 가지고 있지 않겠는가. 이 시집이 발표되고 2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서 처음 접한 나 또한 제각각의 감상을 펼치는 '저마다'의 누군가일 뿐.

 이 시에서 말하는 "그대"가 3인칭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내 속에 존재하는 또다른 자아라고 생각하고 싶다. 약간 뒤늦은 사춘기? 아니 어쩌면 약간 빠르게 어른이 되어가는 질풍노도의 순간 속에서 혼란스럽기 때문일까. 자아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본연의 내 모습을 잃은 방황 때문일까. '나'는 '내'가 그립다.

 

 

소금인형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 버렸네

 

 간결함 속에서 절로 나오는 탄성. 시 읽기를 끝마치는 순간 "아"라는 탄성이 절로 육성으로 발성되며 내 마음 속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한다. 그 마음의 울림과 메아리쳐 돌아오는 또다른 울림들. 시의 참맛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시의 깊이를 재기 위해 소금인형이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새와 나무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영혼의 흔들림이 끝없음을 그 흔들림을 시작한 '당신'에게 원망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나도 그럴 것이며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감히 짐작해본다. 집을 지어 고요함을 주지 않고 흔들어 놓기만 한 '당신'을 원망하고 있다면 나는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이 아닐테지. 한 번만 더 돌려서 생각해 본다. "과연 나는 그대의 안에 집을 지어주었는가, 그대를 흔들기만 하지 않았는가." 돌이켜보면 '별일없는 뭇사람들' 한 사람이 되리라.

 

 

 온갖 방법을 동원해봐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수학 문제를 풀 때 문제집 맨 뒤의 '정답 및 해설'을 보고싶은 충동이 하늘을 찌르는 것을 누구나 경험해봤을 거다. 똑같은 심정이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수수께끼 시집의 맨 뒤에는 이문재 시인이 과연 어떠한 해설을 해놓았을까. 물론 수학 문제집처럼 '정답 및 해설'은 절대 아니다. '정답 無 해설'이지. 어쨌거나 도무지 나 혼자 스스로는 이해하기 힘든 시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한 마디로 이번 시집은 나에게 "쉽지 않다".

 해설을 보고는 한 편으로는 위안이 되었다. 내 마음 속에 들어온 몇몇 시들은 해설없이도 받아들이는게 마땅하다고 말씀하신다. 반대로 그 외의 다른 시들은 그 시대적 배경과 류시화 시인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붕(朋)의 설명의 필요성을 역설하신다. 시들을 오롯이 느낄 수 없이 수수께끼로 다가온 내 자신에 대한 한계와 한탄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 것이다.

 역시 진정한 '시'란 쉽지 않은 세계이구나. '정답 및 해설'이 있는 수학 문제와 달리 '정답 無 해설'만 있는 시의 세계 말이다.


 

 

 

 


§낙동강이의 다른 시집 리뷰 보기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일경 윤상명, 그의 삶 속에 '시'라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분식집 핫도그

k****l 2010.08.17. 신고 공감 9 댓글 29
리뷰 총점 종이책
슬픈날, 우울한날 슬쩍 꺼내어 한편 읊는다
"슬픈날, 우울한날 슬쩍 꺼내어 한편 읊는다" 내용보기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먼저 접하고,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를 뒤에 접했다. 내가 이 책을 구입했을 때가 아마도 99년쯤 인 듯. 대학 2학년 이었을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온 나는 한동안, 꽤 오랫동안, 쑥맥이었다.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좋아한다 말도 못하고, 가슴 속으로 앓아야했던 바보 같은 놈이었다. 어쩌다 좋아하는 여인이 나와 함께
"슬픈날, 우울한날 슬쩍 꺼내어 한편 읊는다" 내용보기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먼저 접하고,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를 뒤에 접했다. 내가 이 책을 구입했을 때가 아마도 99년쯤 인 듯. 대학 2학년 이었을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온 나는 한동안, 꽤 오랫동안, 쑥맥이었다.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좋아한다 말도 못하고, 가슴 속으로 앓아야했던 바보 같은 놈이었다. 어쩌다 좋아하는 여인이 나와 함께 있을 때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저 마음 속으로 만족했던 그런 때, 채이기도 많이 채였지. 모든 걸 다 떠나서 그렇게 말도 제대로 못하는 넘을 어떤 여인이 좋아하겠는가. 그래서 혼자 가슴앓이 하면서 - 뭐 채인게 대단한 건 아니었다. 호감이 있어 데이트 했고 조심스럽게 소극적으로 좋아한다 말했다가 상대의 별로 인 반응, 뭐 그런거 - 나름대로 분위기 잡고 아픔을 달랜답시고 음악도 듣고 조용히 글도 쓰고 그랬던 때가 있었다. 이런 청승맞은 넘.

 

  이 시집은 아마 그때 산게 아닌가 싶다. 지난 세월의 흔적으로 별로 읽지도 않았던 책이 먼지가 쌓이고 때가 묻어 약간 거멓게 변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제목만으로도 참 가슴 울컥 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다는데 왜 그대가 그리워. 이해가 안갈 법도 하지만, 이해 간다. 그 느낌 안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사랑하는 이는 나의 마음 속에 들어가 있지만, 그대는 내 곁에 없다. 그대는 분명 내 곁에, 내 마음 속에 있지만, 그대는 내 곁에 없다.

 

  이 시집에 담겨있는 시들은 참 우울하고 슬프다. 참고 또 참고 끝내 못참고 가슴 울컥하며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질 것만 같은 시들이다. 사랑해서, 그리워서, 보고싶어서, 하지만 그래도 참았다. 참고 참았는데 그래도 난 당신이 그립다. 사랑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딱 좋은 시다. 사랑하는 이로부터 거절당했을 때, 사랑했던 옛 여인의 향기가 그리울 때, 어둑어둑한 방안에 달랑 스탠드만 켜놓은 채 쭈그리고 앉아 한 편 시를 낭독하자.

 

 

d*****t 2006.04.03.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가 너무 좋다.
"시가 너무 좋다." 내용보기
시가 너무 좋다. 이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장편소설보다는 단편소설이, 단편소설보다는 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시를 읽고 있으면 간단한 언어들속에서 많은 생각을 할수 있고, 때로는 가슴떨림이라는 감동까지 느낄수 있어서 좋다. 때때로 이유없이 우울하거나 외로워 질때 류시화님의 시를 읽고 읽고 읽었었다. 그러면 이유없던 가슴 막막함이 시
"시가 너무 좋다." 내용보기
시가 너무 좋다. 이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장편소설보다는 단편소설이, 단편소설보다는 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시를 읽고 있으면 간단한 언어들속에서 많은 생각을 할수 있고, 때로는 가슴떨림이라는 감동까지 느낄수 있어서 좋다. 때때로 이유없이 우울하거나 외로워 질때 류시화님의 시를 읽고 읽고 읽었었다. 그러면 이유없던 가슴 막막함이 시원하게 뚫리고, 따스한 흐믓함으로 마음이 차분해 짐을 느낄수 있다. 아직 시인의 시를 다 이해할 경지는 이르질 못했으나 과거에 읽었던 시를 시간이 흐른후 다시 읽어보았을 때...새로운 깨달음과 감동이 느껴진다. 류시화님의 시를 적극 추천합니다.

[인상깊은구절]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YES마니아 : 로얄 w********r 2002.04.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대가 곁에 있는데 왜 그대가 그리울까
"그대가 곁에 있는데 왜 그대가 그리울까" 내용보기
내가 류시화 시인을 좋아하는 것은 그의 시가 지나치게 달콤하지도, 지나치게 경직돼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 가끔 깊은 생각에 잠길 때나, 때로 깊은 상심에 젖어 있을 때, 혹은 너무 예쁜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내 자신에게 가만히 중얼거릴 경우가 있다. 그 중얼거림은 친구에게 하는 얘기처럼 사소하지 않고, 레포트를 쓸 때처럼 딱딱하지도 않다. 나름대로 깊
"그대가 곁에 있는데 왜 그대가 그리울까" 내용보기
내가 류시화 시인을 좋아하는 것은 그의 시가 지나치게 달콤하지도, 지나치게 경직돼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 가끔 깊은 생각에 잠길 때나, 때로 깊은 상심에 젖어 있을 때, 혹은 너무 예쁜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내 자신에게 가만히 중얼거릴 경우가 있다. 그 중얼거림은 친구에게 하는 얘기처럼 사소하지 않고, 레포트를 쓸 때처럼 딱딱하지도 않다. 나름대로 깊은 의미를 담고 있을 뿐이다. 류시화 시인의 시말은 그렇다. 마치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그의 입을 빌어 다시 생각하는 것과 같다. 류시화 시인의 시를 처음 접한 것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시집에서였다. 그리고 그보다 먼저 발표된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이제야 읽게 됐다. 그리고 그 안의 시들 중 시집 제목과 같은 그 시가 가끔 입에서 맴돈다. 일주일 전인가 그 시집을 살 때, 사촌 언니가 옆에 있었다. "누군가가 곁에 있는데도 그 사람이 그리운 건 정말 슬픈 일이지. 차라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낫지, 가까이 있는데도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면 참 슬플거야." 언니의 말에 참 놀랐다. 내가 생각한 그리운 그대는 다른 종류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펑펑 운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이 무슨 잘못을 해서가 아니였다. 그냥,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한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다. 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시를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는 순간조차 그 사람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 사람은 내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 사람이 내가 되기 전까진 그가 그리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그리울 수 있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곁에 있어도 그 사람을 더 사랑하고 그 사람에게서 더 사랑받고 싶기 때문이다. 아마도 사촌 언니가 류시화 시인의 시를 옳게 해석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내 나름대로 시를 읽고 싶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1*****e 2002.05.2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라는 것은 쓰기 나름인 마음이다.
"시라는 것은 쓰기 나름인 마음이다." 내용보기
늘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류시화님의 시들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고 마음이 쓰이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같다. 마음이라는 것은 표현하기 나름이 아니다. 마음은 그저 마음일 뿐이다. 내가 느끼는 그대로가 모두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그 소중함들을 밖으로 내 보이고 싶어한다. 자신의 소중함을 내보이는 것. 그건 참 어려운 일일 것이
"시라는 것은 쓰기 나름인 마음이다." 내용보기
늘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류시화님의 시들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고 마음이 쓰이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같다. 마음이라는 것은 표현하기 나름이 아니다. 마음은 그저 마음일 뿐이다. 내가 느끼는 그대로가 모두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그 소중함들을 밖으로 내 보이고 싶어한다. 자신의 소중함을 내보이는 것. 그건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또한 그 마음의 크기 그대로를 표현 한다는것 역시 무척이나 난해할 뿐이다. 류시화님의 책이 더욱 아름답고 정성스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구에게나 있는 이런 마음들. 그 마음의 어려움들을 이분은 너무도 조용하고 은은하게 꺼내놓아 주기시 때문이다. 우리는 류시화님의 글과 시로부터 새로운 마음의 정화를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어쩌지 못하는 소중함들에 대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류시화님의 이런 정성들과 과정의 괴로움들은 마음을 표현하기 원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희망을 줄것이다.
d*******d 2001.10.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강추^^
"시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강추^^" 내용보기
시에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에 류시화 시 몇개를 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아주 오래전에 발간되었지만 여전히 베스트 셀러인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를 구입했습니다   시 한편을 읽고 음미하는 것이 책 한권 읽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네요. 류시화 시집을 통해 쉽고 편하게 시를 접해보는건 어떨까요?   다른 사이트 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시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강추^^" 내용보기

시에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에 류시화 시 몇개를 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아주 오래전에 발간되었지만 여전히 베스트 셀러인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를 구입했습니다

 

시 한편을 읽고 음미하는 것이 책 한권 읽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네요.

류시화 시집을 통해 쉽고 편하게 시를 접해보는건 어떨까요?

 

다른 사이트 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500원 할인 쿠폰까지 ^^

YES마니아 : 로얄 l*******4 2009.01.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류시화만의 세계
"류시화만의 세계" 내용보기
평소에 시를 그리 즐기지 않던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시인은 현재 류시화 님, 단 한 분뿐이다. 그 분의 섬세한 필체와 조각한 듯 유려한 문구는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이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하늘에는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속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던 류시화 님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난 그대가 그립다'는 내가 너무나도 애장하여 몇 번이고
"류시화만의 세계" 내용보기
평소에 시를 그리 즐기지 않던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시인은 현재 류시화 님, 단 한 분뿐이다. 그 분의 섬세한 필체와 조각한 듯 유려한 문구는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이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하늘에는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내 속엔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던 류시화 님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난 그대가 그립다'는 내가 너무나도 애장하여 몇 번이고 곁에 두고 읽고 또 읽는 작품이다. 번역가이자 시인이며 인생을 물처럼 하늘처럼 때로는 자신 본질의 그 무엇보다 영명하신 살아가시는 류시화 님은 그 독특한 자신의 매력부터 톡톡히 발산하는 멋진 분이셨다. 앞으로 내가 류시화 님 외에 다른 시인들을 통하여 더 많은 세상을 깨닫고 시에 대하여 무지했던 스스로를 문책하고자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초석을 마련해주신 류시화 님께 감사 드리며 이 리뷰를 마칠까 한다.
l*********n 2004.04.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얇지만 마음에 와닿는..
"얇지만 마음에 와닿는.." 내용보기
이 책은 집에 있길래 한번 읽어봤다. 류시화님의 시는 처음 접해보았다. 여러 시 중에 책 제목의 시가 상당히 마음에 와닿았고, 그 외에 열 편 정도의 시가 내 맘에 들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나는 이 시집의 전체가 마음에 들진 않았고, 10편 내지 20편 정도만 맘에 들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진솔하고, 표현법이 아름다운 시들이 많다. '소금인형'이라는 시가 있다.
"얇지만 마음에 와닿는.." 내용보기
이 책은 집에 있길래 한번 읽어봤다. 류시화님의 시는 처음 접해보았다. 여러 시 중에 책 제목의 시가 상당히 마음에 와닿았고, 그 외에 열 편 정도의 시가 내 맘에 들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나는 이 시집의 전체가 마음에 들진 않았고, 10편 내지 20편 정도만 맘에 들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진솔하고, 표현법이 아름다운 시들이 많다. '소금인형'이라는 시가 있다. 이 시는 정말 좋은것 같다. 그 외에 많은 시들이 좋지만 여기에 나열하기엔 지루할지도 모르기때문에 이정도만 쓰겠다. 꼭 구입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읽어봤으면 좋은 시다. 이 리뷰를 보고 책을 사라고 강요하는것이 아닌, 읽어보라고 강요하고싶다. 참고로 류시화 시인의 홈페이지에 가면 시를 무료로 읽을수 있다.
b*****h 2003.11.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