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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소식지(?) 같은 걸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만든 편집자의 글이 실려 있었다. 인상 깊게 읽었기 때문에 한번 올려본다.
‘그 곳에는 더 이상 나의 북극이 없습니다’ 2005년 봄, 『Arctic Memories』라는 책을 소개 받았다. 하얀 눈 위에서 개썰매를 타고 가는 이누이트들의 모습이 담긴 표지를 보며 북극의 풍물이나 소개하는 그저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며칠 뒤 회사로 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가 민주화 열기와 올림픽의 흥분으로 뒤섞여 있던 1988년 캐나다에서 출판되었다. 한 땀 한 땅 정성스럽게 수놓은 퀼트와 수채화로 북극의 신화, 놀이, 삶, 역사 등을 다양하게 소개한 책이다. 또한 이누이트의 언어와 영어를 같이 수록해 놓았다. 글과 그림을 같이 그린 노르미 에쿠미악은 북극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호들갑스럽지 않게 자기의 문화와 역사를 담담하게 소개했다. 그리고 ‘Who I am’이라는 저자의 글이 실려 있었다. 우리는 이 책의 한국어판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며칠 뒤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노르미 에쿠미악은 행방불명된 상태이며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가족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저작권을 관리하는 캐나다 출판사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소식뿐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책을 들고 한 줄 한 줄 아껴가며 읽어 내려갔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문명과 미개에 대해 선을 긋기 시작했다. 근대 이후, 서구의 과학·기술과 자본은 문명과 미개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으로 자리 잡아 왔다. 지금도 이누이트를 ‘날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에스키모’로 부르며, 개썰매나 끄는 ‘미개한’ 종족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서구 사람들은 이 미개한 인간들을 아주 야만적 방법으로 학대하고 이용했다. 그 야만의 역사는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들 만큼 잔인하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에서 수천 년 동안 이루어 온 이누이트의 문화는 서구 문명이 들이닥치면서 불과 백여 년 만에 파괴되었다. 지금도 서점에 나가 보면 북극 사람들에 관한 여러 종의 어린이책이 나와 있다. 대부분 서구 사람들이 펴낸 것이다. 그들은 신기한 사냥 방법과 얼음집에만 관심을 갖는다. 자기들이 저지른 야만의 역사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이제 이누이트가 들려주는 이누이트 이야기를 들어 볼 때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노르미 에쿠미악에 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우리는 더 이상 진전된 소식이 전해져 오지 않는다면 공탁을 하고 책을 펴내기로 하고 문화관광부에 문의했다. 하지만 그 절차는 직접 캐나다로 건너가 노르미 에쿠미악을 찾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웠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다. 어느 날, 기적과 같은 소식이 날아왔다. 노르미 에쿠미악이 자기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출판사로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소식은 우리를 더욱 슬프게 했다. 그는 오타와의 한 노숙자 보호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의사소통마저 힘든 알코올 중독자라고 한다. 캐나다 출판사는 “우리도 노르미 에쿠미악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작권 계약에 대한 동의를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다. 어쨌든 한국과 저작권 계약을 하면 노르미 에쿠미악에게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작권료는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지금도 캐나다의 어느 뒷골목에서는 이누이트들이 도시를 떠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노르미 에쿠미악은 자기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고 있다. 그리고 ‘그 곳에는 더 이상 나의 북극이 없습니다. 나의 북극은 이제 추억 속에만 남아 있습니다. 나는 지금 캐나다 남부 지역에 살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나는 도시의 이누이트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실감이 오늘날 많은 이누이트들을 부랑자나 알코올 중독자로 내몰고 있다. 『내 어린 시절의 북극』이라는 제목을 달고 한국어판 책이 나올 무렵 나는 다시 ‘나는 누구인가?’를 읽었다. ‘그 곳에는 더 이상 나의 북극이 없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까마귀 떼가 까맣게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솔직히 나는 이게 어떤 느낌인지 설명할 자신이 없다. 노르미 에쿠미악과 도시를 떠도는 수많은 이누이트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별로 중요한 사실은 아니지만 이 책은 잘 팔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을 낸 걸 후회하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가끔 이런 농담을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사재기하는 거 같아.” 사계절출판사 식구들 가운데 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그래서 이 책을 사서 선물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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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이누이트출신 작가가 쓴 글. 어린시절의 생활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이글루에서만 사는 줄 알았던 이누이트들은 여름엔 천막에서 지냈다고 한다. 얼음낚시를 통해 얻은 물고기는 줄에 걸어 말렸는데 그 이유는 븍극곰과 늑대,여우로부터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흰올빼미를 그들은 신성시했고 올빼미의 영혼이 해, 달,별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누이트 아이들은 "높이차기놀이", " 막대물어올리기"등을 하면서 놀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서히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이누이트의 터전이 좁아지면서 여러곳으로 흩어져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북극의 눈물"이 떠올랐다. 책에는 이누이트들의 삶이 자수그림으로 들어있어서 친근감을 준다.
책의 내용은 " 이눅티투트"라는 이누이트말과 한글로 씌여져 있어 그들의 언어를 알 수 있다. 사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 글씨의 크기가 아이들이 읽기엔 너무나 작아서 사실 조금은 꺼려지는 책이지만 내용만은 아이들에게 꼭 읽혀주어야 할 것들로 가득차 있다. 글씨가 작아 힘들다는 아들은 위해 읽어주다가 나도 많은 것을 얻게 되어 좋았다.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오늘은 북극을 알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