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에 이어서 쿠바와 카스트로에 대한 책을 또 읽게 되었네요.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살라스 부자가 찍었습니다. 아버지인 오스왈도 살라스는 쿠바에서 태어나 뉴욕으로 이민한 이민1세대로 할리우드 스타들과 스포츠 영웅들의 사진을 주고 찍었습니다. 그러던 1955년 혁명자금 모금을 위해 뉴욕에 방문한 피델 카스트로를 처음으로 만난 후 인연을 맺게 되죠. 1959년 카스트로의 혁명이 성공한 후에는 정부의 기관지인 '혁명'에서 수석 사진기자로 일했습니다. '코르다의 쿠바, 그리고 체'(현대문학)에 실렸던 알베르토 코르다는 '혁명'의 직장동료로 이 책에서도 종종 언급되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이 좀 특이합니다. 대체로 시간순으로 편집되어 있기는 하지만 매 챕터마다 시점이 조금씩 다릅니다. 1장인 사진으로 본 쿠바 혁명은 살라스 부자를 중심으로 본 쿠바혁명이구요, 이후에는 카스트로를 중심으로, 게바라를 중심으로, 쿠바인을 중심으로 시점이 바뀌기 때문에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까지는 아니지만 보충설명을 보태어가는 재미가 있더군요. 이 책은 센트럴파크를 거니는 젊은 변호사시절의 수염없는 카스트로 등 흥미롭고 매력적인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큼지막한 사진을 실고는 있지만 사진혁명이 2% 부족했던 '코르다의 쿠바, 그리고 체'에 비하면 관련 사진들을 어떤 맥락으로 읽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갈 정도로 본문과 사진과의 연계가 좋아서 흥미롭게 읽히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다만 책의 판형이 작은 편이라 '코르다의 쿠바, 그리고 체'의 널찍널찍한 여유가 부럽기는 하네요. 우리가 쿠바에 대해서, 피델 카스트로에 대해서 정당한 평가를 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올해 76세인 피델 카스트로는 여전히 미국에 위협적인 존재이며, 아직 레드 컴플렉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달가운 인물이 아닙니다. 게다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흔적을 남겼고 이미 영웅적인 최후를 맞이한 체 게바라에 비하면 실존인물이라는 점도 카스트로를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무엇보다는 CIA의 수십년에 걸친 암살시도와 유언비어 조작은 도대체 무엇이 카스트로의 진실인지 긴가민가하군요. 가장 최근에 불고 있는 논란은 지난 5월 5일 포브스 지에서 세계의 군주와 독재자 재산순위 중에서 피델 카스트로를 9억 달러(8,456억원)의 자산가로 소개하면서 7위에 랭킹시켰고, 카스트로는 해외에 1달러라도 있다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분통을 터뜨린 것입니다. 미국과 카스트로의 오랜 악연을 고려한다면 포브스지의 조사결과가 의문스럽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암튼 진실은 저너머에 있습니다. (2006.6.12. 북코치 권윤구) 인상깊은 구절 : "아버지와 나는 나라를 사랑했으며 우리가 본 것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정치적으로가 아닌 인간적으로 반영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던 것이다. 1959년에 본 것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좋지 않았다. 그 사람들(카스트로, 게바라, 그리고 다른 인물들)은 세상을 변화시키려 했고 내가 찍은 사진도 바로 그것과 관련된 것이다. 그들이 올바른 길을 찾았느냐고? 나는 그들이 옳은 것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적어도 인민들에 대한 교육과 공공의료의 혜택이 지속되는 동안 그렇게 믿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