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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인물 중에서는 어떤 사건 뒤 그후 삶이 알려지지 않아서,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해지는 인물이 여럿 있다. 비극적인 사건 혹은 그 사건 뒤에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 인물에게는 특히 더욱 관심이 가는데 그중에 한명이 바로 숙부에게 왕위를 찬탈당하고 죽음을 당한 단종, 그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씨이다. 그녀는 단종 사후 과연 어떻게 살고 삶을 마감했을까. '영영 이별 영이별'은 단종의 비극적인 삶에 가려져있던 정순왕후에게 눈길을 두고, 죽음의 순간을 더듬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김별아 작가는 유난히 권력이나 사회제도에 희생된 여인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작품을 쓰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역시나 권력다툼에 희생된 정순왕후의 마지막 49일을 담아내고 있다. 마치 임종을 지켜보는 듯 했다.
정순왕후는 남편 단종이 숨진 뒤 무려 65년을 홀로 살아냈다. 그 기나긴 그 세월, 그녀는 한에 사무쳐 살았던 것일까. 정순왕후의 운명은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소용돌이에 휘말려 버렸다. 왕비에서 노산군으로 강등된 남편의 지위에 따라 군의 부인으로, 다시 단종 사후에는 사가로 내쳐져 평민이 됐다 마지막에는 정업원의 비구니의 신분으로 살다 눈을 감았다.
한마디로 그녀는 살아남은 자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어냈던 것이다. 그러고보니 혜경궁 홍씨가 떠오르르기도 했다. 남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고, 친정 아버지를 비롯한 친정의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그녀. 혜경궁 홍씨는 오래 살아 있었기에 아들 정조의 죽음마저 지켜보는 비극의 주인공이 됐듯 정순왕후에게도 목숨이란 질기고 모질기 이를데 없었지만, 그녀는 결코 죽음을 재촉하지 않았다.
정순왕후는 단종 사후 무려 다섯왕을 지켜봤다.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 그리고 그 사이에 벌어졌던 권력다툼과 그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 또 권력 가까이 있다 희생되는 여인을 목도하면서 생에 대한 환멸과 인생의 덧없음을 뼈저리게 새겼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흘러가는 운명에 휩싸여 죽지 못해 사는 여인이라고 여겼는데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비록 불행과 아픔으로 점털된 인생이었지만 고통과 설움과 절망을 끌어안고 하루하루 견뎌냈고, 자신에게 불행을 안겨줬던 존재들의 권세와 불행과 죽음까지 지켜보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살아 남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궁궐 여인들의 비감어린 삶을 들려줄 때에는 가슴이 아려왔다. 대체 왜? 무엇때문에 여인들이 희생돼야 했는지, 무엇이 여인들의 삶을 그렇게 짓밟은 것인지. 이번 작품에서도 김별아작가 특유의 희생되는 역사 속 여인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이 담겨 있는데, 지금까지 읽었던 김작가 작품 중 가장 나를 울컥하게 했다.
그 여인들처럼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비명 한번 마음래도 지르지 못했고, 마지막 가는 길까지 단종과 지낸 불과 몇년 간을 평생 가슴깊이 간직했던 정순왕후. 단종과 함께했던 동안 그 고통을 생생하게 환기하면서도 결국은 그 고난조차도 삶의 이유이자 목적이라 고통에 몸부림치면 결국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게 됐다.
비구니가 됐던 영향이었던 것일까. 원망과 증오과 고통조차도 삶 안으로 포용하고, 수용한 것이다. 그녀가 보여준 삶의 이유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고 결코 노여워하거나 슬퍼하지 말라는, 푸쉬킨 식의 낙관도 아니었고,그렇다고 체념한 것도, 달관한 것도 아니었다. 오롯이 살아남은 자로서 생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경지였다.
정순왕후의 독백체로 진행된 '영영이별 영이별'은 한편의 모노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죽음을 예감하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못다한 말들과 소회들을 살풀이 하듯 풀어놓는 것이 마치 자신의 혼백에게 들려주는 진혼가같았다. 동시에 그 파란과 곡절많은 세월을 무려 65년간이나 견디어낸 스스로를 위로하고,이제 하직해야 하는 세상에 대한 고별사이기도 했다. 그녀의 마지막 길, 단종과 만나러 가는 그 길만큼은 어떤 아픔도 없이 서러움도 모두 버리고 편안히 가시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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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영월과 정선에 다녀왔다. 그때 가봤던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청렴포. 이곳 청렴포는 단종이 수양대군에 의해 유배되어 갇힌 섬으로 주변의 물살이 세어 배가 없으면 빠져나갈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은 송림이 빼곡히 자라고 있고 서쪽으로는 육육봉이 있고, 삼면이 강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이 만들어 놓은 감옥 이라고 한다. 배를 타고 들어간 이곳에는 단종 어소와 행랑채가 있는데 단촐하다 못해 쓸쓸하기 까지 했다. 그래도 한때는 한 나라의 왕이었던 사람. 하지만 이 천애의 자연 환경 속에서도 오래 살지 못하고 사약을 받았던 단종. 우리 역사에 안타깝게 죽어간 단종에 대해서는 많이 회자되지만 그의 부인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열여섯에 한 살 어린 단종과 결혼한 정순왕후 송씨. 이후 중전이 되었지만 지아비인 단종이 삼촌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열여덟 나이에 대비가 된 여인. 남편은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같이 죽을 수 없었던 여인은 82세가 되어서 죽음을 맞이한다.
(단종어소) 이 책은 혼백이 된 정순왕후가 저승으로 가기 49일 동안 시간을 거슬러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고백하듯 써 내려가고 있다. 한 많은 인생이었기 때문일까? 단종에 이어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과 중종까지.. 그녀는 너무 많은 왕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럼에도 죽을 수 없었던 정순왕후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듯 그렇게 이야기 한다. 중종반정과 갑자사화 그리고 무오사화와 계유정난 까지. 왕실에서 있었던 피비린내 나는 자리싸움에 3자가 되어 재해석 한다. 얼마나 많은 슬픔과 분노가 살아 있었을까? 얼마나 복수 하고 싶었을까? 하지만 그녀는 복수를 할 수 없었다. 아들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뒤를 봐줄 친정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러나 역사란, 사람의 일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 조카를 죽이면서 까지 왕 위에 올랐던 세조는 늘 꿈자리가 뒤숭숭했고, 마지막에는 피부병으로 고생을 했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아들이 모두 단명했고, 누구도 믿지 못해 늘 불안 했던 세조. 그는 왕의 자리에 앉아서 정말 행복했을까 그런 모습을 소문으로 듣게 된 정순왕후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누구보다 세조 편에 서서 악행을 저질렀던 한명회의 부관참시 당하는 모습을 알게 된 그녀는 또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든 흐르고야 마는 시간을, 시간만이 해결하는 수다한 삶의 신비를 (116) 죽고 싶어도 죽지 못했던 그녀는 시간의 흐름 앞에 그들의 쟁쟁하던 모습이 무너지고 나약해지는 걸 알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까? 죽음으로 복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쩜 진짜 복수는 이렇게 살아남아 그들이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아닐까? 해답 없는 수수께끼 같은 불가해한 목숨입니다. 알면 알수록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람입니다. (129) 단종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는 어떤 생각으로 삶은 연명했을지 상상해봤지만... 상상 할 수 없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은 그들이 죽어가고 비참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정순왕후 입장에선 오래 산 세월이 그나마 다행일 수 있을까 어쩜 그녀는 죽음 앞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이해하고 나면 조금은 편안하게 눈을 감았을지도. 하지만 그녀는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을 택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싶은 것과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는 건 아닌지. (130) 한때는 한 나라의 국모였던 그녀의 죽음이 초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나마 누군가 자신의 말을 대변해 주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녀가 편히 눈 감았을까? 2년 남짓 함께 살았던 그를 미치도록 사랑했다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로지 지아비를 생각하고 한 많은 세상을 마감한 정순왕후. 그녀의 인생이 헛된 모습은 아니었다고, 충분히 잘 살았던 것이라고 위로해주고 싶은 그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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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을 다녀왔다. 세조의 능을 보면서 권력의 오만함이 느껴진 건 기분탓이였을지도 모른다.그럼에도 마음속으로 질문 하나를 던지지 않을수가 없었다.조카를 죽일수 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이냐고...신기한건 이 질문에 누군가 답을 주고 싶었나 보다.도서관에 들러 정여울 작가님의 <어슬렁어슬렁>에서 수양대군이 등장(?)하는 소설을 소개 받았으니 말이다.^^
"단종이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비참하게 죽어간 뒤 단종비 정순왕후는 무려 65년이나 홀로 살아남아(...)"/154쪽
"정순왕후의 일생은 열일곱 소년과 열여덟 소녀인 채로 영원히 헤어졌던 두 사람의 애끓는 사랑 이야기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단종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에 이르기까지 무려 6대 왕의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정순왕후가 목격한 모든 '사건'들로 확산된다"/154쪽
'어슬렁 어슬렁'에서 소개한 책은 <영영이별 영이별>이였다. 단종의 죽음을 아파하면서도 정작 정순왕후의 삶은 모르고 있었다.소설 속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이 단지 정순왕후의 한에 방점을 두지 않은것 같은 느낌도,소설을 궁금하게 했다.정순왕후의 시선으로 본 세조와 다른 왕들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졌을지...가장 눈길을 끌었던 이는 연산군이였다.그가 저지른 만행에 대해 가장 일반적으로 설명되는 지점에서 빗겨난 시선,그렇다 해도 그의 만행들이 용서되지는 않겠지만,정순왕후의 입을 빌어 풀어낸 작가의 상상력에 공감했다."연산을 그토록 화나게 한 것은 친모가 사약을 마시고 피를 토하며 죽었다는 사실 한 가지가 아니라 감쪽같이 속은 채 살아온 이십여 년에 대한 두려움과 배신감인지도 모릅니다.(..)그 모두가 공범이 되어 자신을 얼뜨기 바보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연산은 끝내 이해하고 용서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87쪽 그런가 하면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라 종용한 인물이 비단 세조 혼자만의 결단은 아니였음을 양녕대군도 함께 했다는 사실에 울분을 토하는 정순왕후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는 함께 울컥했더랬다."영월 땅에 계신 당신마저 해코지하려는 밀모가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그런데 기막힌 것은 그 선봉에서 당신을 죽이라는 상소를 올린 사람이 바로 큰할아버지 양녕대군이었다는 사실입니다(....)패배자에 관대한 사람들은 애초에 세자의 자리에서 물러날 때 뛰어난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하고자 짐짓 미친 척 난봉을 벌였다지만 그것은 그의 소성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양녕대군은 자기 막내 이해의 첩을 빼앗기까지 하였지요.갖고 싶은 것이라면 무슨 생떼를 부셔서라도 가져야 하는(...)양녕대군은 미치지 않았습니다.다만 악할 뿐입니다.자신을 제외한 누구의 아픔도 상상할 수 없는 그는 천연덕스러운 악인이었습니다."/239~240쪽
65년이란 긴 세월을 어떻게 버텨낸 것일까?(어떻게 버틸수 있었을까...) 역사적 사실이 소설 바탕에 깔려 있다해도 정순왕후의 목소리는 작가의 상상력이 분명 더해진 것일게다.그럼에도 교감이 되는 걸 넘어 정순왕후의 마음처럼 읽혀진 건 그녀가 죽을 수 없었던 이유,끝내 살아내고자 했던 이유에 대한 설명들이 하나같이 공감된 탓일게다."내게 죽음을 요구하는 세상의 눈초리가 따가워질수록 나는 더욱 이 불가해한 삶을 끝까지 견디고 싶어졌습니다.이상스런 빛으로 번쩍이는 나의 생애에 마지막 목격자가 되고 싶었습니다"/259쪽.권력을 누리던 이의 최후가 어떻게 되는가를 지켜보고 지켜봤고,그것이 그녀가 살아낼 수 있었던 이유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울컥..오랜만에 한국소설을 읽었다.나도 모르게 가슴이 울컥해지는 순간이 너무 많았다.작가의 상상으로 풀어낸 정순왕후의 목소리보다 실제 그녀의 삶이 어떠했을지 차마 상상해 볼 수 조차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올해 연극으로 볼 기회를 놓쳐 아쉬워라..하고 있었는데,다시 무대에 올려지게 되면 놓치지 않고 예매해서 봐야겠다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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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년도 채 못 되는 짧은 부부의 연... 단종과 정순왕후는 전략적인 부부의 연을 맺었으나 누구보다 애처롭고 슬픈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 어린 부부다.
'영영 이별 영이별'은 미실을 통해서 알게 된 김별아 작가님의 책이다. 이미 2005년에 발표된 작품이란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지만 책의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정순황후는 단종을 먼저 보낸 이후 예순다섯 해 동안 모든 것을 삭이며 숙부 세조에 의해 왕위를 넘겨주고 짧은 생을 마감한 단종을 가슴에 품고 산다. 낭군님의 억울한 죽음으로 죽는 것보다 못한 모진 삶을 이어가며 그들이 만들어낸 세상을 두 눈 똑똑히 지켜보는 것으로 복수를 대신했던 시간이 서럽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모진 목숨을 놓지 않았던 그녀.. 이제 단종을 만나러 갈 시간이 되었기에 정순왕후는 독백처럼 자신이 비참하지만 모질게 버티고 살아 온 시간들을 들려준다.
정순왕후는 자신이 지켜 본 왕들, 그들의 아내에 대해 말한다. 특히나 현왕인 11대 중종이 진성대군으로 있을 때 얻은 한 살 많은 신 씨와의 부부의 연... 혁명군에 끼지 않은 아버지로 인해 가문은 몰락하고 신씨는 아버지, 남편을 잃는다. 그들의 애달프고 슬픈 사랑은 한 편의 슬픈 멜로 영화라 말하고 싶을 정도다. 현명한 왕이 될 수도 있었을 똑똑한 연산군이 어머니로 인해 폭군이 되어버렸지만 외딴 섬에서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는 그가 그리워한 사람은 장녹수가 아닌 정처인 신씨였다.
정순왕후는 영월로 유배되는 단종과 서글픈 이별을 한 영미 다리 앞에 서 있다. 남편 단종을 잃고 예순다섯 해를 그녀는 죽음보다 못한 지옥을 겪으며 견디어 낸다. 너무나 보고 싶은 남편 단종... 이제 곧 그를 만날 터인데 그녀는 자신이 살아 온 시간을 돌이켜 볼 때 한 없이 지낸 시간이 없을 정도라 털어 놓는다. 그녀가 독백으로 자신의 인생을 풀어 놓는 이야기는 너무나 애처롭고 서글프다.
작년에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있다. '관상'... 임금이 될 인물은 관상에 나와 있다는.... 권력에 대한 탐욕을 들어내어 스스로 왕이 되기 위해서 반정을 일으키는 세조와 이를 저지하려는 김종서의 맞대결을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책에서도 김종서를 제거하지 않으면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없기에 세조의 치밀한 계획과 남편을 등을 토닥거리며 힘을 실어 준 정희왕후의 모습... 그녀가 두 아들을 먼저 궁에 보내고도 두 달 동안 사가에 머문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정순왕후의 눈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혼백이 되어 여든 두 해를 산 정순왕후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 그녀와 그녀의 남편 단종,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과 세조 이후의 왕과 왕비, 그들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기는 하다. 이미 학교에서 배운 역사에 드라마나 사극에서 보았던 내용들이기에 크게 재미는 못 느끼고 읽었다. 하지만 조선의 역사를 짧게나마 여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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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하는 단종의 이야기는 대개 비극적인 소년 왕의 짧은 생애에서 멈추곤 합니다. 왕위를 빼앗기고 머나면 영월 땅에서 유배 생활을 하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어린 임금. 하지만 그가 떠난 뒤, 홀로 남겨진 여인의 남겨진 기나긴 세월을 상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장편소설 '미실'로 제 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김별아 작가의 2005년 발표작 '영영이별 영이별'은 청계천 영도교에서 헤어진 단종과 정순왕후의 가슴 아픈 사랑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로 한국 역사 속 여성들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단종 관련 서사가 단종의 비극적인 죽음에 집중할 때 이 소설을 그 이후에 삶에 주목한 점이 인상적인데요. 이 소설을 통해 정순왕후 송씨의 시선에서 바라본, 비극의 중심에 있는 조선 왕실 가계도의 핵심 인물들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인물들간의 대립 구도를 보면서 영화 '왕사남'과 소설의 맥락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왕권을 둘러싼 골육상쟁의 비극이 가장 집약된 시기인 조선 초기. 형제, 숙부, 조카 사이의 권력 다툼이 가장 치열했던 이 시기의 비극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살아가는 그 자체가 이유이자 목적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견디기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나직하지만 강한 위로를 건네는 이 소설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보다도 더 영화같은 역사보다 더 진실하게 마음을 두드리는 이 소설을 통해 권력의 허무함과 대비되는 한 여인의 숭고한 생명력을 느껴볼 수 있을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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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강원도 영월로 귀양을 떠날 때, 그의 비인 정순왕후 송씨와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이별을 했다는 영이별 다리, 영원히 건너가신 다리라는 의미의 영도교(永渡橋)와 단종의 유배지인 영월을 바라보았다는 ‘동망봉’을 바라보는 서울시 중구 황학동에 직장을 다니고 있다.
이 책은 단종의 비인 정순왕후가 82세의 일기로 수를 다하고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삶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써 있다. 그런 연고로 책은 가장 마지막 번호인 49번부터 시작하여 가장 마지막은 ‘0’로 끝을 맺고 있다.
이렇게 글의 전개가 숫자를 따라 역순으로 전개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책의 가장 마직막인 ‘0’부터 읽어야 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대로 처음부터 읽었다. 정순왕후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82년을 향수하면서, 파란만장한 그의 삶과 종묘사직의 역사를 잘 직조하여 한 필의 예쁜 비단처럼 펼쳐 보여 주고 있다.
정순왕후는 종육품인 궁중에 바치는 공물을 취급하는 풍저창의 부사인 송현수의 딸로 세종 22년에 태어나서, 수양대군이 영의정으로 사실 상 실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 단종의 비로 간택되어 단종의 나이 14세 때 한 살 위인 15세였고, 선왕인 문종이 죽고 상중에 있을 때 왕비에 올랐다.
그가 왕비로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때, 수양대군의 계유정란으로 단종은 상왕으로 물러 나고, 세조가 왕이 되었다. 처음에 단종과 왕비는 수강궁으로 거처를 옮겼다가 단종이 귀양가기 전 까지 금성대군의 별궁에서 지내었다.
그는 결국 비구니가 되어 ‘정업원’이라는 곳에서 예순 다섯 해를 구차한 삶을 살면서, 빈궁한 살림에 나중에는 비단에 물을 들이는 염색 일을 하면서 살다가 쓸쓸히 죽어 간 것이다. 그녀는 이 책 속에서 말한다. 단종을 보내고 한 많은 예순다섯 해 중 절반 이상은 징역살이하듯이 삶을 견뎠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김별아님의 소설을 처음 접했다. 그리고, 역사 소설을 일렇게도 사실감 있고, 정감이 넘치고, 감칠 맛있게 쓸 수 있음을 처음 발견한다.
역사하면 떠오르는 첫 인상은 우리가 적어도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 동안 공부하고 배운 내용들이기에 우선 다 아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긴장감이 없어지고 갖은 잡동사니가 어지럽게 보관된 먼지가 자욱한 창고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지루하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역사는 재미있는 과목임을 새롭게 깨달은 계기가 되었고, 내가 알고 있는 역사지식은 허망할 정도로 무지하다는 자각이다. 작가는 역사적인 인물의 화자가 되어 그가 보고 느낀 삶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기 위해서는 많은 고증과 참고자료들을 깊고 폭 넓게 공부해야 가능함을 깊이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하여 김별아 작가의 역량과 우리 역사의 이면에 이토록 웅숭깊은 이야기들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는 것을 알았고, 그 보석을 찾는 일이 우리가 앞으로 감당해야할 일이라는 사명을 깨달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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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이별 영이별> 계유정난 이후 단종이 폐위되고 세조가 왕위에 올랐다. 이에 단종은 영월로 유배를 가게 된다. 단종이 유배를 가는 날 정순왕후는 영도교에서 단종과 슬픈 이별을 나누었다. 정순왕후는 궁궐에서 추방당하게 되고 동대문 밖 숭인동에 초막을 짖고 살았다. 단종과 정순왕후가 헤어질 때 단종은 17세, 왕후는 18세였다. 왕후는 과부가 되어 죽을 때까지 염색업을 하며 살았다.
조선시대의 왕비 중 가장 비극적이라고 알려진 '단종의 비' 정순왕후가 화자로 쓰인 책이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단종을 떠나보내고 65년을 더 살다 82세 세상을 떴다. 5명의 왕, 중종반정·갑자사화·계유정난 등 피비린내나는 역사의 질곡안에서 부조리한 삶을 견뎌냈던 여인은 평민으로 살다 우여곡절끝에 비구니로 생을 마감했다. 소설은 혼백이 된 정순왕후가 저승으로 떠나기 전 49일동안 자신의 한많은 생애를 돌아보는 이야기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실제 인물에 대해 재해석 하여 상상하며 그린 소설이라 더욱 흥미롭게 읽게 되었고, 역사적 사건들에 상상력을 더욱 자극해 재미를 더한다. 죽은이를 기리는 49재 동안의 혼백이 된 정순 왕후의 모질고 질긴 여인의 이야기를 풀어 내며 이승을 떠나면서 이승에서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지난 이야기를 하는 정순왕후의 삶과 그시대 양반가의 여인들에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우리말 옛 문체들이며, 그 시대의 여인으로 짊어지고 감수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업에 대해 가슴이 저리고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을 울린다. 자신을 규방의 꽃으로 표현하며, 절절한 사랑이야기를 풀어가는데 형벌과도 같은 가혹한 운명에 맞선 정순왕후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정순왕후는 정치적 격변의 중심에서 실낱같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한평생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그러한 정순왕후가 서인, 걸인, 날품팔이꾼, 뒷방 늙은이로 전락하면서도 단종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모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아 낸다. 정순왕후는 어린 왕과 왕비였지만 짧은 시간을 함께했던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보여주고도 어떻게든 살아내고야 마는 민초의 향기를 엿볼수 있어 아련하고 애잔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별 다리' 또는 `영영 건널 다리'란 뜻을 지닌 청계천 영도교가 작품의 소재. 영도교는 조선 6대 임금인 단종이 정순왕후와 눈물로 헤어져야 했던 애절한 사연이 담긴 다리다. 이별 후 다섯 명의 왕이 바뀔 때까지 예순 다섯 해를 홀로 살아낸 한 여인이 들려주는 삶의 의미 등을 통해 우리 삶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가혹한 운명에 맞선 정순왕후의 혼백을 빌려 당시의 시대·정치적 배경과, 여인으로서 조선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처지에 대한 페미니즘적 시각을 펼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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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 작가의 작품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미실>이다. <미실>이라는 작품은 김별아 작가를 스타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이 책 <영영이별 영이별>은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소설이었다가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된 책이다. <미실>이라는 작품에 가려져서 큰 빛을 못봤던 작품이고, 나 또한 읽어보지 못한 소설이기에 이번 개정판을 통해 2005년 초창기의 김별아 작가를 되돌려 만날수 있는 기회가 즐거웠다.
이 책 <영영이별 영이별>은 정순왕후 송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왜 이 책이 그당시 인기몰이를 못했는지, <미실>과 비교해서 읽어보았다. 우선 스토리 라인이 너무 슬프다. 꽃다운 열여덞나이에 단종과 헤어진 정순왕후 송씨의 기구한 인생이 소설속에서 뚝뚝 묻어져 나왔다. 기구한 운명같은 일들이 정순왕후의 주변에 일어나고 그 회오리 속에서 결국 그녀는 비구니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사실 정순왕후 송씨의 인생역경은 매우 힘들게 전개된다. 그에 반해 이미 과거의 회상이라는 기억속에서 고통의 시간들이 약하게 전개되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회상"이라는 라인이 빠지고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꽤 기구한 삶을 살아가는 정순왕후 송씨의 인생이 공감되어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작가 김별아님은 이런 공감과 감정적 교류를 철저히 배제하고 써나가고 싶었던 의도였지만, 한번쯤 회상이 아닌 1인칭시점에서 쓰인 소설을 읽어보고 싶었다.
자신의 의지로 살아갈수 없었던 한 여인. 정략적으로 이용당하고, 생이별을 하면서도 살아가야만 했던 한 여인. 여성으로서 조선시대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가, 한순간 걸인으로 떨어져야 했던 여인. 그럼에도 자신의 힘든 시절을 담담히 회상해가는 한 여인. 그 모습이 진정 강한 여성으로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 같은 여성으로 분노하기도 했다.
<미실>과 비교하면서 읽어본 결과 이 책의 중심은 "한"이었다. "한" 때문에 이 책이 가장 슬픈 이야기의 중심으로 빛나게 했지만, 그 "한" 때문에 <미실>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지 못한 것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영이별 영이별>을 통해 정순왕후를 만났고, 다시 정순왕후 송씨의 인생에 관심갖게 되었다. 왕 중심의 조선시대 역사에서 이제 여성, 왕비의 삶이 하나씩 재조명되고 있는 현상에 같은 여성으로 꽤 지지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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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아 작가의 글은 '불의 꽃'이라는 책으로 처음 읽었다. 팩션소설을 쓰는 작가이고 남들은 '미실'이라는 책으로 더 유명하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불의 꽃'이 처음이었고 그 책을 읽는 느낌은 꽤 괜찮았다. '그냥 일반적인 사랑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역사와 버무려지니 이런 감성으로 읽히기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그 작가의 또 다른 이야기. 그 책과는 다르게 왕실에서 있었던 그것도 왕비라는 입장에 있었던 정순왕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때 당시의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풀어내고 있다. 제목부터 아련함을 담뿍 담았다. 누가 봐도 사랑이야기임을 알 수 있는 제목.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그때 당시의 모든 사회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정치적 사건이 들어있다. 피 튀기는 왕권 다툼이 포함되어 있고 서로 죽고 죽이는 또한 싸우고 의심하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사실 나는 그렇게 역사를 잘 아는 편이 아니다. 고등학교때 담임이 국사선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성적은 올라갈 줄 몰랐고 분명 책마다 필기는 잘해두고 외우라는 건 외웠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나 시험에 나오는건 그리도 틀릴수가 있는지. 아마도 나의 외우는 방식이 잘못 되었거나 머리가 나쁘거나 둘중 하나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가 역사에 조금이라도 취미를 가질 잇었던 데는 팩션소설의 몫이 크다. 소설을 워낙 좋아하니 팩션소설을 읽으며 그때 당시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또 그때 상황은 어떠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소설이라고는 하나 역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골격은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는 법이다.
누구라도 알고 있는 조선시대 왕조 목록을 외우다 보면 태정태세문단세~ 중에서 [단] 에 해당하는 인물을 이 책에서 만날수 있다. 그렇게 유명했던 세종 대왕 다음 다음. 세종대왕의 아들인 문종 그리고 그 아들인 단종. 그렇지만 단종은 그렇게 나라를 잘 다스리지도 못했고 오히려 수양대군의 반란안에 스스로 왕위를 내어 놓고 물러나야만 했다. 명목상으로는 자신이 상왕이 되고 자신의 삼촌인 수양대군을 현왕으로 물려주는 것인데 그때 당시에 단종은 아주 어린 아이도 아니었고 이제 무언가 해보려는 나이였을텐데 권력을 잡으려고 자신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하나하나 잡아서 죽여가는 자신의 삼촌인 수양대군의 악랄함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또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왕권을 내어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착했던 마음을 수양대군은 이용했던 것일까. 그렇지만 그렇게 물려주고 뒤로 가 조용히 있었던 그를 수양대군은 믿지 못했던 것일까. 결국은 멀리 유배를 보내고 만다. 그것도 홀홀단신으로 혼자. 혼자 남겨진 정순왕후는 남편인 단종에 대한 그리움에 목이 메이고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여 살림조차도 어려워져서 먹고 살 궁리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른다. 그저 일반적인 평민이었던 그녀가 정순왕후라는 지위에 오르기까지 사실 그 뒤에는 수양대군의 검은 마음이 숨어있다. 혼인을 시켜 단종을 자기 마음대로 부리고자 했던 것. 그 계획에 이용당하고 만 그녀지만 진심으로 단종을 사랑했다. 그를 가여워햇다. 맘껏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지도 못하고 한창 자신의 뜻을 펼칠 나이에 물러나게 된 그를 정말 불쌍하게 여겼다. 그렇게 물러나서 둘이서 평범한 사람들처럼 사랑하며 살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결국 혼자 남은 그녀는 오롯이 그 많은 시간동안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했던 그를 그리워하며 수양대군이 권력을 잡아가는 것을 보며 또 그들의 세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직접 보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사실 그녀가 자진해서 죽기를 바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렇게 내내 살아낸 그녀에게 나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책 중에 '살아 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 있다. 살아 남았기 때문에 느끼는 슬픔. 죽으면 아무도 느낄수 없는 그 슬픔은 단지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견디고 인내해야 하는 것이다. 죽는것은 어렵다. 그러나 산다는것은 아니 살아남는다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어렵다. 그보다 몇백만배의 고통과 슬픔을 감내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죽은 자와 살아남은자의 차이일것이다. 죽었다면 그녀도 아마 그냥 편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직접 그 모든 고난을 겼었고 슬픔을 느꼈고 고통을 참아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으로 인해서 자신에게 주어지는 사람들의 사랑을 느낄수가 있었고 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만인의 어머니라는 것을 직접 느끼는 기쁨도 가질수 있었을 것이다.
" 칼이 내장을 파고들때까지 미처 아픔을 느끼지 못한 둔감한 몸뚱이가. 비수가 쑥 빠져나갈때에야 고꾸러져 무너지듯". (258페이지 인용) 이런식으로 군데군데 보이는 작가 특유의 가슴 저릿한 표현들이 뒤로 갈수록 더욱 절절해져 그저 혼자 읖조리듯이 아니면 그녀가 사랑했던 그에게 말하듯이 조곤조곤 내뱉는 이야기가 결국은 눈물짓게 만드는 이야기. 49라는 숫자부터 거꾸로 카운트 다운하듯이 하나씩 줄어드는 숫자는 아마도 그녀가 죽은 후 시작되는 이 이야기가 마지막 0이 되면서 흔히 말하는 죽은 후 49일이 지나면 그 영혼이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을까 하고 마지막 장을 덮는다. "영영이별영이별". 이제 그녀는 행복해졌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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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 가계도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역사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인물 관계를 이해하며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품은 열다섯 살에 왕비가 되었지만 단종의 죽음 이후 모든 것을 잃고 긴 세월을 홀로 살아가야 했던 정순왕후의 삶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권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도 끝내 살아내야 했던 한 인간의 고독과 그리움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역사 속 인물이 아닌 한 사람의 아내이자 여성,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정순왕후를 만나볼 수 있었다는 점이 큰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역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뿐 아니라, 조선 시대 인물들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만나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