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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원 평론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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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원 평론 선집>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950년대 시인에서부터 당대의 시인들까지를 포괄하는 시선이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현대시와 공감의 문제> 였다. 가장 젊은 시인들에 대한 글이어서이기도 했지만, 현재의 한국 시, 한국 문학과 소통, 공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고 있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글은 현대시가 점차 난해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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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숭원 평론 선집>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950년대 시인에서부터 당대의 시인들까지를 포괄하는 시선이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현대시와 공감의 문제> 였다. 가장 젊은 시인들에 대한 글이어서이기도 했지만, 현재의 한국 시, 한국 문학과 소통, 공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고 있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글은 현대시가 점차 난해해지고 모호해지는 것에 대한 의미 있는 지적으로 시작한다.

 

 "현재 문예지에 발표되는 시 작품을 보면 한 번 읽어서 쉽게 이해되지 않는 난해한 작품들이 상당히 많다. 고급 독자들이 선호하는 문학 계간지의 경우는 난해성의 수준과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현대시의 난해성이 거론될 때마다 소통과 공감의 문제가 제기된다. 그러면 독자와 소통하고 독자에게 공감을 주는 것이 시인의 의무이거나 시가 지켜야 할 기본 사항이라도 되는 것일까? 이 문제는 간단히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시의 원초적 형태와 통시적 전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123p)

 

 첫 지적부터 공감을 얻으며 시작하는 이 글은 곧 시의 장르적, 양식적 측면과 발전 과정을 밝히는 쪽으로 나아간다. <공무도하가>에서의 감정 표출이 곧 시이며, 백수 광부의 아내가 부른 노래(감정의 재현)가 시의 원초적 형태라는 것이다. <청산별곡>역시 마찬가지다. 서정 양식인 시는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표출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감정의 표출이란 듣는 이에게 전달되려는 목적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점차 감정의 토로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삼고 듣는 이를 배려하지 않는 말하기가 현대시의 언어를 지배하고 있다. 이숭원 교수는 "시의 언어와 표현이 소통이나 공감을 완전히 배재하는 것은 아니"(130p)라고 말한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기에 내용을 함께 올려 본다.

 

 

  이숭원은 2006년에 발간된 평론집 <감성의 파문>에서 "죽음을 무릎쓰고 꽃을 따는 존재는, 미인을 위해 절벽에 기어올라 꽃을 따서 바치는 저 신라 향가 <헌화가>의 주인공, 견우노옹의 후예들이다. 사람의 마성에 휘감긴 존재들, 생의 매혹에 도취되어 죽음마저 잊어버린 페드라와 히폴리투스의 후예들, 악기 하나를 방패 삼아 잃어버린 짝을 찾아 저승 끝판으로 여행했던 오르페우스의 후예들, 다름 아닌 시인이며 예술가들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는 시인과 예술가에 대한 평론가의 지울 수 없는 애정이 짙게 깔려 있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시를 평하고 읽으니, 따듯한 시선과 깊이 있는 관심이 저절로 따라 붙는것 같다.

 

  같은 글에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찾아 읽는 시인인 김민정 시인의 시가 나왔다. 젊은 시가 소통하는 예로 김민정의 시를 들고 해설하였는데, 이 부분 역시 젊은 시에 대한 기대와 믿음, 애정이 느껴지는 지점이었다. 

 

 

 

 

 

좋은 평론은 가르치려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평론들을 읽어 보면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거나 알 수 없는 이론을 앞세워 젠체하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지식의 나열과 자랑을 굳이 문학 평론에서 보고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결국 문학 평론의 기본은 작품의 이해와 감상인데, 오히려 평론이 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시를 독자로부터 떨어트려 놓는다면 그것만한 자기 모순이 어디 있겠는가.

 

이숭원 교수의 평론들은 기본적으로 시인과 시에 대한 믿음과 따듯한 시선으로 시작하는 것이 반가웠다. 우리 문학과 시를 이해하는 데에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 같다.

 

p*******e 2015.07.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