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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조동일은 '문학연구의 이정표를 세운 사람'(이진명)이라는 상찬을 들을 정도의 훌륭한 비평가이다. 좋은 기회로 조동일의 평론이 선별되어 수록된 평론선집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한국문학이란 무엇인가, 한국문학을 하는 문학가는 어떤 생각과 자세를 지녀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목차를 보면' 전통의 퇴화와 계승의 방향', '민요와 현대시', '한국문학과 세계문학', '한국문학과 동아시아문학' 등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조동일 평론가의 '한국문학' 에 대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인상깊었던 부분은 '한류'를 심층적으로 고찰한 '세계에 공헌하는 한류 학문' 이라는 챕터였다. 한때 선풍적이었던 한류에 대해 분석하고 발전 방향과 전망을 제시하는 글이었다. 인상적이었던 몇 부분을 발췌해 옮겨 본다.
"한류가 일본이나 아시아 각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휩쓸다시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이 관해서 다섯 가지 견해가 있다. (가) 한류는 국력 신장의 결과이다. (나) 정부가 적극 지해 한류로 형성되었다. (다) 기획하고 연기하는 분들의 특별한 재능과 노력이 한류를 이루었다. (라) 한류 공연에서 보여주는 삶의 모습은 특별한 매력이 있어 널리 환영받는다. (마) 공연 예술의 전통이 원류로 작용해 한류가 생겨났다."(170p)
조동일은 한류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를 제시하면서 하나하나 견해를 반박하거나 논증한다. "(가)는 타당성이 거의 없다.(...) (나)는 한류가 일어난 이유를 일본에서 설명하면서 앞세우는 논리이다.(...) (다)는 어느 정도 타당한 견해이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으로 대세를 바꿀 수는 없다. (라)는 타당하지만 근본을 이루는 공통된 특징을 찾고, 어떤 이유에서 생겼는지 밝혀야 논의가 심화된다. (마) 근본을 찾아 나서서, 지난 시기 한국 공연 예술이 원류로 작용해 한류를 이루는 오늘날의 공연이 형성되었다고 하는 것은 커다란 진전이다"
또한 조동일은 문화에서 한류 현상이 일어났듯이 "한류 학문도 있어야 한다"(183p)면서, 한류 학문에 대해 "한류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으로 정의했다. 한류평론은 시사평론 수준의 산만한 논의가 아닌 "깊은 근거와 높은 통찰을 갖춘 공연학"이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특유의 공연인 "신명풀이"를 통해 한류 공연의 가능성을 고찰했다. 전체적으로 한국문학의 현재와 그 나아갈 방향에 관심있는 사람이 읽어보면 크게 도움이 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