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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 없는 육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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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 없는 육체, 김곡교유서가.“오늘날 뱃살보다 긴급한 존재론적 문제는 없다.”무심코 웃음이 터졌지만, 동시에 묘한 무게가 마음을 짓누른다.우리는 매일 몸을 바라보고,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을 즐기며 살아간다.하지만 다시, 더 깊이 생각해 보자.‘몸’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 몸은 ‘누구’인지.내가 내 몸과 얼마나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다시 바라보자..나만의 꿀이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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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 없는 육체, 김곡

교유서가

.

“오늘날 뱃살보다 긴급한 존재론적 문제는 없다.”


무심코 웃음이 터졌지만, 동시에 묘한 무게가 마음을 짓누른다.


우리는 매일 몸을 바라보고,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을 즐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다시, 더 깊이 생각해 보자.


‘몸’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 몸은 ‘누구’인지.


내가 내 몸과 얼마나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다시 바라보자.

.

나만의 꿀이란 없다.

꿀피부는 다 똑같은 꿀피부고, 꿀벅지는 다 똑같은 꿀벅지다.

성형 사회에서 꿀이 유행할수록 진행되는 것은 자아의 개성이 아닌 자아의 획일화다.

다 똑같은 육체, 다 똑같은 얼굴이다. (53~54쪽, 꿀벅지의 복수 中)


무척 날카롭고, 도발적이다.

평소 우리가 개성 있는 몸이나 특별한 아름다움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모두 같은 틀 안에서 만들어진 획일적 기준이었음을 아주 단번에 드러낸다.

우리는 자신만의 매력을 찾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회가 정해놓은 이상을 좇으며 오히려 서로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다.


‘나만의 꿀이란 없다’라는 말이 머릿속에 완전히 박혀버렸다.

외모와 자기관리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게 만드는, 일종의 경고처럼 느껴진다.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압박하면서,

결국 우리는 모두 같은 틀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깨달음. 씁쓸하면서도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

인터넷은 두뇌를 언제든지 리셋할 수 있고, 아무 몸에나 떼고 붙일 수 있는 USB처럼 만들어버린다.

그만큼 타인의 생각과 욕망은 저항 없이 복제되고 다운로드되며 개인은 누구로든 변신하겠으나,

정작 고정된 ‘나’란 없다. (127쪽, 뿌리뽑힌 두뇌 中)


우리의 ‘나’는 인터넷 속에서 사라져 버린다는 이 말이 너무나 따갑다.

남의 생각을 쉽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그것을 나 자신인 양 보여주는,

흔적 없이 사라지는 ‘나’의 모습을 상상했다.

.

다이어트, 운동, 건강 관리는 분명 좋은 일이지만,

그 ‘좋음’ 뒤에 숨겨진 문제.

이 행위가 ‘몸을 가꾸겠다’라는 목적에서 벗어나,

사회와 미디어가 정해둔 기준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평가하고, 비교하고, 통제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


웃음과 충격, 공감과 뜨끔함이 뒤섞인 채,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내 몸과 마음이 느끼는 그대로를 먼저 받아들이자.

.

#모양없는육체 #김곡 #교유서가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h****0 2026.04.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말랑말랑하다말랑말랑한, 『모양 없는 육체』
"말랑말랑하다말랑말랑한, 『모양 없는 육체』" 내용보기
이 책은 '타자의 체내화'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현대 사회가 '타자의 체내화' 경향에 빠져있다고 비판하며 이는 타자를 외부가 아닌 내면으로, 자신의 몸으로 끌어당겨 바라본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나르시시즘과 이어지는 타자의 소멸 현상을 육체의 문제로 해석하는 책이다. 모두 몸의 타자감각의 퇴화가 초래한 타자 인지장애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세기는 어땠을까, 저자는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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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타자의 체내화'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현대 사회가 '타자의 체내화' 경향에 빠져있다고 비판하며 이는 타자를 외부가 아닌 내면으로, 자신의 몸으로 끌어당겨 바라본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나르시시즘과 이어지는 타자의 소멸 현상을 육체의 문제로 해석하는 책이다. 모두 몸의 타자감각의 퇴화가 초래한 타자 인지장애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세기는 어땠을까, 저자는 10개의 목차를 거쳐 몇개의 단어들로 지난 세기와 현대 사회를 비교한다. 

지난세기

현대

solidity

liquidity

접촉

관망

단단

물렁

공감

전이(대행)

지속성

순간(순간의 연쇄)

강박증

편집증

지난 세기 내면을 지키는 역할을 했던 육체는 물렁해졌고 단단함의 패러다임은 무너져 더이상 육체는 도구가 아닌 나 자신의 동의어가 되었다. 지난 세기는 부딪히며 저항하며 사회를 인식했지만, 지금은 더이상 투쟁할 외부가 없다. 우리는 물렁한 몸이 되어 끝없는 자기변형을 통해서만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다. 내면의 상실은 겉과 속이 동일한 인간을 낳는다. 그것이 미덕이 된다. 최근 몇년간 SNS를 중심으로 '사과가 되지말고 도마도가 되어라'라는 속담이 크게 유행했는데(필자는 이것이 소품샵에 토마토 대유행을 가져왔다고 믿는다), 이 또한 외면=내면, 현사회의 극단화 되는 노출문화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육체를 찬미하는 동시에 경멸하고 학대한다.


저자 김곡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 모든 사회현상들이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하나의 동근원(同根源)적인 현상으로 귀결된다고 지적한다. 즉 오늘날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육체를 살고 있다는 것이며, 그로 인해서 과거엔 지배적이지 않았던 사회현상들과 심리적 상태(우울증ㆍ과대망상증ㆍ무차별적 폭력성)가 대중화되었다는 것이다. “다이어트가 성행할수록 스토킹이 유행하고, 딥페이크가 흥행할수록 가스라이팅이 유행한다”는 김곡의 귀결이 급진적일 순 있어도, 결코 비논리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다.

출판사 책소개

헬스와 성형수술, 포르노와 딥페이크, 스토킹과 가스라이팅 모두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들이다. 첨부된 패러다임 표의 마지막에는 강박증에서 편집증으로의 이동이 나와있다. 저자는 이를 BDD(Body Dysmorphic Disorder, 신체이형장애)의 창궐로 설명한다. 저자는 이를 외모강박증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잘못된 번역이라 말하며, 강박증은 단단함의 패러다임으로 구분한다. 저자는 BDD를 "자기 감각을 스스로 왜곡하는 신체편집증에 기반한다. 멀쩡한 몸인데도 거울 속엔 뚱뚱하거나 괴물처럼 일그러진 자신이 비치고 (중략) BDD환자는 자신의 몸이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라고 설명한다. 

2026년 1월 시작된 KBS 개그콘서트의 코너 중 '거울 남녀'는 이러한 현상이 잘 담겨있다. 거울을 보는 여성(황혜선 분)은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보고 불평하며, 거울 속 여성(이수경 분)은 인물의 낮은 자존감을 연기한다. 저자는 (BDD환자들은) "이미 얼마든지 변형될 물렁한 육체를 전제하고 있고, 그만큼 그의 몸은 끊임없이 모양을 갈아타야 하는 순간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잠깐의 머무름조차 장애나 기형으로 인지되며 (중략) 견딜 수 없이 혐오스럽게 갈아타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게, BDD는 순간병이다.","단단한 정체성보다는 인스턴트 정체성이 더 찬미되는 시대가 아니라면 결코 대중화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사회를 인스턴트 사회로 시작해 성형사회, 비접촉사회로 명명한다. 또한 변신 노동으로 대표되는 플랫폼 노동과 감정 노동 그리고 사회의 무한한 변형만을 추구하는 보톡스 민주주의, 정체성 외교, AI로 대표되는 두뇌 주권성 포기 등 다양한 분야를 동근원을 통해 폭넓게 다룬다. 



그렇다면 이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중요한 건 타자와의 접촉이자 관계 회복이다. 스마트폰 넘어 침을 튀기며 마주해야 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접촉성과 공공성에 대한 둔감화가 함께 초래되며, 이는 날이갈수록 강화되어 가는 ‘공동체 인지감수성’의 둔화경향과 결코 무관치 않아 보인다”라고 일갈했다. 결국 현대 사회의 문제는 ‘몸의 부재’가 아니라 접촉과 두려움을 잊어버린 몸의 감각에 있으며, 인간은 다시 자신이 몸에 ‘얹혀 사는 존재’임을 자각하고 타자와의 실제적 접촉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출처 : 교수신문(https://www.kyosu.net)


우리는 연대하고 다시 접촉하고 타자가 되어야한다. 

지난 세기가 지금보다 '더 나은' 시대였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단지 물렁물렁해진 우리의 몸과 마음이, 꿀에 빠져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w*****3 2026.04.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오늘날 뱃살보다 긴급한 존재론적 문제는 없다."
""오늘날 뱃살보다 긴급한 존재론적 문제는 없다."" 내용보기
어떤 모습으로든 갈아탈 수 있다고 믿어지는 세계에서, 주류가 아닌 몸은 어떻게 인식될까요? 더 나아가, 자본만 있다면 어떤 모습이든 취할 수 있는 조건 속에서 ‘다르게 남아 있기를 선택한 몸’은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요.우리가 세계와 직접 맞닿을 수 있게 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 몸이라는 사실은, 세련되지 않은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유효한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구성
""오늘날 뱃살보다 긴급한 존재론적 문제는 없다."" 내용보기

어떤 모습으로든 갈아탈 수 있다고 믿어지는 세계에서, 주류가 아닌 몸은 어떻게 인식될까요? 더 나아가, 자본만 있다면 어떤 모습이든 취할 수 있는 조건 속에서 ‘다르게 남아 있기를 선택한 몸’은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세계와 직접 맞닿을 수 있게 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 몸이라는 사실은, 세련되지 않은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유효한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를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알 수 없게 되어가는 지금, 몸에 관한 이야기를 더 이상 미루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몸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 몸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살아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x*****8 2026.03.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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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곡 작가 <모양없는 육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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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곡 작가 <모양 없는 육체> 📎모든 사회문제의 중심엔 ‘몸’이 있다.현대 사회에서는 ‘타자(밖의 적)’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자기 몸’이 대신하면서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하고 공격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과거에는 싸워야 할 대상이 전쟁, 사회, 타인처럼 외부에 존재했다면, 지금은 몸, 외모, 능력과 같은 ‘나 자신’이 그 대상이 되었다.그리고 이 통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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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곡 작가 <모양 없는 육체> 


📎모든 사회문제의 중심엔 ‘몸’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타자(밖의 적)’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자기 몸’이 대신하면서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하고 공격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싸워야 할 대상이 전쟁, 사회, 타인처럼 외부에 존재했다면, 

지금은 몸, 외모, 능력과 같은 ‘나 자신’이 그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 통제가 무너지거나 왜곡될 때, 그 공격성은 다시 타인을 향해 드러나기도 한다.


책에서는 몸을 대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운동조차 과정이 아닌 결과 중심으로 소비되고, 

몸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이미지’처럼 여겨진다.


다이어트 중독, 헬스 집착, SNS 자기 과시, 성형과 같은 현상뿐 아니라 스토킹, 가스라이팅, 묻지마 범죄까지도 각각 따로 존재하는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관리하고 통제해야 하는 구조’에서 비롯된 흐름이다.

결국 몸 자체가 하나의 전쟁터가 된 셈이다.


또한 우리는 외부의 강한 통제 없이도 스스로를 끊임없이 관리하고 비교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성은 점점 사라지고, 비슷한 기준에 맞춘 모습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흐름은 노동과 사회로도 확장된다.

필요할 때만 일하고 관계가 단절되는 구조 속에서 개인은 지속적인 존재라기보다 순간적으로 기능하는 존재처럼 취급된다.


우리는 지금 ‘살아가는 몸’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보여주기 위한 몸’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 이 책은 단순히 ‘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전반을 몸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낸다.

다만 내용이 다소 난해해 한 번 읽어서는 작가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모양 없는 육체을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더 ‘몸’에 지배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이어트, 운동, 외모 관리 같은 것들이 단순한 자기관리가 아니라, 

나 자신을 끊임없이 통제하고 비교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현 시대의 다양한 사회 현상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스스로와 싸우는 시대.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지만, 

그 과정이 때로는 나를 지치게 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몸이 아니라, 

조금 더 나답게 살아가는 몸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다.


📑 <모양없는 육체, 본문>


“이 시대의 육체는 운명적으로 나르시시스트다. 

이번 세기, 우리는 바꿀 것이 몸밖에 없어서 성형하고 다이어트한다.”


📑 <모양없는 육체, 본문>


“사랑은 저항을 더부사는 기술이다. 사랑은 영원히 촉각적이다.”


[출판사에서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b******4 2026.03.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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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 없는 육체》 보이는 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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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지난 세기,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단단한 육체는 빛을 반사하므로 겉은 드러내고 속은 감춘다. 반면 이번 세기, 보이는 게 전부다. 꿀의 매끄러움이 빛마저 매끄럽게 투과시켜 감출 내부를 없앤다. 이 모든 것을 특정 상품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그게 아니더라도 내면과 외면을 일치시키는 기술들이 도처에 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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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난 세기,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단단한 육체는 빛을 반사하므로 겉은 드러내고 속은 감춘다. 반면 이번 세기, 보이는 게 전부다. 꿀의 매끄러움이 빛마저 매끄럽게 투과시켜 감출 내부를 없앤다. 이 모든 것을 특정 상품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그게 아니더라도 내면과 외면을 일치시키는 기술들이 도처에 널렸다. 특히 인터넷은 모든 사적인 내밀함을 파괴한다. 거기선 먹고 자고 노는 것까지 모두 노출의 대상이 된다. 육체에 대해선 더하다.               p.52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 있는 거라고, 외모 보다는 성격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름다운 외모야말로 삶의 중요한 덕목이자 재능이기도 하다는 걸 말이다. 예쁜 사람이 더 많은 애정과 배려를 받고, 예쁜 외모가 면접이나 승진에서도 유리하며, 같은 상황이라도 양보를 받는 건 대체로 더 아름다운 사람이다. 덕분에 우리는 정상체중의 사람도 체중강박증에 시달리게 되는 외모강박시대, 외모불안시대에 살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현대사회에서 육체란 무엇이며, 몸이라는 영역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관종의 시대>, <과잉존재>에서 현대사회의 나르시시즘을 해부했고, <가족계획>, <보이스> 등의 작품을 연출한 영화감독이기도 한 저자는 몸의 변천과 사회 변화는 결코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다이어트 중독, 건강 염려증, 딥페이크 범죄,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 가스라이팅 등 이 시대를 지배하는 사회현상들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하나의 동근원적인 현상으로 귀결된다고 지적한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육체를 살고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가 성행할수록 스토킹이 유행하고, 딥페이크가 흥행할수록 가스라이팅이 유행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어조가 다소 과격하긴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가 과거와는 다른 육체를 살고 있다는 그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밖 없을 것이다. 모두가 자기 몸을 사랑하자고 외치지만, 정작 진정한 몸이란 누구인지를 망각해가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날 뷰티는 대중예술이다. 단, 그것은 나르시시즘의 예술이다. 이제 몸을 가진 누구나가 근육과 지방을 깎아내는 예술가가 되고, 몸 각자는 걸어다니는 예술작품이 되어 가지만 거기엔 온통 나, 나, 나뿐이다. 심지어 몸이 나다. 나르시시즘의 미학이 불러온 결과는 끔찍하다. 그것은 몸으로부터 저항성을 없앤다. 몸은 저항 없는 재료가 되어 개인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사유물이 되어간다.               p.158


성형과 바디프로필이 요행하는 시대에는 더 많이, 더 빨리 변형되는 육체만이 살아남는다. 저자는 감옥과 고문기구 대신 러닝머신과 수술대에 스스로 올라가 지난 세기 몸밖에서 치르던 전쟁을 이제는 몸속에서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건강의 개념이 바뀌었다. 현대 미용의학과 다이어트법, 의상과 화장품 등의 목적은 몸을 조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헬스장과 수술대 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범죄의 양상도 달라졌다. 지난 세기의 범죄가 조직폭력과 무장강도 등 견고한 조직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세기를 지배하는 스토킹, 가스라이팅, 묻지마 테러, SNS 성착취 같은 범죄들은 편집증적, 점착적, 자기애적이다. 


지난 세기,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단단한 육체는 빛을 반사하므로 겉은 드러내고 속은 감춘다. 반면 이번 세기, 보이는 게 전부다. 꿀의 매끄러움이 빛마저 매끄럽게 투과시켜 감출 내부를 없앤다. 인터넷은 모든 사적인 내밀함을 파괴하고, 좋아요의 경쟁이 일어나며, 신체 다양성은 멸종된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중요치 않다. 한편에선 다이어트와 포토샵이 유행하며 모두가 아름다운 몸의 소유자가 되지만, 다른 한편에선 각종 중독증과 함께 데이트 폭력, 리모컨 놀이, 딥페이크 범죄와 같은 병리현상들이 발현하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몸에 대한 감각이 변하면 사회에 대한 감각도 변한다고. 몸이 퇴행하면 그만큼 사회도 퇴행한다고 말이다. 이 책에 수록된 10편의 이야기는 헬스중독, 스토킹, 가스라이팅, 딥페이크, 뇌과학 등을 과거와 현재를 비교·분석하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육체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분량이 많지 않아 단숨에 읽히지만, 굉장히 강렬한 사유를 들려줘 잔상이 길게 남는 책이었다. 


r*******n 2026.05.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