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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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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제목은 봉우리 이름이었다.   <이책은> 서평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데이비드 밴  ---발췌하다 David Vann 현대 미국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이비드 밴은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데뷔작인 『자살의 전설』(2008)로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의 주요 문학상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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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제목은 봉우리 이름이었다.

 

<이책은>

서평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데이비드 밴  ---발췌하다

David Vann 현대 미국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이비드 밴은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데뷔작인 『자살의 전설』(2008)로 미국, 영국, 프랑스, 스페인의 주요 문학상 12개를 수상하였다...현재 영국 워익 대학 문예창작과 교수이다.

1966년 알류산열도의 중앙 아다크(Adak) 섬에서 태어난 저자는 내륙에 가까운 알래스카의 케치칸(Ketchikan)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두 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캘리포니아로 이주했고, 이듬해 알래스카에 머물던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큰 충격과 맞닥뜨렸다. 부친의 죽음은 어린 데이비드 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이로 인한 감정적 혼란과 죄책감, 상실감 등이 신화적 공간을 연상케 하는 알래스카의 자연 속에서 켜켜이 쌓여 훗날 『자살의 전설』이라는 반자전적 소설로 승화되었다.

10년의 집필과 2년의 퇴고를 거친 『자살의 전설』은 좀처럼 출간되지 못했으나 그레 이스 팔리상 수상을 시작으로 프랑스 메디치상, 캘리포니아 북어워드 등 전 세계 12개 문학상을 수상했고, 20개 언어로 번역, 11개국에서 ‘올해의 책’에 40회나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
 

 

<책읽은 소감>

어릴때는 잘 모르지만 사춘기가 되면서부터 딸은 엄마를, 아들은 아버지와의 교감을 통해 사내로서의 많은 부분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대개는 무의식적인 답습을 했다가 자신이 아버지나 어머니가 되면서 그 답습된 무의식이 발현되지 싶다. 유년 시절부터 부자든 모녀든 교류가 덜했다면 답습할 기회는 그만큼 적을테고 따라서 기른 정이 중요하다 여기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한 집안의 문화나 정신이 동고동락하는 가운데서 자연스레 숙지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안겨준 자살이라는 트라우마를 얼마나 힘들게 이겨냈을지 전작에서 많은 생각을 했었드랬다. 이런 선입견 때문인지 '자살의 전설'에서 부자의 관계가 나쁘지는 않아도 서먹하면서 찰떡궁합인 관계는 아니었는데 여기선 3대가 출현하는데 데면데면한 관계를 그리고 있다. 할아버지라면 아들과는 사이가 소원해도 대개 손자 사랑은 넘치는 법인데 손자를 대하는 방식이 아들을 대하는 방식과 별반 차이가 없다.

 

'자살의 전설'은 서정적이었다. 세밀묘사임에도 끊긴다는 느낌이 없으면서 그 상황이 잘 그려졌다. 이 책에선 상세설명이 더욱 빛이 난다. 고트 마운틴을 향해 올라가는 지형을 설명하는데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딱이다. 아슬아슬하고 숨을 죽이면서 아찔한 그 지점을 잘못 지나면 그냥 추락사. 어쩜 표현을 그리도 잘 해내는지. 서정적인 수위는 전작보다 더 높아졌다. 질리지 않는 표현 묘사에 빠지듯이 끌려다녔다. 글은 서정적이지만 담백하다 못해 덤덤하다. 사내들 넷이 등장인물이고 여자는 없다. 엄마라는 단어와 아내라는 단어가 두어 번 나왔을뿐. 삭막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고트 마운틴에 사냥을 나선 할아버지, 아버지, 톰 아저씨, 나. 나는 열 한 살이다. 열 한 살인 소년이지만 한 두번 사냥에 동원된 게 아니다 보니 웬만한 건 눈으로 다 섭렵한 단계. 총도 다룰 줄 아는데 아버지가 총을 장착하고 보라고 한다. 밀렵꾼 둘이 보이고 총구로 보여지는 신기함은 신비함이다. 내 총과는 다른 총이라서도 그렇고 이런 무기를 사용했구나 경외심이 들면서 순간이지만 지진이 난듯 흔들리면서 귀는 멍하고 정신이 잠시 나갔다. 나도 몰래 방아쇠를 당겼고 밀렵꾼은 구멍이 뻥 뚫린 상태로 사살되었다. 내가 쏴서 사람이 죽었고 살인을 한 것이다.

 

이 황망한 상황에서 할아버지와는 다른 성격인-늘 바르게 살아온 사람이라고 톰 아저씨가 그랬고 아버지도 인정하셨다- 아버지가 인내심과 자제력을 상실했다. 할아버지는 네 아들이니까 불에 태워 죽이라 명령했고 톰 아저씨의 당황함도 도를 넘었다. 나만 상황분석이 잘 안되는 경지. 밀렵꾼은 나쁜 사람이기에 죽어마땅하지 않나 싶은데 어른들의 수근거림과 태도로 봐선 보통 일은 아닌 듯 싶다.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나. 그게 나도 이상했지만 별 느낌이 없었다. 타인의 감정에 반응하지 않는 자, 열 한 살의 소년은 사슴 사냥에 길들여졌고, 사람도 사슴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데 그는 밀렵꾼이니까.

 

아버지가 시체를 끌고 와 사슴 사냥후 말리는 갈고리에 매달아 놓는다. 늦은 밤 답답함에 잠이 깬 나는 할아버지가 나를 죽이려 하는 공포감을 맛본다. 할아버지를 향한 나의 맘 속 소리는 늘 괴물로 치부해왔다. 아버지와 대결해도 아직은 아버지를 이기는 늙은 괴물은 곰 같다고도 느끼고 포효하는 짐승 같다고도 여긴다. 자신을 죽일 수도 있었던 광기를 느낀 후론 총을 항상 휴대하고 잠자리도 숨다시피 옮긴다. 할아버지 입장서도 어린 손자가 괴물로 보일뿐이다.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도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음에 괘씸하고 기막히다. 오히려 아들인 손자의 아버지만 애면글면한다. 인생이 끝났음을 어른들은 감지하는데, 손자는 몰라서 죄책감도 모른다.

 

'제노사이드'를 읽으며 전쟁터에서 싸우는 병사는 평생을 트라우마로 지내는 반면 멀리서 명령만 내리는 대통령이나 상급자는 트라우마를 별로 겪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마찬가지로 내가 밀렵꾼을 한 방에 쏘아 고통없이 죽은 모습만 볼 때는 감정의 동요는 크지 않다는게 대통령이나 상급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전형적인 사이코 패스 기질이 있는 아이인가봐 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았었다. 그러나 기우였음을 알아가는 시간이 전개된다. 소년이 사슴 사냥에 처음으로 성공하는데 사슴이 단숨에 죽지 않고서 살기 위해 버둥거리고, 총으로 마지막 숨을 끊으려해도 사슴 밑에 깔린 총을 꺼낼 수 없고, 고통의 울부짖음과 비명이 밀렵꾼의 표정과 음성으로 오버랩되어 자신을 조여오는 상황 속에서 소년은 괴로운 공포와 참혹한 심경을 대면한다.

 

남자들 만의 사냥하는 세계를 그린 이 책은 묘사와 설명 그리고 비유가 전반적으로 차지한다. 현실이면서 극대화되어지는 이야기는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그게 또 맞는가 싶은 생각이 들고...사슴 사냥을 통해 사슴을 해부하는 과정까지 손수 하도록 총을 겨누며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할아버지는 폭군이었다. 자신이 잡은 사슴이니 자신이 처리해얀다며 그게 밀렵꾼이다 생각하라는 고통까지 가중시킨다. 할아버지가 무서워 어쩔 수 없이 사슴을 해부하면서도 어느 순간 평온을 찾는 마음이 천생 사냥꾼 기질이 있는가 싶기도 했다. 사슴을 실을 차를 가져온다며 어른들은 떠나고 당연히 돌아올거라 믿은 나는 차소리가 멀어지면서 자신을 버린 것을 알고 어둠 속에서 울부짖는다. 그러나 자신을 버린 그들에게 사슴을 전리품으로 가지고 가는 여정은 평생을 걷는 인생길 같이 묘사된다.

 

열 한 살 짜리가 살인하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마음에 경악을 했다. 미국내에서 툭하면 총기사고가 뉴스로 전해진다. 그때마다 총기규제를 해얀다...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다지만 게임중독으로 살인을 수도없이 한 사람은 현실에서도 감이 떨어져 살인을 하고도 죄책감을 덜 느낀다는 말을 들었다. 인간이라는 이유로 사냥을 통해 살생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 봐 온 소년. 소년의 입장선 밀렵꾼 한 명 죽인게 큰 대순가 싶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다. 이래서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저자는 다행하게도 사슴 사냥을 통해 소년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는다.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는지 인간다운 마음을 그나마 찾게 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살아남아 괴물이라 여기는 할아버지앞에 사슴뿔이 달린 머리만을 가지고 나타나는 끈질긴 집요함은...

 

살인과 사냥이 등장하니 글은 끔찍하고 차마 읽기 어려울 것 같은 선입견을 준다. 전혀 그렇지 않다. 산을 올라가는 비탈의 경사진 면의 묘사나 숲 속의 어지렇게 얽힌 수목하며...놀라움을 발견한다. 유려한 문체임에도 지루하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어쩜 이리도 글을 멋지게 쓰는지. 등장 인물 넷과 운나쁘게 죽은 밀렵꾼 시체도 한 몫을 단단히 한다. 시체의 생각이라고 해야나, 시체를 보며 연상되는 야기되는 이야기들도 나쁘지 않다. 등장하는 나무들 이름도 생소하지만 궁금증을 유발한다. 남자들의 세계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태생적으로 여자와 남자는 구조가 다르듯이 생각도 다르게 태어났으니까. 무뚝뚝한 3대가 있었어도 살인이라는 별일이 없었다면 잘 지냈을까... 

k******5 2015.07.05. 신고 공감 7 댓글 16
리뷰 총점 종이책
『고트 마운틴』야생의 공간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것들을 고찰하다.
"『고트 마운틴』야생의 공간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것들을 고찰하다." 내용보기
신문에서 데이비드 밴이라는 작가의 인터뷰를 접했다. 신문을 볼 때 문화면을 즐겨보는데 책에 관한 기사가 있으면 바쁜 아침에도 빼놓지 않고 읽게 된다. 모르는 작가라 그냥 넘어갈수 있었을텐데도 내가 좋아하는 조해진 작가가 보여 신문을 다시 추켜들었다. 그러곤 기사를 다 읽었다. 일단 데이비드 밴이라는 작가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 이혼후 엄마와 살게되어
"『고트 마운틴』야생의 공간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것들을 고찰하다." 내용보기

  신문에서 데이비드 밴이라는 작가의 인터뷰를 접했다. 신문을 볼 때 문화면을 즐겨보는데 책에 관한 기사가 있으면 바쁜 아침에도 빼놓지 않고 읽게 된다. 모르는 작가라 그냥 넘어갈수 있었을텐데도 내가 좋아하는 조해진 작가가 보여 신문을 다시 추켜들었다. 그러곤 기사를 다 읽었다. 일단 데이비드 밴이라는 작가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 이혼후 엄마와 살게되어 알래스카를 떠나자 자살한 아버지를 둔 작가였다. 아버지의 자살은 꽤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자살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삶을 살아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버지의 자살을 잘 극복했을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그의 글은 상당히 어두운 면이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의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데이비드 밴의 책은 내가 예상한 대로였다. 우울하고 어두웠다. 작가가 지금도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트라우마를 완전히 벗진 못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소설은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곳, 고트 마운틴이라는 곳에 사슴 사냥을 하기 위해 갔던 기억을 떠올리는 일이다. 소설 속 화자는 성년이 된 '나'고 열한 살의 기억을 더듬는다. 사슴 사냥은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친구인 톰 아저씨와 네 명이서 갔다. 해마다 여름이 지날 즈음 가을이 시작되는 때에 했던 자신들의 지역이었다. 이들은 며칠 간의 일정으로 이곳 고트 마운틴에서 캠핑을 하며 사슴 사냥을 하게 되었다. 사냥을 하던 중 소년은 밀렵꾼을 발견했다. 사슴에게 향할 라이플의 총부리를 밀렵꾼에게 향했다. 그리고 한 발을 쏘았다. 뒤이어 몇 발의 총성. 고작 열한 살의 소년일 뿐인데 사냥을 하기 위해 총을 사용했다. 그리고 밀렵꾼은 죽었다. 그의 시체를 찾기 위해 네 사람은 움직였고 할아버지는 소년을 죽이라고 아버지에게 말하고, 톰 아저씨는 보안관에게 연락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버지도 충격을 받았는지 소년을 떠밀었고 소년은 한참을 굴렀다.

 

  그런데 특이했던건 소년의 무심함 이었다. 사람을 죽여놓고 사람의 시체를 향한 차갑고도 무심한 시선이었다. 어쩌면 이럴 수가 있는가. 죽은 남자의 놀란 듯한 눈동자. 커다랗게 뻥 뚤린 가슴의 공동. 힘을 잃은 남자의 몸. 죽은 남자를 차에 싣고 캠핑장으로 왔고 아버지는 그 남자의 시체를 사슴 매달아놓듯 고리를 끼어 매달아 놓는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톰아저씨도 충격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때에 소년 만이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이다. 사슴의 죽음보다도 더 냉정한 시선이었다. 소년은 죽은 그 남자의 시체를 하나의 물체로 보는 것 같았다. 시체는 갈고리에 걸려졌고 오며 가며 시체를 바라보아야만 했다.  

 

 

 

나에게는, 오직 나에게는 너무도 매혹적인 그곳. 그건 아마 내가 너무 어려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 마음이 더욱더 커졌을지도.  (9페이지)

 

세상이 정말로 새로운 경우는 없다. 거의. 또한, 우리가 세상의 중심인 경우 역시 없다. 하지만 그 순간, 모든 것은 재편성된다. 살인을 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복종한다. (27페이지)

 

그렇게 걷고 있는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앞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희미하게나마 세상이 빛을 내고 있었다. 나는 내 안의 빛을 텅 빈 공간 속으로 끌어내어 군청색을 만들어냈다. 달빛 덕분이었다. 달빛은 여전히 산 뒤에 숨어 있으면서도 지평선 한쪽을 하얗게 물들여, 계곡 저 멀리 능선과 봉우리들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220페이지)

 

  앞서 책 속의 화자가 죽음에, 혹은 살인에 무심하다고 말했다. 이런 소설의 내용을 쓸수 밖에 없었던 것도 아버지의 죽음, 곧 아버지의 부재가 원인은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소설의 한 장이 시작될 때마다 성경 속 살인을 저지른 인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태초에 카인이 아벨을 죽였던 내용이었다. 책 속의 화자는 카인의 존재를 크게 생각하고 있었다. '과거의 길목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존재가 카인이 아니던가.'(59페이지) 라고도 했다. 또한 골리앗과 다윗의 이야기도 했다. 다윗이 골리앗을 향한 살상행위가 신을 증명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끊임없이 죽음과 살인행위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었다. 더불어 성경의 이야기도. 성경 속 예수에 대하여 말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 하나는 죽은 남자의 시체를 왜 파묻지 않느냐는 거였다. 시체는 썩어갈테고 오며 가며 봐야하는데 왜 시체를 그대로 매달아 놓는건지. 그들은 그처럼 시체를 바라보며 자신의 죄를 물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죄를 바로 바라보아야 하는 고행을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가 드디어 사슴을 잡았다. 아직 죽지 못한 사슴을 죽이고 죽은 사슴의 배를 갈랐다. 내장을 꺼낸뒤 사슴을 끌고 소년을 놔두고 차를 타고 가버린 아버지와 할아버지, 톰아저씨가 있는 캠프를 향해 걸어갔다. 마치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걸었듯 소년도 죽음 사슴을 등에 지고 한 손으로는 라이플을 들고 걷고 또 걸었다. 예수처럼 고행의 길을 걸었다. 고통의 방식이며 인간 삶의 형식인 십자가를 등에 지고 걷듯 그는 사슴을 등에 지고 걸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 온 세상이 적막으로 둘러 싸인 곳을 그렇게 걸었다. 캠프로 향하는 길은 고통을 동반한 고행의 길이었다.

 

  아마 작가가 아버지에게 바치는 고행의 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자꾸만 우울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읽어야 했기에 책을 읽는 일이 쉽지 않았다. 작가가 느끼는 것. 소설 속 화자가 느끼는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 왔기 때문이었다. 이제 작가는 마음의 짐을 조금은 내려놓았을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5.07.02. 신고 공감 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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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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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릴 수만 있다면 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다. 열한 살 소년의 올 가을 사슴사냥은 그 이전과 확실히 다른 시작을 알린다. 매년 다니는 사슴사냥이지만 올 해는 처음으로 진짜 사슴사냥을 할 수 있게 총을 받았다. 소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인 톰 아저씨와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 그들이 함께 한 시간은 특별하다. 그 무엇도 그들 사이에 끼어들 수 없고 자신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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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릴 수만 있다면 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다. 열한 살 소년의 올 가을 사슴사냥은 그 이전과 확실히 다른 시작을 알린다. 매년 다니는 사슴사냥이지만 올 해는 처음으로 진짜 사슴사냥을 할 수 있게 총을 받았다.


소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인 톰 아저씨와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 그들이 함께 한 시간은 특별하다. 그 무엇도 그들 사이에 끼어들 수 없고 자신이 그 세계에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소년.. 허나 그들에게 허락한 사냥터가 누군가에 의해 훼손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냥터에서 낯선 이방인을 내보내고 싶다. 황갈색 구렛나룻를 갖고 있는 낯선 이방인과 눈이 마주쳤다고 믿는 소년은 총을 발사한다. 이 엄청난 사건은 그들 모두를 이전과는 다른 세상 속에 놓이게 만든다.


소년이 쏜 총에 맞은 남자가 죽는다. 밀렵꾼이란 이유로 총을 쏜 소년은 죄의식이 없다. 소년을 바라보는 세 남자는 각기 다른 생각으로 절망감을 느낀다. 사냥을 포기하고 당장이라도 경찰서로 향하고 싶은 톰 아저씨, 자신의 아들이기에 미치도록 죽이고 싶지만 어쩌지 못하는 아버지, 그런 아들과 손자를 보며 절망하는 늙은 할아버지...


책의 내용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허나 그 속에 철학적인 문제를 계속해서 끄집어내서 생각의 꼬리를 이어가게 만든다. 한 사람을 죽인 것으로 이전과 다르게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믿는 열한 살 소년을 보며 어른들이 느끼는 상처, 고통, 절망감 등의 감정을 다룬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끊임없이 과거와 현재, 태초의 인간, 카인과 아벨, 인간과 짐승, 예수 등의 물음을 통해 인간이 가진 연약함, 인간이란 존재, 내면의 잠재되어 있는 모습을 자꾸만 들여다보게 이끈다는 것이 즐겁다.


진짜 사슴사냥에 성공한 소년... 소년이 총을 쏜 사슴은 온전히 소년 혼자 해결해야 한다. 그 누구도 소년을 도와주어서는 안 된다. 강한 자식, 손자로 키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행동이 아닌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생명이 가진 것에 대한 존중, 짐승처럼 다루어서는 안 되는 인간에 대한 생각... 소년을 두고 떠나는 세 남자의 모습, 살기 위해서 그들을 찾아야만 하는 소년의 치열한 혈투는 삶에 가치를 들여다 보게 한다.


별들은 아련하고 너무 멀어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각각 하나하나가 수십억의 별들이 모여야 빛의 흔적을 만들 수 있다. 할아버지의 기원도 다르지 않다. 닿을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곳. 그곳은 죽은 사내의 근원이자 동시에 나 자신의 근원이다. 의미가 완전히 제거된 곳.                 -p81-


부드럽고 여린 사탕소나무 아래 축하라도 하듯 갓 열린 솔방울을 높이 쳐든 할아버지, 산들바람과 오후의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비쳐들고, 발밑에는 솔방울이 널려 있다. 내가 본 가장 행복해하는 모습이자, 할아버지에게도 선하고 부드러운 면이 있음을 보여주는 유일한 장면이며, 그에게 영혼이 임하는 유일한 순간이었다.    -p155-


어떻게 해도 공정해질 수 없는 것. 바로 우리 자신의 비극적인 죽음이다. 죽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받아들일 수 없는 그 무엇이다.      -p184-


심오한 주제를 계속해서 끄집어내는 이야기가 흥미롭지만 여성, 엄마란 존재가 가까이 있었다면 소년의 모습이 조금은 다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살짝 든다. 집을 떠난 어머니와 돌아가신 할머니... 보듬고 감싸주어야 할 엄마란 존재를 가까이 느껴본 적이 별로 없는 소년이 남성들만의 세계... 그것도 사냥을 즐기며 강한 남성상을 보여주는 어른들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 그를 조금은 심장이 차가운 소년으로 성장한 것은 아닌지 잠시 생각해 본다.


계속해서 꼬리를 무는 생각들로 인해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책이지만 내용만 볼 때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1978년 북부 캘리포니아가 가진 모습을 상상하며 열한 살 소년과 세 남자의 숨 막히는 내면 전쟁...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는 세계의 냉혹함이 흥미롭게 담겨져 있어 재밌다.

q******5 2015.06.17.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가슴이 뻥 뚫린 사내'를 곁에 두고 건져올린 생각들.
"'가슴이 뻥 뚫린 사내'를 곁에 두고 건져올린 생각들." 내용보기
'가슴이 뻥 뚫린 사내'를 곁에 두고 건져올린 생각들.     우리는 태어났다, 이 세상에. 무언가 죽이기 위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죽이기 위해 이 세상에 나왔다. 의심의 여지없는 진리, 바로 가족의 법칙이자 세상의 법칙이다.> (184쪽)   소설 속의 주인공인 ‘나’가 사슴을 잡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이 말 가운데 가족의 법칙이라는 말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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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뚫린 사내'를 곁에 두고 건져올린 생각들.

 

 

우리는 태어났다, 이 세상에. 무언가 죽이기 위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죽이기 위해 이 세상에 나왔다. 의심의 여지없는 진리, 바로 가족의 법칙이자 세상의 법칙이다.> (184)

 

소설 속의 주인공인 가 사슴을 잡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는 가운데 나온 말이다.

이 말 가운데 가족의 법칙이라는 말은 그 주인공 나와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로 이루어진 가족을 말하는데, 그 가족 안에서 통용되는 법칙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그 진리는 가족 내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그 진리는 이 세상에서도 똑 같이 통용되는 진리다.

 

그 진리는 우리가 입 밖에 내지 않고 살아가지만, 모두 다 공감하는 진리다. 우리는 이 땅에 누군가를, 아니 무엇인가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그 평범한 진리를 우리는 애써 무시하지만, 하루라도 그런 진리를 역행하고 살 수는 없다,

 

이 책은 어찌보면, 그 진리에 대한 웅변이고, 그 진리에 대한 변증과 반증을 엮어가는 소설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시작은 11살짜리 소년인 주인공 가 사람을 죽이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는 사람을 죽였다.

 

은유는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가슴이 뻥 뚫린 사내.> (43)

 

그렇게 가슴을 뻥 뚫리게 한 주체가 바로 이다.

그런 사건이 일어난 다음, 세상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빠져나갈 방법은 없어. 이 계곡 얘기가 아니라 네가 저지른 짓 말이다. 피할 길이 없어.>

(118)

 

그런 세계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으리라.

내가 서 있는 이 땅은 저 산을 따라 어딘가로 미끄러져 무저갱(無底坑)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아니,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도 같았다. 우리 네 사람, 그리고 매달린 시체. 나머지는 모두 배경에 불과했다.>(57)

 

살인, 아니 삶에 대한 성찰

 

는 그(밀렵꾼)를 죽인 다음부터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 생각이 이 소설의 대부분을 이룬다. 따라서 이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나, 그 생각의 깊이와 넓이는 깊고 넓다.

 

그런데 이 소설의 문장이 지나가는 속도를 보자.

현란하다. 마치 가 트럭 짐칸에 타고 가면서 바라보는 숲속의 경치처럼 휙휙 지나간다.

저자는 그런 속도로 의 생각들을 헤집어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그러니 잠깐만 그 흐름을 놓치면 - 트럭 짐칸에서 바라보는 경치처럼 - 벌써 다음 계곡을 지나 산에 이르니, 조심 조심해야 한다.

 

저자는 그런 흐름을 속도감 있게 전달해주고 있는데, 하나만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트럭이 달려가는 것을 살펴보자. 지금 는 트럭의 짐칸에 타고 있다.

 

정찰병인 나는 트럭에서 망을 보았다. 바람에 건조해져 잔뜩 찡그린 눈에 들어오는 생명체라곤, 몇 킬로미터를 오는 동안 새 몇 마리뿐이었다. 새들은 아직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흰 줄무늬 날개를 활짝 펼치며 무리를 지어 활강하는 새들, 청어치, 덤불어치 소리가 엔진소리, 타이어 소리보다 훨씬 더 컸다. 이름 모를 작은 갈색 새들도 계속해서 길을 따라왔다. 이따금 맹금류도 한 마리씩 나타났는데.....>(13)

 

다음은 생각의 흐름들이다.

 

나는 심장을 놓고 옆으로 물러나 한참을 씹은 다음에야 삼켰다. 드디어 내 인생이 시작하는 기분이다. 열한 살. 나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 해가 지면서 그림자도 짙어졌다. 밤은 큰 품으로 세상의 피조물을 모두 하나로 이어주었다.> (192 )

 

어른이 되는 순간을 내면에서 느끼는 장면인데, 그 순간 동시에 현실에서의 시간도 어느덧 밤이 된다. 밤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데, 바로 세상의 피조물을 (어둠 속에서) 모두 하나로 이어주는, 각성의 시간으로 다가온 것이다.

 

다음은 생각이 튀는 것을 살펴보자. ‘에게 한가지 사물, 사건을 그냥 그 자체로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튄다. 한 가지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튀어간다.

여기에서는 죽은 남자를 끌고 온 것에 대한 생각이 어디로 튀는지 살펴보자.

 

(죽은 남자)는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시작했다. 바위 위에 앉아 있을 때만 해도 살아 있었다. 아버지가 언덕을 질질 끌고 내려온 다음엔 할아버지가 캠프 근처의 풀밭으로 끌고 다녔고, 다시 아버지가 끌고 나와 두 번째로 그를 매달았다. 우리의 삶은 반복한다. 우리뿐 아니라 그전의 누구라도. 예수 역시 자신의 십자가를 끌었다. 십자가는 고통의 양식, 인간 삶의 형식이다. 그 어떤 이야기 속에서도, 우리는 이 땅에서 무거운 짐을 끌고 간다. 이른바 '예수의 수난'. 예수는 우리 스스로를 동정하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243)

 

시체를 끌고간 그 행위가 예수가 십자가를 끌고간 행위로 튀어간다. 그러니 이 책 읽으면서 그 가닥을 잠깐이라도 놓친다면, 우리는 어디를 가고 있는지를 모르게 된다. 소설 속에서 방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상을 지우고 오로지 타깃만을 남겨둔다

 

그러한 생각의 흐름을 면밀하게 관찰하게 만드는 이 소설은 그래서 끝을 향하여 가는 동안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긴장과 서스펜스? 물론 이런 말로는 다 표현되지 않지만, 이 소설의 진행을 그대로 사람들의 인생, 삶에 대입해 본다면, 이 소설은 그대로 한편의 인생 기록이 될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죽이기 위해 이 세상에 나왔다. 의심의 여지없는 진리, 바로 가족의 법칙이자 세상의 법칙이다.> (184)

 

누구를 죽이느냐?

이번에는 꼭 죽여라. 조준경으로 녀석을 확인하고 가늠자를 가슴에 맞춘 다음 방아쇠를 당기는 거야. 반드시 해야 한다. 아니면 네가 죽어.>(286)

 

그렇게 할아버지는 말했다. 그런 말을 들은 다음, ‘가 겨눈 대상은? 방아쇠를 당긴 대상은 

, 여기에서는 말하지 말자.

다만, 이 말은 기록하기로 하자. 책을 덮은 다음에도 여운을 남기는 말이니까...

,

내 눈은 훈련받은 대로 배경을 지우고, 세상을 지우고 오로지 타깃만을 남겨둔다.>(12)

이달의 사락 s***h 2015.06.22.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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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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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은 지 좀 된 것 같아서 재미있는 소설이 뭐 없을까 찾아보던 중에 우연히 『고트 마운틴』을 읽게 되었어요. 다 읽고 나니 후회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저자인 데이비드 밴은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으며 현대 미국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세계 유수의 문학상 15개 수상'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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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읽은 지 좀 된 것 같아서 재미있는 소설이 뭐 없을까 찾아보던 중에

우연히 『고트 마운틴』을 읽게 되었어요. 다 읽고 나니 후회없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저자인 데이비드 밴은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으며

현대 미국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세계 유수의 문학상 15개 수상'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고

특히 『고트 마운틴』 겉표지의 일러스트가 매우 심오하게 느껴집니다.

동물들이 등장해 평화로운 느낌을 주면서도

칼날이 꽂혀있는 귀 사진 등이 어딘가 잔인한 느낌을 주기도 해요.

할아버지,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인 톰 아저씨와 사슴 사냥을 나선 열한 살 소년.

이 소년은 사냥터에서 밀렵꾼을 죽이게 됩니다. 그의 살인을 은폐하려는 아버지와

신고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톰 아저씨. 그리고 신고는 안 된다면서도

제정신이 아닌 손자를 죽여야한다고 주장하는 할아버지.

이어 사슴을 죽이고 할아버지를 죽이며 소년이 남자들 세계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과 투쟁하는 내용을 담아 내고 있습니다.

카인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살인을 한 소년이 화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카인을, 동생을 죽인 사내로만 생각한다. 그런데 아니면 누굴 죽이겠는가.

(중략) 카인은 자신이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을 죽였을 뿐이다. -p.41


카인의 살인의 대상이 동생이었다는 것을 당연시하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아벨을 돌로 내려쳤을 때는 망설였을 수도 있지만 본성을 드러낸 것이며

우리는 카인의 후예이기 때문에 본능에 따랐음에도

어느새 결과를 받아들이는 존재일 수 밖에 없다며

자신의 살인 행위에 대해서도 자기합리화하고 있죠. 

'​내 눈은 훈련받은 대로 배경을 지우고, 세상을 지우고 오로지 타깃만을 남겨둔다.'

여느 또래 친구들과는 다름이 느껴졌던 열한 살 소년이었습니다.

이미  2년 전부터 라이플을 사용했다는 아이. 9세부터 총을 잡았다는 건데요....

그래서 그런지 죽은 사람의 시체를 대하는 태도도 남달랐어요.


나는 곧장 걸어가 시체를 보았다. 사슴의 시체를 볼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게 있다면, 다소 들뜬 정도?  -p.35


입을 벌리고 있어서인지 시체는 어딘가 즐거워 보이기까지 했다. -p.50


어떤 아이가 시체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다가갈 용기조차 있었을까 싶어요.

밀렵꾼을 죽이고 나서 아버지에게 미소를 보이던 소년의 모습이 잊혀지질 않네요.

이 책에는 대비되는 요소가 많았는데요. 우선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대하는 소년의 태도가 달랐답니다.


아버지는 그림자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을 발한다. 세상 모든 것에서 벗어난 존재,

그래서 더욱 도드라지는 존재감...... -p.8


할아버지는 차 안에 들어가 기다렸다. 생각이라고는 코딱지만큼도 없는 몸뚱어리. -p.30


아버지는 도덕적이고 빛과 같은 존재인 반면에 

할아버지는 인류 이전의 신 혹은 악마와 같은, 생각이 없고 감정이 없는 존재였죠.

전체적 배경이 되는 고트 마운틴과 평화롭게 느껴지던 이들의 캠프의 모습도 상반되게 느껴졌어요.

이끼들이 잔뜩 낀 돌덩이들이 널브러져 있고

 잡풀이 무성하며 마른 가지들과 죽은 낙엽들이 뒹구는 고트 마운틴.

반면에 캠프는 소년이 '우리가 아는 한 에덴과 가장 가까운 곳,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을 만큼.'이라고

말할 정도로, 샘에서는 시원하고 깨끗한 물이 흘러나오고 

버섯, 상추 등을 너그럽게 내어주던 땅이었는데요.

어쩌면 소년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안도감과 소속감이 드는 이런 땅같은 인물이 아니었을까 해요.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열한 살 아들에게 시체 처리를 돕게 하는 아버지나

자신이 잡은 사슴은 자신이 처리해야한다며 총을 손자에게 겨누는 할아버지같은 사람 말구요.

"저놈은 괴물이에요. 끔찍한 괴물 새끼라고요. 죄의식도 전혀 없잖습니까."라고 말하던 톰 아저씨는

극단적이었던 아버지, 할아버지와는 달리 소년에게 있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인물이었죠.

 어린 소년이 어른들 사이에서 자기 주장을 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면서

옆에서 올바르게 잡아주고 지켜주는 어른이 없었던 것 같아 더욱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사냥꾼 밑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다른 종류의 괴물로 재탄생하기 전에 이미 괴물이었다고 말했던 소년.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죠. 이 이야기에서는 어른들의 잘못이 더 크지 않나 생각되네요.

『고트 마운틴』. 전체적으로 배경이나 내용의 흐름이 어두운 책이었어요.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눈을 떼지 않고 끝까지 읽을 정도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사슴을 사냥해서 개복하는 장면이나

숲의 모습 등의 묘사가 리얼해서, 책을 읽으며 그 모습을 상상해보게 되더라구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저자의 또다른 작품, 『자살의 전설』도 읽어보고 싶네요~

 

y*******7 2015.07.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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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 마운틴'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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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 톰 아저씨와 함께 처음으로 사슴 사냥에 나선 '나'는 이제 겨우 열한 살 먹은 꼬마이다. 우리는 사냥을 위해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명당을 찾아갔지만 그곳엔 이미 정체를 알 수 없는 밀렵꾼이 있었다. 그들은 위협 삼아 밀렵꾼에게 총을 겨눈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밀렵꾼이 모션을 취하자 소년은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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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 톰 아저씨와 함께 처음으로 사슴 사냥에 나선 '나'는 이제 겨우 열한 살 먹은 꼬마이다. 우리는 사냥을 위해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명당을 찾아갔지만 그곳엔 이미 정체를 알 수 없는 밀렵꾼이 있었다. 그들은 위협 삼아 밀렵꾼에게 총을 겨눈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밀렵꾼이 모션을 취하자 소년은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겨 버린다. 마치 그 밀렵꾼이 사슴이었던 것처럼......

 

강력한 상징으로 꽁꽁 둘러싸인 책이라 쉽게 읽혀지지 않았다. 소설적 재미를 위한 즉, 단순히 흥미를 돋구는 문장들은 기름기가 빠진 담백한 음식처럼 쏙 빠져 버렸다. 문장 하나하나에 황홀한 음미를 느낄 수 있어 십 수개의 상을 독차지한 게 과연 지나치지 않았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베이스로 깔려 있어서 이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라 불린 다는 '성서'를 먼저 읽어본 사람은 책에 등장하는 풍성한 상징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책에 나오는 살인은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동시에 헤르만 헤세가 쓴 데미안도 떠올렸는데, 데미안이 새롭게 해석한 카인은 극악무도한 살인자가 아니었다.

 

보통의 사람들보다 빼어난 능력과 강력한 내적인 힘을 지닌 종족들. 신으로부터 벗어난 그들은 당연히 보통의 사람들에게서 질투를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열두 살 소년에게서 내내 그 느낌을 받았다. 데미안의 스핀오프격이라고 할까.

 

여튼, 한 발의 총알이 모든 걸 뒤바꿔 버렸다. 죽음의 시작으로 그들은 과거로 도망칠 수 없게 되었다. 앞길이 창창한 소년에게 드리워진 책임은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 버겁다. 점점 자라날수록 더할텐데...... 그래서 나는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데이비드 밴의 정진을 기대하는 바이다.

w*********3 2015.07.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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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고트 마운틴 : 데이비드 밴 장편소설
"[서평] 고트 마운틴 : 데이비드 밴 장편소설" 내용보기
세상이 정말로 새로운 경우는 없다. 거의. 또한, 우리가 세상의 중심인 경우 역시 없다. 하지만 그 순간, 모든 것은 재편성된다. 살인을 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복종한다.메마른 산길에서 픽업트럭을 타고 아버지와 할아버지, 톰 아저씨와 함께 열한살짜리 소년은 사슴 사냥길에 오른다. 작열하는 태양빛에서도 그들은 사냥감을 찾기 위해 이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매우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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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정말로 새로운 경우는 없다. 거의. 또한, 우리가 세상의 중심인 경우 역시 없다. 하지만 그 순간, 모든 것은 재편성된다. 살인을 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복종한다.


메마른 산길에서 픽업트럭을 타고 아버지와 할아버지, 톰 아저씨와 함께 열한살짜리 소년은 사슴 사냥길에 오른다. 작열하는 태양빛에서도 그들은 사냥감을 찾기 위해 이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매우 건조하게 시작하는 이 책은 카인과 자신을 대입시키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들로 사색을 해나간다. 저자 본인의 생각을 이입시킨 것인지 <자살의 전설>에서 자신이 따랐던 아버지의 자살로 인해 받은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생각을 정리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인 것이다.


사건은 우연하게 일치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일어난다. 열한살의 소년이 그 무거운 라이플로 사정권이 들어온 밀렵꾼을 총으로 맞추면서 시작된다. 아버지가 손대지 말라던 라이플로 이제 낙인이 되어 속죄받을 수 없는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사슴을 잡겠다는 열망으로 가득차 있던 소년의 살인을 감추기 위해 시체를 어느 나무 위에 매달아 놓는다. 일행으로 따라간 톰 아저씨를 포함하여 네 사람은 이제 벗어날 수 없는 죄의식이 개입된 최초의 사건이다. 대화 표시가 없이 문장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주체와 객체 사이에 교차점이 없다. 밀렵꾼을 죽인 후의 상황은 모든 흐름이 재빠르게 지나간다. 겨우 열한살 밖에 안된 소년은 밀렵꾼을 죽인 사건 이후로 점점 내면으로부터 어른이 되는 과정들이 잡힌다. "나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어론이 되었다." 살인을 정당화시킬 수도 미화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그 죗값을 치뤄야 한다. 


하지만 소년은 시체를 매단 행위를 예수가 자신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무거운 짐을 감당한 것에 비유한다. 사슴 사냥이 이들 일행의 주 목적이었지만 실수였든 아니면 오발이었든 자신의 무게만큼이나 나갈 라이플로 살인을 저지른 뒤 카인과 예수로 대체한다. 후반부에서 할아버지가 톰아저씨를 쏘라고 한 대목은 광기마저 보인다. 조준경 속에 보이는 톰아저씨를 보면 소년은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그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 있다는 할아버지의 윽박지름을 듣지만 소년은 죽이고 싶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책 전반에 흐르는 심오한 철학과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갈등하는 소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성경에 보면 인류 최고의 살인을 저지른 카인을 오버랩시키고 이를 사슴 사냥과 연결짓는다. 잘 들여다보면 인간의 광기와 살인에 대한 끔찍한 결말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단지 사슴 사냥을 위한 고트 마운틴에 오른 네 사람은 모두 비극을 맞게 되는데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죽이고 있다. 이 세상에 온 것도 어쩌면 그래서일지도."라는 말에 그렇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소설 속에 심오한 성찰이 혼재되어 있어 더 곱씹어봐야 할 작품이 되었다.

c******d 2015.06.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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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무미건조하게 써내려간 살상에 대한 인간의 본성
"담담하게 무미건조하게 써내려간 살상에 대한 인간의 본성" 내용보기
작년에 출간된 <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고트 마운틴> 제목 그대로 고트 마운틴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요게 가장 간단한 줄거리 설명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조금은 난해하다. 지난 번엔 자신의 아버지의 자살과 관련해 좀 자전적인 이야기 였다면 이번엔 인간 본원의 성질을 보려는 이야기 같았다.저번의 <자살의 전설> 만큼 머릿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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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출간된 <자살의 전설> 데이비드 밴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고트 마운틴>


제목 그대로 고트 마운틴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요게 가장 간단한 줄거리 설명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조금은 난해하다.


지난 번엔 자신의 아버지의 자살과 관련해 좀 자전적인 이야기 였다면 이번엔 인간 본원의 성질을 보려는 이야기 같았다.
저번의 <자살의 전설> 만큼 머릿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지 않지만
너무나도 담담하고 자연스러운 살상을 보면 마음 한켠은 조금 어색하다랄까?
어딘가 조금은 불편해지면서도 저게 어쩌면 인간의 본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고트마운틴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 룰이 적용되는 곳이 아닌 곳이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살상이 허락되었다. 법적으로는 아직 미성년이지만 가족법으로 충분히 나이가 찬 것이다." p.12

 

이번 여행에서 법이 아닌 가족법으로 이미 허락을 받은 '나'
고트마운틴은 더이상 법이 우선이 아니라 그들이 가져왔던 관습이 우선 적용 되는 곳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살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윤리, 법을 초월하여 타당화 된다.
일어나는 일도 그렇고, 고트마운틴은 현실에 있지만 현실과는 다른 뒤틀린 공간처럼 생각되었다.

 

*


고트마운틴에 들어온 이방인 남자를 사냥 하고 나서 뱉는 이 문구는 이 책의 내용을,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 인용했다.

 

"세상이 정말로 새로운 경우는 없다. 거의. 또한, 우리가 세상의 중심인 경우 역시 없다. 하지만 그 순간, 모든 것은 재편성된다.
살인을 하면 존재하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복종한다.
카인은 최초의 아들이다. 아담과 이브의 장남. 카인은 우리, 즉 낙원에서 시작하지 않은 우리 모두의 출발점이다.
온몸이 상처투성이 였지만, 아프기만 할 뿐 부러진 곳은 없는 듯 했다.
~ (중략) ~ 내가 부러지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운이 좋았어." p.27

 

카인을 출발점, 즉 시조로 보고 살상의 대상이 동물이든, 인간이든 상관없이 옳은 상태로 보고 있다.


그리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아버지로부터 던져진 자신의 상태가 괜찮다는 걸 파악하고 "운이 좋았어" 라니!

이방인 사냥꾼을 처리하고 다시 동물 사냥을 위해 나선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지속적으로 카인을 언급하고 살상, 사냥을 하나의 타당한 습성으로 파악한다.

 

"우리는 왜 사냥을 할까? 옛날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닐까?
과거의 길목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존재가 바로 카인이 아니던가?" p.59

 

"우리는 어느 시대의 어떤 무리도 될 수 있었다. 사냥은 수천의 시대를 거슬러오르는 한 방법이다. 살상을 위해 무리를 이룬 최초의 동인." p.60

 

*


더불어 사냥을 하지 못하는 어른에 대한 무시도 존재한다.
사냥이 곧 존재의 목적인듯, 이를 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마치 도태된 사람처럼 본다.

 

사냥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할아버지를 아래처럼 무시하기도 하고, 겁에 질려있는 톰 아저씨를 무기력한 존재로 보기도 한다.


"할아버지는 뒤뚱거리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저돼지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내가 처음 방아쇠를 당긴 순간부터 지금까지, 아저씨는 여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
아마 이 모든 일들이 현실이 아니라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었을 것이다.
그 점에서 톰 아저씨는 완전히 보통 사람이었다.
매일, 매주, 매달, 매년, 살아가는 내내 분노하지만 언제나 무기력한 존재들.”p.260

 

*


이렇게 <고트 마운틴>의 '나'의 관점을 읽으며
'사냥'하는 것이 원초적 본능인것인가? 그리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린 그 본능으로 쉽게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본성' 은 어디까지가 맞는 걸까 생각해 보며 리뷰를 마친다.

 

s****n 2015.06.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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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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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자살의 전설>로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현대 미국 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이비드 밴. <고트 마운틴>은 그의 두 번째 소설로 그는 이 소설에서 인간의 폭력성과 본능에 대해 처참할 정도로 집요하게 그려내고 있다.   전작 <자살의 전설>은 10대 때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한 그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10년이나 써 내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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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작 <자살의 전설>로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현대 미국 문학의 새로운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데이비드 밴. <고트 마운틴>은 그의 두 번째 소설로 그는 이 소설에서 인간의 폭력성과 본능에 대해 처참할 정도로 집요하게 그려내고 있다.

  전작 <자살의 전설>은 10대 때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한 그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10년이나 써 내려간 소설이었다. 그래서일까, 끊임없이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회상과 상상을 오가며 여러 다양한 각도에서 다시 회고하고 있는 독특하면서도 충격적인 소설이었다.

  이번 <고트 마운틴>은 11살 소년이 숲에서 만난 밀렵자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사살하고, 사슴을 사냥해 그것을 해체하고 난도질하는 상황을 너무도 세세하고 긴박하게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다.  역시 독특하면서도 난해하고, 그러면서 굉장히 상징적이고 너무도 심오한. ​

  인간은 모두 성경에서 최초의 살인을 저지른 카인의 후예라며 소년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비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며 나는 불편함도 느꼈다. 소년의 행동이나 세계관이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에 대해 데이비드 밴은 '자신의 소설의 폭력성은 미국의 총기 문화에 대한 경고'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너무 쉽게 총기를 접하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발현되는 인간의 폭력적인 잠재성을 폭로하고 싶었던 것일까?

  한편 내가 접하지 못한, 상상할 수 없었던 그 어떤 인간 군상을 마주하게 되면서 또다시 인간에 대한 이해를 조금 넓혀가게 되었달까. 모든 인간의 욕망과 알지 못하는 그 어떤 근원, 제각각의 다양한 세계관을 좀 더 품어나가는 느낌...



  치밀한 묘사와 끊임없는 서사. 광활한 자연 속에서 마주하는 인간 본성의 민낯. 마치 신과 같은 절대자를 상징하는 할아버지와 자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인을 감추려 드는 아버지, 무감각한 듯 광기를 내보이는 11살 소년, 그리고 어쩌면 가장 평범했던 톰 아저씨의 미묘한 갈등을 지켜보면서 한 편의 스릴러를 보듯 긴박감과 섬뜩함이 느껴지기도.

  이 소설의 매력은 그러나 이런 모든 상황들마저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는 매혹적인 문장들일 것이다. 끔찍하게 비극적인데 경이로운 느낌이랄까.

  소설을 색으로 비유하자만 ​세련된 회색빛이 아닐까 싶다. 무언가 음울하나 치열하고 끊임없이 무감한 무채색의 빛깔. 잔잔한 듯 흘러가는 흐름 속에서 긴박해지는 호흡과 심리상태를 느끼며 문득 <더 로드>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떠올렸는데 역자 역시 <파리대왕>과 <더 로드>를 떠올렸다니 괜스레 반가운 느낌... 훗~

  그리고 헤밍웨이도 살짝 떠올리게 하는 그만의 문체... ​​실제 데이비드 밴은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

  사실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대해 나는 정확히 이해하진 못한 듯하다. 그러나 계속 머릿속에 영상으로 떠오르는 고트 마운틴이라는 거대한 산과 사냥의 잔혹함, 긴장감 등이 내내 지독하게 생생해서 오래오래 잔상으로 남을 듯하다. 마치 내겐 조금은 불가사의한, 그러나 오래 각인될 강렬한 꿈같은 소설이랄까...

 

k*****u 2015.07.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 번의 총성으로 시작된 미로, 고트 마운틴
"한 번의 총성으로 시작된 미로, 고트 마운틴" 내용보기
아르's Review  태초에 인간이 이 땅 위에 서 있게 되는 순간부터 그들을 살아남기 위해 ‘사냥’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굶주림을 피하고 살아남기 위한 행위로 그들에게 도재는 그 어떠한 죄책감이 없는 생을 연맹하기 위한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 시간이 흘러 현재의 우리에게 있어서 사냥은 생의 연장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레저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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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태초에 인간이 이 땅 위에 서 있게 되는 순간부터 그들을 살아남기 위해 사냥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굶주림을 피하고 살아남기 위한 행위로 그들에게 도재는 그 어떠한 죄책감이 없는 생을 연맹하기 위한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시간이 흘러 현재의 우리에게 있어서 사냥은 생의 연장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레저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한 사냥에 대한 배경을 담고 있는 <고튼 마운틴은 단순히 사냥의 의미를 넘어 그 안에서 인간의 내면이 변모해 가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열 한 살의 소년이 그의 할아버지아버지아버지의 친구를 따라서 사슴 사냥에 따라 나서게 된다이들에게 있어서 이 사냥은 익숙한 것으로 매해 지나온 것이지만 소년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열 한 살이 된 그에게도 총이 주어졌으니 말이다.

 이전의 사냥은 관람객의 자세로 참가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참가자로 총을 손에 쥔 그는 그의 손에 닿는 차가운 느낌을 실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만끽하고 있다그 설렘이 그를 흔들고 있는 사이 이 모든 평화를 가로지르는 한 발의 총성이 울려 퍼지게 된다그들의 사슴 사냥터에 등장한 불청객을 향해 의식의 흐름도 없이 발사되어 버린 총성그것은 이 고튼 마운틴에 있는 이들을 평범한 일상에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사건이 되어 버린다.

 짐승은 모두 인간을 위해 창조되었으며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들었지만당연히 거짓말이다사슴은 제 영역을 위해 싸웠다울부짖고 뿔을 흔들고 목을 젖히며 나를 떨쳐내려 했다사슴을 살고 싶어했다죽은 남자에게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사실이다그때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너무나 쉬웠다살해행위가 어떤 의미인지도 잊게 만들었다하지만 사슴의 목을 잡은 두 손엔 사삼의 맥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공포와 처절한 상실감도 느낄 수 있었다어떻게 해도 공정해 질 수 없는 것바로 우리 자신의 비극적인 죽음이다. -본문

 가슴이 관통되어 이제는 주검이 되어 버린 한 남자의 시신을 두고서 소년의 아버지와 그의 친구는 이 시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다반면 소년은 자신의 첫 사냥이 인간이기에 이 모든 것이 축제 분위기가 아닌 그야말로 암울함에 빠져 있는 것에 대해 왠지 모를 서운함이 묻어나고 있는데 죽인다라는 행위에는 동일하나 그 대상이 인간과 동물일 때의 차이에 따라 다른 결과가 드리우는 것을 아직 소년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그리고 이 모든 것을 처연한 듯 바라보는 소년의 할아버지는 이 모든 것을 넘어서 있는 존재처럼 비춰진다.

 아이러니한 것은 소년의 총성 한 발에 발생된 끔찍한 살인 사건보다도 그 뒤에 사슴 사냥에 성공한 소년이 들려주는 모습이 더욱 비참하게 느껴진다그의 총알로 인해 인간과 사슴의 목숨이 사라졌지만 이름조차 모르는 인간이 시체로 드리운 것과 생과 죽음의 경계 사이에서 신음하는 사슴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가 칼을 휘둘렀기 때문이었을까사슴의 울부짖음처럼 인간 역시도 고통에 피눈물을 흘렸을지 언대 그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는 핑계로 나는 왜 사슴의 죽음에 대해 더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일까죽음의 무게에 대해서 무엇이 더 무겁다라고 판단할 수 없지만 인간을 죽인 소년의 행태를 보며 죄의식을 느껴야 함에도 불구하고 천연덕스럽게아니 너무도 순수하기에 자신이 저지를 일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지아니면 성악설의 논리대로 세상에 대한 인간의 윤리를 덜 배운 턱에 이 모든 것이 별 문제가 아니라고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나는 소년의 눈과 생각을 좇아 사슴의 죽음의 광견이 더 끔찍하게만 느껴졌다.

톰 아저씨는 이제 일어나 어슬렁거렸다태엽 장난감 병정처럼 두 손으로 라이플을 잡은 채아저씨는 늘 그런 식이었다그 무엇도 지키지 못할 뿐 아니라늘 뭔가를 기다리면서도 대비는 완전히 빵점이었다내가 처음 방아쇠를 당긴 순간부터 지금까지아저씨는 겁에 질려 있었다아마 이 모든 일들이 현실이 아니라고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믿고 싶었을 것이다그 점에서 톰 아저씨는 완전히 보통 사람이었다매일매주매달매년살아가는 내내 분노하지만 언제나 무기력한 존재들. –본문

 소년의 총알로 인해 그들이 서 있는 모든 것이 변해버리게 된다낙원처럼 느껴졌던 그들이 밟고 있는 땅이 이제는 모든 것을 감춰야 하는 비밀의 장소가 되어 버린다평생 풀려 날 수 없는 족쇄를 찬 것처럼그럼에도 태연히 사냥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은 너무 빨리 어른의 세계에 진입해 버린 소년에게 어른답게 이 모든 것을 책임지라 조용하고 있다.

 책임이라는 무게가 소년에게 드리우는 순간 그는 철저히 혼자 이 땅 위에 서야만 한다처음의 시작은 사냥이라는 하나의 경험의 문을 통과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면 눈을 뜨고 바라본 세상을 더 이상 소년이 아닌살인자이자 사냥꾼이 되어 버린 것이다.

 마지막까지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도 이 책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득하기만 하다옳고 그름을 넘어선 이 안의 세계에 담겨 있는 그들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은 모습들에 대해서 누군가를 붙잡고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그들에게 <고트 마운틴은 어떤 색채로 전해지게 될지책을 읽고 난 후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아르's 추천목록


 자살의 전설 / 데이비드 밴저

 

 

 

독서 기간 : 2015.06.19~06.22

by 아르


p********1 2015.06.23. 신고 공감 1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