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의 각종 위협에도 태연히 지내는 걸 보면 신기하다고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어도 막상 우리는 가끔 그 말이 억울하고 불공평하다고 투덜대기도 하는데, 생각해보면 사실 대한민국은 휴전국가이니 ‘디스카운트’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처음엔 뉴스에서 연일 그 보도만 하고 주변에서도 그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마치 똑같은 냄새를 계속 맡으면 코가 마비되는 것처럼 그 위협에 대해 시큰둥하게 되었다. 미사일 발사실험을 했을 때에도, 핵무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을 때에도 주가는 잠시 떨어졌다가 또 평상시로 돌아가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북한은 참 한결 같다. 우리는 잊어버리고 넘기지만, 휴전협정 체결 이후 크고작은 도발이 끊임없이 있었고, 그 가운데 1.21 청와대 습격 사건이나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푸에블로 호 납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육영수 여사 피격,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신상옥, 최은희 부부 납치, 서해교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처럼 굵직한 사건이 아니면 주목하지조차 않는다. 이 책을 보니, 위에 기술한 사건들 외에 규모가 작은 무장간첩 침투 사건들도 한두 건이 아니고, 기억조차 못하는 항공기 납치와 납치미수 사건들, 민간인 납치가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1960~1970년대 뿐 아니라, 1979년 고상문 교사 납치, 1982년 이한영 피살, 1986년 김포공항 폭탄 테러, 1995년 안승운 목사 납치, 1997년 대성동 주민 2명 납치,... 읽다 보면 이런 일은 뉴스에서도 본 기억이 없는데 싶은 게 한둘이 아니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이미 북한이 집어삼키기에는 너무 거대한 규모의 선진국이 되어서 북한의 도발은 내부단속 혹은 선전용이라는 시각들도 있다. 부분적으로는 그 의견에도 동의하는 바이지만, 대한민국 안에서 커져가는 좌경화 세력들의 선전, 국가안보를 무시하는 평화맹신주의자들의 궤변들을 보노라면, 여전히 대한민국의 안보에 대해서만큼은 마음을 놓아서 안된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