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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이 영면에 드신 지도 벌써 1년이 넘어가버렸네요. 작년 7월 전국적으로 추모의 열기가 일었을 때, 저도 오랜만에 정장을 챙겨 입고 추모관으로 마련된 곳에 가서 애도하고 온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백선엽 장군에 대해 아는 거라곤 부끄럽게도 어렸을 때 6.25전쟁사를 다룬 반공만화시리즈에서 본 게 다였습니다. 6.25전쟁의 영웅이라는 것과, 상당히 젊은 나이에 파격적인 고속승진을 했다는 것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죠. 어렸던 생각으로도 ‘와, 나이 서른에 장군이라고...?’했으니까요. 책을 보니, 대한민국 최초의 4성 장군, 최연소 육군참모총장, 최장수 연대장과 사단장, 최초의 휴전회담 한국 대표, 최초의 군단급 규모의 공비토벌사령관, 최초의 야전군사령관,... 대한민국 국군사에서 두 번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경력이었습니다. 미군들로부터도 ‘6.25전쟁의 살아있는 전설’로 존경받았다고 하는데, 작년에 본 생일잔치 사진에서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에이브람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오히려 지금 대한민국에서보다 미군에게 더 존경받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그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걸 이루었을까 놀라며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어려웠던 집안사정, 자녀교육을 위한 평양 이사, 가족이 동반자살을 생각할 정도의 생활고, 집안형편을 고려한 평양사범학교 진학, 그리고 무관으로서의 기질을 발견하고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해 만주군 중위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드라마틱하지만, 그 이후의 과정도 만만치 않더군요. 8.15 광복 후 조만식 선생을 모시다가 공산당 세력의 탄압을 피해 38선을 넘고, 군사영어학교에 입학해 대한민국 건군의 주역이 되어가는 모습은 그 격동의 시기에 대한민국의 인재들이 어떻게 준비되어지고 성장했는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5부를 통해서는, 6.25에 대해 갖고 있던 상실감과 무력감이 조금은 치유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초기에 북한의 기습 공격으로 우리 군이 힘없이 무너져 낙동강 전선까지 밀리기만 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서울의 서부 축선을 4일간 막아냄으로써 북한이 애초 계획했던 1개월 전쟁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미군의 지원을 받을 때까지의 시간을 벌었다고 하니, 당시 한국군이 무력한 오합지졸이었던 건 아니었음을 확인했거든요. 아울러,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백선엽 장군 같은 분들이 군에 침투했던 좌익공산세력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다면 6.25때 과연 대한민국이 버텨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상상에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합니다.
이 책이 백선엽 장군의 공(功)만 부각하고 과(過)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는다고 지적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제가 찾아본 몇몇 인터넷 검색 자료에서도 딱히 이 책 내용을 크게 뒤집을 만한 심각한 과는 없었습니다. 6.25 전부터 휴전 이후로 그토록 대한민국의 안보와 안전을 위해 헌신했음에도 돌아가실 즈음에는 왜 그리 비난받았는지, ‘파묘’ 운운 하는 모욕을 당하셔야 했는지, 저는 모르겠네요. 툭하면 친일전력을 떠들어대는 이 땅의 좌파세력에게는 막상 ‘친일’이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의심이 들기도 하구요. 아시다시피, '반일'을 부르짖는 여당 정치인들 중에 선친이 친일파였던 이가 더 많다는 건 잘 알려져 있죠. 아마도 그들에게는, 마땅히 공산화가 완성되었어야할 그 전쟁이 백선엽 장군을 포함한 당시 반공보수 국민에 의해 저지된 것이 원통한 것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마저 듭니다.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6.25전쟁사의 세세한 부분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니, 조만간 도움을 받는 입장이면서도 항상 (도움을 주는 입장인) 미국을 리드해 나갔던 외교 천재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책도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 책 두께가 오른쪽 책의 절반에 불과하고, 크기도 아담해서 금방 읽혔습니다. 오른쪽 『상처투성이의 영광』은 태영호 의원의 영상을 보고 찾게 된 책인데, 완독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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