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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박완서의 옷장』은 옷에 관한 책이면서도 결국은 사랑에 관한 책이다. 호원숙 작가가 기억하는 어머니 박완서는 위대한 소설가이기 이전에 가족을 위해 손수 옷을 만들고, 낡은 옷을 고쳐 입히며 사랑을 표현했던 엄마였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옷 한 벌에 담긴 기억들이었다. 요즘은 옷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시대지만, 박완서의 세대에게 옷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었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만들고, 고치고, 물려주며 관계를 이어가는 매개였다. 특히 아버지의 와이셔츠를 딸의 블라우스로 바꾸는 장면이나, 가족들에게 어울리는 옷을 고민하는 모습에서는 어머니의 세심한 사랑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패션 에세이라기보다 가족의 역사와 추억을 담은 기록에 가깝다. 읽는 내내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결국 사랑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옷깃 하나를 다듬어주는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