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미꼬 야치의 작품들은 여느 순정만화들과는 달리 오바하지 않으면서 일상의 잔잔한 감동을 준다. 언뜻 보면 화려한 그림이 아니라 스쳐 지나갈 수 있지만, 조금만 눈 여겨보면 그림의 섬세함에 놀랄 것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한 군데 치밀하지 않은 구석이 없고, 우리 나라 작가들의 만화에서 뒷배경이 허전한 것과는 달리, 꽉 찬 화면구성을 볼 수 있다. 눈을 찌푸리는 모습이나 입을 삐죽 내민 모습들은 너무 생생해서 다른 만화의 인물들보다 훨씬 다양함을 느끼게 한다. 스토리면에서도 시시한 학원물이나 얼키고 설키는 연애관계를 다루기 보다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 사바스 카페 > < 장난감들의 꿈 > < 공주님의 요람 > < 내일의 왕님 > 의 주인공들은 모두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면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는 밝은 인물들이다. 에미꼬 야치가 그 인물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독자도 함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장난감들의 꿈 > 의 유키는 게이바에서 일하는 오빠가 유일한 가족이다. 그 오빠가 평범한 여성과 결혼을 할 때, 주위에서의 비웃음에도 꾹 참으며, 자신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오빠만을 바라보며, 눈물을 참는 장면에서는 언제나 코끝이 찡하다. 자신보다는 훨씬 어른인 방송작가 유메에 대한 강한 사랑도 그녀의 매력이다. 자신의 글솜씨를 발휘하며 꿈을 이뤄가는 유키의 모습은 보기 좋다. 평소에 꺼려하던 특이한 사람들까지도 이 작가가 다루면 그저 이해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파랗게 깍은 수염자국이 있는 게이바에서 일하는 근육질의 아저씨마저 귀엽게 느껴지게 한다. 우리 인생에는 참 여러가지 인생이 있고,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 것을 엿보고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 수 있게 하는 것 - 작가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꼭 에미꼬 야치의 모든 작품들을 읽어보길 권한다. 분명 읽어가면서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것이다. |
| 현실에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부드럽게 관망하는 시선보다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행동을 더 가치있어하고, 양보의 미덕보다는 쟁취의 승리감에 더 자신감의 미소를 짓고, 겸손함보다는 자신있고 잘난 부분을 돋보이려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별로 없다. 하지만, 장난감들의 꿈 같은 만화를 보면서 유키에게 호감을 갖고 한편으로는 부럽다고도 생각하는 것을 보면 순수함이란 가치가 없어서 현실에서 등한시 된다기 보다는, 갖기 어렵기 때문에 포기하는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유키를 부양하기 위해 게이바에서 일하는 오빠를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유키. 곤경에 처한 사람을 그냥 두지 못하는 유키. 자신의 사랑에 계산이 없이 용감한 유키. 사람의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내면을 더 잘 보는 유키. 처한 환경은 다른이에 비해 조금 어려울지 몰라도, 유키가 가진 것은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것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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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치 에미코의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바스카페의 '다이'가 그렇고, 다른 사람에게 행운을 불러다주는 공주님의 요람에 등장하는 '치즈코'가 그렇습니다.
'장난감들의 꿈'의 주인공인 우리의 유키양도 평범한 듯 하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오빠는 게이바에서 근무하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한참 연상의 바람둥이 방송작가입니다. 게다가 자신은 20살이 되도록 장난감 인형을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의 일상생활 바로 그것입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친구와의 우정, 부모가 된다는 기쁨과 책임감 등. 지금 우리가 고민하는 그런 것들이죠.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평온하고 기쁘고, 어느샌가 웃고 있는 나를 보게 됩니다. 에미코의 만화가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건 요란하지 않으면서 평온하고 나른한(?) 그림체가 주는 느긋함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고민하는 주인공들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도 그들을 통해 '희망', '사랑'의 단어를 느껴봅니다. [인상깊은구절] 작년에 오사카에서.... 빌딩 곡대기에 있는 널 봤을 때 너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심장을 쥐어뜯기는 기분이었다. 아무도 대신할 순 없어. 그러니까 무슨 짓을 해서든 내가 지켜. .... 무서운 눈빛으로 사람을 때리는 내가 모르는 낯선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너를 잃고 싶지 않다며 불안한 눈빛으로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