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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중심의 조선시대 문화에서 여성에게 가해진 요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삼종지도(三從之道)’라는 표현이었다. 여성은 태어나면서 남성인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 하며, 결혼을 한 상황에서는 남편을 위해 살아야 하고, 남편이 죽은 이후에는 아들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울러 결혼을 하기 전에 친정 부모들이 딸에게 “시집에서는 귀머거리로 3년, 장님처럼 3년, 벙어리 노릇을 하며 3년을 살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러한 표현에는 “딸이 새로운 환경에서 신중하게 행동하기를 바랐던”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파악되지만, 결국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존재는 주어진 삶을 그저 묵묵히 감내해야 한다는 여성 생활의 지침”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하겠다.
‘역사 속 여자, 00하다’라는 주제의 기획물 가운데 하나인 이 책은, 남성 중심의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조선시대 여성들의 적극적인 행동들을 다룬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다양한 역사 기록에서 ‘결코 조용하게 살지 않았던 그녀들, 기어코 세상을 시끄렵게 만들어서 사회가 바라는 대로 가만히 있지 않았던 여성들이 살아 숨쉬고 있었다.’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이 책의 주제 가운데 하나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조선의 붕당을 여성의 정치의식을 포착하는 하나의 도구로 접근’하여 논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정치가 당파에 따라 권력이 기울기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인데, 남인에서 노론으로 당파를 옮긴 손자와 의절까지 감수했던 경상도 ‘안동의 장씨 할머니’의 이야기가 첫 번째로 다루어지고 있다. 여성이 정치의식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할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여성이 남성들의 의식에 이끌려 행동했던 것으로 파악할 수도 있다.
이어지는 주제는 어머니와 남편을 죽인 이에게 복수를 감행했던 여성들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아내가 개가했다는 이유로 친정 엄마를 찾아 괴롭히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자, 그녀는 친언니와 함께 전 남편을 찾아가 절굿공이를 휘둘러 복수를 했다고 한다. 또한 범행을 검증하던 현장에서 남편을 죽인 사람에게 칼을 휘둘러 복수를 했던 여인의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은 청상의 며느리를 보쌈하려는 남성을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방에서 기다리던 중, 막무가내로 덤벼드는 상대를 낫으로 죽인 사건이다. 이 여성들의 사건은 사회적으로 범죄임이 분명하지만, 저자는 당사자인 ‘여성들이 극단적인 방법을 이용하면서까지 쟁취하고 싶었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결코 조용히 주어진 역할에만 안주하지 않았던 그녀들의 목소리’를 현재의 시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 https://cafe.daum.net/Allwithbooks )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