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여성들의 욕망에 초점을 맞춰 옛 기록을 분석하다!
"여성들의 욕망에 초점을 맞춰 옛 기록을 분석하다!" 내용보기
‘욕망’이란 목적한 바를 이루려고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을 의미하는 바, 그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남성의 욕망은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긍정적인 가치인 것처럼 평가되지만, 욕망의 주체가 여성인 경우 대체로 부정적 평가가 덧붙여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더욱이 전근대 사회에서는 여성은 남성의 욕망 충족을 위한 상대로 여겨지기 일쑤였고, 여
"여성들의 욕망에 초점을 맞춰 옛 기록을 분석하다!" 내용보기

‘욕망’이란 목적한 바를 이루려고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을 의미하는 바, 그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특히 남성의 욕망은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긍정적인 가치인 것처럼 평가되지만, 욕망의 주체가 여성인 경우 대체로 부정적 평가가 덧붙여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더욱이 전근대 사회에서는 여성은 남성의 욕망 충족을 위한 상대로 여겨지기 일쑤였고, 여성의 욕망 추구는 비판을 넘어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역사 속 여성, 00하다’라는 기획물의 하나로 출간된 바, <여자, 기어이 욕망하다>라는 제목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옛 기록에 나타난 여성의 욕망을 세 개의 주제로 나누어 새로운 관점으로 읽어내고자 한다.


첫 번째 사례로 고려시대의 왕족인 안정궁주가 남편이 아닌, 천한 신분의 거문고 연주자 가영과 외도를 한 사건이 다뤄진다. 이 사건을 통해서, 고려 왕실의 순수혈통을 보존한다는 명분으로 행해졌던 근친혼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즉 “역대 국왕의 왕자와 왕녀들이 낳은 아들의 상당수는 후대 국왕의 왕녀나 손녀를 아내로 맞이했”던 것이 고려 왕실의 통례였다고 한다. 따라서 안정공주의 남편인 왕박의 형제들은 모두 왕녀들과 결혼을 했는데, 안정궁주의 동생인 창락궁주가 이미 왕박의 형과 결혼을 했다는 것을 사건의 발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언니와 동생이 시가에서 ‘족보가 꼬였’던 정략결혼의 결과, 부부가 된 안정궁주와 왕박 사이에 애초부터 애정이 전제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제시된다.


그리고 결혼 이후 왕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거문고 연주자 가영을 보고, 남편을 통해 그를 소개받아 거문고를 배우다가 자연스럽게 외도로 이어졌던 것이다. 왕실의 체통이 손상되었다는 이유로 결국 남편인 왕박은 작위를 박탈당했지만, 안정궁주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왕실의 일원으로 존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외도의 대상인 ‘가영은 섬으로 유배되는 가혹한 형벌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당시 결혼한 이들의 외도가 적지 않았을 터인데, 안정궁주의 사건이 역사 기록으로 남았던 이유를 논하면서, 외도의 상대가 귀족이나 왕족이 아닌 천한 악공(樂工)이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 아울러 왕족인 안정궁주와 관련된 사건을 통해, ‘체제가 비정상이라고 규정한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그 체제가 자신에게 허용한 것을 십분 활용했던 한 여성의 삶을 복원’하는 것으로 그 의미를 규정하고 있다.


두 번째 주제로는 조선시대 인조 치하에서 벌어졌던 궁궐에서의 주술(呪術)을 이용한 ‘조 귀인 저주 사건’을 다루어지고 있다. 누군가를 저주하기 위해 동물의 사체나 흉물(凶物)로 여겨지는 물건들을 파묻고, 이러한 결과가 상대에게 병이나 죽음을 가져다주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주술을 행하는 목적이라고 하겠다. 인조는 왕비인 인열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후궁인 조씨를 총애하여 새로 들인 왕비나 다른 후궁들과 소원하게 지냈다고 한다. 인조가 죽고 그의 아들인 효종이 즉위하면서, 국왕의 처소를 비롯하여 궁궐 곳곳에서 저주의 의미가 담긴 주술용 물건들이 발견되었다. 때마침 귀인 조씨와 사돈 김자점의 역모 사건이 드러나면서, ‘조 귀인 저주 사건’은 김자점의 역모와 엮여 처벌을 당하는 처지로 전락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인조의 후궁 조 귀인이 정치적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무속의 저주"를 활용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마지막은 조선 후기의 ‘열녀 담론’들을 분석하면서, 그것이 지닌 사회적 의미를 논하고 있는 내용이다. 박지원의 <열녀 함양 박씨전>의 대상인 함양의 박씨 여인이 남편의 삼년상을 치르고 자결했던 사건이 그 하나이다. 이어서 결혼한 이후 남편이 죽어 결국 네 번의 결혼을 했던 덴동어미의 사연이 전해지는 가사 <덴동어미 화전가>를 다루고 있다. 열녀로 칭송받았던 사례와는 달리 남편을 잃고 네 번이나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덴동어미는 가사에서, 일찍 남편을 잃고 청상과부가 된 여인의 하소연을 듣고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개가를 만류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여기에 시집과 친정에서 홀대를 받고 오갈데 없는 처지에서 강물에 몸을 던져 숨진 향랑의 사연이 사대부 남성들에 의해 전해진 사연이 이어진다. 이러한 사연들을 '여자, 수절하다'라는 제목으로 다루면서, "조선 후기 과부살이와 자살을 단행한 열녀들의 욕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일견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이상의 사례들을 하나로 묶어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성의 욕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이 책에는 정략결혼으로 원하지 않는 상대를 만나 외도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채웠던 ‘고려 안정궁주’, 후궁으로 궁궐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술을 활용하여 누군가를 저주하야만 했던 조선시대의 ‘인조 후궁 조 귀인’, 그리고 조선시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절개를 중시하며 목숨을 버린 ‘열녀들’의 사연이 소개되어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주체이면서, 한편으로는 남성 중심의 체제에서 욕망으로 인해 불행한 결말을 맞은 존재라는 의미를 아울러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   https://cafe.daum.net/Allwithbooks   )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6.04.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