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행자(遂行者)가 수행자(修行者)로 거듭나는 법 <아무튼, 명상>을 읽고
아무튼 시리즈 세계관에서는 ‘요가’와 ‘서핑’이 만나면 ‘명상’이 된다. 요가와 서핑 모두 동적이면서도 정적인 면모를 가진다. 온몸으로 다양한 자세를 만들거나 출렁이는 파도 위에 올라타지만, 둘 다 결국 균형을 잡은 뒤 가만히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심(深)호흡’이 마치 마음(心)을 챙기고 다스리는 일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아무튼, 명상>을 읽는 내내 『아무튼, 요가』와 『아무튼, 서핑』이 번갈아 떠올랐던 게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책은 가정과 직장에서 일인다역을 수행(遂行)면서 타자와 세상의 소리를 듣느라 정작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데에는 소홀했던 저자가 명상을 수행(修行)하며 써 내려간 수행일지이자 수행비서(修行祕書)이다. 현대인이라면 시끄러운 고독 속에서 사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종종 있을 테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옆으로 난 보도 위를 오가는 사람들에 실려 어디론가 걷고 있는 중에도 여기저기서 생겨난 소음들이 내 몸 안팎을 채운다. 경적 혹은 대화 소리라면 내 두 귀를 막으면 그만이겠으나, 내 속에 너무도 많은 내가 지르는 소리는 쉬이 어찌할 수 없지 않은가. 더 이상 생각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하여 명상이라는 보드에 올라타 ‘마음을 위한 운동(55쪽)’을 해보라고 글쓴이는 권한다. 책표지를 다시 보니 자동차들 사이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한 사람이 올라앉은 데가 요가 매트가 아닌 스케이드 ‘보드’임을 알아챈다. 언제 어디서나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명상은 어떻게 하는 거지 생각해보면 막막해지기 십상이다. 저자를 따라 자세를 잡고 호흡에 집중하는 게 쉽지 않다. 그가 독자 곁에 앉아서 나지막하게 속삭여준다. “호흡으로 닻을 내려 과거와 미래를 이리저리 방황하는 나의 마음을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하라(60쪽)”고. “내 몸이 있는 여기에 마음을 함께 두(149쪽)”라고. 일상과 삶에서 중요한 건 ‘지금, 여기’인데, 우리 마음은 몸이 있는 곳이 아니라 과거나 미래 어딘가에 가 있어서 괴로움을 자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살다 보면 갖가지 물건들을 챙겨야 하고 때로는 눈치도 챙겨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마음챙김(mindfulness)’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저자가 ‘괴로움의 선배’로 모신다는 붓다의 말에 따르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첫 번째 화살, 곧 고통을 맞지만 그것에 매몰되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건 스스로에게 두 번재 화살을 쏘는 것과 다름없다. 마음챙김은 ‘마음을 알아차림’과 같으니 그 마음을 잡으려 애쓰기보단 그저 바라보는 과정 속에서 자기 감정의 상태가 어떠한지 알아차리면 평온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를 상수로 두고, 상황을 변수로 두는 삶(142쪽)”을 반복하며 어떻게든 상황을 전환시켜 내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던 저자에게 죽비소리와도 같은 가르침을 독자 또한 곱씹어 봄 직하리라. 처음에는 명상하는 법과 효능을 기대하면서 책장을 열었으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명상을 하나의 학문으로서 배우고 연구한다면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오히려 명상의 주인공인 ‘마음’에 대하여 마음을 열고 들여다보고 돌보는 일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된다. 내 마음 하나만 오롯이 그리고 가만히 지켜볼 줄 안다면 복잡다단한 일상을 조금이나마 단출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아껴 모은 시간과 힘을 남은 삶을 살아내는 데에 보탤 수 있을 테니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명상의 세계에 접속해봐야겠다.
|
|
평소 아무튼 시리즈를 종종 즐겨 읽어요. 아무튼 시리즈는 어떤 책을 읽어도 다 흥미롭고 재밌는 거 같아요. 그 중 오늘은 이은경 작가님의 아무튼, 명상을 읽어보았어요. 겨울이 되니 추워 어디 나가기도 그렇고 집에서 명상을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해서요. 생각보다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추천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