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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리움이다 김태실 코드미디어/2026.3.3. sanbaram <다 그리움이다>는 1년 4계절의 이야기면서 작가의 일생 이야기를 5개의 주제로 엮은 수필집이다. 봄이 오고 남편의 기일에 추모의 집을 다녀오게 된다. 한국에 사는 둘째 딸과 사위 그리고 손녀와 추모의 집에 다녀오면서 그와의 추억과 아이들과의 행복했던 생활을 되새긴다. 7남매의 막내로서 부모 형제들과의 추억도 회상한다. 아울러 가을에 4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게 되는 미국의 둘째 언니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이야기한다. 여름이 되며 한국식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따는 과정과 결혼 해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교수로 있는 큰딸과 오가며 즐거웠던 이야기, 7남매 막내인 저자의 형제자매와 친척들, 시집 식구들과의 이야기들로 여름을 보낸다. 그리고 가을이 되어 구순에 가까운 둘째 언니 내외의 한국방문으로 생긴 축제와 같은 행복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 딸의 형제애와 엄마를 위한 효심이 묻어나는 일화로 가득하다. 마지막으로 나이 들면서 생기는 몸의 변화에 대한 통찰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이어진다. 행복한 인생의 여정을 회상하는 수필들에서 시심이 드러나는 표현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수필집이다. “떠나간 사람에 대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것은 추억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내가 그에게 가고 난 후 흔적도 없이 사라질 이야기들, 남겨진 가족들은 떠나간 우리를 이렇게 기억해줄까.(p.16)” ‘그대는 거기에 나는 여기에’에 나오는 말이다. 남편의 기일을 맞아 딸과 사위, 손녀와 함께 추모의 집에 다녀오며 남긴 글이다. ‘다 그리움이다’라는 수필에는 “봄기운에 견디지 못하고 축포를 터트리는 꽃망울처럼 사람의 가슴에 살아 있는 그리움은 만남으로만 잠재울 수 있다. 꽃이 피는 것도 그리움이고 꽃이 지는 것도 그리움이다.(p.19)”라는 말이 있다. 이승과 저승으로 나뉘어 만나지 못하고, 대륙과 대륙으로 떨어져 쉽게 만나지 못하는 혈육의 그리움을 표현한다. 그렇기에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이 막힘없이 만나는 일, 그것이 삶의 행복이라고 말한다. 꽃처럼 피었다 지는 것이 인생이다. 꽃은 내년에 다시 피겠지만 한 번 간 사람은 다시 오지 않는다. 오직 지금 함께할 때가 전부다. 그러기에 현재의 삶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현대는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고 가족의 사랑에 진심이어야 하는 때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진심을 드러내지 못해 그것에 상응하는 벌 아닌 벌을 받고 있는가.(p.79)”부부 사이, 부모 자식 사이, 친척과 가족 사이, 친구 사이가 본의 아니게 틀어져 남남처럼 살아갈 때의 외로움과 버려지는 서러움의 시간을 살고 있다. 오월같이 푸른 기쁨으로 회복되는 사이가 되려면 자신의 생각을 바꾸고 닫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가 미국의 언니네를 방문했을 때, 딸과 사위가 언니네로 소식도 없이 왔다. 그야말로 서프라이즈다. 뿐만아니라 둘째 딸 내외는 신혼여행도 작가 내외와 함께 팔라완으로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며, 오래된 냉장고도 바꿔주는 깜짝 이벤트까지 해주는 효성스런 자식이라고 은근히 자랑이다. 그러면서도 “삶은 도전이다. 가슴 속의 열망을 이루어내고자 하는 의지이다. 의지는 정신력이며 극한의 상황에서도 불굴의 투지로 싸워내는 염원이다.(p.154)” 꿈이며 소망이기도 한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사람은 살아간다. 절망이라 생각할 때 그 절망과 부딪혀 보고, 오직 한 번뿐인 생을 포기하지 않고 후회 없이 싸워보는 일은 참으로 아름답다고 말한다. “한집안에 태어나 형제자매로 맺어진 칠 남매는 각자의 여정을 걸었다. 생김새만큼이나 빛깔이 다르다. 행복과 불행 기쁨과 고통을 건너온 인생길이 수채화로 채색되어 있다.(p.178)” 은은하고 고운 색의 풍경화 한 점, 47년 전 미국으로 건너간 언니가 오랜만에 한국에 온다. 크루즈여행을 자주 하는 언니가 수십 년 만에 찾아오는 고국이니 얼마나 색다른 여행이 될까 하며, “젊을 때 떠난 한국을 팔십 넘어 새롭게 마주한 언니, 그동안 가족의 죽음으로 정신없이 다녀간 두 번의 방문을 제외하면 47년 만에 찾은 고향이다.(p.200)”거의 반세기 전의 한국은 전쟁의 참혹함을 겪는 가난하고 작은 나라였다. 원조를 받으며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 넘어지고 일어서는 위기를 반복하며 성장했다. 이렇게 발전한 조국이 자랑스럽고 애틋한 자매의 정을 나누기에 한 달이란 시간이 너무 짧았기에 공항에서 언니 형부를 보내며 가을 축제는 막을 내린다. 다음에 언제라도 또다시 축제를 여는 기회가 온다면 이번처럼 기쁜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 축제는 살아 있기에 행할 수 있는 감사한 일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며 삶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꿈꾸던 수녀님이나 간호사가 되지 못한 채 가정주부가 되어 평범하게 살았다. 살면서 힘든 게 뭔지 알게 되었고 힘든 것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알았다.(p.245)”가만히 있어도 목덜미에 힘이 들어가고 머리가 자동적으로 흔들리는 증상은 정말 괴로운 이이다. 의사의 처방으로 약국에서 지어온 약은 작은 알약 반 알이다. 한 알도 아닌 반 알. 이 작은 게 무슨 힘이 있을까 싶었다. 식사 후 한 번 복용했는데 당장 편안해졌다. 증세가 60퍼센트가량 사라졌다. 약의 효능이 놀랍다고 경험을 털어놓는다. “나이든 사람의 하루는 인생의 절정에 있는 사람의 하루처럼 소중하다. 중추적인 역할로 살아봤고 자신의 결정이 최고였던 시기를 거쳐왔다.(p.250)” 본인이 없으면 안 되는 삶이었다. 때가 되어 순리에 맞게 그 자리를 벗어나 석양빛에 물든다. 천금 같은 하루가 산 너머로 잦아들고 바다에 빠져 주황빛이 하늘에 퍼진다. 곱던 빛마저 섞이고 결국 어둠에 잠기더라도 가의 석양은 존재했었다. 더이상 이어지지 않는 일기장에 펜만 덩그라니 남아 쥐었던 손의 온기를 기억한다. <다 그리움이다>의 작가 김태실은 수필가이자 시인이다. 2004년 <한국문인> 수필 부문 등단하였고, 2010년 <문파문학> 시 부문 등단하였다. 동남문학상, 한국문인상, 월간문학상 등여러 상을 수상하였다. 수필집 <다 그리움이다>, <밀랍인형>, <기억의 숲>, <이 남자>, <그가 말하네>, 시집 <눈물 값을 청구해야겠다>, <시간의 얼굴>, <그가 거기에>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