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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서 여러 철학서를 뒤적여 보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철학서는 일단 접근부터가 쉽지 않았다. 첫 문장부터 난해한 철학 용어가 더 이상 진도를 나갈 수 없게 하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인용한(대부분 원전에서 가져온 것들이지만) 문장들이 서로 얽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본다고 하는 철학사를 읽으면서도 그 책만으로는 한 철학자의 대강의 논리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 책의 서문에서 말했듯이 철학서를 읽을 때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은 논쟁을 이해하는 데에 기울였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책장이 아닌 독자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따라가다가 지쳐 나가 떨어지기 일쑤다. 결국 중간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안타까운 경험만 남기도 만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런 우리의 경험에 한마디의 충고를 한다. 어떤 주장이 명백히 틀렸다고 생각되거나 결론이 믿기지 않는다면, 어딘가에서 무언가를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아마 이 책의 저자들은 독자들의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던 듯하다. 그래서 철학을 이야기로 만들어 전달한다. 이 책은 서양 철학의 시작인 약 2500년 전 그리스부터 시작한다. 역시 옛날이야기가 재미있었나 보다. 저자들(이 책은 제레미 스탠그룸과 제임스 가비라는 두 명의 저자의 작품이다)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인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이어지는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학파, 중세의 철학에 책의 절반을 할애한다. 이야기와 명화 그리고 간략한 정리가 곁들여져 철학이 충분히 재미있는, 그리고 우리의 고민에서부터 출발한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 이전까지 누구도 물었던 적이 없던 질문들을 캐묻기 시작한다. 혼돈스러운 일상의 사건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려는 철학은 의심에서 시작한다. 왜 사물이 그런 모습으로 존재하는지를 알아야만 했다. 이렇게 철학자들의 관심사는 사물의 모습에서 도덕 그리고 플라톤에 이르러는 현재 서양철학이 제기하는 의제의 핵심적인 모든 것들이다. 고대를 지나 중세에 접어들면 이성은 종교를 위해 사용된다. 이런 중세에 대한 반발로 르네상스 인문주의가 나타나고 철학은 신학에서 떨어져 나온다. 근대를 지배하는 경험론과 합리론을 지나 관념론의 난해한 고지에 이르러 독자는 칸트와 헤겔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은 20세기의 주요 철학사조인 실존주의와 허무주의 그리고 분석철학을 만날 수 있다. 고대의 철학에 관심을 가진 독자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여행이 될 것이고, 근대의 철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다소 아쉬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철학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독자들이 접근하기에는 좋은 철학 입문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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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생각보다 판형이 크고 무게가 묵직했기 때문에 조금 놀랐다. 요즘은 좀 더 가벼운 책을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책장을 펼치니 이해가 되었다. 함께 실린 자료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올컬러로 뽑은 책이었다. 〈철학은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는 첫 문장처럼, 철학은 단순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로, 역사와 정치, 문화와 함께 철학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재밌는 것은 곳곳에 끼어드는 화자의 말투인데, 조금 지루하다 싶거나 딴 생각을 할 때 쯤이면 거침없이 허를 찔린다.
어떤 식으로 설명하느냐 하면, 중세의 스콜라학파를 다루는 장에서는 〈아벨라르와 엘로이즈〉를 따로 빼 다루고 있다. 아벨라르는 중세의 논리학자로 굉장히 인기 있는 교사였다. 그리고 스무 살이나 연하인 자신의 제자와 사랑에 빠지는데 그녀는 엄청난 집안의 딸이었다. 이 중세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던 얘기였지만, 철학서적에서 따로 다뤄줄 거라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신선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경직된 세계인 중세, 그리고 신학 등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다 사람이었다는 얘기다.
신앙과 이성을 다루는 장에서 자리를 차지한 건 유대교 철학자인 〈모세스 마이모니데스〉이다. 성경에 담긴 진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다른 견지를 가진 철학자인데 이 《서양 철학 산책》은 이 외에도 지면을 할애하여 초기 이슬람 철학자들을 소개한다. 초창기의 이슬람 철학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재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2세기 중반 무렵,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라비아어 원전 번역본이 발견되고 이들이 라틴어로 번역되면서 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을 신학에 결부시킨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이를 조화시킨 것이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다.
허를 찌르는 대목은 어떤 것이냐 하면, "쾌락은 최고의 선(善)"이라고 했던 에피쿠로스의 일화다.
라에르티오스에 따르면 에피쿠로스를 비방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떠돌았다고 한다. 그중 몇 가지를 예로 들자면, 에피쿠로스가 술을 마시고 나서 으레 하루에 두 번씩 게워내며, 대부분의 시간을 여자들과 젊은 남자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데 쓰고, 소파에서 일어날 수 없을 때가 많았다(그런데 어떻게 여자들과 젊은 남자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녔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가는 사람들이 있을 듯)고 한다. - 142쪽
〈그런데 어떻게 여자들과 젊은 남자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녔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가는 사람들이 있을 듯〉이라니! 합리론자인 데카르트, 스피노자에 이어 소개되는 라이프니츠에 이르러서는 그의 천재성을 이렇게 소개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로는 한 명의 철학자가 그렇게 많은 분야에 관심을 기울인 사례가 없었다. 그는 뉴턴과 별도로 미적분을 발견했다. 이 때문에 누구를 처음으로 꼽느냐를 두고 수년 동안 거센 논쟁이 벌어졌다. (...) 그를 따라잡으려면 수십 년 동안 오만 가지 공부를 다 해야 했다. 이에 대해 계몽주의 시대 철학자 드니 디드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라이프니츠 같은 사람들과 자신의 재능을 비교하다 보면 갖고 있는 책을 전부 내다버리고 아무도 모르는 컴컴한 구석으로 들어가 조용히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십상이다." - 231쪽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철학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인상깊었던,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인물은 바로 고트로프 프레게다. 그는 약 30년을 〈논리학으로 수학의 기초를 세우는 일〉에 매달렸다. 생전에는 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지금 알려진 내용이라 해도 일기에는 반유대주의적 내용이 가득하다. 하지만 프레게는 현재 수학적 논리학의 창시작으로 대접받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는 2천년 전 아리스토텔레스 이후로 가장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여겨진다. 그의 연구는 러셀과 비트겐슈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분석 철학의 시조로 우뚝 선 것이다. 《서양 철학 산책》은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의 시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이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고루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가장 앞에 위치한 그리스 철학에 많은 부분이 할애된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래도 서양 철학의 원류는 이 최초의 철학자들로부터 흘러, 중세를 거쳐 정신세계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일 것이다. 합리론자, 경험론자, 도덕과 정의, 막시즘과 실존주의 등의 대륙철학, 의식과 미래에 이르기까지- 책 한 권에 서양 철학의 큰 전개를 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해냈다. 철학에 대한 정확한 답, 결과를 제시하지도 않고, 그들의 설명이 모두 옳다고도 주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철학 공부를 해 보려다 방대한 양에 짓눌려 으레히 포기하게 되는 사람들에겐 추천할 수 있는 좋은 입문서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알던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앎〉의 기쁨을 느꼈기 때문이다.
〈여자와 젊은 남자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녔다는〉 루머의 주인공, 그의 이야기로 리뷰를 마친다.
"철학이란 행복한 삶에 도달하려는 노력이다." - 에피쿠로스
머리말
1. 철학의 시작 : 그리스인들의 기적/ 최초의 철학자들/ 지혜에 대한 사랑/ 목적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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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중 철학은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분류 중에 하나였다. 도대체 철학은 왜 하는걸까? 요즘처럼 실리적이고 물질이 중요한 시대에도 관념적이며 이상적인 철학을 배워야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인간의 도리와 이성을 유지하기 위한 본바탕은 인문학을 제외시켜놓고 설명할 수 없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철학이 없는 사고는 흐릿하고 불분명하다. 따라서 철학의 임무는 사고를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고, 한계를 분명하게 정해주는 것이다." 분명 철학은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을 이해하고 사고를 분명하고 뚜렷하게 만들어주는 현미경과도 같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올바른 생각을 갖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해준 것이 철학이다. 즉,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 과정 속에서 본질에 다가서기 위한 생각들을 열거한 것이다. 추론과 논증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며, 살아가는 법을 일깨워주는 철학이 기본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우리는 인생을 살아갈 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헤매였을 것이다.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그 와중에 만난 서양 철학 산책은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그 당시에 존재했던 철학자와 철학을 파고드는 시점부터 진행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이지만 풍부한 삽화와 지문들은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인류사에 큰 족적을 남긴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의 철학을 살펴보는 것으로 전개가 된다. 이 책에 수록된 철학자들의 사상에 모두 찬동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내 가치관을 기준으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리는 지혜로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철학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항상 새로운 사상들이 나왔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철학자들은 반론을 펼치며 또다른 사상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서양 철학사의 모든 것을 개괄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그래서 고대 그리스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 기나긴 세월 속에서 탄생했던 사상들을 다루고 있다. 논리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하면서 논제들을 입증한다. 아직은 철학과 가까워지려면 여러 번 읽어야 할 것 같아. 최대한 독자들의 눈높이 맞게 쉬운 문장으로 풀어쓰려고 한 이 책은 철학의 개괄적인 입문서로써 손색없을만큼 방대한 철학을 한 권에 잘 집약해서 넣었다. 세상이 끝나지 않는 한 우리는 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흄 그리고 칸트같은 철학의 거장들의 저작을 읽을 것이다. ... 맨 처음 확인했듯, 철학은 호기심과 놀라움에서 출발했다. 호기심은 언제든 곧 사라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면 그게 뭐가 됐든 철학도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인류가 존재하는 한 수많은 사상가들이 정립시킨 철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4000년전에 만든 철학도 유효하며,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참된 진리와 세상의 사유물들을 분석하는 데 유용한 해석을 내릴 수 있도록 작용할 것이다.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며, 인간으로서의 마땅한 도리가 무엇인지 명징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하는 데 있어서 철학이 없으면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처럼 무의미할 뿐이다. 학술용어를 뺀 채 이론들을 설명한 <서양 철학 산책>은 우리가 철학을 배워야 할 이유를 알게해 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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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은 너무나 많은 종류가 있고, 또한 여러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어 읽기가 쉽지 않다.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현재까지 많은 유명한 철학자가 존재한다. 특히 서양철학의 경우, 동양철학에 비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이 책은 철학을 쉽게 시작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입문서 같은 역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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