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추리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편이다. 이유는 추리소설 자체가 필연적으로 안고 있는 살인이나 끔찍한 사건들을 읽는 것이 편치 않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이것은 '살인'이 인간적인 범주에서 벗어나는 인간들의 잔혹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읽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내 개인적인 사정일뿐이다.^^ 누구라도 추리소설 하면 가장 먼저 아서 코난 도일과 셜록홈즈를 떠올릴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또한 추리소설계에서 아서 코난 도일을 능가하는 작가는 없을 듯하다. 셜록 홈즈가 탄생한 지 100년이 훨씬 지났으나 변함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 셜록 홈즈에 빠져들고 추리나 탐정의 역할을 모방하기도 한다. 당장 나의 두 아들만해도 그렇다. 우리집엔 두 권의 두꺼운 셜록 홈즈가 있는데 두꺼운 하드커버 표지가 너덜너덜하도록 여러차례 읽는 걸 보았다. 어떤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면 책을 펼쳐서 보여줄만큼 익숙하고 자신들도 추리소설을 쓴다면서 셜록 홈즈를 흉내내는 것도 보았다. 어떤 사건에 대한 추리는 고도의 사고능력을 요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추리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 본다는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학습효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번에 읽게 된 바스커빌가의 개는 아이들과의 대화의 통로로써 매우 훌륭한 매개체가 되어주었다.
이야기는 역시 찰스 바스커빌 경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시작된다. 바스커빌 가문에 전해내려오는 '검은개'의 전설은 찰스 경의 내면에 깊은 두려움을 갖게 한다. 저택에서 바라보이는 황야는 검은개가 출현하는 두려운 장소이고, 속절없이 빠져들어 죽을 수밖에 없는 늪이 존재하는 장소이다. 바스커빌 저책의 이러한 입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암튼 찰스경의 의문의 죽음 이후 가문의 유일한 상속자인 헨리 바스커빌이 저택에 살게 되고, 찰스 바스커빌의 주치의였던 제임스 모티머와 함께 찰스경의 사건에 대해 의뢰를 하게 된다. 홈즈는 묘한 불안을 느끼면서 왓슨을 바스커빌가에 머물게 하고.... 저택의 집사 존 베리모어의 의문스러운 행동, 한밤중의 여자 울음소리, 흉악한 살인범인 탈옥수, 나비를 채집하고 연구하는 스테이플턴, 늘 소송에 휘말리는 괴팍한 노인 프랭클랜드, 의사이며 두개골을 연구하는 모티머 등 등장인물들 모두 인상적이고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책의 말미에서 밝혀진 스테이플턴의 계획과 행동은 정말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철저하게 자신을 은폐한 채 바스커빌 가의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간다. 스테이플턴의 여동생이 헨리 경에게 보여주는 행동에서 뭔가 있구나 하는 의문 내지는 암시를 갖게 하지만 끝까지 반전을 거듭하며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검은개'의 전설과 '황야'라는 배경이 주는 황폐하고 두려운 이미지, 찰스경의 의문의 죽음과 헨리경의 뒤를 쫓던 의문의 남자, 뭔가 수상쩍게 느껴지는 집사 베리모어와 그의 아내 등 혹시 이사람이? 하는 의문이 증폭될즈음 사건은 또다시 미궁속으로 빠져버린다. 흘려버릴 수 있는 작은 단서를 가지고 자칫 미궁에 빠질거 같은 사건들을 추적하고 결국 범인을 밝혀내고 검거하게 되는 과정이 아슬아슬 손에 땀을 쥐고 하고 흥미롭다.
방학동안 아이들과 미드에서 셜록 홈즈를 여러편 보았었다. 드라마속의 셜록 홈즈가 오버랩되면서 소설 읽는 재미가 배가 되었다. 심리적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특히 찰스 경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하여 그의 깊은 두려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검은개'의 전설을 믿음으로써 깊게 내면화된 두려움은 그의 이성적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바스커빌 가의 막대한 재산을 노리는 범인으로 하여금 쉽게 범행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빌미가 되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추리소설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
|
홈즈. 세상에서 가장 많은 팬을 가진
남자. 무섭도록 정 없고,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듯한 이 남자의 시간을 초월한 인기는 그가 숨겨지고 왜곡된 진실을 토대로 구축한 논리를 완성하는 순간에 이 혼탁한 세상이 조금은 맑아지는 듯한 쾌감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흠...이렇게 써 놓고 보니 일종의 '슈퍼 히어로' 같기도 하군.) 세상에서 가장 전류가 빨리 흐를 것 같은 이 남자의 컴퓨터 두뇌는 웬만한 사건엔 콧방귀를 뀐다.
그의 눈이 반짝이고, 두뇌가 부팅되는 순간은 그야말로 갈피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초고난이도의 문제가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그 앞에
버티고 섰을 때다. 여기, 또 하나의 괴상망측한 문제가 그를 찾아온다. 가문을 둘러싼 저주, 그리고 그 저주를 증명하듯 벌어진 의문사, 전설 속 존재가 남긴 흔적. 이 쯤 되면 '서프라이즈'에나 나올 듯한 사연이다 저주의 다음번 표적이 될 상속인 젊은 헨리 경과 함. 께 왓슨을 보내는 홈즈.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부서진 바위들과 길고 낮게 굴곡진 우울한 황야였다. 탈옥해 이 지역을 떠도는 살인자, 한 번만 발을 헛디디면 죽음에 이르고 마는 끔찍한 늪, 밤이면 무시무시하게 울부짖는 정체불명의 존재...... 바스커빌가를 둘러싼 안개 같은 어둠은 점저 더 짙어만 간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반 이상이 홈즈에게 보내는 왓슨의 기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뜻밖의 순간에 뜻밖의 모습으로 홈즈가 등장한다. 내가 왓슨이었다면, 꽤나 약올랐을 것이다. 홈즈였다면, 내내 신났을 테지만. 그리고, 퍼즐의 모든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모두가 근거 있는 전설로, 어쩔 수 없는 저주로 여겼던 이야기가 그 위장을 벗는다. 하지만, 지옥의 괴물-거대한 바스커빌가의 개는 존재한다. 탐욕에 눈이 먼, 그야말로 인간이길 스스로 포기한 사납고 무정한 인간. 그 자야말로 지옥의 산물, 악마이다. 어둠 속에서 선한 이의 목숨을 노리다가, 결국 길을 잃고 늪에 빠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인간. 참으로 걸맞는 죽음이다. 뭐, 그가 성공했다 할지라도 이미 진창에 빠진 인생이지만 말이다. 분명히 십 수 년 전에 읽었고,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소설인데도 너무 새롭다. 읽으며 어렴풋이 조금씩 떠오르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흥미진진하다. 나도 홈즈의 팬클럽에 들어볼까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막강한 이성'으로 중무장한 불세출의 슈퍼히어로, 홈즈! 이미 오랫동안, 참 많이도 만났지만, 다시 만날 날은 여전히 기대된다. |
|
추리소설의 대명사 셜록홈즈 지금은 내 나이가 조금은 많이 먹어 책을 읽어도 기억이 자꾸 가물가물 해진다. 하지만 셜록홈즈의 기가막힌 추리를 만날 수 있는 책을 만나면 앉은 자리에서 그 책을 다 읽어야만 직성이 풀릴 정도로 푹빠져 지내던 시기가 있었던 까닭 때문인지 셜록홈즈는 아직도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런 내게 딸아이와 함께 과거를 생각하며 추리소설의 매력에 다시 빠질 기회가 다가왔다. 바로 『바스커빌가의 개』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여고생 딸아이도 초등학생 시절일때 읽었던 기억을 안고 이 책을 만나자마자 그렇게 반가워할 수 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추리소설의 매력임을 알고 나도 다시 한번 빠져 보기로 하였다.
『바스커빌가의 개』 책장을 펼치면 유서 깊은 바스커빌 가문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휴고 바스커빌이 거대한 검은색 괴물에 의해 죽임을 당한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던 바스커빌 가문, 그 이후에 후손인 찰스 바스커빌도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왓슨과 셜록 홈즈는 바스커빌가의 마지막 후손인 헨리 바스커빌을 지키며 수사를 벌이게 된다. 그 과정을 지켜 보는 나와 같은 독자들은 추리의 매력속에 푹빠져 헤어나올 수가 없게 된다. 아무리 글쓰는 작업을 가진 추리 작가라 하지만 어찌 그렇게 재미있게 추리의 매력에 빠지게 글을 쓸 수 있는 지 항상 신기할 따름이다. 책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교도소에서 탈출한 흉악한 살인범, 그리고 집사의 의심스러운 움직임과 밤마다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책의 재미를 더해주면서 추리의 매력에 푹빠지게 해준다.
작가는 1930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대를 이어서 재미와 추리의 세계를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 정말 위대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오랜만에 추리의 매력에 빠지게 해 준 『바스커빌가의 개』이 책을 다시 몇년 뒤에 읽어도 감흥이 남아있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