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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되기 어려울까 내가 되기 어려울까
"새가 되기 어려울까 내가 되기 어려울까" 내용보기
않아-김혜순음악이 없으면 걷지도 않아레이스가 없으면 슬립을 입지 않아때리면 피가 나는 드럼이 있어맞으면서도 춤추는 데를 떠나지 않아무너진 바다에 무너진 배 무너진 밤무너진 배는 떠나지 않아교황 아버지 앞에선 촛불을 들고 춤을 춰야 해물 속에 비친 촛불은 흐르는 피를 닦지 않아출렁출렁 고통밖에 없는 고통이 흐릿한 뼈를 일으키는 밤이 생의 모든 내 얼굴이 나를 불러도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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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아
-김혜순

음악이 없으면 걷지도 않아
레이스가 없으면 슬립을 입지 않아

때리면 피가 나는 드럼이 있어
맞으면서도 춤추는 데를 떠나지 않아

무너진 바다에 무너진 배 무너진 밤
무너진 배는 떠나지 않아

교황 아버지 앞에선 촛불을 들고 춤을 춰야 해
물 속에 비친 촛불은 흐르는 피를 닦지 않아

출렁출렁 고통밖에 없는 고통이 흐릿한 뼈를 일으키는 밤
이 생의 모든 내 얼굴이 나를 불러도 돌아보지 않아

물 속엔 메아리가 없어서 울지도 않아
내가 여기 없어도 나는 떠나지 않아

아직
않아

아직 이곳에 도착하지 못한 애도가 있다. 밤에는 비에 오고 아침이면 해가 뜨는 곳. 간밤에 쏟아진 뇌우가 편지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말과 글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번번이 실패한다. 멀리 안부의 인사가 쏟아지고 작별은 아직. 



날개 환상통
-김혜순

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

마스카라는 녹아 흐르고
밤의 깃털은 무한대 무한대

그들은 말했다
애도는 우리 것
너는 더러워서 안 돼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팔을 펼치면 새
말 끊지 말라고 했잖아요
늘 같은 꿈을 꿉니다
뼛속엔 투명한 새의 행로
선글라스 뒤에는
은쟁반 위의 까만 콩 두 개

(그 콩 두 개로 꿈도 보나요?)

지금은 식사 중이니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나는 걸어가면서 먹습니다
걸어가면서 머리를 올립니다
걸어가면서 피를 쌉니다

그 이름, 새는
복부에 창이 박힌 저 새는
모래의 날개를 가졌나?
바람에 쫓겨 가는 저 새는

저 좁은 어깨
노숙의 새가
유리에 맺혔다 사라집니다

사실은 겨드랑이가 푸드덕거려 걷습니다
커다란 날개가 부끄러워 걷습니다
세 든 집이 몸보다 작아서 걷습니다

비가 오면 내 젖은 두 손이 무한대 무한대

죽으려고 몸을 숨기러 가던 저 새가
나를 돌아보던 순간
여기는 서울인데
여기는 숨을 곳이 없는데

제발 나를 떠밀어주세요

쓸쓸한 눈빛처럼
공중을 헤매는 새에게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고
들어오면 때리겠다고
제발 떠벌리지 마세요

저 새는 땅에서 내동댕이쳐져
공중에 있답니다

사실 이 소리는 빗소리가 아닙니다
내 하이힐이 아스팔트를 두드리는 소리입니다

오늘 밤 나는
이 화장실밖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
물이 나오는 곳
수도꼭지에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
나는 여기서 애도합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은 날개를 들어 올리듯
마스카라로 눈썹을 들어 올리면

타일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나를 떠밉니다

내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이 밤에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쓰레기통을 비우다가 그 사람이 있었지, 잠시 머물다 갔지 하는 환상통. 목소리와 체취를 알 수 없는 시간으로 살고 있다. 새가 되기 어려울까 내가 되기 어려울까. 푸른 지붕 위에 모여 앉은 불만의 감정이 날아오른다.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도록 그는 설계해 놓고 날아갔다. 새도 나도 내일은 모를 일.


s*****m 2019.06.08.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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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다...
"새하다..." 내용보기
김혜순 시인은,1979년 이성복, 최승자와 함께 '문학과지성'을 통해 등단.1997년 김수영문학상 여성 최초 수상.2008년 대산문학상 여성 최초 수상.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부문과 번역부문 최종 후보.''독특한 시적 이미지 형상을 창조하면서 여성의 존재방식과 경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여성적 글쓰기의 시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이런 분이다.어려웠고, 새로웠고, 아팠고,
"새하다..." 내용보기
김혜순 시인은,
1979년 이성복, 최승자와 함께 '문학과지성'을 통해 등단.
1997년 김수영문학상 여성 최초 수상.
2008년 대산문학상 여성 최초 수상.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부문과 번역부문 최종 후보.

''독특한 시적 이미지 형상을 창조하면서 여성의 존재방식과 경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여성적 글쓰기의 시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분이다.

어려웠고, 새로웠고, 아팠고, 고통스러운 시였다. 좋기도 했고, 싫기도 했고, 빨려들어가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다. 위로를 주는 시가 아니라 고통 그 자체를 느끼기 원하는 시. 시하다. 몸하다. 새하다...

어렵지만 멋지고 울컥하고 벅차다.
이 시를 도대체 어떻게 번역했을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u*****a 2024.02.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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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환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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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세상살이가 지긋지긋해 질 때면 언젠가 읽은 김헤순 선생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하철을 타고 근무하는 학교로 매일 출근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나머지 시간에 시를 쓴다는. 출근하는 김혜순은 일상인의 부분이고 시를 쓰는 김혜순은 영적인 부분이라 내 마음대로 나누어 본다. 일상의 삶에서 시어를 발견하고 호명하며 어떤 '하기'로 옮겨놓기 까지 김혜순의 삶은 실은 '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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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세상살이가 지긋지긋해 질 때면 언젠가 읽은 김헤순 선생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하철을 타고 근무하는 학교로 매일 출근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나머지 시간에 시를 쓴다는. 

출근하는 김혜순은 일상인의 부분이고 시를 쓰는 김혜순은 영적인 부분이라 내 마음대로 나누어 본다. 

일상의 삶에서 시어를 발견하고 호명하며 어떤 '하기'로 옮겨놓기 까지 김혜순의 삶은 실은 '시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닐까.


하이힐을 신은 새 한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


마스카라는 녹아 흐르고

밤의 깃털은 무한대 무한대


그들은 말했다

애도는 우리 것

너는 더러워서 안 돼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팔을 펼치면 새

말 끊지 말라고 했잖아요

늘 같은 꿈을 꿉니다

뼛속엔 투명한 새의 행로

선글라스 뒤에는 

은쟁반 위의 까만 콩 두 개

......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은 날개를 들어 올리듯

마스카라로 눈섭을 들어 올리면


타일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나를 떠밉니다


내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이 밤에

<날개 환상통> 중.


이번에는 '새 하기'로 탄생했다. 시를 쓰는 것은 사람인데 왜 '새'가 되어 울고 꿈을 꾸고 말을 해야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겠다. 사람이 사람의 말을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배반하고 의심하는 세상에서 새나 되어 쪼아보자는 걸까. 

무엇이든 상관없다. 시를 쓴 지 40년 된 선생이 계속 무엇인가를 '하기'로 작정한다면 나는 그저 따라 가며 읽을 수 밖에 없다. 나는 선생의 일상은 잘 모르지만 시는 의심하지 않는 착한 독자다. 그것이 내가 그의 시에 보낼 수 있는 최고의 고백이다. 


YES마니아 : 골드 m******1 2020.05.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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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환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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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은 수록된 모든 시가 다 좋았다. 정말 다 좋았다. 통째로 필사를 해야 하나 심각한 고민이 들정도로 좋았다. 어떻게 이런 표현이 가능한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감정들의 총집합이 아닐ㄲ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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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은 수록된 모든 시가 다 좋았다. 정말 다 좋았다.
통째로 필사를 해야 하나 심각한 고민이 들정도로 좋았다.
어떻게 이런 표현이 가능한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감정들의 총집합이 아닐ㄲㅏ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y*********4 2025.10.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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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구조 속에서 여성의 경험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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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은 존재의 경계를 허물고,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 날아오르려는 강렬한 열망과 절망 사이에서 태어난 시집입니다. “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라는 구절처럼, 시인은 여성의 몸과 사회적 억압을 새의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자유를 향한 갈망을 표현합니다.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팔을 펼치면 새”라는 문장은
"사회적 구조 속에서 여성의 경험을 조명" 내용보기
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은 존재의 경계를 허물고, 억압과 부조리 속에서 날아오르려는 강렬한 열망과 절망 사이에서 태어난 시집입니다. “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라는 구절처럼, 시인은 여성의 몸과 사회적 억압을 새의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자유를 향한 갈망을 표현합니다.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팔을 펼치면 새”라는 문장은 인간과 새의 경계를 허물며, 존재의 변화를 탐색하는 시인의 시선을 보여줍니다. 김혜순의 시는 단순한 감정의 나열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억압과 자유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 시집은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사회적 구조 속에서 여성의 경험을 조명합니다. “새와 몸은 서로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라는 구절은 인간의 몸과 새의 존재가 서로 얽혀 있음을 보여주며, “나는 몸이 너무 아픈 날 새 한 마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있다”라는 표현은 육체적 고통과 사회적 억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김혜순 시인은 단순한 서술을 넘어, 여성의 몸과 언어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삶의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순간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날개 환상통』은 독자들에게 억압과 자유, 그리고 존재의 변화를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결단코 새하지 않으려다 새하는 내가, 결단코 이 삶을 뿌리치리라”라는 마지막 구절은 우리가 붙잡고 싶지만 결국 놓쳐버리는 것들에 대한 은유처럼 다가옵니다. 김혜순 시인의 시는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독자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억압과 자유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g******l 2025.05.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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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용보기
시가 어렵게 느껴졌었는데읽고 또 읽다보니 익숙해짇ㆍ라고요생각보다 그리 멀게 있지도 않고어릴때 보던것들은 옛작품이 많았어서 그런가봅니다제목에 끌려서 구매했는데재미있게 잘 읽었어요시집 시리즈 좋은 것 같습니다사이즈도 적당해서 들고 다니기도 좋아요
"시" 내용보기
시가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읽고 또 읽다보니 익숙해짇ㆍ라고요
생각보다 그리 멀게 있지도 않고
어릴때 보던것들은 옛작품이 많았어서 그런가봅니다
제목에 끌려서 구매했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시집 시리즈 좋은 것 같습니다
사이즈도 적당해서 들고 다니기도 좋아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l******2 2025.03.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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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환상통
"날개 환상통" 내용보기
시는 역시 소설보다 어렵네요. 새가 중요 모티브인데 새에 빗대어서 여러가지 작품들을 표현하셨는데 많이 난해합니다. 난해하지만 그래도 감정적인 표현들로 뭔가 슬프거나 외롭거나 하는 느낌은 전달되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명쾌한 글도 좋지만 이런 시들도 좋네요.
"날개 환상통" 내용보기
시는 역시 소설보다 어렵네요. 새가 중요 모티브인데 새에 빗대어서 여러가지 작품들을 표현하셨는데 많이 난해합니다. 난해하지만 그래도 감정적인 표현들로 뭔가 슬프거나 외롭거나 하는 느낌은 전달되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명쾌한 글도 좋지만 이런 시들도 좋네요.
h******4 2025.02.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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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환상통
"날개 환상통 " 내용보기
눈을 감고 떠오르고 있으면 마취 중인 사람 속을 떠가는 기분 달은 눈동자 속의 수정체처럼 빛나고 그 눈동자의 흰자에 올라앉은 내가그 사람의 슬픔을 샅샅이 훑어보는 기분오늘 밤 나는 이 화장실밖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물이 나오는 곳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 나는 여기서 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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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떠오르고 있으면 
마취 중인 사람 속을 떠가는 기분 

달은 눈동자 속의 수정체처럼 빛나고 
그 눈동자의 흰자에 올라앉은 내가
그 사람의 슬픔을 샅샅이 훑어보는 기분


오늘 밤 나는 
이 화장실밖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
물이 나오는 곳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 
나는 여기서 애도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d*********i 2024.05.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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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새, 통증....
"날개, 새, 통증...." 내용보기
날개, 새....이런 낱말들이 좋아 그냥 구매했는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나에게는 너무 난해할 것 같은 김 혜순 시인의 시들은 분명 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작가의 깊고 깊은 생각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시집이 제법 두꺼운 편이다. 우리 엄마우리 아빠 이제 보니우리는작별의 공동체 시인의 책머리 말부터 가슴에 와닿는다. p21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날개, 새, 통증...." 내용보기

날개, 새....

이런 낱말들이 좋아 그냥 구매했는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나에게는 너무 난해할 것 같은 김 혜순 시인의 시들은 분명 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작가의 깊고 깊은 생각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시집이 제법 두꺼운 편이다.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이제 보니

우리는

작별의 공동체


시인의 책머리 말부터 가슴에 와닿는다.


p21

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

마스카라는 녹아 흐르고

밤의 깃털은 무한대 무한대

......

오늘 밤 나는

이 화장실밖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

물이 나오는 곳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

나는 여기서 애도합니다

......


이 시집의 제목에 해당하는 시 ‘날개환상통’ 을 여러 번 읽어본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이 시의 ‘새’의 이미지에 젠더의 뉘앙스를 불어넣는다.‘ 고 했다.

다시 이 시를 읽어보니 그래도 조금은 이해의 감정으로 다가온다.

아~ 화장실에 숨어 자신을 애도하는 젠더의 기구한 슬픔이 느껴진다.

이래서 시는 ’깊다.‘ 고 하는 걸까.

a****7 2024.04.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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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는, 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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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조건 멀리 간다몸에서 심장이 혼자 뛰쳐나온 것처럼나는 위독한 새새가 되어보니 새는 너무 비참하다매 순간 저 따뜻한 유방 아래 잦아들고 싶다-'새를 앓다' 중에서전미비평가협회상 수상을 함께 기뻐하고 기념하기 위해 읽은 시집이다. 영어로 번역된 시집으로 수상한 거라 더 의미있다고 들었다. 새하다, 시하다라는 시어를 영어로는 어찌 번역했을까 궁금하다. 날개를 잃고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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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조건 멀리 간다

몸에서 심장이 혼자 뛰쳐나온 것처럼
나는 위독한 새

새가 되어보니 새는 너무 비참하다
매 순간 저 따뜻한 유방 아래 잦아들고 싶다
-'새를 앓다' 중에서

전미비평가협회상 수상을 함께 기뻐하고 기념하기 위해 읽은 시집이다. 영어로 번역된 시집으로 수상한 거라 더 의미있다고 들었다. 새하다, 시하다라는 시어를 영어로는 어찌 번역했을까 궁금하다.

날개를 잃고 환상통을 앓는 우리는 모두 한마리 새.
세상은 우리의 날개를 떼내어 내동댕치고서
집에 들어오지 말라 소리지른다.
내쫓긴 여자는 쌍시옷 같은 발로 증발하고 은퇴하겠다고,
도시의 눈에 띄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부들부들 떨며 화장실에 숨어
'내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이 밤'을 슬퍼한다. 나를 애도하며 빗소리라도 나를 떠밀어주길 애원한다.

새 속에서 태어났고
새 속에서 죽었다는 여자
그 여자가 새하는 여자이고
시하는 여자이다.

빈 몸은 무섭다
빈 손은 무섭다
날개를 잃고도 새는 무겁다.
밤만 보기에
대낮에도 밤만 보기에.

김혜순 시인님의 처절한 시가 좋다. 여린 뼈 같은 시어들이 서럽다. 새가 지르는 비명이 울컥울컥 쏟아진다.

시인의 글쓰기에 관한 에세이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과 함께 읽으면 새가 된 시인의 통곡과 비명이 더 잘 들릴 것이다. 새하는 시인의 시하는 시간을 사랑한다. 
b*****1 2024.04.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