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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욱의 시는 늦게 온다. 연과 연 사이가 아득하기 때문이다. 그 아득한 틈을 우리는 천천히, 너무나도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행과 행 사이, 연과 연 사이, 그 사이에는 시인이 인칭과 시제를 넘나들며 남겨놓은 투명한 구멍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신해욱의 웜홀'이라고 부르자. 그리고 그 웜홀을 조용히 지나가도록 하자. [발문 중에서] '신해욱의 웜홀'이라는 말에 이끌려 시집을 읽게 되었다. '생물성'이라는 생명성이 연둣빛 표지와 잘 어울리면서 나는 뼈와 살과 피가 있는 생물로서 생명과 삶을 지니고 있음을 느낀다. 이곳과는 다른 시공간으로 연결되는 그의 통로를 보고 있자니 나의 연둣빛 생명성은 어디로 연결되어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 와중에도 몸에는 피가 돌고 시간에는 밤이 찾아오고 내일에는 아침도 온다. 살아있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은 연결되지만 어제와 오늘의 나는 다르고 오늘과 내일의 나는 다르다. 무수히 많은 내가 연결되지 못한 채 있다. 이름을 갖고 있던 존재는 실종되고 이름은 시간 속을 부유하고 있다. '신해욱의 웜홀' 속에서 '생명성의 웜홀'을 발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