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에 범죄자였던 인물이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이야기는 흔하다. 흔하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꽤 많은 이야기들은 그러한 주인공들을 등장시킨다. 그 이유는 역시 현재의 신분과 과거의 신분이 교차하면서 만들어내는 긴장감 때문일 것이다. 와일드 싱은 바로 그러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다루었던 작품인 비트 더 리퍼의 주인공이 다시 한 번 활약을 펼치는 이야기다. 더불어 그런 신분을 감춘 범죄자의 이야기의 흔한 패턴을 따라가면서도 그 이야기에 색다른 재미와 함께 생각하지 못한 반전을 더해주었던 비트 더 리퍼의 작가가 쓴 이야기라는 점에도 또 다른 특별한 이야기를 기대하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바로 이 와알드 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일드 싱은 호수에 사는 괴물을 쫓는 추격전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괴물을 쫓는 이야기가 이 이야기의 핵심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 호수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주인공은 더 열심히 추적을 하게 된다. 신분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주인공이 일종의 아르바이트처럼 시작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는 그동안 우리가 흔하게 만나왔던, 이야기의 패턴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부분은 전작인 비트 더 리퍼와 닮아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사람들의 상상을 마구 흔들어버렸던 비트 더 리퍼처럼 이 와일드 싱에서도 우리는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사건의 재미와 함께, 이 와일드 싱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이야기가 감추고 있는 여러 사람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와일드 싱은 전작인 비트 더 리퍼에 비해서 그 긴장감은 조금 더 줄어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마피아에게 쫓기는 주인공의 상황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그 추적이 이야기의 중심에 자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주인고의 시선을 따라 조금 더 느긋해진 기분으로 그 사건을 보게 된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우리는 어느새 주인공처럼 그 사건들 속에 푹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사건들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전혀 다른 새로운 감추어진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바로 그것이 이 작품 와일드 싱의 장점이 아닐까 한다. 물론 전작인 비트 더 리퍼의 감춰진 이야기에 비해서 부족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생각하지 못한 이유로 벌어지는 그 사건들은 언제나 사람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여전히 이 이야기는 너무나 매력적으로 그와 함게 독자들이 모험을 하게 한다. |
|
'와일드 싱'은 2009년도 출간되었던 '비트 더 리퍼'의 후속작인데요.. '비트 더 리퍼'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영화화 된단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인공인 '피터 브라운'은 '마피아'의 '킬러'였습니다 그러나 '증인프로그램'에 의해서 '피에트로 브라우나'라는 이름으로 위장하여 '의사'로 살고 있지만 전작인 '비트 더 리퍼'에서 옛 동료를 만나 신원이 들킬 위험에 닥칩니다. 저는 '비트 더 리퍼'를 읽지 못해서, 그후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데요 조만간 읽어봐야겠어요...궁금한..ㅋㅋㅋㅋ 소설의 시작은... 두 연인이 '백색호수'에서 수영을 하다가 죽는 장면입니다... 정체 모를 무엇인가에게 물속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두사람... 그리고 '유람선'의 '선의'로 일하고 있는 '피터 브라운' 새로운 신분인 '라이오넬 아지무스'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중인데요 그에게 자신의 증인프로그램 담당이 연락을 갑자기 해옵니다.. 그리고 그와의 연락을 통해 '라이오넬'은 아름다운 고생물학자인 '바이올렛'을 만나게 되고 그녀의 소개로 대부호인 '렉빌'을 만나려 갑니다. '렉빌'은 '레지 트레이거'란 남자가 자신에게 제안한 내용을 말해주는데요 '백색호수'에 산다는 괴물을 조사하는데, 백만 달러를 내고 참여하란 이야기입니다. 완전 허황된 이야기지만.. 모험가인 '렉빌'은 그 이야기에 솔깃해지는데요.. 그렇지만, 몸이 성치 않는 '렉빌'은 현재 참여할수 없고... '라이오넬'에게 대신 '괴물'의 실체 유무를 조사해달란 의뢰였습니다 '라이오넬'은 처음에는 사기나 납치일것이라면서 참여에 반대를 하지만 자신의 도피비용이 필요하단 생각에 150만 달러를 제안합니다.. '렉빌'은 그에게 진상을 파헤쳐오면 300만 달러를 주겠다고 약속을 하는데요 대신 '바이올렛'을 데려가고 그녀를 보호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지요 '라이오넬'과 '바이올렛'은 '백색호수'로 향하고..가는곳마다, 여러가지 일들에 휘말리게 되는데요.. 예전에 재미있는 '웹툰'을 본적 있습니다 '네스호'의 주민들이 관광을 위해, 일부러 '발자국'을 만들어내는 장면인데요 실제로 '네스호'같은 경우는 관광수익을 무시못할 수준이니까요 '백색호수'의 주민들 역시 그런 음모를 꾸몄음에 드러나지만.. 사실 그 계획을 꾸미는데 앞장선 사람들은 이미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상태.... 과연 '백색호수'에는 괴물이 있는지? 말이지요... 드디어 '레지 트레이거'가 운영하는 산장에 도착한 두사람... 그리고 그들에게 뜻밖의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완전 재미있게 읽은 '와일드 싱'이였습니다.. '괴물소동'을 둘러싸고 진상을 파헤치는 '킬러의사'의 모습.. 그리고 온갖 소동들이 넘 재미있었는데요 '액션'과 '코미디'의 절묘한 결합이라고 할까요? 특히...마지막 싸움장면은...영화로 만들어지면 대박일꺼 같은데 말이지요.. '라이오넬'도 '라이오넬'이지만, '바이올렛'은...넘 웃기고 재미있고 캐릭터 정말 맘에 듭니다..ㅋㅋㅋㅋ 그리고 책 뒤에...고생물학자인 '바이올렛 허스트'의 논문이 부록으로 나옵니다.. '미래'생각만 하면 술 마신다는 그녀...ㅋㅋㅋㅋ 너무 잼나게 읽어서 전작인 '비트 더 리퍼'도 조만간 읽기로요...ㅋㅋㅋ 기대중입니다 |
|
세상에는 희한한 호수들이 참 많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호숫가에 서서 소리를 지르면 기류가 변해 비가 내린다는 운남성의 호수부터, 수면에 펄프가 떠 있어 걷어내어 건조시키면 종이를 만들 수 있다는 아프리카의 사루리호 등등의 이야기가 20세기를 살았던 저에게는 믿거나 말거나 같은 방송이나 유령선 이야기가 나오는 기이한 책 같은 곳에 실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연 인기가 좋았던 것은 네스호의 괴물 네시였는데요. 네시 이야기는 심심하면 한 번씩 애독하던 잡지 소년 중앙이나 새소년, 보물섬 같은 곳에 실려있었습니다. 조작이라는 설이 들렸지만 어린 나이였기에 조작일리 없다며 네시는 어떤 모습일까...몸통은 어떻게 생겼을까 많은 상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네시를 잊고 살아갈 만큼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조시 베이젤의 <와일드 싱> 이라는 소설 때문에 다시 그녀석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지난 번에 읽은 <비트 더 리퍼 > 의 후속작인데요. 전작에서 피에트로 브라우나라는 마피아 킬러였지만 FBI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신분 세탁 후 피터 브라운이라는 의사로 살던 주인공이 이번에는 라이어넬 아지무스라는 이름으로 유람선 선의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름이 이렇게 자꾸 바뀌면 본인도 헷갈리겠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자신이 전직 킬러 피에트로 브라우나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 갈 수 있다면야. 그쯤은 감수하지요. 어쨌든, 유람선에서 유유자적하던 그에게 한 재벌이 돈을 넉넉히 줄테니 레지라는 남자가 알려온 백색 호수에 살고 있는 괴물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닌지를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동행자는 미모의 고생물학자인 바이올렛인데, 둘은 밀당을 하는건지, 츤데레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츤츤 데레데레 하면서 백색 호수 근처의 레지가 운영하는 산장으로 갑니다. 그곳에 도착해 환대를 받으며 조사를 시작 할 것 같지만 ,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이사람들은 왜 이리 총부리 들이대는 걸 좋아하는 지. 자꾸만 목숨이 왔다갔다 합니다. 이 마을 주민들이 무척 수상합니다. 분명 무언가가 있는데 그 무언가가 네시스타일 호수 괴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 호수엔 어떤 스타일의 괴물이 살고 있었을까요. 그리고 희생자들은 어쩌다가 그런 일을 당했을까요. 책은 두께에 비해 경쾌합니다. 가독성이 좋지요. 그런데 분명 블랙유머도 많고 웃기다고 그랬는데. 왜 안웃기지. 미국식 유머코드라서 나랑 잘 안맞는건가. 그냥 피식하는 헛웃음도 안나오네요. 장르가 개그가 아니라 스릴러 인 것 같으니 그냥 넘어가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뿔사. 웃음코드는 본문에 있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풍자와 해학이 있는 곳은 본문이 아니라 주석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을 때 책 하단에 주석이 있으면 매번 아래로 시선을 옮겨 주석을 곁들여가며 읽는 게 아니라 흐름을 깨지 않으려고 일단 그냥 지나가버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러니 <와일드 싱> 의 드레싱인 새콤달콤미끌 주석을 팽개치고서 wild thing 만 먹은셈이었어요. 어쩐지 너무 싱겁고 아쉽더라니. 그래서 다시 한 번 드레싱을 끼얹어가며 와일드 싱을 읽었어요. 이러언!!!! 정치나 뭐..그런 못알아들을 부분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소설이 처음과는 달리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군요. 이 책의 읽는 방법은 그렇습니다. 반드시 주석을 곁들여 읽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싱겁습니다.
|
|
월간 채널예스에서 보고 흥미로워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두껍다(535쪽이다). 하지만 책의 두께로 겁먹을 내가 아니다. 두꺼운 책도 재미있으면 금방 읽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책의 두께가 아니라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다. 재밌으면 빨리빨리 넘어간다. 이 책도 그런 편이다. 소설이라는 게 재밌고 흡입력이 있고 '뭘까?'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면 성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나는 그런 기대를 품었고, 어느 정도 적중했다(이전에 진지한 책을 읽었기 때문에 머리 식힐 겸 재밌는 소설을 읽고 싶었다). 그런데, 언어도 그렇듯이 책도 어느정도 같은 문화권과 같은 생활권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더 몰입도가 높고 피로도가 낮아진다. 하지만 이 책은 머나먼 미국의 북동부 (캐나다와 인접한) 미네소타주를 배경으로 한 호수 괴물 미스테리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읽으면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곳곳에 옮긴이의 '()설명'들이 없었다면 나는 이 책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장이 너무 길다. 번역은 대체로 잘 된 듯 하다(번역하시는 분이 고생하셨을 듯). 포드 지역(처음에 사람이름인 줄 알았다)은 좀 황량하고 무서운 시골동네인 듯 하다. 포드의 어느 식당 여주인이 청소년들을 부하로 데리고 있는 마약제조업자라니. 이런 식으로라도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렇다면 호수 괴물 괴담을 퍼뜨려서 사람들을 모이게 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려고 했나요? 라는 황당한 질문을 하면, 포드 사람들은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킬러 겸 의사 남자(라이어넬 아지무스)와 고생물학자 여자(바이올렛 허스트)가 주인공이다. 이 두 사람은 렉 빌이라는 (진짜 이름이 아니고 '은둔하는 억만장자'(reclusive billionaire)의 약자이다) 남자의 요청으로 백색 호수에 출몰한다는 괴물을 찾는 여행에 참가한다. 바이올렛은 젊고 예쁜 여자고, 라이어넬 역시 잘생긴 남자인 듯 하다. 바이올렛이 초반에 대놓고 '우리 같이 자게 될까요?'라는 질문을 한다. 서로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있나 보다. 하지만 남녀 사이가 대부분 그렇듯이 툭탁 거리며 다투거나 삐지거나 말도 안하거나 그런다(그러다가 정드는 거지). 뭐,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숙소 배정을 할 때 둘은 한 방에 자게 된다. 이건 뭐 운명적인 필연 (전생에 뭔가 있을 듯) 커플인 듯 하다. 그래서 분위기 좋고 둘이 키스하고 뒹굴려고 할 때 불빛이 터진다 (작가는 강약조절을 잘한다). 렉 빌에게 의뢰받은 이 의사는 백색 호수의 괴물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며 거절한다. 하지만 돈 앞에 장사없다고, 150만 달러에 이 여행에 참가하게 된다. 물론 바이올렛과 함께. 그런데 이 여행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나름 유명인이다. 가수도 있고 유명 정치인도 있다. 특히 핀 부부와 바이올렛과의 성경과 진화론에 대한 대화 부분은 흥미로웠다. 그 밖에 의사와 바이올렛이 이 여행의 참가자들과의 대화는 눈여겨볼만한 것들이 있었다. 내가 느낀 건, 미국도 어지간히 골치아픈 사회일 것 같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두 남녀 사이는 (내 바램과는 반대로) 냉냉해진다 (나같은 독자의 심리를 잘 간파한 듯). 그 대신에 점점 백색 호수에 뭔가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백색 호수 괴물을 둘러싼 죽음이 하나둘 밝혀질수록 그렇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과 대화할수록 수상하고 뭔가 숨기는 듯 하다. 전에는 백색 호수에 '뭔가가 없다' 였는데, 이제는 '뭔가가 있는 건 확실한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로 바뀌었다. 이렇듯, 소설은 정체 모를 뭔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야말로 독자가 소설을 끝까지 읽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백색 호수에 어떤 괴물이 있는지도 궁금했지만, 그 의사와 바이올렛이 언제 자게 될지도 궁금했다). 결국, 범인은 선량하고 성실한 (초반에 잠시 등장한) 그 누군가였다(그 누군가는 밝힐 수 없다, 스포일러가 되기 싫다). 그가 이것들을 모두 꾸며낸 것이다. 복선이 있는 보통의 스릴러 영화처럼, 진짜 범인의 비중은 작다. 나는 진짜 괴물이 등장하기를 바랬지만, 세상의 미스테리들은 알고보면 '조작'이 많다. 그 깊숙한 속살을 보기 어려울 뿐이다. 백색 호수의 괴물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들의 탐욕일 것이다. 탐욕은 없는 괴물도 만들어내는 진짜 무서운 괴물이다. 그 탐욕은 사람의 죽음을 먹이 삼아 성장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만다. 그리고 탐욕은 괴물이 되어 그것이 최선이라고 자위하여 그 괴물짓을 계속한다. 문체가 영화를 보는 듯 스피드하다. 물론, 장황한 문장들이 지뢰처럼 곳곳에 존재하고, 갑자기 뜬금없이 베트남 전쟁으로 가기도 하고, 중국 텐안먼 사태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 의사는 전적이 있는 듯 하다. 마피아에 쫓기는 몸이고, 상어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듯 하다. 저자의 이전 책에도 이 킬러 의사가 등장할 것이다. 이 책에는 구체적인 년도와 장소, 인물을 언급한 것들(주석 포함)이 꽤 있다. 풍자적이기도 하고 정치적, 사회고발적이기도 하다. 미국이라는 동네가 상당히 시끌벅적한 곳인 듯 하다. 이 책에는 주석이 상당히 많다(한 페이지의 3/4 정도를 차지하는 주석도 있다). 또한 뒷 부분에 '부록 및 출처'의 양 또한 많다. 소설 내용과는 별개로, 이 책의 주석, 부록, 출처 내용에서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그건 셜록 홈즈가 말한 거랑 같을지 몰라요. 그가 그렇게 말했잖아요.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것을 제거할 때 남은 선택은 진실이어야만 한다, 설령 그게 진실일 리 없는 것 같더라도 말이다.'" "바이올렛, 미안하지만 그건 셜록 홈즈가 이제까지 말한 것 중 가장 바보 같은 말이에요.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것을 제거했다는 걸 대체 어떻게 알 수 있죠?" (271쪽)'모든 것을 고려했다'는 자만을 경계해야 한다. 위기와 문제는 항상 우리가 고려하지 않은 것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연계에는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이 세상의 미스테리들은 우리가 생각지 못하지만 실제하는 경우의 수 중에 하나일 것이다. 호수 괴물, UFO도 그 중에 하나일 수 있다. ----------- ** 문제의 근본은 유람선들은 일반적으로 노동법, 인권법, 환경법, 또는 건강관리 규정(이 점에 대해서는 세금도 마찬가지다.)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유람선의 대다수(심지어 오로지 미국의 항구들에서만 운항하고 있는 유람선조차도)는 파나마나 볼리비아, 혹은 라이베리아를 등록지로 삼고 있다. 그나마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이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 보고자 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당시 상황이 세계 무역 문제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었기 때문에 손을 쓸 수가 없었다. (27쪽) 베티 페이지(1950년대를 주름잡았던 미국의 전설적인 모델이자 섹스심벌 -- 옮긴이)처럼 앞머리를 가지런히 자른 여자가 '라이어넬 아지무스 선생님'이라고 쓴 팻말을 들고 포틀랜드 공항에 나와 있었다. 내가 미국에서 열네 번째 가는 부자라면 딱 그런 여자를 고용할 것 같았다. 그녀는 핀업 사진에 나오는 여자 같았다. 상자에 넣어 둘 수 있는 그런 사진 속 미인 말이다. "관심 없는데요." 내가 다가가자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 (29쪽) -> 라이어넬과 바이올렛의 첫 만남이다. 베티 페이지가 누군지 검색해봤더니 역시 미인이었다. "혹시 [쥐라기 공원]에서처럼 공룡을 복제하시나?" "[쥐라기 공원]에서처럼 공룡을 복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요. 4만 년이 지나면 DNA는 분해돼요. 설령 그게 호박(琥拍) 속에 들어 있는 모기의 DNA라 하더라도 말이죠. 우리가 6억 년 된 공룡의 DNA를 손에 넣으려면 현재 살아 있는 후손에게서 추출한 것을 역설계하는 방법밖에 없답니다. 게다가 우린 그런 기술에 도달하기 전에 길거리에서 인육을 먹고 있을걸요." (31쪽) -> 백색 호수 괴물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공룡의 직계 후손일 가능성을 암시한다. 바이올렛은 인류가 되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환경을 파괴했고 따라서 남은 것은 인류멸망 뿐이라는 암울한 미래를 설명한다. "하지만 당신은 누구나 다 결국에는 죽는다는 것도 깨달았겠죠. 물론 세상에 마법 같은 일이 있다는 게 밝혀지지 않을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겠지만." 그의 얼굴에 오만한 표정이 스쳤다. "나라면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을 거요." "당신은 비범회(非凡會) 소속인가요?" "그렇소." "과연 그렇군요." (62쪽) * 비범회(Singularity Movement, 미국에 현존하는 단체 혹은 회합으로서 비범한 과학기술이 불멸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 참고로 단체명은 고심 끝에 역자 임의대로 붙인 이름임을 밝힌다 -- 옮긴이)는 컴퓨터가 지각력을 지니게 되면 부유한 컴퓨터 업계 인사들이 수명을 연장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다수의 부유한 컴퓨터 업계 인사들의 단체이다. 여기는 심각한 문제가 전혀 없는 사람들, 혹은 적어도 고질적인 문제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나 참여하는 그런 단체다. (63쪽) "그러니까 당신 말은 마모셋 교수가 이런 멍청한 짓거리에 나를 '추천했다'는 겁니까?" "그 양반한테 상세한 것까지는 말하지 않았소. 그냥 흠미진진한 과학적 수수께끼가 될 듯싶은 게 있는데, 그 진위를 가릴 수 있을 만큼 똑똑하면서도, 이게 만약 범죄를 목적으로 기획된 일로 드러날 경우 적절히 처리할 만한 강인한 사람 좀 찾아 주십사 부탁드렸을 뿐이오." (64쪽) 그냥 말하는 투가 원래 그런 걸지도 몰랐다. 같이 자면 끝내줄 것 같았다. "아마 그러지 싶은데." "감히 그렇게 생각하신다, 그 이유는요?" "모험을 떠나지, 서로 처음 본 사이지, 그리고 며칠 동안 낯선 곳에 있을 거니까요. '당신은 날 두 번 다시 못 볼 거예요.'라는 말보다 더 섹시하게 들리는 건 없죠." (72쪽) 나 역시 시골 사람들에 대해 대다수 미국인들과 비슷한 수준의 편견*을 갖고 있었지만 그곳은 정말 이상했다. 20대로 보이는 한 청년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데 처음에는 아주 정력적인 한편의 운동 경기를 보는 듯했지만 자전거 안장 뒤에서 통통 튕기는 2리터짜리 펩시 병을 보고 그 친구가 필로폰을 혼자서 배합중임을 알아챘다. (76쪽) * 그들은 착각에 빠진 인종차별주의자들이라서 서슴없이 예수의 이름을 팔고 다니는 금권정치가에게 표를 던져 줄 것이라는 편견 말이다. 보수주의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부유하지 않다고 비난하는 것처럼 진보주의자들은 그들을 무식하다고 비난한다. (76쪽) 그 망할 자식들에게 어디까지 해 줘야 충분할까 싶었다. 그녀는 이미 걔녀들을 먹이고 같이 자 주고 유선 텔레비전까지 사 줬다. 또 뭐가 필요하단 말인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의 성기에 게임기라도 박아 놔야 하나? 그녀가 지금까지 걔네들에게 요구한 것은 아주 조금이라도 멋진 인간이 되라, 즉 '그 우라질 생성물을 코로 흡입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84쪽) 더구나 나는 부상당한 아이가 더 이상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싸움에 끼어든 게 아니던가? 센세이 드래곤파이어(가라데 9단의 여성 무술인 -- 옮긴이)가 "상처 입히기보다 제압하고, 불구로 만들기보다 상처를 입히고, 죽이기보다 불구로 만들고, 죽임을 당하기보다 죽이라."고 하지 않던가?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나만 그런 권고를 따르지 말아야 한단 말인가? (94쪽) 경주하듯 운전을 할 때면 항상 애덤 로카노가 생각났다. 그는 내가 열다섯 살일 때부터 스물네 살 때까지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 나이대의 사내는 자동차 경주 프로 선수의 길로 들어서거나 한심한 놈이 되지 않으면 경주하듯 자동차를 모는 게 일이다. 애덤과 나는 이미 한심한 인간들이었다. 우리 둘 다 그 자식의 아버지를 숭배했다. 그는 우리에게 자동차를 여자처럼 다뤄야 한다고 충고하곤 했다. 훔치고, 벗겨먹고, 너무 뜨거워졌다 싶으면 버려버리고, 지나치게 의지하지 말라고 했다. 분명 다른 저질스런 비유도 했는데 까먹어 버렸다.* (97쪽) * 삼두근(triceps)은 단수와 복수 둘 다 삼두근(triceps)으로 쓴다. 그 이유는 삼두근이 '새 개의 머리'라는 뜻으로 근육이 세 갈래로 나뉘어 있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두근(biceps)와 사두근(quadriceps)도 마찬가지다. (109쪽) -> 사두근도 있나 보다. 근데 '이두근(biceps)와'가 아니라 '이두근(biceps)과'가 아닐까? 그녀는 사냥꾼들에게 공감을 못 하겠다는 게 아니었다. 세상에는 아직도 화풀이용으로 즐겁게 죽일 수 있는 자원 집약적인 동물들이 넘쳐나는 것처럼 굴고 싶은 그들의 욕구를 그녀도 이해는 했다. 남북전쟁이 마무리된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전쟁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이해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121~122쪽) ->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그녀는 맨 오른쪽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확 당기는 맥주 없을까요?" "모든 맥주는 아무리 못해도 약간씩은 당기죠." 다른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가 말했다. 바이올렛도 같은 생각이었다. 맥주는 개체군 멸종의 완벽한 사례이다. 무슨 말이냐면, 사람들은 다수의 유기체를 그것들이 이전에 보지 못했던 수준의 많은 탄수화물과 함께 밀폐된 공간에 밀어 넣은 뒤 각각의 유기체들이 그들이 노폐물, 즉 이산화탄소와 알코올로 스스로를 대대적으로 죽이는 광경을 지켜본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이 그것을 마시는데, 그게 바로 맥주라는 것이다. (125쪽) "담배를 피워도 괜찮을까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담배는 당신에게 얼마나 끔찍할 정도로 해로운지 아십니까? 담배는 당신의 소변을 발암물질로 만들어 버리고 뇌에 필요한 산소량을 당신의 뇌가 조절할 수 없게 만듭니다.' 내가 의사이다 보니 그와 비슷한 말들을 해 줘야 할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해준단 말인가? 예방의학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보니 대화를 통해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법을 연구하는 곳이라고는 광고업계밖에 없는 마당에 말이다. (142~143쪽) 나는 바텐더들하고 잘 지내는 편이었다. 유람선에는 같이 잘 여자들이 많았다. 돌아다니며 잠자리를 할 수 있어 '유람(遊覽)'선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룻밤 상대로는 바텐더들이 특별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들은 퇴근 후 대부분의 시간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보냈다. (143쪽) 막달레나가 죽고 난 후 내가 정한 규칙은 간단했다. 어떤 여자가 내 생일이 언제인지 신경을 쓸 정도로 나와 가까운 사이가 되면 그 여자를 내 인생에서 완전히 도려낸다. 나 이외의 어떤 누구도 표적이 되지 않게 한다. 솔직히 그렇게 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우선 라이어넬 아지무스의 생일이 언제쯤인지 기억할까봐, 다시 말해 누군가 좋은 뜻으로 내게 깜짝 파티를 열어 주려고 하면 어쩌나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143~144쪽) 늑대인간의 울부짖음이 경계수역을 찢을 듯 울려 퍼졌다. 그 소리가 마치 호수 건너편에서 온 힘을 다해 내지르는 듯했다. 바텐더가 내 얼굴을 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건 그냥 아비새예요." 순간 미네소타 북부 지역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일들 가운데 몇 건이나 그냥 아비새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질지 궁금해졌다. (145쪽) "카누를 한쪽 호수에서 다른 쪽 호수로 옮기는 걸 '포티징(portaging)'이라고 하고요. 댁들이 '포티징'할 때 이용하는 길을 '포티즈', 즉 육로라고 하는 겁니다." "예?" 그렇게 물은 사람은 나였다. 나는 정말이지 그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다. 그가 하는 말이 곧이들리지 않았다. 다코타족이 사람의 얼굴을 먹는다는 대목은 특히 더 그랬다. 그러면서 마피아 놈들이 '카누'라는 이름의 오드콜로뉴를 바르곤 했던 게 생각났다. 어쩌면 아직도 그것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159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일들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 할 때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레지에게서는 그렇게 해야만 할 이유를 결코 찾지 못하겠다 이겁니다." (166쪽) 엄밀히 말해, 스팬드럴은 진화적 부작용이다. 즉 하나의 특성인데, 이 특성은 그것 때문에 생물이 제 유전체를 재샌산할 가능성이 커져서 생기는 게 아니라 그와 같은 가능성을 불러일으키는 다른 특성이 발달된 결과 생기는 것이다. 로널드 파이즈는 스팬드럴을 일컬어 "차편이 나아지는 데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일종의 유전학적 히치하이커"라고 했다. 그렇다고 스팬드럴이 진짜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어쩌면 진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남자들의 젖꼭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남자들의 젖꼭지는 진화적인 목적이 전혀 없다. 따라서 유익한 여자들의 젖꼭지와 달리 남자들의 젖꼭지는 그냥 존재만 하는 것으로서 그저 모두에게 나누어 주기 더 쉽도록 태아의 발달 초기 단계에 형태를 가주게 된 건지도 모른다.(여성의 오르가즘에 대해서도 같은 주장이 제기되곤 했다. 난 다만 다른 이들이 말한 것을 전달할 뿐이다.) (170쪽) 그래서 호수가 갑자기 불길하게 변했을 때는 마치 덫이 튀어나온 것 같았다. 1분 동안은 태양이 나와 바이올렛의 바지 속 엉덩이를 비췄고, 그다음에는 물에서 썩은 소금 같은 냄새가 나고 수면에서는 스피커 겉면에서 나는 소리처럼 적의가 솟구쳤다. 종전까지는 카누 밑바닥을 울리며 철썩철썩 부딪던 물결이 이제는 굶주린 수중 동물들이 먹을 것을 탐색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뭐가 바뀐 건지 찾아봤다. 구름 한 조각이 태양에 걸려 있었고 낯설고 차가운 수맥이 흐르는 게 카누 안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보이지 않는 암흑뿐. 전신에서 식은땀이 흐르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유람선이라는 대단히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많았다. 나는 그들에게 현재로서는 극심한 공포가 엄습하는 그 근원은 심리적인 데 있는 게 아니라 육체적인 데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끔찍한 일을 겪었든 그 일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은 아주 원초적인 방식으로 번갈아 가며 신경계와 교신한다. 그리고 그렇게 번갈아 가며 떠오르는 이상한 기억들은 당사자가 자신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생리적 변화를 지시한다. 땀이 차는 손바닥과 가빠진 숨에 반응하여 공포가 오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181~182쪽) -> '부딪던'이 아니라 '부딪치던'이 아닐까? "그게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거 말이죠? 전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게 그렇다는 증거가 있나요?" "믿지 않는 사람보다 믿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거요." "그럼 사실인지 아닌지가 다수결의 원칙으로 결정된다?" "아뇨, 하지만 반대 증거가 없을 때는 다수의 지혜에 기대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반대 증거가 '분명' 있답니다. 성서에서는 인간이 세상과 같은 주에 창조됐다고 하죠. 예수는 자기 추종자들의 생전에 세상이 종말을 맞을 거라고 말했어요. 사장님께서는 자신의 가설에 모순되지 않도록 이런 것들을 의미상 곡해할 수는 있지만 그건 이치에 맞는 말은 아니죠. 그냥 신앙일 뿐이지." (191쪽) "진화론은 피타고라스적인 의미의 이론이에요. 즉 현실 세계의 수많은 사례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법칙이라 이 말입니다. 입증은 언제나 되고 있답니다. 사장님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때마다 진화를 입증하는 거거든요." (193쪽) 하지만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물질들은 엔트로피와 무질서를 향해 나아가지, 복잡성과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게 아니잖소. 그렇다면 진화는 그런 법칙의 예외가 된단 거요?" 바이올렛은 넌더리가 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열역학 제2법칙은요, '고립된' 체계가 엔트로피를 향해 나아간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구는 고립된 쳬계가 아니라고요. 지구는 우주에서 항상 물질과 에너지를 얻는다고요. 태양 하나에서만도 120페타와트(1000조 와트 --- 옮긴이)의 에너지를 얻는답니다.* 물론 그렇게 얻는 에너지의 대부분은 그냥 다시 우주로 소멸되긴 하지만요. 진화는 엔트로피의 법칙을 따를 필요가 없어요. 왜냐, 고립되지도 않은 데다 진화가 일어나는 곳인 태양계는 엔트로피 법칙을 굉장히 많이 따르기 때문이죠. 사장님은 그냥 물리학을 이해 못 해서 그러는 거예요." 바이올렛은 점점 더 화가 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있죠, 제가 보기에는 그게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사장님은 본인이 이해 안 가는 것들은 틀린 거든지 아니면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거라고 믿고 싶은 거예요. 사장님은 물리학을 이해 못 하니까 물리학이 틀린 거고, 생물학을 이해 못 하니까 생물학이 틀린 거라고 믿고 싶은 거라고요. 사장님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든 턱수염에 빛나는 얼굴의 한 남자 때문이어야만 하는 거잖아요. 그래야 적어도 상상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댁은 실제로 그 어떤 것도 배우는 데 관심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턱수염에 빛나는 얼굴의 남자'로 설명하는 거라고요. 그래놓고는 나더러 그런 점을 그럭저럭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뭘 존중하라는 건가요?" (194~195쪽) 개간지 주변의 한쪽 인도 끝에 알루미늄 재질의 일인용 카누 한 척이 떠 있었다. 그 배 선체에는 스텐실을 대고 찍은 듯 '이카루스 FOM'이라고 쓰여 있었다.* (238쪽) * 이거 또 미안하게 됐다. 'FOM'은 불어로 'France Outre Mer', 즉 '프랑스 해외 영토'라는 뜻이다. (238쪽) 레지가 힘겹게 물었다. "LSD. 아내가 우표 밑에 넣어 보내 줬어. 그걸 머거게 됄 날이 올까 봐 걱정했는데, 아무튼 통증에 도움이 될거야." 그러고 나서 하사관은 잠시 모기장을 살짝 옆으로 걷더니 레지의 셔츠 속으로 손을 넣어 그가 걸고 있는 끈을 벗겼다. "미안하네. 자네 열쇠를 회수하는 걸 깜박 잊었어." (246쪽) -> LSD가 뭘까? 끝부분에 어렴풋이 짐작되는 게 있다. 레지가 커피에 LSD를 섞어서 사람들이 모두 이상해진다. 대개의 사람들은 레지가 분명히 겪었다는 그런 거짓말 같은 일들을 겪게 되면 의기소침해질 때가 많다. 왜냐하면 그들이 어떤 행동이나 말을 하든 그들이 실제로 그 일을 겪을 당시의 강렬함이 눈곱만큼도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지는 의기소침한 인상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물에 사는 용이었지 싶소. 메기는 분명 아니었고, 또 돼지를 먹어 치우는 거대한 이빨이 있는 걸로 봐서는 이라와디 돌고래도 아니지. 그 어느 것도 일반적인 게 없었소. 내가 본다고 제법 잘 봤거든. 끔찍하게 흉측했던 것만 봐서는 뱀의 머리를 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공식적으로 알려진 뱀 머리치고는 엄청 컸단 말이지. (251쪽) 코르사코프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대개 선진국에서) 알코올성 영양실조로 인한 티아민 결핍 때문에 기억들이 망가진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실시간 새로운 기억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그래서 코르사코프 증후군을 앓는 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암시를 주면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일이 실제 있었다고 기억하기 시작하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하려든다. 맨 처음 이 증후군이 아닐까 의심했어야 했다. (263쪽)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주먹코인 상어는 없거든요. 더구나 누군가를 공격할 만큼 민물에서 상어가 그렇게 신진대사가 활발할 수 있단 말은 못 들어 봤어요. 그럴 수 있는 바다 생물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연어는 그러는 데 별문제 없을 것 같은데요." "연어는 한 번, 한쪽 방향으로, 민물에서 바닷물로 옮겨 가죠. 그러는 건 비교적 쉬워요. 왜냐면 걔네는 삼투 조절하여 물에 적응할 수 있게 세포를 지방조직으로 가득 채우기만 하면 되거든요. 다시 돌아갔을 때는 민물이 걔네들에게 독이 되어요. 결국 그게 걔네가 알을 낳고 죽기 전의 마지막 진화적 스트레스 유발인자인 셈이죠. 어쨌든, 상어한테는 절치밖에 없어요. 피라니아나코모도왕도마뱀처럼. 이놈의 정체가 뭐든 어금니 자리에 절치가 있긴 하지만 위쪽 앞니 자리에 구멍을 뚫는 이빨이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물린 곳마다 앞부분이 전부 실오리처럼 늘어나 있는 거라고요." (267쪽) "나도 알아요. 난 고생물학자인걸요. 내가 읽히 알고 있는 동물들 중 상당수가 K-T 멸종 사건(6500만 년 전 커다란 운석이 충돌해 그 충격으로 화산 폭발 및 쓰나미 등이 일어났고 이후 화산재 등으로 수십 년~수백 년 동안 햇빛이 차단돼 기온이 하강하고 산성비가 내려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식물이 멸종한 사건 -- 옮긴이)때 다 사라져 버렸죠." (269쪽) "그래서 그건 셜록 홈즈가 말한 거랑 같을지 몰라요. 그가 그렇게 말했잖아요.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것을 제거할 때 남은 선택은 진실이어야만 한다, 설령 그게 진실일 리 없는 것 같더라도 말이다.'" "바이올렛, 미안하지만 그건 셜록 홈즈가 이제까지 말한 것 중 가장 바보 같은 말이에요.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것을 제거했다는 걸 대체 어떻게 알 수 있죠?" (271쪽) 진실이지만 거짓인 것. 그건 태도일 뿐만 아니라 생활 방식이었다. "당신은 렉 빌이 생각하는 그 사람이 맞나요?" 오, 제기랄, 어쩌면 그렇게 영악하게 물어볼까? 하마터면 그녀에게 털어놓을 뻔했다. (275쪽) -> 음, 뭘까? 렉 빌이 생각하는 그 사람은? 그것은 날개가 달린 지팡이에 뱀 두 마리가 휘감고 있는 문신이었다. 문신을 새길 때는 그게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상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진짜 아스클레피오스의 상징물은 날개가 없는 지팡이에 뱀 한 마리가 휘감고 있다. 알고 보니 날개가 있고 두 마리가 휘감고 있는 지팡이는 사람들을 저승으로 데려다 주는 신, 헤르메스의 상징물이었다. (295쪽) "여기 있는 '샌디스크'(그때그때 소녀가 지닌 기기의 제조사 등으로 이름 대신 즉흥적으로 부르는 듯하다. 뒤에 가서는 '삼성' 등 또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 옮긴이)가 화학 숙제를 해야 하거든요. (305쪽) 셀리아는 습기 때문에 바지가 오그라들 수도 있는지 궁금했다. 정말 그렇다면 그녀가 곤란해질 수도 있었다. 모기 한 마리가 그런 바지를 뚫고 그녀를 물어서 물린 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가능성이 있었다. (312) ->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자오, 고르바초프에게 모든 중요한 결정은 덩이 내린다고 말하다. 덩샤오핑이 은밀하게 중국을 다스린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자오쯔양이 미하일 고르바초프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324쪽) 세상의 문제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자기들한테 더 이로운 거에 따라 이성을 켰다 껐다 하는 사람들이 문제죠." (357쪽) "그건 일명 포울트롤륨(Poultroleum) 프로젝트라는 거예요. 미국인이 하루에 2200만 마리의 닭을 죽이는데, 닭이 공룡의 자손이니까 우리가 닭의 뼈를 이용해서 원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죠.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요." (363쪽) "그는 그 프로젝트가 성공하든 안 하든 상관없댔어요. 석유층에 관한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사람을 회사 내부에 두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기한테는 가치 있는 일이라면서요." "말 되는군." "아뇨, 말이 안 되죠. 난 그 일에 적임자가 아니니까요. 석유층은 100년 동안 지질학 중에서도 가장 돈이 많이 드는 하위 전문 분야라고요. 구멍을 뚫어야 할 데를 알아내는 방법을 연구하는 거니가요. 이미 내가 범접하기 어려울 만큼 그 분야에 뛰어난 사람들이 1만 명은 있어요. 난 그쪽에 관심조차 없는걸요. 석유는 아무 짓도 안 했지만 이 지구에 유해한 거지 싶어요. 내가 볼 때 모든 기술은 인류에 붙어먹기 위해 그때그때 진화하는 기생충이에요." (364쪽) "그 사람이 또 뭐라 그랬냐면 자기는 승산이 없는 것들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고를 하는 연구자들을 데리고 있는 게 좋데요. 그 말을 들으니까 내가 월씬 더 많이 그 사람을 벗겨먹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 있죠. 굵직한 과학상의 대발견 가운데 학계 밖의 인물이 혼자 연구해서 얻은 결과물인 게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365쪽) "그럼...... 뭔데요?" 나는 그녀가 못 보게 고개를 돌렸다. "나중에 얘기해 주죠." "지금 해 주지 그래요?" "안 돼요." "왜요?" "당신과 계속 얘기해야 하니까요." "당신이 짜증날 정도로 회피하니까 내가 입을 다무리란 거는 걱정 안 돼요?" (368쪽) -> 아지무스 의사가 정체를 밝히면 바이올렛이 얘기를 안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바이올렛이었다. 그 여자가 그리웠다. 사실 난 그녀에게 아주 이상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 우리가 마치 고대 이집트로 들어가는 출입구 양옆에 서 있는 조각상처럼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가서 섹스를 할 수 있기를 고대하면서 5000년을 보낸 사이 같았다. "이보게들, 멈춰!" 누군가 소리쳤다. 레지였다. 나는 놀라우리만치 사람들의 목소리를 곧바로 식별할 수 있었다. (373쪽) 괜찮아, 이 정도면 됐어. 재킷 주머니에서 일회용 주사기 하나와ㅗ 매퀼런 선생의 약상자에서 훔쳐온 두 개의 안두릴 물약별(총 네 번 복용량) 중 한 개를 꺼냈다. 안두릴은 1960년대에 나온 항정신병약이다. 그 약을 투양하면 망치로 맞는 것 같지만 약효가 좋아서 요즘 미친 사람들에게 주는 쓰레기 같은 약보다 대사 부작용이 적다고들 한다. 또한 LSD를 딱 끊게 해 준다고도 한다. (374쪽) "자네가 봤다고?" "그놈을 느꼈다고요. 그게 잠수함 같은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아주 똑똑히." "그래서......" "그래서 전 이 상황이 셜록 홈즈가 말한 것과 같다고 봐요. 그 외에 다른 설명이 없다면 어는 것이든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바이올렛이 놀란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사실 그건 말일세, 홈즈가 했던 유일한 멍청한 말이라네. 자네와 나도 일전에 머시 병원행 셔틀 버스에서 그 얘기로 의견을 나눴잖은가. 비 오는 날로 기억하는데, 우리는 그 얘기 말고도 후디니(탁월한 탈출 솜씨로 유명했던 곡예사 -- 옮긴이)가 아서 코난 도일을 위해 어떻게 엄지손가락을 떼어 낼 수 있는 속임수를 썼으며 도일이 그걸 보고 진짜 마술로 생각했다는 얘기까지 했다네. 아무튼, 홈즈가 틀렸지. 언제나 현실 세계에 맞는 설명이 있는 법이니까." 바이올렛은 웃음기 없이 내 얼굴만 계속 쳐다봤다. 그게 더 불길했다. "그래서 이 일에 대해서도 현실 세계에 들어맞는 설명이 있을거거네. 사실 우리고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고 있으니까." (405쪽) "막달레나 때문에? 아니면 조부모님 때문에요?" "둘 다요." "똑같은 비중으로? "아뇨, 젠장!*" (412쪽) * 어떤 이유로든 이 일과 관련해 훨씬 더 많은 걸 알고 싶다면 조시 베이젤의 [비트 더 리퍼](황금가지, 2011)를 참고하시라. (412쪽) 옛날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 화를 자초한다는 걸 알았으리라. 내 감각은 기대와 그곳에 도착했다는 물리적 상황 덕분에 활짝 열려 있었다. 함께 통나무에 걸터앉은 바이올렛이 내 옆으로 가까이 다가올 때 그녀의 바지가 이끼에 부딪는 소리가 들렸고 뒤바뀐 공기가 느껴졌으며, 그녀의 머리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바이올렛은 내 허벅지에 자신의 허벅지가 닿자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추운가요?" 그 말은 만국 공통의 작업 멘트였다. (414쪽)
막달레나가 떠난 이후로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그렇게 사무치게 들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그렇게 한 몸이 되어 서롤르 탐하는 내내 바이올렛은 '당신은 두 번 다시 날 못 볼거예요.'보다 훨씬 흥분되는 말을 해줬다. "당신이 내게 하고 싶은 건 뭐든 다 해요." 나는 그렇게 했으며, 그녀가 원하는 것도 뭐든 다 해 줬다. 앞서 말했듯, 옛날 사람들은 어둠이 깔리면 사람들이 완전히 이성을 잃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죽도록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한다는 사실도 말이다. (416쪽) 공포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들과 똑같이 괴물에 엄청 가까이 가는 것이야말로 그놈을 달려오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우리도 알고 있었다. (416쪽) 마음만 먹으면 다이너마이트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물은 압축할 수 없는 반면 물고기는 압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 중에서도 특히 얕은 물에 사는 물고기는 가까운 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쇳덩이에 낀 손 신세가 된다. 주변의 모든 것이 그 폭발력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그렇게 그 힘을 흡수한 물고기는 결국 터져 버리고 만다. 잠수함 근처에 폭뢰를 떨어트리는 이치도 이와 같다. (417쪽) 기술이 '악행'을 부릴 때는 기업의 탐욕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 사가 1922년에 미국 전역에서 제구실을 하고 있던, 전기를 이용하는 대중교통 체계를 사들여 해체하기 위해 특별 부서를 설치했을 때나, 의회가 1935년에 공공전력지주회사법을 통과시킴으로써 제너럴모터스 사와 다른 회사들이 그런 식의 사업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줬던 것처럼 말이다. (478쪽) 1879~1883년. 태평야 전쟁. 이 전쟁은 원인에 해당되는 게 아니라 아주 터무니없이 놓쳐버린 교훈이다. 해당 전쟁은 카리브 해에서 박쥐와 비둘기의 배설물 매장층을 둘러싸고 벌어진 것이었다. 이들 매장층은 일찍이 이상적인 비료 자원으로 발견되어 농업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됐으며 그 결과 인구 증가와 도시화도 급격하게 진행됐다.* (478쪽) * 일례로, 1819년~1891년 사이에 뉴욕 시의 인구는 1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늘어났다. (478쪽) 쉽다. 먼저 10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라. 그다음에는 임신 문제를 해결하라. 루빅큐브(스물일곱 개의 작은 정육면체의 각각의 면을 같은 색깔로 맞추는 일종의 장난감 -- 옮긴이)와 마찬가지로 어렵지만 안내 책자 따위는 전혀 없다. 이것은 내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지만 원한다면 마음껏 자기 생각처럼 주장해도 된다. (481쪽) 인구 성장이 불쾌한 방식으로 자제되는 경향이 있다는 관측은 아무리 잘 봐줘도 맬서스 이론이나 동물학자 마스턴 베이츠**의 1960년 저서 [숲과 바다 The Forest and the Sea]와 캐턴의 저서에 직접적인 토대가 되어 준 해양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의 1962년 저서 [침묵의 봄] 같은 책들로 회귀한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는 '수용력' 같은 야생생물 관리 분야의 개념과 전문 용어를 인구에 처음으로 적용한 사람은 바로 캐턴이었다. 캐턴의 1980년작 [도를 넘다]는 여전히 최고의 저서다. [도를 넘다]의 품격을 잇는 특이할 만한 후대의 저서로는 로널드 라이트의 2004년작 [진보의 함정 A Short History of Progress]이다. 이 책은 사실상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하는데, 나는 이 소설을 쓰면서 특히 이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484~485쪽) 탈구치를 신경과 맥관 구조는 물론 심지어 치근막까지 재생시켜 성공적으로 다시 끼워 넣는 것은 정말로 가능한 일이다.* (488쪽) 코지마와 토가미의 [만화로 읽는 미적분학 안내서 The Manga Guide to Calculus]에 따르면,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세어 온도를 재는 공식은 Fc=7(Tc)-30이다.(여기서 'Fc'는 귀뚜라미 울음소리 빈도이며 'Tc'는 섭씨온도를 뜻한다.) (489쪽) 스머프(원어로는 Les Schtroumpfs)는 1950년대 말에 벨기에의 피에르 컬리포드가 만들어 낸 다형상 마케팅 및 오락용 프렌차이즈다. 그런데 이 만화는 기이하게도 조셉 폰 스턴버그의 1953년 영화인 [아나타한 Anatahan](열두 명의 남성과 함께 섬에 고립된 한 여성에 관한 내용)*을 어린이용 이야기로 새롭게 그려 낸 것으로, 큰 차이점이라면 스턴버그가 공격성을 선천적인 것으로 다룬 반면 [스머프]는 공격성을 거인(라블레 지역에서 여자 거인을 뜻하는 가가멜이라는 이름의 거인)과 그의 반려 고양이 아즈라엘(이슬람과 시크교에서 죽음의 천사를 뜻하는 이름)이라는 등장인물들로 공격성을 구체화했다는 것이다.(496쪽) 탄소 측정 연대의 배경 원리는 식물과 동물이 탄소의 방사성 동위원소(이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된다.)를 끌어들이기는 하지만 생성은 하지 않기 때문에 몸체에 남아 있는 이러한 동위원소의 양이 특정한 식물이나 동물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해온 시간을 알려 준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6만 년 이하(그쯤 되면 방사성 탄소의 양이 거의 측정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다.)의 물체에 쓰일 수 있으면 일반적으로 오차 범위는 +-40년이다. 그러나 1950년대에 수소폭탄을 실험한 이후의 시대에 살았던 식물이나 동물(인간을 포함한)의 경우에는 대기 중의 방사성 탄소의 양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정확도가 훨씬 높다. 2008년 9월 12일자 <사이언스>(제321권)에 실린 데이비드 그림의 [버섯구름의 은빛 가장자리]를 참고하시라. (496쪽) 예수가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세상이 끝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마태복음 16장 28절과 24장 34절을 인용한 것으로 마가복음 9장 1절과 누가복음 9장 27절, 그리고 21장 32절도 비슷한 내용이다.(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세대가 끝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나리라.) (497쪽) 그건 그렇고, 1964년 제작된 영화 [골드핑거 Gold Finger]에 따르면 인간은 파충류와 양서류처럼 피부를 통해 숨을 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쉬어야 하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면 죽는다고 한다. 또한 [골드핑거]에서는 "화씨 38도 이상에서 53년상 동 페리뇽을 마시는 것은 귀마개 없이 비틀즈의 노래를 듣는 것과 같다."고 했다. 거북이들은 자신들의 젖산을 완충시킬 수 있지만 단지 활동을 하지 않는 6개월가량만 그렇다는 점도 유의하길 바란다. (501쪽) 셜록 홈즈는 [네 사람의 서명](1890)에서 "다른 모든 요인들을 제외시켜을 때 남는 것 하나가 진실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는 [녹주석 보관](1892), [은성호 사건](1893)(내가 제일 좋아하는 홈즈 단편), [프라이어리 학교](1905), [브루스파팅턴 설계도](1917), 그리고 [창백한 병사](1927)뿐만 아니라 [네 사람의 서명] 후반부에서도 똑같은 구절을 다른 형태로 써먹는다. 따라서 그가 작정하고 이 말을 한 게 분명해 보인다. 홈즈가 말한 가장 멍청한 구절 1위를 놓고 다투는 다른 구절을 꼽자면 [빈집의 모험](1903)에서 그가 티베트의 '우두머리 라마(head llama)'를 만났던 이야기를 하는 대목이다. 홈즈와 현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은 그저 왓슨이 철자를 틀려서 그런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마치 티베트에 라마가 없다는 듯이 말이다.(없는 게 맞다.) (501~502쪽) * 그러고도 가뭄은 계속됐다. 2011년 4월 11일자 <뉴욕 타임즈>에 실린 티모시 이건의 [릭 페리의 대답 없는 기도]를 참조. 이 기사에 따르면 릭 페리는 또한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를 어떻게 다스릴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이 나라를 하느님께 넘겨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하느님께 '당신이 이 나라를 바로잡아 주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려 한다."고 대답했다. (503쪽) 가금류관심사연합(United Poultry Concerns)의 홍보 자료가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농무성의 국립농산물통계원이 2000년에 집계한 미국에서 구이용 영계로 도축된 닯의 수가 82억 5920만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수를 365로 나누면 하루에 2200만 마리가 도축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비구이용 닭은 얼마나 도축되는지 모른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휴메인팩츠닷컴(Humanefacts.com)에 따르면 닭드은 보토오 나이가 5주가 되면 도축되는데 원래 닭의 자연 수명은 7년이라고 한다. (514쪽) <단어> 1) 정빙기: 느군데 씨는 잼보니(스케이트 링크에서 사용되는 정빙기로 상표명이기도 하다 -- 옮긴이)를 운전하는 것처럼 공공 구역에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일을 맡을 때 말고는 승객 눈에 띌 수 있는 곳은 어디든 가지 못하게 돼 있었다. (25쪽) 2) 슬래셔 영화: 느닷없이 장면이 바뀌더니, 카메라가 등산복 차림에 끝부분이 둥글게 휘어진 선글라스를 기고 어떤 숲으로 걸어 들어가는 10대 소녀를 따라갔다. 그렇게 찍으니 약간 슬래셔 영화 같았다. (41쪽) 3) 모시(某時): 난 상어라면 치가 떨렸다. 몇 년 전 어느 주말 모시(某時)에 어떤 수족관에서 내 모든 것을 앗아간 끔찍한 밤을 보낸 후부터 그랬다. (42쪽) 4) 이가 꾄 듯: 잠시 후 그가 물었을 때 상어 생각이 나면서 이가 꾄 듯 온몸이 근질거렸다. (53쪽) 5) 추렴: "이건 '캠핑'하러 가는 거요. '일부일' 동안." "그게 사실이래도 나는 그 일주일 동안 댁이 애초에 내걸지 않아도 됐을 100만 달러를 건지려고 할 거잖습니까. 게다가 그 기간동안 계속해서 배를 떠나 있다가 이후 갈 수도 있고 못 갈 수도 있잖아요.* 150만 달러를 감당할 능력이 안 되면 일부 비범회 사람들에게 추렴하지 그러십니까? 벌써 한 게 아니라면 말이지요." (67쪽) -> 추렴: 모임, 놀이, 잔치 등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여럿이 얼마씩 돈이나 물건 등을 나누어 내거나 거둠 6) 경계수역: 바이올렛 몫으로 잡아 놓은 방으로 가서 침대에 옷을 입은 그대로 그녀를 눕히고 난 뒤 호텔에 딸린 술집으로 내려갔다. 그곳 현관에서 호수가 조금 내다보였다. 나는 그레인 스타를 주문해 받아든 뒤 호수를 바라보러 밖으로 나왔다. 밀림처럼 캄캄한 저 너머로 경계수역이 보였다. (142쪽) 7) 불가지론: "젊은이 생각은 어때요? 백색 호수 괴물이 진짜일까요?" 그 청년은 원뿔 표지판을 치우기 위해 뒤로 물러서면서 빙그레 웃었다. "전 거기에 대해서는 불가지론자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하지만 멋질 것 같긴 해요. 안 그런가요?" (172쪽) -> 불가지론: 사물의 본질이나 실재의 참모습을 사람의 경험으로는 인식할 수 없다는 이론. 한 마디로 '모르겠다'는 것이다.8) 목빗근: 그때 바이올렛이 목 부분에서부터 빗질을 하지 목빗근이 훤히 드러났다. 순간 그로디고 뭐고 까맣게 잊어버렸다. (211쪽) 9) 마체테 칼: 단 자체에는 천으로 음부를 가리고 티셔츠를 입은, 황새다리처럼 비쩍 마른 베트남인 여섯 명이 장대와 마체테 칼을 들고 그들을 똑바로 쳐다보며 서 있었다. 레지믄 생각했다. '또 시작이군.' (237쪽) 10) 마닐라지: 벤지의 차트 뒤표지 안쪽에 마닐라지로 만든 봉투가 하나 클립으로 끼워져 있었다. (264쪽) 11) 글록: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데비는 양털 조끼의 귀퉁이를 들어 올려 허리에 찬 권총집과 그 안에 들어 있는 글록을 내게 보여 줬다. (284쪽) 12) 의뭉스러운: 그러니까...... 의뭉스러운 사람이 아니라고요. (300쪽) 13) 암시경: 내 쌍안경과 암시경은 당연히 텐트에 두고 온 터였다. (349쪽) 14) 선수상(船首像): 폭우와 안개 속에서 적외선까지 더해져 더욱 불투명했지만 그 배의 정면에 마치 뱃머리의 선수상(船首像)처럼 두툼하고 심하게 뭉그러진 타이어 한 개가 붙어 있고 선미의 양쪽 모서리에 똑같이 불룩한 타이어들이 붙어 있는 게 보였다. (351쪽) 15) 권양기: 몇 분쯤 흐르자 그렇게 폭우가 퍼붓는데도 권양기의 모터 소리가 들렸다. (352쪽) 16) 옹송그리며: 두 사람은 바이올렛과 내가 쓰고 있던 텐트 안에서 옹송그리며 함께 붙어 있었다. 핫초코에도 LSD를 넣은 모양이었다. 잘났군, 레지. (386쪽) 17) 모탕: 빗줄기가 약해졌기 때문에 처음 보는 청년이 산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막아 놓는 장벽을 다시 세우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원뿔 교통 표지판 대신에 톱질 모탕을 썼다. (398쪽) 18) 만입(灣入): 절벽 주변은 곳곳이 만입(灣入)된 데다 움푹 들어간 곳들은 배가 완전히 가려질 정도로 넓어서 천천히 그리고 조심해서 지나야 했다. (413쪽) 19) 서혜관: 내가 바깥쪽 손가락으로 그녀의 서혜관을 자극하는 동안 가운데 손가락들은 그 사이에서 환히 빛나는 뜨겁고 매끄러운 곳에 가까스로 닿을 수 있었다. (415쪽) 20) 산도(産道): 어두운 숲은 마치 산도(産道)처럼 아주 작은 나무들이 줄지어 있어 자칫하면 발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었다. (421쪽) 21) 양향성격: 그자들은 딜런이 봤던 시날로아인과 조금도 닮지 않았다. 그가 봤던 시날로아인은 몸집이 훨씬 더 작고 훨씬 더 고달파 보였더랬다. 그런데 딜런은 왜 그자들을 시날로아인이라고 말했을까? "양향성격 군, 전방 주시." 병장이 딜런에게 경고했다. (447쪽)-> '병장'은 누구일까? 22) 편의치적: 아울러 버지니아에 있는 민간 회사가 라이베리아에 국적을 등록하는 편의치적 업무를 처리해 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484쪽) <의문, 궁금> 1) "차 키 줘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바이올렛이 대꾸했다. "시동 켜져 있어요." 내가 말한 대로였다. 멋진 여자 같으니라고. 난 그 아이를 뒷좌석에 밀어 넣고 시동을 걸었다. (96쪽) -> 시동 켜져 있다는데 왜 시동을 걸었을까? 2) "미슐랭 가이드에 여기가 실렸던가 보죠?" "그래요. '실제로 영업 중인 포드의 술집'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던데요." 바텐더가 세인트 파울리 걸(독일산 맥주 상표 -- 옮긴이) 컵받침 두 개를 카운터에 빙그르르 던져 놓은 뒤 그 위에 각각 파인트 잔* 한 개와 병맥주 하나를 올려놓았다. (126쪽) -> 영국 역시 미터법을 쓰지 않는다'고 해놓고 '미터법을 쓰는 영국에서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이라는 모순된 부분이 있다. 뭘까? 영국은 미터법을 쓰는 거야? 안 쓰는 거야? 3) * 나는 크리스 세멜 주니어와 크리스틴 세멜이 자신들의 외동아이에게 '크리스'가 들어가는 이름을 지어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들이 좋은 부모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8쪽) -> 왜일까? '크리스'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아이가 싫어했을까? 4) "발을 적시지 않고는 거시기를 적실 수 없다고 했다. 수병은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위가 그와 같은 단어를 선택한 탓에 레지는 아까보다 월씬 더 토하고 싶어졌다. (235쪽) -> 무슨 의미일까? 5) "무슨 일이죠?" 내가 물었지만 수행원은 골반을 튕길 때나 낼 법한 소리로 끙끙거렸다. 그 안에 우리 둘뿐이었으니 뭔 짓을 못할까마는 설령 그가 골반을 튕기는 춤을 췄다 한들 누가 내 말을 믿겠는가? (304쪽) -> '골반을 튕길 때나 낼 법한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6) "그래서 전 이 상황이 셜록 홈즈가 말한 것과 같다고 봐요. 그 외에 다른 설명이 없다면 어는 것이든 가능하다는 말입니다."(405쪽) -> '어는'이 아니라 '어느'가 아닐까? 7) 함께 통나무에 걸터앉은 바이올렛이 내 옆으로 가까이 다가올 때 그녀의 바지가 이끼에 부딪는 소리가 들렸고 뒤바뀐 공기가
느껴졌으며, 그녀의 머리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바이올렛은 내 허벅지에 자신의 허벅지가 닿자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414쪽) -> '부딪는'이 아니라 '부딪치는'이 아닐까? 8) 그러나 그 지도는 바뀌었다. 범위가 더 커졌던 것이다. 데비가 딜런에게서 마약을 뺏어갔기 때문이 아니었다. 말이 났으니 말인데 그 야만인인지 의사인지 경찰인지 모를 인간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게' 어디로 갔는지 젠장 누가 알겠는가? 진짜 이유는 데비가 딜런을 위니펙에 보냈기 때문이다. 위니펙이 딜런의 시각을 바꿔 놨다. 도시 전체가 마약을 지니고 다니지만 험악하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한 게 마치 환상의 공원 같았다. 오래되고 으리으리한 은행 건물들이 있지만 강변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그런 도시였다. (443쪽)-> '그게' 뭘까? |
|
[리뷰] 조시 베이젤 <와일드 싱> ‘호수에 살고 있는 정체불명의 괴물’ 이런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네스호의 괴물’을 떠올릴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한 호수에 출몰한다는 전설적인 괴물. 호수의 괴물이 실제로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탐사여행을 떠난다면 어떨까. 물론 거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괴물이 등장하는 호수인 만큼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테고 그러면 호수주변에는 제대로 된 숙박시설도 많지 않을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노숙을 해야하고 거친 음식으로 끼니를 때워야할 때도 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진짜로 괴물을 만나면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호기심과 모험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생각해볼만 하다. 미지의 호수 괴물을 찾아 나선다.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 호수의 괴물을 찾아가는 여행 미국의 작가 조시 베이젤은 그런 장소를 미국의 미네소타 주로 가정했다. 세계 최대의 민물호수인 슈페리어호에 인접해 있는 미네소타 주에는, 1만 개가 넘는 호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 그중 어느 한 곳에 괴물이 있다고 상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조시 베이젤은 자신의 2012년 작품 <와일드 싱>에서 바로 미네소타 주에 있는 한 호수를 무대로 등장시킨다. ‘백색 호수’라고 불리는 그 호수에서 괴물이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떠돈다. 그 괴물에게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고, 괴물과 연관된 것처럼 보이는 이상한 사망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괴물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탐사대가 만들어진다. 주인공인 의사 ‘라이어넬 아지무스’는 어느날 한 재벌에게서 제안을 받는다. 그 재벌은 주인공에게, 백색 호수에 괴물이 살고 있다는 증언이 담긴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말한다. 자신이 모든 비용을 지불할테니 그 호수에 가서 괴물이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달라는 것. 그러면서 미모의 여성 고생물학자를 동행시킨다. 주인공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문제의 호수로 떠난다. 정말 호수에 괴물이 살고 있을까 호숫가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 괴물이 있건 없건 간에 호수 주변에서 며칠을 보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별다른 편의시설도 없고 먹고 자는 것도 걱정이겠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로울 수 있다. 낮에는 호수를 탐사하면서 괴물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저녁과 밤에는 호숫가에서 빨래를 하고 대충 만든 밥을 먹고 술을 홀짝인다. 그리고 텐트에 앉아서 랜턴 조명에 의지해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괴물이 호숫가로 뛰쳐나오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만 않다면 조용한 호숫가에서 즐거운 야영생활이 될 수도 있다. 주인공인 라이어넬 아지무스는 작가의 2009년 작품인 <비트 더 리퍼>에서 처음 등장한다. <비트 더 리퍼>의 무대는 종합병원이었지만, 이번 작품은 호숫가를 배경으로 한다. 커다란 호수를 보면 그 안에 뭐가 살고 있을지 궁금할 때가 있다. 호수 바닥에 어떤 생명체가 웅크리고 있을지, 언제 뛰쳐나와서 무언가를 잡아 먹을지. 이런 전설적인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는 많다. 네스호의 괴물을 포함해서, 북미의 산악지역에서 발견되었다는 빅풋(Big Foot), 히말라야에 살고 있다는 설인 등. 우연히 마주친다면 두려운 대상이겠지만, 작정하고 탐사하러 간다면 그 길은 흥미로운 여정이 될 수도 있다. 숨겨진 보물을 찾아서 떠나는 것 처럼. 무언가를 찾아나선다는 것은 한편으로 부담스럽지만 그 이상으로 흥분되는 일이다. |
|
인상깊은 구절
곧이어 '그것'이 뒤에서 그녀를 들이받고 마치 책을 탁 덮는 것처럼 그녀의 흉곽을 닫더니, 스펀지에서 물을 짜내듯 그녀의 생명을 쭉 짜내 갔다. - 16 ~17쪽 중에서 나이를 웬만큰 먹고 나면 나름의 선택을 해야 하지요. 과학의 실체를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거기에 맞춰 살기로 하거나, 아니면 여태까지 품어왔던 환상들을 지속시켜 줄 무언가를 찾아 나선답니다. 과학은 냉정하고 팍팍한 세계고 지금은 춥고 배고픈 불경기니까요. - 58쪽 중에서 "상처 입히기보다 제압하고, 불구로 만들기보다 상처를 입히고, 죽이기보다 불구로 만들고, 죽임을 당하기보다 죽이라" - 94쪽 중에서 "진짜 한계는 여러분이 기꺼이 감내할 때만 오는 거요." - 179쪽 중에서 제가 이해 못하겠는 건, 종교의 정의가 언제부터 '사람들이 당연히 믿을 권리가 있는 것'에서 '거짓인 게 명백한데도 다른 사람들이 억지로 존중해야 하는 사상'이 됐느냐 이거예요. 게다가 종교는 왜 어느 쪽에나 유용하면 안 되냐 이겁니다. - 192쪽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것을 제거할 때 남은 선택은 진실이어야만 한다. 설령 그게 진실일 리 없는 것 같더라도 말이다.' - 271쪽 중에서 세상의 문제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자기들한테 더 이로운 거에 따라 이성을 켰다 껐다 하는 사람들이 문제죠. - 357쪽 중에서
솔직히 [와일드 싱]을 받자마자 두 번이나 놀랐던 것을 고백해야겠다. 첫 번째로 매우 놀랐던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책의 두께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서평 이벤트에서 표지 사진이 보이는 정면 사진만 보여주고 측면에서 보여주는 사진이 거의 없는 이유를 알았어야 했는데!!) 손에 책을 들고 이걸 언제 다 읽나 하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두 번째는, 책을 읽으면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각주 때문에 놀라야 했다. 그런데 읽어보니 이 각주 작가나 역자가 넣은 것이 아니라 책 속의 주인공이 넣은 것이다. 이런 재치가 있나!!
주인공 라이어넬 아지무스는 자신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마피아의 눈을 피해 살고 있다. 새로운 신분으로 위장하여 유람선 의사로 근무하고 있던 중 렉 빌이라는 세계에서 14번째 부자의 제안을 받고 그를 대신하여 미네소타 주의 백색호수에 있다는 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렉 빌의 직원 중 한 명인 고생물학자 바이올렛 허스트와 함께 백색호수로 간 그는 자신들처럼 괴물의 존재를 확인하러 온 여러 사람들과 함께 괴물이 목격된 호수 한가운데로 가는데...아이돌 가수와 유명 정치인, 마술사까지 포함된 이들의 모험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 그리고 과연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작품의 전작 격인 [비트 더 리퍼]가 출간되었을 때 읽고 싶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 이르렀다. [와일드 싱]을 읽으면서 진작에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비트 더 리퍼]는 책 속 주인공도 참고하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가 계시다면 [비트 더 리퍼]부터 읽기를 권한다.
책을 받아들고 두께에 놀라고 페이지마다 튀어나오는 각주에 놀랐으나, 책을 읽다보면 그런 것 쯤은 신경도 안쓰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자 재미였다. 책 소개를 보면 어린 시절 믿거나 말거나 코너에 나왔던 영국의 네스호 괴물의 이야기가 떠오르고, 책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모험을 따라가보다 보면 쥬라기 공원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티격태격하면서 조금씩 서로의 매력에 빠지는 라이어넬 아지무스와 바이올렛 허스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재미있어다. (사실 이런 괴물, 미스터리 사건은 멀더와 스컬리의 전문 분야가 아닌가 말이다! ^^)
한마디로 이 작품은 괴물 미스터리 모험 액션에 통통 뛰는? 로맨스까지 겸비한 이랴기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장르에 호감을 느끼든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영화나 드라마로 딱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너무나 미국적인 내용들이 등장한다는 것인데, 그 한 예가 정치인 세라 페일린의 등장이다. 미국 정치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면 이 여자가 등장했을 때 아무 느낌이 없겠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인물의 등장에 응?? 하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에 관련된 이야기의 진위여부에 상관없이 말이다.
앞으로 우리의 주인공 라이어넬 아지무스가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앞날이 걱정되면서도 기대된다. 설마 두 편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 다시 만나게 될 그를 기다리면서 전작 [비트 더 리퍼]를 찾아 도서관에 가야겠다.
|
|
p. 357 세상의 문제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자기들한테 더 이로운 거에 따라 이성을 켰다 껐다 하는 사람들이 문제죠.
<괴물을 찾아 떠나는 신나는(?) 호수여행> 전직 마피아(킬러)이자 현재 선의로 바다를 떠돌던 '아지무스'는 '마모셋 교수'의 호출로 '렉빌'이라는 부자의 의뢰를 받는다. 이 의뢰라는 것은 백색호수 괴물의 진의를 밝히고 미녀고생물학자 '바이올렛'의 경호를 하는 일이다. 그렇게 '아지무스'와 '바이올렛'은 포드로 향하게 되고, 레지의 산장에서 여러 인물들과 만나고, 괴물을 찾아 나서는 호수 탐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백색 호수의 괴물의 진상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데...
<미스터리와 스릴과 모험과 액션과 풍자와 코미디와 로맨스> 이 책이 재밌는 것은, 소설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재미들이 총 집약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단 이 작품 전체적인 흐름인 백색 호수의 괴물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백색호수 근처에서 죽은 네명의 사람은 정말 괴물에게 살해당한 걸까?...하는 미스터리가 있다. 그 괴물을 찾아 호수 깊숙한 곳에 머물며 마주치게 되는 스릴과 모험이 있다. 거기에 때때로 사람들의 행태를 비틀어 웃음을 유발하는 풍자와 코미디가 있다. 그리고 양념처럼 선남선녀의 조금은 노골적이고 발칙한 로맨스도 있다. 이렇게 많은 요소들이 등장하다 보면 작품이 산만해질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이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이고 촘촘히 얽히고 설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아직 경력이 많은 작가가 아님에도 대단한 역량을 뽐내는 작가의 천재성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것은 작품 전반에 흐르는 기저가 지극히 미국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미국적'이라는 본질이 아쉽다기 보다는, 그들의 문화와 우리 문화의 차이로 인해 그들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같은 독자들은 웃어야 할 때 웃지 못하게 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자주 벌어진다는 점이 아쉽다는 말이다. 결국 이는... 내가 무식하기 때문이란 생각에 조금 서글프기도...^^;;;
<각주와 각주와 그리고 또 각주와 부록과 참고문헌과 다시 각주> 처음 책을 들고 펼쳐본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보이는 각주와 각주와 각주와 각주와 그리고 또 각주. 며칠전에 읽은 책의 서평에 '번역할 때 각주를 넣어 조금만 더 친절을 베풀었더라면...'이란 말을 쓴 적이 있는데...공교롭게 그 책 바로 다음에 읽게 된 이 책은 온통 각주 물결이다. 그래서 이정도 각주는 너무 과하지 않나 싶었는데...놀랍게도 이 각주들은 번역할 때 넣은 것이 아닌 원작에도 있던 각주였다. 심지어 각주를 넣은 주체가 '작가'가 아닌 이 소설의 서술자인 '아지무스'였던 것이다. 이 각주는 소설 전반적인 사건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서 꼭 읽지 않아도 되지만, 왠지 읽다 보면 중독성이 생기며 심지어 각주가 없는 페이지에서는 섭섭함까지 느끼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은 바로 이 '각주'인 것이다. 그리고 작품이 끝나고 부록(바이올렛의 논문?)과 어마어마한 분량의 참고 문헌이 이어지는데... 우습게도 여기 또한 각주의 물결이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고, 어쩐지 각주 물결이 귀여워 웃음이 나버렸다. 이정도면 주객전도도 이런 주객전도가 없는데, 앞에서도 언급했듯 참으로 매력적인 주객전도였다. 나중에 각주만 다시 읽고 싶어질 정도로... 그러니 이 소설을 읽게되실 독자여러분들! 귀찮다고 그냥 넘기지 마시고 각주 꼭꼭 챙겨보시길 권한다!
<괴물에 관하여...> 깊고, 은밀하고, 넓고...이런 이미지 때문일까? 세계 곳곳의 '호수'엔 '괴물'이 출몰한다는 전설이나 소문이 유독 많은 것 같다. 나부터도 어렸을적에 백두산에 가고 싶은 가장 큰 이유가 천지 괴물이 정말 있나 확인하고 싶어서였으니까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져 버린 영국 네스호의 괴물은 '네시'라는 별칭까지 얻어 캐릭터 사업과 더불어 네스호 관광객 유치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니, 이쯤되고 보면 없는 괴물도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리라. 이런 사람들의 심리와 네스호의 괴물에서 영감을 얻어 작가가 탄생시킨 소설이 바로 '와일드싱'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나는 괴물...하면 사실 나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한강 괴물...그 괴물로 인해 내재해 있던 잔인성이 폭발하게 되는 진짜 괴물인 '인간들'. 때문에 내게 있어 괴물은 바로 인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때문에 이 작품을 읽으면서도 결국 백색 호수의 괴물은 결국 '인간안에 내재된 악(이기심, 탐욕 등등)'일 것이라고 단정했었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었느냐고? 진짜 정체 불명의 괴물? 아니면 결국엔 인간? 둘 다 일수도, 혹은 둘 다 아닐 수도... 그러니 그 답은 책 속에서 직접 찾아 보시기를!! ^^
<시리즈는 역시 순서대로 읽어야 제 맛> 와일드 싱은 비트 더 리퍼라는 전작이 존재한다. 비트 더 리퍼를 읽지 않더래도 와일드싱을 읽는데 전혀 문제는 없지만...... 작가가 참으로 깜찍하고도 교묘하게 와일드싱 곳곳에 떡밥을 뿌려놓았다. 때문에 비트 더 리퍼를 읽지 않고 와일드싱을 읽는 독자들은 분명 나처럼 백퍼센트 파닥파닥 낚이게 되리라. 역주행이지만 어쩔 수 없다. 조만간 비트 더 리퍼를 읽어봐야지. 그러니 아직 두 권 모두 읽지 않으신 분들에겐 왠만하면 순서대로 두 권 모두 읽으시길 권하는 바다.
아지무스를 내세워 교묘하게 독자를 낚는 작가의 이 깜찍한 각주를 좀 보시라! 낚이지 않을 수가 없다! ㅋㅋㅋ
|
|
영국 네스호의 괴물을 아시나요? 한때 정말 말이 많았었던 전설(?)의 호수괴물이죠. 그땐 어릴때라 그저 신비스럽고 놀랍고 무섭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이 책 <와일드 싱>을 읽으며 네스호 괴물에 대해 폭풍검색을 해 봤어요. 조작이라는 얘기도 있고, 수장룡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도 그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았죠. 하지만 그 미스터리와 함께 그 일대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고 네시라는 이름까지 달고 네스호의 괴물은 여러가지 상품으로 재탄생하여 공포스럽기 보다는 귀여운 이미지로 남아 있는듯 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네스호의 괴물을 모티프로 하여 쓰여졌다고 합니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는데 작가의 전작인 <비트 더 리퍼>에서 마피아의 킬러로 등장했었던 피터 브라운은 이 작품에서 증인보호프로그램으로인해 라이오넬 아지무스로 재 탄생해 유람선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읽다보니 전작이 완전 궁금해졌어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영화화도 된다고 하는데요. 전작은 꼭 찾아서 읽어보기로.. 미네소타주 외딴곳에 백색호수라 불리우는 곳에서 한 젊은 남녀가 물속에서 나온 괴생물체에게 끔찍한 죽음을 당하는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아지무스는 "렉 빌"이라는 괴짜 재벌에게서 한통의 전화를 받죠. 그 괴짜 재벌은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 줄테니 백색호수에 나타난 괴생명체의 진실을 밝혀달라는 의뢰를 해 옵니다. 또한 고생물학자인 바이올렛과 동행이며 그녀를 지켜달라는 조건을 붙이죠. 돈도 필요하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바이올렛과의 동행도 기대된 아지무스는 미네소타주에 있는 작은마을 포드로 떠나게 됩니다. 과연 백색호수의 괴물은 정말 있는지, 정체가 무엇인지 알기위해 그곳에 모인 사람은 아지무스와 바이올렛을 비롯하여 아이돌가수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네스호 괴물 역시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괴물과는 상관없이 그 일대가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고 네시라는 캐릭터까지 생겨났다고 했는데요. 소설에서도 아지무스와 바이올렛은 포드라는 조그만 마을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이 일을 꾸미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되죠. 그러다 다들 백색호수로 괴물을 보기위해 갔는데 끔찍한 사망사고가 발생합니다. 과연 그 죽음은 괴물에 의한 죽음인지, 아니면 어떤 사람에 의한 죽음인지... 왠지 으스스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순간 나는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왔던 길을 다시 헤엄쳐 가면서 손전등을 이용해 최소한도로나마 발 있는 부분을 계속해서 확인하려고 했다. 그렇게 계속 확인하면서 가다가 어느 순간 내 발목에서 60센티미터가량 떨어져 불빛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번쩍하고 커다란 회색 지느러미가 보였다. 피부는 스웨이드 가죽처럼 칙칙한 듯했지만 역시나 미끈거리게 생긴 것 같았다. (336쪽) 전혀 킬러일것 같지 않은 어리벙벙해 보이는 아지무스와 똑똑하지만 엉뚱한 바이올렛의 콤비! 두사람의 밀당도 꽤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개성 뚜렷한 각양각색의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다들 재미있어요. 이 작품도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드네요. 더불어 이 책속에는 상당히 많은 각주가 등장을 하는데요. 이 책에 대한 짧은평을 한 어떤매체는 "이 책의 진가는 각주에 있다"고 할만큼 정치, 사회, 과학, 그리고 익살과 비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주를 읽는 재미도 쏠쏠할 것입니다.
|
|
'더 스토어'만큼 이 책도 현실적 문제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죽어가는 마을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거짓말과 살인으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한 남자의 모습은, 우리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문화적 차이로 인한 웃음 포인트를 다 이해할수도, 공감할 수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은근히 실소가 나오게 만드는 블랙 코미디인 이 작품은 '비트 더 리퍼'의 후속작품이다. 사실 전편을 읽어보지 못해서 초반에 좀 갸웃한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주인공 '피터 브라운'은 전편에서 마피아의 킬러로 등장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인해 '라이오넬 아지무스'로 새 신분을 얻어 유람선에서 의사가 되어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카리스마만 넘치는 무서운 킬러라기보다 약간은 허술한 구석을 보여주는 킬러인 라이오넬과 그의 파트너 역할로 나오는 고생물학자 '바이올렛'이 티격태격 모습들은 작품에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였다. 이야기는 백색호수라 불리는 한 호수에서 갑작스럽게 두 남녀의 죽음이 벌어진 얼마 후, 라이오넬이 왠만해선 자신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증인 보호 프로그램 담당자에게 전화 한통을 받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의 소개로 자신을 고생물학자라 소개하는 여자 '바이올렛'을 따라 괴짜 부자인 '렉 빌'을 만나게 된 라이오넬은 그에게서 백색호수 괴물의 정체를 밝힐 모임에 대신 참석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그런 괴물은 있지도 않다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 일축하지만, 잠시 생각해보던 라이오넬은 자신에게 자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호수 괴물의 진실 유무와 바이올렛을 보호하는 조건으로 300만 달러를 받기로 합의한다. 그렇게 파트너로 바이올렛을 데리고 백색호수가 있는 포드라는 마을에 가게된 라이오넬. 이때부터 두 사람은 내내 티격태격, 파트너의 정보다 미운 정부터 쌓고 있는 중이다. 모임의 장소에 도착도 하기 전부터 이런저런 일들에 휘말렸고, 백색호수 괴물에 관한 다양한 소문들 역시 듣게 된다. 이에 두 사람은 장소에 도착하기 전, 사전조사에 착수했고, 약간의 정보를 모은 뒤 모임의 주최자인 '레지 트레이거'가 운영하는 산장에 도착한다. 모인 사람들 중엔 이름이 알려진 거물급도 포함되어 있었다. 드디어 모임의 인원들이 모두 도착을 했고, 백색호수의 괴물을 만나기 위해 출발한다. 하지만 제각기 드러내지 않았던 속내와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들의 단합은 애초부터 성립되지 않았던 거였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마침내는 살인마저 벌어지게 된다. 이에 더더욱 백색호수 괴물의 정체를 파악해야하는 지경에 이른 상황.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일들을 벌이는 것인가..!! 라이오넬과 바이올렛은 가려진 진실에 다가가려 애를 쓴다. 그리고 마침내 드러난 진실은...!!!!! 이야기를 읽다보니 예전에 실제로 있었던 네스호의 괴물 사건이 떠올랐다. 그때도 결국은 가짜로 판명난걸로 기억은 하는데.. 신문기사 읽은 내용이 가물가물;; 암튼, 그때도 한참 난리였었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네스호의 괴물을 보기 위해 호수를 찾아갔다. 책처럼 누군가 마을의 재건을 위해 네스호의 괴물을 기획한거라면 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근데.. 정말 세상에 아직 공룡과 비슷한 무언가가 살아있을까? 다른 전설 속 괴물들도? 한번씩 이런 미스터리한 일들에 관한 기사를 보면 궁금하기는 하다. 어쩌면 이 모든건 인간의 욕심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동안도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괴물은 수차례 등장했었다. 남다른 외모로 '괴물쇼'에 출연해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어 돈을 벌어야했던 여인 그레이스는 사실 스터지 웨버 증후군(혈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선천적 질환으로 얼굴에 기형을 동반하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한명의 여인일 뿐이었고, 콤프라치코스(어린이 상인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점조직으로 활동하던 어린이 납치단)는 '괴물쇼'에 빠진 귀족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유아를 납치한 후 강제로 약물을 주입해 얼굴을 변형시키는가 하면 물리적 힘을 가해 척추를 변형시키고 최소한의 음식만 제공해 기형아들을 만들었다. 또 유전적 질병인 '다모증' 때문에 온통 털로 뒤덮인 얼굴과 툭 튀어나온 턱을 가진 멕시코 원주민 출신의 여성 훌리아 파스트라나 역시 사람들에 의해 '괴물'이 되어 죽어서도 자신과 닮은 외모로 태어나 태어난지 얼마지나지 않아 죽은 아이와 함께 방부처리된 후 전시장에 전시되어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어야했다. 153년이 지난 후에야 안식을 찾을 수 있었던 그녀. 이 모든 일은 결국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만들어진 괴물'이 아니던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비인간적이고 참혹한 일들이지만, 인간의 탐욕은 또 다른 괴물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현실적 문제가 반영된 작품이라 그런지 읽고나서도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황금가지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