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을 순례하다』는, 세계 각지의 창을 통해 창에 집중된 풍경을 관찰하고 기록한 것으로써 공간을 형성하는 창의 특징에 주목한다. 나라를 대표하는 건축 거장들이 참여한 건물부터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정원 빌라 데스테, 중국 4대 정원 류위안, 인도 하와마할 궁전, 유명 관광지, 일상적인 주택이나 가게까지 스물여덟 개 나라에 열려 있는 그들만의 독특한 창을 소개한다. 집과 건물의 부속품이 아닌 자연과 사람, 삶을 연결하는 라이프스타일로써 창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창에는 벽과 같은 인클로저(울타리)에 부분적인 개폐 공간을 만들어 안과 밖의 소통을 도모하는 디스클로저(개방, 공개)가 존재한다. 창은 외부와 내부를 가르는 경계를 만드는 동시에 그 경계를 지우는데 환기와 채광이라는 주된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공간을 규정하고 확장하는, 내부이면서도 외부인 독특한 통로다. 창 주변에는 빛과 바람, 물과 열기 등이 자연 섭리에 의해 존재하며 채광과 통풍의 정도에 따라 창문의 개폐를 결정하는 사람들의 행동학과 패턴까지 맞물려 있다. 건물의 규모나 용도가 달라도 지역이 같으면 창은 일정한 형태를 갖고 거리는 고유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후와 풍토에 맞춰 각 지역에 맞는 창의 구조가 자리 잡는다. 창이 있는 풍경 사진과 함께 창에 붙인 서정적인 이름과 글들이 마치 시처럼 스며들어서 시집에 가까운 에세이집을 열어본 느낌이다. 우리가 창을 통해 벽을 통과한다는 것은 이상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1. 빛과 바람 희미하게 빛나며 고르지 않은 표면의 미묘한 음영을 보여주는 질감으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을 형성하는 '빛이 모이는 창', 덩어리가 아니라 수많은 입자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빛이 흩어지는 창', 외부에서 침입하는 빛의 힘을 정착시킨 듯한 느낌을 주는 '조각하는 창',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창으로만 이루어진 공간 '빛이 가득한 방'이 있다. 유리가 없는 '그늘 속의 창'에서는 우리의 '남산 한옥'이 소개되어 있는데 한지로 마감한 들문이 대청마루에 설치되어 있어 채광, 통풍, 습도를 조절할 수 이점을 얘기했다. 욕실 안 같은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역에서 공기와 열의 활동을 조절하는 '바람 속의 창', 정원 담장에 뚫린 창은 우리를 정원이라는 외부로 유혹하는 '정원 안의 창'으로 안내한다. 2. 사람과 함께 아침에 창을 열고 영업을 시작해 저녁에 창을 닫고 영업을 마치고 우리들의 생활 리듬과 호응하고 동료처럼 느껴지는 '일하는 창'에서는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대가 내닫이 창처럼 설치되어 있는 서울 명동 떡볶이 가게도 실려있다. 예쁜 집도 많은데 왜 하필 저걸 찍었을까 싶을 정도로 허름해 보인데다가 간판이 아닌 육필로 눌러쓴 메뉴판이 눈에 거슬렸다. 문과 창을 조합해 표현한 '드나드는 창', 창가의 벤치나 소파는 사람이 안정된 자세로 오랜 시간 창가에 머무를 수 있는 여유를 안겨주는데 창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경치와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나뭇가지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과 그 밖의 다양한 풍경과 함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앉는 창', 사람이 들어갈만한 충분한 깊이와 공간이 있는 '잠자는 창', 건물 위쪽에 설치되어 멀리 떨어진 거리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구경하는 창'을 통해 은은한 조명과 멋진 전망에 집중하는 '바 랩소디아'로 안내받는다. 3. 교향시 작은 창을 잇고 붙여서야 거대한 창을 만들 수 있는 '이어지는 창'에서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어머니의 집' 거실이 호수와 수평선까지 대응하도록 하여 눈에 띈다. 큰 상자 안에 작은 상자를 넣듯 커다란 개구부의 내부에 보다 작은 개구부를 설치하면 전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양성을 가질 수 있는 '창 속의 창'에서는 '다반자티 궁전의 중앙홀' 아치형 나무창이 인상적이다. 건출물의 내부와 외부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벽과 거기에 뚫린 창으로 경계가 지어지는데 두 개의 벽이나 두 개의 창을 겹쳐서 경계를 만드는 '중첩하는 창'이다. 여기서 또다시 우리의 '남산 한옥'의 한지를 바른 미닫이문과 여닫이문의 이중문을 소개하고 있는데 얼룩진 여닫이문에 바른 한지가 옥의 티였다. 곱고 단정한 것도 많았을텐데 안타깝다. 유럽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창은 고색창연하고 이색적이며 빛이 나 보이는데 우리 것만 낡고 퇴색한듯한 느낌이 들어 속상한 마음이었다. |
|
창(窓)
김현승 창을 사랑하는 것은, 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눈부시지 않아 좋다. 창을 잃으면 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을 잃고, 명랑은 우리에게 오늘의 뉴우스다. 창을 닦는 시간은 또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시간 별들은 12월의 머나먼 타국이라고. 창을 맑고 깨끗이 지킴으로 눈들을 착하게 뜨는 버릇을 기르고, 맑은 눈은 우리들 내일을 기다리는 빛나는 마음이게. 생각해보니 나는 창을 통해 가보지 못했던 세상을 동경하던 소녀였다. 초등학교 4학년에서 5학년 때쯤 이 시를 참 좋아했다. 창은 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이라는 것, 그리고 창을 깨끗이 닦는 것으로 우리 눈을 깨끗이 지키고 내일을 기다리는 빛나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들.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이 시가 갖고 있는 그런 인상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창 닦기를 자원했던 것 같다. 청소 담당을 정할 때마다 가능하다면 늘 창 닦기를 했다. 그리고 속으로 이 시를 읊으며 시인이 말한 그 ‘창공으로 나아가는 해협’을 통해 내가 가보지 못한 세상과 나이를 상상하고 그리워했다. 그 ‘창’은 물리적인 ‘창문’이기도 했고 ‘창’을 닮은 ‘책’이기도 했다. 상징적인 의미로나 생김새의 유사성에서 나는 ‘책’ 또한 ‘창’이라고 생각한다.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그랬다. 어린 소녀였던 나에게. 그리고 한참 나이가 들어 나는 ‘창’을 담은, ‘창’을 닮은 책 한권을 만났다. 이 책은, 처음부터 마냥 좋았다. 줄곧 동경했던 것을 담았던 바로 그런 책이니깐. 미국에서 산지 10년째다. 남편의 학부 전공이 건축이기도 해서 여행을 갈 때마다 건축물들을 유심히 보곤한다. 엄밀히 말해 미국이라는 나라는 독특한 자기만의 건축양식이라는 게 없다고 볼 수 있다. 대신 건축물들을 통해 그들이 동경했던 것이 무엇인지,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정착한 지역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 유럽의 양식을 본딴 건축물들을 통해 일종의 문화적 열등감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그들이 동경했던 것을 들여다볼 수 있다. 건축물들의 스타일을 통해 그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종구성이나, 그 지역이 형성된 시기를 추측할 수도 있다. 좋게 말하면 구태여 해당 나라에 가지 않고서도 세계의 다양한 건축 양식들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 미국이다. 캘리포니아는 지형의 유사성 때문인지,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인지 지중해 스타일의 집들이 많이 있다. 바다의 절경이 보이는 좋은 위치에는 붉은 지붕을 인 집들이 어김없이 들어서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고향을 그린다. 떠난 그곳의 스타일로 집을 짓고 창을 만들면서. 그래서 나는 어딜 가든 지붕과 천장, 창을 유심히 본다. 그것들을 보다 보면 그 건물을 만든 사람이 그리워하는 것, 동경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139개의 창문에 대한 보고서이다. 도쿄공업대 건축학과 쓰카모토 요시하루 교수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학생들과 함께 28개국 76개 도시를 다니면서 이 창문들을 채집했다. ‘답사’라는 여행의 성격상 자료 수집에 매우 공을 많이 들였고, 그것은136장의 도판과 295장의 사진에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이 책은 학문적인 가치만큼이나 그 자체로 매우 아름다운 책이다. 가령 이 책은 모두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되는데, 1장의 제목은 ‘빛과 바람 Light and Wind’이다. 창은 빛이 모이는 곳이자 흩어지는 곳이라는 창문의 기능에 따라 창들을 구분하고 이름을 붙였다. 빛이 모이는 창 Pooling Windows, 빛이 흩어지는 창 Dissolving Windows, 조각하는 창 Sculpting Windows, 빛이 가득한 방 Light Room, 그늘 속의 창 Windows in the Shadow, 바람 속의 창 Windows in the Breeze, 정원 안의 창 Windows in the Garden. 이 명명들이 모두 어찌나 아름답고 시적인지, 잘 구워진 빵처럼 상상력이 부푼다. 기분 좋게 기대감이 고취된다. 이런 식으로 창의 기능이나 역할에 따라 창의 이름을 붙이고, 76개 도시의 창들을 보여주고 설명한다.
책에서 다루는 도시들은 주로 이탈리아, 스페인, 체코, 헝가리,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 치중돼 있는데, 이것은 유럽 문화에 경도되어서라기보다는 이들 도시들이 기후상 ‘창의 해안선’이라고 불리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르 코르뷔지에나 에릭 군나르 아스플룬드, 발터 그로피우스, 알바 알토, 루이스 칸 등 건축 거장이라 불리는 이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즐거움이지만, 두브로브니크의 액세서리 상점, 런던의 서점, 사라예보의 카페 등 일상적인 공간의 창들을 볼 수 있는 것도 또다른 기쁨을 선사한다. 좋아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낯선 도시의 골목 골목을 천천히 걷는 기분이랄까? 책이라는 창을 통해 가보지 못한 나라와 도시, 장소, 사람들을 만나는 기분이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리뷰를 김현승 시인의 시로 시작했는데, 그 즈음 좋아했던 김상용 시인의 시로 리뷰를 마무리해야겠다. 애늙은이였던 걸까? 나는 이 시가 참 좋았다. ‘왜 사냐건 웃지요’에서 노년의 내가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막연하게 했던 것 같다. 남으로 창을 낸 작은 집에 살면서 정직하게 노동을 하며, 왜 사냐건 웃을 수 있는 삶이라면, 한평생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 돌아보면 나의 삶엔 언제나 창이 있었다. 어릴 때 살던 집엔 아주 큰 창이 있었는데, 아빠가 출타하신 날은 아빠를 기다리며 항상 그 창문에 걸터 앉아 있었다. 하늘을 떠가는 구름들을 보며 흥얼흥얼 노래도 부르고, 그러다 지루해지면 창턱에 올라가 기린처럼 목을 쭈욱 빼고 아빠가 어디쯤 오실지 가늠해보기도 했다. 사춘기 때쯤 살던 집의 경우엔 내 방 창문을 열면 라일락 향기가 짙었다. 창으로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때 그 방에 길게 누워 라일락 꽃 향기를 맡던 봄은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한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그 힘든 시기를 견디기 해준 것도 창이었다. 거실 창으로 보이던 스트로베리 트리와 그 나무를 쉴새 없이 옮겨다니던 벌새. 그리고 침실 창으로 보이는 엄마를 닮은 동백꽃. 집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매우 힘겹던 시기에도 나는 창을 통해 세상과 연결될 수 있었다. 창을 통해 드리워진 그림자는 때로 내 마음처럼 흔들리고 요동치기도 했지만, 대개는 고요한 중에 적요하게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랬다. 나는.
당신에게 창문은 어떤 의미인가요? 빛이 스미고, 바람이 머물고 여유가 드나드는 곳. 창은 그런 곳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 생의 한 순간엔 남으로 작은 창을 낸 소박한 내 집을 짓길 바라는 작은 소망을 다시 기억내했다. 아주 오래 전의 소원. 세상을 주유하며 다양한 창들을 순례하겠지만, 어느 순간 내가 생을 마감할 그곳은 내가 원하고 바라던 바로 그곳이면 좋겠다.
* 이미지 출처: 푸른숲 출판사 페이스북 |
|
건물에서 창은 외부와 내부를 연결해 주는 유일한 공간이다. 창이 때로 눈에 비유되는 이유도 두 공간을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창 하나로 건물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며 지역마다 시대마다 전혀 다르게 변화해 왔다. 창으로 로맨틱한 건물이 될 수도 있고 감옥 같은 건물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창문의 특징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도쿄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교수는 세계 28개국을 답사하여 세상 모든 창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가 세상의 모든 창문을 구분하는 방법은 세 가지고 빛과 바람, 사람과 함께,교향시로 나누어 창문의 다양한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분류설명해 주고 있다.
《창을 순례하다》는 총 136장의 도판과 295장의 사진이 실려 있고, 각 나라를 대표하는 건축 거장 26명의 작품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빌라 데스테, 중국 4대 정원 류위안 등의 명소, 두브로브니크의 액세서리 상점, 런던의 서점, 사라예보의 카페, 아말피의 주택와 같은 일상의 공간까지 실어놓았다. 28개국의 76개 도시에서 만난 139개 장소는 마치 여행기처럼 생동감이 가득하다.
시대를 초월한 창의 본질은 이렇게 실천적인 동시에 시적인 상상력을 안겨주는 곳에 존재한다.
저자는 미하게 빛나며 고르지 않은 표면의 미묘한 음영을 보여주는, 질감으로 둘러사인 작은 공간을 형성하는 창을 '빛이 모이는 창'이라 한다. 반대로 '빛이 흩어지는 창'은 직사광선이 날카로운 빛다발처럼 내리꽂는 창을 말하는데 빛이 하나의 덩이가 아니라 수많은 입자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창에 나무 격자를 설치한 터키, 튀니지,빌라 데스테의 옛 인쇄공방에 있는 기와로 만들어진 창, 일본의 가나자와에 있는 다다미 방등이 해당된다. 스리랑카와 같은 더운 나라에서는 유리 없는 창을 만드는데 유리가 없는 창의 용도는 처마와 함께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그늘을 만들어 시원함을 얻는 데에 목적이 있다, 외부에서 보면 마치 창이 그늘 속에 어둡게 가라앉는 듯 보인다 하여 '그늘 속의 창'이라 부른다. 베트남 중부 호이안의 민가와 남산 한옥의 한지로 마감한 들문이 이러한 창에 해당된다. 스리랑카 네곰보에 있는 민가에서는 꽃 모양의 쇠격자의 꽃 모양 창문은 '빛이 흩어지는 창'에 속해 보이기도 한다.
바람을 시각화한 듯한 느낌을 주는 '바람 속의 창'은 바람의 궁전이라 불리는 하와마할의 창문을 보면 알 수 있다. 비스듬히 위쪽으로 조각된 구멍을 타고 들어온 뜨거운 바람은 안쪽의 돌 필터에서 걸러지며 냉각된 후 미풍으로 변환되는 창구조를 가졌다. 말라카 박물관, 말레이시아 프랜시스 푸의 자택은 바람을 순환시키는 창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도 점점 열대기후로 변하고 있으니 바람 속의 창이 유행하는 시대가 올지도 ^^;;) 이외 빛이 가득한 방, 그늘 속의 창, 바람 속의 창, 정원 안의 창, 일하는 창, 드나드는 창, 앉는 창, 잠자는 창, 구경하는 창, 이어지는 창, 중첩하는 창, 창 속의 창까지 각국의 다양한 창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저자는 이처럼 단순히 외부와 내부를 이어주는 공간으로서의 창이 아니라 공간을 형성하는 창의 특징에 주목한다.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스리랑카와 같이 더운 나라에서 외부의 더운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창 안에 돌 필터라는 것을 만들어 사용하는 부분이었다. 지역과 시대에 따라 창의 형태가 변하여 왔듯이 저자는 각국의 나라에서 사용하는 창의 특징과 더불어 일상적인 삶과 연결짓는 라이프 스타일로서의 창을 재조명 하고 있다. 실려있는 도판과 사진으로 충분히 외부와 내부를 연결해 주는 창문만이 아닌 창문이 본질적으로 담고 있는 바람과 사람과 시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
|
건물의 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는 지붕입니다. 건물의 외형적인 모습에서 독특한 인상, 개성 있는 매력을 발견했다면 그것은 분명 지붕이 독특하고 매력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크로아티아의 붉은 지붕, 베네치아 산 마르코 성당의 화려한 다섯 개의 돔,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꼭대기에 서 있는 사크레 쾨르 성당의 높은 돔, 첨탑이 인상적인 프라하의 틴 성당, 불가리아 성 니콜라스 정교회의 초록색 지붕과 황금색 돔 등 건물의 지붕은 낯선 문명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건물을 바라볼 때 ‘창문’ 또는 ‘창’을 눈여겨본 적 없습니다. 겨울에는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을, 여름에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좋아하고 비오는 날엔 실내에서 유리창 너머의 풍광을 바라보길 즐기지만, 창문의 가치와 유용성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열고 닫을 창문은 곁에 있었으니까요.
《창을 순례하다(2015.06.10. 푸른숲)》는 건물을 이루는 구성 요소 중에서도 유독 ‘창’의 아름다움과 균형감을 조명합니다. 저자는 창문이 기후와 풍토, 문화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달라지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건물과 거리 그리고 지역의 독특성과 분위기를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건물의 목적 및 특성에 따라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거나 분리시키는 역할도 창문의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 건물 내부에 효과적이고 자유롭게 빛과 바람을 연결시키기 위해 창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 안과 밖의 조화로움을 위해 ‘상상력의 한계(p.105)’를 극복한 다양한 모양, 구조를 가진 창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창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창문을 하나 고르라면 ‘정원 안의 창(p.141)'을 꼽고 싶습니다. 외부에서도 내부에 있는 것과 같은 편안함과 안락함을 그리고 해방감까지 만끽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새로운 개념의 창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건물의 개성은 지붕이 결정한다고 믿었습니다. 제 눈에는 지붕만 보였고 지붕만 보았다고 해도 거짓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나의 고정관념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건물 내부에서 생활할 인간의 동선을 고려하고 빛과 바람을 연결시킨 과학과 상상의 산물의 바로 창문이었습니다. 이제, 건물을 볼 때 ‘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인간이 창을 통해 건물 내부와 외부를 오가는 장면은 판타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이야기 속 정경을 묘사하는 데 자주 이용되었다. 그런 장면에서는 제도화된 창과 문의 기능을 초월하는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다. 즉 우리가 벽을 통과한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적인 에너지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p. 187
|
|
[창을 순례하다/쓰카모토 요시하루/푸른숲]오, 세계의 모든 창을 순례하다니!~
만약 건물에서 창이 없다면 빛과 공기의 드나드는 자리가 없어 답답할 것이다. 빛과 공기는 인간의 생명을 좌지우지하기에 말이다. 해서 창이 큰 집을 보면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지만 창이 작은 집을 보면 음습하고 위축된 느낌이 든다.
어릴 적엔 창이 예쁜 집, 창이 큰 집, 창이 독특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동화책 속에 나오는 예쁜 창을 가진 궁전에서 사는 공주들을 부러워 하기도 했다. 멋진 창가에서 사랑을 속삭이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그런 사랑을 꿈꾸기도 했다. 지금도 아름다운 창을 보고 있으면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 멋진 창은 좋은 곳으로 데려갈 거라는 착각을......
세계의 창을 순례하다니! 누가 이런 깜찍한 발상을 했을까 쓰카모토 요시하루 등 3인이다. 쓰카모토 요시하루는 도쿄공업대 교수이자 건축가다. 그는 세계를 돌며 고르고 고른 28개국의 139개 장소의 창을 소개한다. 현지 답사를 통해 창을 실측 조사하고 창에 집중된 인간 행동을 관찰했다고 한다. 책 속에는 다양한 각도의 창 사진 295장과 이해를 돕는 창 도판 136장까지 담았기에 마치 그 도시의 창가에 선 느낌이다. 작가의 창 사랑, 독자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이색적인 창이 정말 많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아치창은 좁은 개구부이기에 출입구와 쇼윈도가 하나의 아치를 공유하는 형태다. 6세기 아랍의 시장을 모델로 건설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 엣 거리엔 쇼윈도의 내닫이창이 길게 뻗은 처마와 운치를 이룬다. 스위스의 과르다의 민가의 창은 작은 창을 통해 들어온 빛이 실내 전체로 퍼지도록 되어 있다. 추위를 피하고자 낸 작은 창이지만 앙증맞고 운치 있다. 지금은 박물관이 된 핀란드 국민 화가인 갈렌 칼레라의 집엔 아치형 알코브(벽면을 우묵하게 들여 만든 공간)로 낸 창에 맞춘 수납을 겸한 벤치와 테이블이 멋지게 어울린다.
장지문과 덧문이 연속으로 이어진 일본 가나자와에 있는 다테노 다다미 공방의 줄지어 선 창은 어디서나 물건을 내놓을 수 있도록 된 실속창이면서도 선이 깔끔하다. 격자 구멍을 조각한 석판 스크린인 잘리가 설치된 인도 가즈 빌라스 궁전의 침실 창은 알현을 위해 만들어졌다니, 19세기 중반에 건립되었다는데도 잘 보존되어 있다. 스페인 알함브라 궁정의 창, 현대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롱상 예배당의 빛을 산란시키는 스테인드글라스 창, 남산 한옥의 위로 올리는 들문창, 이중 장지문, 스리랑카 밀림에 인접한 루누강가 별장 게스트룸의 천장까지 닿아 통쾌한 창, 중국 4대 정원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슈저우의 류위안 개인 정원의 걸터 앉는 좌석이 딸린 창도 운치가 있다. 영국 런던 교외의 윌리엄 모리스의 레드 하우스 창은 사람의 얼굴이 연상되기도 하는 재미있는 창이다.
채광과 통풍의 창으로만 알았는데, 세계의 창을 순례하고 보니 창 역사와 문화, 지역적 특징, 창의 의미를 새롭게 깨치게 된다.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의 소통의 창 정도로만 알았는데, 창을 통한 치유, 힐링이 되기도 하고, 개인적인 기도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창가 서재가 되기도 하고, 마음의 창처럼 건물의 눈이 되기도 하는 함을 알게 된 책이다.
개별적인 창이 전체 창과 만나 거리를 리듬감있게 살려낸 창 이야기다. 건축의 일부인 창에서 출발해 예술적 미를 추구하는 창, 종교적 의미를 부여한 창, 자연과 외부인과 소통하는 창, 자연을 즐기기 위한 창의 이야기가 풍성한 사진과 도판으로 인해 눈을 즐겁게 한다. 나라마다 다른 창의 분위기, 거리마다 특색있는 창, 시대적인 분위기와 문화적 특징에 따라 달라지는 창을 소개하고 있기에 창의 문화와 역사를 조우하는 느낌이다.
세계의 창을 구경하다가 보니 이젠 창이 달라보인다. 이젠 여행을 가면 창에 먼저 시선을 빼앗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여행 에세이를 읽을 땐 창이 먼저 가슴으로 들어올 것 같다. 감동적인 세계의 모든 창 순례기다.
|
|
여러분은 세계여행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책 한 권 속에 28개국을 여행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어느 책인지 이 책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도쿄공업대의 쓰카모토 요시하루 교수가 학생들과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면서 발견한 창문의 가치를 재 조명한 책 창을 순례하다입니다. 창을 순례하다를 읽고서 또다시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건물의 창의 모습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문외한이긴 하지만 아름다움을 보는 건 좋아합니다. 채광과 조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창을 통해 마음의 안정까지 유지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각국의 건축물과 다양한 창의 모습을 한눈에 다 볼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책에 사진이 많아서 책장을 쉽게 넘기며 화보 보는 것처럼 술술 넘어갑니다. 눈동자 개인적으로 이런 책 너무 좋아합니다. 글씨가 많지 않고 꼭 필요한 설명은 사진 옆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어느 나라 어떤 시대든 창이 없었던 건축물은 거의 없습니다. 빛이 들어오거나 바람을 막거나 바람을 들어오게 하거나 외부와의 통로로 이용하거나 그런 단순한 의미의 창으로만 인식했던 저로서는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조금 바뀌었습니다. 문화의 다양성이 창을 통해서도 존재한다는 정도로 인식의 변화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요즘에야 인테리어의 한 부분으로 창을 인식해 건물이나 개인 주택, 상가, 사무실 등 다양하게 표현된 창을 보며 그저 멋지다, 정말 멋있네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거리를 걷다 근사한 외관의 건물을 보면 범상치 않은 유리창을 통해 그 안이 무척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밖을 꼭 봐야 하는 상황이 아니더래도 기분에 따라 창가로 다가가는 일이 종종 나타나기도 하는 걸 보면 창을 통해 심신의 안정까지 찾을 수 있는 효과도 보는 셈이죠. 건축학에 가까운 책의 내용이지만 어려운 용어 없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창에 대한 사진이 들어 있어 마치 잡지 속 세계 각국을 돌아다녀온 여행기처럼 느껴집니다. 책의 절반이 건물 사진 일 정도로 시각적으로도 눈길을 끄는 모습의 창들이 있습니다. 글씨보다 사진, 건물의 창이 더 많이 들어온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컬러플한 건물의 외관과 창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빛과 바람, 사람과 함께, 교향시 등 세 파트로 나눠진 책 속에 우리나라의 창의 모습도 나오는데 어떤 창이 나왔을지 상상하실 수 있을까요? 맞습니다. 남산 한옥의 모습이 그려져 있네요. 생각했던 것처럼 멋진 그림의 모습이 아니라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빛과 바람 속 그늘 속의 창이란 파트에 서울 남산의 한옥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비교적 온난한 지역에서는 유리가 없는 창을 만나는데 유리가 없는 창의 용도는 처마와 함께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그늘을 만들어 시원함을 얻는 것인데 외부에서 보면 마치 창이 그늘 속에 어둡게 가라앉아 있는 듯 보인다고 합니다. 마을 전체가 문화재 보호 구역이라고 지정된 스위스 과르다의 민가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따스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가 설계한 어머니의 집 정원은 호수 쪽 콘크리트 담장에 창이 뚫려 있고 조화를 이룬 창인데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고 정감 있는 창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창에서는 주방이 거리 가까이 나와 있는데 식재료를 반죽하거나 써는 모습에서 신선하고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는 음식점의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을 창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일하는 창이 늘어선 거리에서는 그냥 걸어도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어 기후나 종교와는 관계없이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일하는 창은 세계 공통 언어와 같다고 표현하십니다. 노천카페나, 서점, 레스토랑 등이 소개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떡볶이 가게가 소개되어 있네요. 그것도 명동의... 거리 뒷골목의 작은 가게인지 허름하기까지 한데 일하는 창의 기능은 충실히 보여 주는 그런 창을 갖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베키오 다리위에 연속적으로 이어진 처마 아래 상점마다 독특한 개성을 살린 쇼윈도가 늘어져 있는데 일부는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 역활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일하는 창에 보여지는 거리 모습에선 제가 걷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꼭 커피라도 한 잔 마시고 앉아 있어야 할듯한 분위기, 창을 통해 거리에서 빵이라도 주문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드나드는 창에서 중국 퉁리의 전통주택이나, 앉는 창의 영국 워터스톤즈 서점 ,체코 프라하에 있는 카페 에트노, 구경하는 창의 이탈리아 포노타노의 중턱에 있는 르 시르뇌즈 호텔의 창은 정말 멋집니다. 르시느뇌즈 호텔 창가에서 바라다보는 풍경은 하나의 사진틀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멋진 그림을 보여줍니다. 이런 곳에서 묵는다면 상상만 해도 근사하네요. 만약 나중에 이탈리아를 간다면 호텔에 묵지는 않는다 해도 꼭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만드는 아주 멋진 뷰를 보여줍니다. 호주 브리즈번의 카페 페리페럴은 네 개의 목재 접이문이 양쪽의 축을 중심으로 접혀 창 전체를 개방할 수 있는데 창틀 밑부분이 벤치 역할을 해 마치 거리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마지막 교향시 파트의 이어지는 창은 벽에 대한 창의 비율은 상상 속에서는 끝없이 확대되지만 창의 크기는 항상 제작과 사용 상황에 따라 신체와의 유대감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에 따라 개폐구 등이 일정한 형태로 수렴된다. 하지만 당시에는 기술적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작은 창을 잇고 붙여서야 거대한 창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건물 내부와 외부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벽과 거기에 뚫린 창으로 경계가 지어지는데 두 개의 벽, 또는 두 개의 창을 겹쳐 만드는 방법도 있는데 이걸 중첩하는 창이라고 한다고~ 중첩하는 창은 빛이나 열, 바람, 비 등 다양한 자연요소의 활동을 따로 포착한 각 층이 겹쳐 완성되는 매우 분석적인 창이라고 합니다. 중첩하는 창의 모습을 남산 한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나리의 한옥에서도 더 멋진 창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을 텐데 보인 우리나라 가옥 창의 모습은 기능적인 면만 외관에서 보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네요. 이슬람교의 계율 때문에 바깥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여성들이 외부를 내다볼 수 있게 만든 내닫이창을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이스탄불에서처럼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창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창은 안과 밖의 통로이면서 나를 보여 줄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절을 줄 수도 있지만 열어두면 모든 걸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모습으로 창이 비칠지는 창을 만드는 본인의 생각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니 보이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고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창문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봄도 좋을 것 같습니다. |
|
평소 건축이란 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왔다. '창'에 포커스를 맞춘 책을 처음 보면서, 건축이란 거대한 주제에서 한 부분만 떼놓고 보는 것도 특색있는 재미를 주겠구나 싶어 읽어봤다. 창이란 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일상에서 그저 스쳐지나가기에는 굉장히 멋지고 매력있는 부분이었다. '창덕후'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인 건축가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찍어온 창창창. 예술가들에게는 영감을 선사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화려하고 알찬 책이다.
|
|
집을 환히 비추는 창문,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바람이 빠져나가는 원활한 흐름. 창문 밖 세상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건물에 창문이 없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창문이 없으면 어딘가에 갇혀있는 기분이다. 이제는 오래된 일이지만 지하에서 한동안 일했던 적이 있다. 지하 특성상 습하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기에 아무리 쾌적한 환경이어도 눅눅해지는 기분이다. <창을 순례하다>라는 제목처럼 전세계의 창문이라는 창문은 모두 보고 순례하듯 방문한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책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전세계 중 28개국을 직접 다니면서 만난 창문들은 저마다 독특한 모양과 쓰임새에 따라서 크기나 양식이 다르다. 아마 창문이나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질 좋은 사진과 실측도를 보면서 창문의 특성을 파악해나갈 듯 싶다. 도교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연구실에서 재직중인 교수는 책에서 창문이 지닌 가치에 대하여 시대를 초월한 창의 본질은 실천적인 동시에 시적인 상상력을 안겨주는 곳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건축물의 완성은 창문의 구조에 달려있다. 건축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건축기법이나 양식도 중요하지만 창문의 위치와 모양이다. 창문에서 비쳐 들어오는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내부의 모습은 경이롭기만 하다. 창문을 모두 모은 이 책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를 지닐 법하다.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를 일상 속의 창문이다. 그 안에 담긴 뜻을 생각하니 새롭게 다가온다. 이 책은 크게 빛과 바람, 사람과 함께, 교향시라는 대분류로 나뉘어 구성하였다. 빛과 바람 장에서는 빛이 모이는 창, 빛이 흩어지는 창, 조각하는 창, 빛이 가득한 방, 그늘 속의 창, 바람 속의 창, 정원 안의 창으로 나뉘어서 각각 소개해하고 있는데 주로 주거공간 위주로 분류하였다. 사람과 함께 장에서는 일하는 창, 드나드는 창, 앉는 창, 잠자는 창, 구경하는 창인데 상점이나 호텔, 주택 위주로 분류하였다. 교향시 창에서는 이어지는 창, 중첩하는 창, 창 속의 창으로 주로 공공시설이나 유명 건축물을 위주로 소개하고 있다. 부록 개념인 칼럼에서는 기후와 풍토에 따라 창문의 모양새가 달라지고 세계 건축물을 보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각각 다른 패턴을 보여주고 있음을 설명해준다. <창을 순례하다>에는 독특하게도 획일화된 창문은 없다. 대개 건축물과 용도에 맞게 잘 디자인된 창문들이다. 전체적인 조화가 잘 어우러지고 주변 풍경과도 이질감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도록처럼 많은 창문들이 실려있다. 간간히 저자의 소개글을 읽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가끔 거리를 걷다보면 발견하는 색다른 창문들을 보며 그 창문에 얽힌 유래를 알아가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듯 싶다. 우리나라에도 근현대사에 만들어진 건축물이나 옛 선조들이 만든 창에 깃든 의미를 발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
[서평] 창을 순례하다 [도쿄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연구실, 쓰카모토 요시하루, 곤노 치에, 노사쿠 후미노리 / 이정환 역 / 푸른숲]
건축물에서 창문은 따스한 햇살을 비추기도 하며 환풍을 하거나 비와 해충을 막아주며 개방성을 주는 등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이다. 하지만 무심코 당연스럽게 여기며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는 요소이기도 하다. 창은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춰 각각의 기능과 모양을 하고 있기에 건물의 규모나 용도가 달라도 같은 지역이라면 일정한 형태를 갖고, 이런 창의 반복으로 거리는 공공성을 갖으며 고유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런 창문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인 일본의 건축가 세 명은 세계 28개국을 답사하면서 139개 장소에서 창문의 가치를 발견하고 세상의 창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창을 빛이 모이는 창, 흩어지는 창, 조각하는 창, 빛이 가득한 방, 그늘, 바람 속의 창, 정원 안의 창, 일하는 창, 드나드는 창, 앉는 창, 잠자는 창, 구경하는 창, 이어지는 창, 중첩하는 창, 창 속의 창으로 흥미롭게 분류하여 136장의 도판과 295장의 생생한 사진을 실어 각국의 창문을 보여준다.
두꺼운 벽으로 만들어진 어두운 공간에 크고작게 뚫어놓은 구멍은 우리에게 한줄기 빛을 선사한다. 이 구멍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각각의 성향과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책을 통해 정말 다향한 형태의 독특한 창문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사각형의 창에서부터 아치형의 창, 일종의 투명벽이 되는 통유리를 사용한 창, 미닫이 창, 들문창, 장지문, 접이문 등이다.
예전에 망보기용으로 사용되던 창, 기둥 사이에 반복적으로 있는 문을 닫으면 빛이 가득한 개인실이 되고 열면 오페라 극장의 발코니 형태가 되는 공간, 반사광이나 창의 그림자가 없이 창을 통해 지중해를 깨끗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창, 궁전의 아름다운 문양의 창, 햇살이 가득 드나드는 도서관의 창, 외출이 금지되었던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들을 위한 창,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롱샹 예배당의 크기와 비율이 제각각이며 빛을 산란시키는 알록달록 스테인드글라스 창, 필립 웨브가 설계한 윌리엄 모리스의 레드 하우스, 호텔, 박물관, 정원, 테라스 등 정말 다양한 창들을 만날 수 있다.
건물 속에서 있는 사람이 창을 통해 바깥 세상을 구경할 수 있듯이 이 책에 담겨있는 많은 창들을 통해 세상을 여행한 느낌이다.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 호주, 인도,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미국, 브라질, 우리나라 등 여러 나라의 이색적인 창들을 보면서 흥미로웠고 감탄스러웠는데,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을 부여하는 세상의 아름다운 창을 보면서 창은 어떠어떠하다, 창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어떤 모양을 해야한다와 같이 기존에 틀에 박혔던 생각이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현지 답사를 통해 창을 실측 조사하고 창에 집중된 인간 행동을 관찰한 것이 기록되어 있기에 창의 기능은 물론, 각국의 역사와 문화, 특징을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너무 흥미롭고 유익한 좋은 시간이었다.
|
창이라고 하면 채광과 통풍, 빛을 위해서 다양한 건축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로 여겨지는데 『창을 순례하다』에서는 도쿄공업대 쓰카모토 요시하루 교수가 동대학 출신의 학생들과 함께 전세계 28개국의 여러 도시를 답사면서 그곳의 대표적인 건축 양식의 하나인 창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여겨질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이 있는가 하면 실용적인 공간으로서의 창문도 있는데 기본적인 창이 지니는 의미와 기능과 함께 해당 지역의 기후와 풍토, 사회 관념이나 관습, 문화 등이 집결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해서 획일화된 규격과 모양이 난무하는 대량생간되는 창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처음 저자는 극지나 사막 등의 기후와 풍토가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곳을 선정했으나 이후로는 유럽에서 일본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 대륙 남쪽의 해안선이 가장 다양한 창이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창의 해안선'이라 부르고 이 지역을 답사하는 여행을 했고 이 책에 담고 있다.
저자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기후와 풍토, 여기에 종교가 창의 모양이나 깊이, 크기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게 되었고 실제로 책에는 자연과학 장르의 도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조사 지역과 기후 · 종교 분포를 표시한 세계지도를 먼저 담고 있기도 하다.
![]()
책에서는 빛과 바람 · 사람 · 교향시를 창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각각에는 빛이 모이는 창 · 빛이 흩어지는 창 · 조각하는 창 · 빛이 가득한 방 · 그늘 속의 창 · 바람 속의 창 · 정원 안의 창 · 일하는 창 · 드나드는 창 · 앉는 창잠자는 창 · 구경하는 창 · 이어지는 창 · 중첩하는 창 · 창 속의 창으로 세분화 된다.
창문의 모양과 유리, 창에 덧댄 문과 조각된 무늬 등을 통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이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는 창이 있고,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자 일터인 다양한 가게와 상점에 있는 창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리고 제한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출입문과 쇼윈도가 함께 연결된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니 사이드 윈도'도 소개된다. 아랍권에서는 여성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않아 집안에서 머물러야 했고 그래서 창을 통해 바깥을 구경해야 하는 그 지역의 사회성이 반영된 창이 많이 있다. 그리스의 섬에서는 바다 쪽으로 베란다를 내어 바다 전망을 확보하기도 한다.
『창을 순례하다』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건축물의 창도 만날 수 있고, 유명 건축가가 건축한 건축물, 그들의 별장이나 작업실, 저택 등의 창도 만날 수 있어서 창을 통해서 세계를 기행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하고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