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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신분증 구석에 박혀있는 일련의 번호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학창시절 얼마나 성적이 좋았고, 얼마나 좋은 학교를 나왔는지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잣대에 매달리기 마련이다. 그들은 어떤 사람은 높이 추켜세우고는 또 어떤 사람은 깔보고 무시하는 경향이 은연중에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쓸모없는 경쟁을 하고, 어른이라는 감투를 쓰고는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남긴다. 유은실의 장편소설 <순례 주택>은 이런 세상을 향해, 또한 성장하기 두려운 청소년들을 향해 던지는 유쾌한 위로이자 가르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순례주택>은 말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그것은 자신만의 등지를 트는 것이다. 알에서 갓 태어난 아기새들은 걱정이 없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어미새가 지어놓은 둥지 안에서 그저 시끄럽게 울어댈 뿐이다. 그것은 그들이 아직 둥지 밖의 세상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금세 커질 것이고, 날개짓을 하기 시작할 것이고, 마침내 그 아담한 동지에서 울어대지 못할 만큼 크게 되면 그들은 날아갈 것이다. 하늘을 항해, 그들을 평생 뒤덮고 있을 것만 같았던 울창한 숲 밖으로. 그들만의 둥지를 찾아 때로는 어둡고, 차갑고, 매정한 세상을 향해 날아오를 것이다. 자기 힘으로 날아 보려고 노력하는 것, 애쓰는 것, 자신의 둥지를 찾아 날아오르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주인공의 가족들, 일명 1군들에게는 빌라촌 맞은편에 있는 비싼 아파트가 그들의 둥지이자 세상으로부터 그들을 단절시키는 성벽이었다. 그들은 성벽 안에서 성벽 밖의 사람들을 깔보았다. 둥지를 벗어날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죽음과 생전 할아버지가 당한 사기 때문에 그들에게 빚이 생겼고,하루아침에 둥지가 없어진 그들은 엄마의 산후우울증 때문에 1군들과 떨어져 살다시피 했었던 주인공을 따라 빌라촌에 있는 순례주택에 들어서게 된다. <순례주택>은 한번도 둥지밖으로 나와보지 못했던 1군들이 빌라촌에 적응해나가는 것을 중심소재로 하면서, 힘든 상황에도 크게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나가는 주인공 오수림과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주변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잠시 삶의 활력을 얻어갈 수 있는 희망적인 분위기의 소설이다. 1군들이 공용 옥탑방에 있는 라면을 몽땅 먹어버려도 아무상관 않고 계속해서 라면을 채워넣어주는 집주인 순례씨의 긍정적이면서도 인정넘치는 성품이 특히 인상깊었던 것 같다. "순례자는 감사하고,관광객은 요구한다."라는 문구는 순례 씨의 모토이자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순례자들은 인생이 잠깐 들렀다 갈 관광지가 아니라 끈임없이 나아가야 할 하나의 길 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한문 전교 꼴찌인 병하 오빠,요양보호사 필기시험을 보는데 본명을 홍길동으로 쓴 이군자 씨,뇌졸증 대문에 윙크하는 것이 힘든 이군자 씨 남편도,수림이도, 몇 년째 대학 시간 강사인 허성우 씨도,모두 게속해서 살아간다. 모두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았다. 행복할 줄을 알았다. <순례주택>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말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 살아가자고. 행복하게 살고자 노력하는 오수림처럼, 순례씨처럼... 순례자의 마음으로 거친 인생을 헤쳐나가보자고. 우리 모두 너른 날개를 펴서 하늘을 향해 날아가 보자고. 진정한 어른의 삶을 살아보자고. |
| 처음 이 책의 차례 목록을 보고 살짝 당황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에게, 언니에게, 행운을 잡은 너에게, 과거의 너에게, 은유에게, 과거의 언니에게, 딸에게 등 종잡을 수 없이 많은 편지의 대상들. 대체 이 책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는 거지? 내가 과연 이 많은 대상들이 있는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며 동생, 언니, 너, 이모, 딸이 결국 오직 두 사람의 관계를 얘기하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고, 언니였던 대상이 점점 너, 친구, 동생 그리고 딸로 변하는 전개가 뭉클했습니다. 이야기는 열다섯살의 은유라는 아이가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자신에게 쓴 편지를 넣은 후부터 시작됩니다. 1년 후에 도착하게 된다는 편지가 2주 만에 자신에게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자신이 쓴 편지가 아니라 누군가가 그 편지를 보고 답장을 보낸 것이었고, 그 답편지의 주인은 은유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10살의 또 다른 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은유라는 두 사람은 끊임없이 편지를 주고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면 열다섯살 은유는 계속 열다섯살 나이 그대로인데, 10살이었던 은유는 편지를 받을 때마다 2년, 3년이 지나 있었고 나중에는 열다섯살 은유보다 더 나이가 많아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편지를 주고 받는 동안 그 둘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었고, 삶을 응원해주었고, 인생에 희망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둘 사이에 어떤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눈치채게 됩니다. 엄청나게 소중하고 깊은 인연 말입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시대와 나이를 비교해가며 처음부터 다시 읽어나가니 그 때 상황들의 두 은유가 더 잘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첫 장부터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만약 나도 어린 시절의 엄마와 편지를 나눌 수 있다면? 만나서 대화를 나눠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어린 엄마에게 나는 어떤 얘기를 해줄 수 있을까?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사실 한 번쯤 상상해봤던 일이기도 했고요. 그 때의 엄마를 꼭 안아주고 싶어졌습니다. 또한 가까운 사이일수록, 가족일수록 내 마음을 다 알 것이라 혼자 짐작하며 바라지 말고 나의 마음을 오롯이 전하고 표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p137 " 넌 가족이 뭐 엄청 특별한 건 줄 알지? 가족이니까 사랑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믿지? 웃기지 마. 가족이니까 더 어려운 거야. 머리로 이해가 안 돼도 이해해야 하고, 네가 지금처럼 멍청한 짓을 해도 찾으러 다녀야 하는 거야. 불만 좀 생겼다고 집부터 뛰쳐나가지 말고, 너도 엄마가 왜 그랬을까 생각하는 척이라도 해 봐. 최소한 너도 노력이라는 걸 하라고." . . . 어쩌면 가족이라는 존재는 더 많이, 더 자주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지. p211 엄마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빠는 오랫동안 알지 못했다. 조금씩 살이 빠져 말라 가는 네 엄마를 보면서도, 그저 입덧 때문에 그런 줄만 알았다. 아빠는 참 못난 사람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가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으니 너에게 말할 자격도 없는 죄인이다. . . . 나중에서야 암 치료를 시작하면 아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엄마는 너를 포기할 수 없었기에 고통을 견디고 있었던 거였다. . . . 나는 네 엄마를 설득해야 했다. 몸이 다 나으면, 다시 아기를 낳을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네 엄마는 암 덩어리가 목숨을 갉아먹고 있던 그 순간에도 한 번도 망설이지 않았다. 엄마의 마지막은 네가 태어나는 날이었다. 못난 아빠는 네 탄생을 축하해 주지 못했다. 네 엄마 대신 네가 태어났다는 모진 생각까지 했었다. 네 생일이면 어김없이 네 엄마가 떠올랐다. 때문에 아빠는 네 생일 한번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 참 후회되는 일이다. 어린 네가 걸음을 걸으며 내게 다가올 때, 그 작은 손으로 내 손을 잡고 눈을 맞출 때, 아빠는 비로소 엄마의 선택이 옳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너는 그만큼 반짝이고 예쁜 아이였으니까. : 한 없이 눈물이 흐르고 마음이 아팠던 부분이었습니다. 은유의 엄마의 입장도 아빠의 입장도 둘 다 너무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자식을 낳아 키우는 입장이기에 공감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만약 제가 은유 엄마의 상황이었다해도 어떠한 망설임도 없이 아이를 낳았을 것입니다. 또한 아빠의 입장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으니 그 상실감이 너무 커서 아이를 원망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국 아빠는 은유를 키우며 은유가 세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보석임을 느끼고, 자신의 지난 행동을 후회하고 또 은유 엄마의 선택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래도 은유 엄마는 은유의 성장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은 컸겠지만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행복하게 눈을 감았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미래의 은유와의 편지를 통해 은유가 가족들에게 얼마나 사랑 받고 있는지, 어떻게 잘 성장하고 있을 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는 가족의 소중함을 한 번 더 느끼게 해주고 사랑한다면 더욱 표현해야 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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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리고 예쁜 이야기를 한 편 읽었다. 아름다운 구성으로 극적인 긴장감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나간 멋진 화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서로의 소식을 나누는 편지가 이야기의 끈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기이한 상상력이 아닌가 한다. 상상력의 폭이 대단하고, 그 상상력을 엮어나가는 솜씨가 뛰어나다. 마지막 반전은 가슴 뭉클하게 하는 연출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이야기는 제 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작품이다. 충분히 마음에 공감으로 와 닿는다.
책은 은유가 은유에게 보내는 편지로 되어 있다. 1982년의 10살 먹는 은유와 2016년의 14살이 된 은유를 연결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 이야기 연결의 매체가 되는 것은 느리게 가는 우체통이다. 과거의 한 해가 현재엔 1달 정도로 흘러간다. 그러니 과거의 은유가 편지가 거듭됨에 따라 동생에서 언니로, 언니에서 이모로 그 호칭이 변해 간다. 그것은 다르게 흐르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결과다.
은유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간을 증명하기 위해 86년 아시안 게임, 87년 노태우 대통령 당선, 88년 올림픽 등을 과거의 은유에게 제시한다. 그리고 과거의 정보를 알려 줄 수 있음을 말한다. 그러면서 편지 때마다 과거의 정보를 준다. 그것으로 과거의 은유가 자신을 믿도록 한다. 이 편지들은 과거의 은유가 미래를 생각하면서 살도록 만든다. 미래의 얘기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겐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얘기들이다. 그래서 과거의 은유는 조금은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
은유는 아버지와 둘이 살아가는데, 아버지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독립을 얘기한다. 그의 독립은 1년 동안 지속해온 계획으로 집을 떠나서 살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느 아줌마와 결혼을 하겠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더욱 구체화 되어 간다. 은유는 그 독립을 과거의 은유에게 편지로 보낸다. 과거의 은유는 성장해 나가면서 15살이 되고, 16살이 되면서 은유와 관계가 변해 간다. 동생에서 언니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의 은유는 은유에게 가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를 하는 관계가 되어 간다. 그것이 은유는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서 간섭한다고 매우 못마땅해 한다. 편지가 오가면서 서로는 자신의 사정을 얘기하고 마음을 맞춰 나가는 모습도 보인다.
둘의 대화는 주로 가정의 얘기가 주류를 이룬다. 미래의 은유가 독립을 하겠다는 이유에는 엄마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은 아버지와의 거리, 그리고 아버지 곁으로 온 이상하게 여겨지는 아줌마 등이 있다. 은유는 아버지에 대해 앍기를 원하고 엄마에 대해 그리워한다. 그 사실을 안 과거의 은유가 알아보겠다고 하면서 정보를 요구하고, 은유는 아빠의 용모에 대해 그리고 다닌 대학에 대해 전해준다. 아버지가 과거의 언니 세대이기에 찾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과거의 은유도 성장해서 대학에 들어가게 되고, 은유 아버지의 과거와도 연결이 된다. 과거의 은유가 은유 아버지를 대학에서 수소문해 찾게 되고 둘의 관계가 자연스러워져 간다.
이 책은 과거의 시간들을 담고 있기에 시대적인 문제도 약간씩 언급되고 있다. 문제가 되었던 성수대교 붕괴 사건, IMF가 찾아왔던 일 등을 언급하면서 아팠던 시대적 상황을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새 천 년의 출발점에 서서 당혹스러워 하던 사람들의 모습도 언급한다. 시대적 상황을 제시하는 것은 이 책의 양념에 해당하는 요소가 되리라 여겨진다. 아픈 기억들을 재생하면서 인물들의 새로운 관계를 암시하는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편지는 과거의 은유가 성장하면서 은유 가족들을 찾는 얘기로 이루어져 간다. 결국 얘기는 종점에 가까워져 간다. 그러면서 은유가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적대적인 마음을 지워나가는 얘기들로 이루어져 간다. 아줌마에 대해서, 아버지에 대해서, 엄마에 대해서 등 가족들의 문제에 대해서 재인식을 해나가는 시간을 만들어 간다. 가출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하는 기회가 설정된다.
마지막에 제시된 아버지의 편지는 모든 이야기가 종결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편지는 아버지의 마음과 딸에게 전해 주는 사연들이 곡진하게 들어 있다. 그것을 읽는 독자들은 가슴 아픈 사연에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으리라. 가슴 아픈,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몸까지 불태운 따뜻한 사랑이 그려진 글이다.
이 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로 아줌마가 있다. 아줌마는 과거와 현재에 모두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과거엔 청년으로 은유 아버지 옆에 있었던 사람이고 현재는 문제 청소년 상담의 경찰관으로 은유 아버지 옆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현재 아버지의 결혼 대상자가 되어 은유에겐 애증의 대상이 되어 있는 인물이다. 이 글의 포인트가 되는 ‘느리게 가는 우체통’의 이야기는 은유를 위한 아줌마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재료라고 얘기되고 있다. 그래서 현실감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다. 이 얘기가 비현실적인 황당함으로만 흐르지 않게 하는 기능을 한다. 참 매력적인 소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은 청소년들이 가지는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가족과의 불화, 소외, 가출 등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그 치유의 한 방법을 멋진 조각으로 꾸며내고 있다. 얘기가 참 아름답다. 해피엔딩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아버지와의 화해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단지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이 가슴 아리는 얘기가 되기는 하지만 그것도 딸에게는 재생의 화사한 마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청소년 치유의 이야기라 마음에 온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로 갈게> 이 제목은 딸 은유에게 항상 어디서나 함께 할 것이라는 엄마의 곡진한 마음이 들어 있는 글귀다. 비록 세상을 달리 하고 있지만 부모의 마음은 그렇게 다함이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여겨진다. 사랑의 깊이를 담아볼 수 있는 말이 아닐까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라는 귀한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고, 아이들과의 소통을 마음에 담게 되었다. 좋은, 멋진 이야기를 한 편 읽었다. 오래 여운이 남는 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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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작은 아이를 보며 이 아이는 엄마라는 존재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할 때가 있다. 누구보다 혹독한 사춘기를 보낸 난 그 당시 엄마가 싫었다. 바로 위의 오빠와 차별하는 것도 싫었고, 뭐든 용서가 되는 오빠와 달리 나는 용서가 되지 않았던 엄마가 미웠다.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는 엄마의 가시 같은 말이 나를 많이 울게 했고 그래서 엄마가 살고 있는 근처에선 살지 않겠다 다짐 했던 나다. 그런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의 하얀 거짓말이 뭔지, 내 자식이라도 나와 궁합이 맞는 아이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고분고분하지 않고 뭐든 따지고 드는 나라는 아이가 엄마 입장에선 결코 사랑스러운 존재는 아니었겠지. 깊은 상처와는 다르게 같은 여자 입장에서, 울 엄마를 이해할 수는 있게 되었다. 꼴랑 둘 밖에 없는 녀석들 중 더 편안한 아이가 있으니까. 나와 힘겨루기를 했던 울 엄마. 그 당시엔 너무도 미웠지만 그만큼 사랑을 갈구했던 것 같다. 이젠 그 사랑을 내 아이에게 줘야하겠지만. 그래도 감사한 것은 울 엄마가 아직 내 곁에서 사랑을 주고 계시다는 것.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존재 자체가 감사함이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존재가 엄마이면서도, 너무도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가 엄마다.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울 엄마가 있다는 것. 그게 나는 눈물 나게 감사하고 고맙다.
재혼을 앞둔 은유의 아빠. 그래서 은유는 마음이 어수선하다. 엄마라고 불러 본 적 없는 존재. 그리고 자신의 생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만큼 자신을 낳아준 엄마는 비밀이 싸인 존재다. 늘 바쁜 아빠를 대신해 새엄마가 될 그 여자를 은유는 좋아할 수 없다. 그런 은유에게 아빠는 1년 뒤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투덜되면서 쓴 편지. 그 편지는 엉뚱하게도 34년의 시간을 거슬러 1982년에 사는 또 다른 은유에게 도착한다. 이상한 글로 쓴 은유의 편지를 받고 간첩이라 의심하는 과거의 은유와 현재의 은유. 둘은 ‘행운의 동전’을 시작으로 오해가 풀리고 고민과 비밀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과거의 은유는 현재의 은우 엄마를 찾아보기로 하는데...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울 엄마가 있고,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고맙고 감사하다. 내 마음 같지 않고 때론 원수보다 더 원수 같기도 하지만 곁에 있어 고맙다. 울 엄마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부모와 자식 관계는 애증의 관계라 했던가? 애증의 관계든 뭐든 아이들이 있어 살아갈 이유가 있고, 삶에 대한 기대도 있는 것이겠지. 내 삶의 비타민 아이가 있어 나는 오늘도 웃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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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단숨에 읽었다. 잠시도 작가의 호흡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긴장을 주는 책이 아닌데도 책 속의 순례씨에게 반해서 그랬는지, 당차고 똘똘한 16세 수림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글자씩 꼭꼭 씹어 읽었다. 순례주택이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다. 순례씨의 숭고한 가치관과 멋진 삶의 태도에 감동해서 눈물이 났다. 무개념 1군 가족에게 진짜 인생의 가치를 알려주려 애쓰는 수림이와 순례주택 사람들의 노력에 웃음이 나서 깔깔 웃기도 했다. 작가가 내 마음에 들어와 대신 글로 써준것만 같이 속이 뚫리는 느낌이다. 가끔은 수림이의 시선으로 또, 가끔은 순례씨의 시선으로 누군가를 향해 나도 이런 메세지를 던지고 싶었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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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에 이어 중학생 아이에게 읽힐 청소년 도서를 검색하다가 이 책도 알게 되었다. 일단 리뷰를 보고 평이 좋아서 안심하고 주문했다. 취향이 안 맞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과 함께. 처음 책을 받았을 땐 좀 시큰둥 하던데, 곧 읽더니 금방 다 읽었다고 한다. 믿기지 않았지만 3번 읽었다고 한다. 어느 부분이 이해가 안간다고, 엄마도 읽어보라고 했다. 그러다 몇달이 지났나... 어제 하루동안 다 읽어버렸다.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한번 책을 잡았더니 잠시도 내려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었다. 일단 처음부터 재미있고, 신기하고, 궁금하고, ..... 계속 읽었다. 내가 살던 시대의 일들이 나오기도 하고, 어쨌든 과거의 은유는 바로 내 또래였다. 그리고 내 딸은 바로 현재의 은유 같은 중학생이다. 중학생 권장도서이지만, 어쩌면 나 같은 엄마가 읽어도 너무 좋은 이야기이다. 한창 재미있다가 뒤쪽으로 가면서 비밀 같은 사실들이 밝혀지기 시작하며 슬프고 가슴 뭉클하기까지 했다. 아...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을까..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잉태한 과거의 은유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서 눈물도 났다. 가족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책 내용의 대사 중 , 과거 은유의 언니가 한 말이 떠오른다. 가족이라고 다 이해되는 게 아니라고. 가족이어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고, 이해가 안 될 때도 있고, 표현의 차이로 서로 오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한번 더 깨달았다. 가족이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쩌면 아닐 수도 있다. 사춘기 아이들도, 엄마들도 읽으면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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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의 시간을 거슬러 잘못 배달된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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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이가 청소년 추천도서를 많이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초등학생인 동생이 보기에도 좋을 것 같아서 구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휘 수준이 어렵지 않고 문장도 간결해서 초등학교 5~6학년도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어른인 제가 읽기에도 재미와 감동이 있어서 한편의 미니 드라마를 보는듯 했습니다. 예스24에 이 책의 독후활동지도 있어서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도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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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주택을 이제서야, 그것도 아이 덕분에 읽어보네요. 학교에서 읽었지만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이라며 사달라고 할 때 사준 제 자신을 칭찬합니다. 여러 번 읽고 또 읽는 아이의 마음을 알겠다 싶은 책. 속 깊은 수림이와 현자 같은 순례씨의 다정한 대화 겉치레하지 않고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순례주택 사람들의 성실하고 정겨운 모습 그리고 속이 부글부글 끓게 하는, 순례주택 사람들과 매우 상반된 인격의 소유자인 1군들(수림이 가족)의 자라지 못한 철없는 언행까지 저는 모두 좋았어요.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겉만 자랄 수 있을까 싶게 무례하고 경박하고 이기적인가 하다가도 그럴 수 있지, 기사에서 많이 읽어 봤잖아?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가만, 나도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았겠지? 돌아보기도 하고요. 이 책을 읽으며 내 아이를 포함한 청소년들이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겉으로 보이는 것, 흔히 말하는 조건들 보다 소중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 결론은, 재밌다고요.^^ 좀 더 보고 싶은데 갑자기 마무리되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 앞으로 1군들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상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내용 궁금하시죠? 솔직히 말해서 수림 엄마 대푼수다 증말! 아! 사기당한 거 혹시 할아버지의 빅픽처일까?🤷 순례씨 뭐 좀 아는 거 없어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순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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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표지와 내용만큼 정직하다. 열다섯에 ‘곰’이 된 ‘태웅’이의 이야기인데, 단순한 설정으로써만이 아니라 동물적인 청소년기를 바라보는 섬세하고 깊은 시선이 느껴진다. 물론 웃기고 재미있지만,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며, 다루는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 전국에서 동물화가 되는 아이들이 속출하기 시작한다. 곰이나 비둘기, 하이에나 등 온갖 동물로 변신하는데, 이 책의 앞부분은 곰으로 변한 태웅의 이야기로, 작품 전체의 설정을 소개한다. 곰이 되면서 가족과도 소통하지 못하고, 연구소와 곰 사육장을 전전하며 고된 시간을 보내는 태웅의 모습은 전혀 낯설지가 않다. 고생스런 시기를 보내는 중고등학생들의 처지가 투영된다. 이렇게 동물화가 된 아이들을 보내야 하는 태웅 엄마는, 행여나 아들을 찾지 못할까 봐 아들의 등에다가 애완동물용 바리캉으로 ‘태웅’이라고 파놨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털이 자라 태웅이 누구인지 착기가 어려워진다. 그때 태웅을 제대로 알아본 것은 동생 ‘영웅’인데, 이 친구가 이 책에서 가장 매력있는 친구다. 동물화가 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학교에서 혼란이 일어난다. 동물화가 된 아이들은 남과 대화할 수 없는데, 손가락이 자유로운 원숭이 정도만 핸드폰으로 소통할 수 있다. 게다가 사자와 기린까지 있으니, 수업이고 뭐고 제대로 되지 않는다. 거기에다 동물화가 된 아이들을 중심으로 서열이 생겨난다. 곰이 된 태웅은 성격도 느긋하고 부드러워 그런 데 전혀 관심이 없자, 하이에나가 된 상욱이 학교 대장이 되는데, 아이들 돈을 빼앗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전혀 낯설지 않은데, 동물화가 보여주는 소통의 부재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서열과 학교폭력이 비유적으로 잘 드러난다. 물론 그것을 해결하는 것도 동물화가 된 아이들인데, 곰과 기린의 콜라보가 무척 인상적이다. 그러면서 달달한 이야기도 나온다. 비둘기가 된 세희의 이야기인데, 세희는 집을 나와 비둘기 무리와 살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자신을 도와주는 무리의 우두머리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러면서 무리에 적응하는데, 세희의 취미는 비둘기의 항문을 보면서 암수 구분을 하는 것. 그 때문에 생기는 여러 에피소드와 달달한 이야기가 무척 신선하다. 소제목인 ‘유자 비둘기 지훈’을 다 다 읽으면, 제목의 의미를 알고 깔깔깔 웃어댈 수밖에 없다. 동물화가 되었지만, 아이들은 대개 1년내로 사람으로 돌아오는데, 그 기간이 오래 걸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집을 나와 들개가 된 ‘국영’은 들개 무리에서 나와 ‘라텔’과 함께 지내며, 가족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돌아갈 준비를 한다. 라텔과의 모험은 이 책의 절정이라고 할 만하다. 마지막 부분에 다시 등장하는 하이에나 상욱의 상황은 고소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상욱의 일탈과 비행에 고개를 저으면서도, 그저 아이들일 뿐이란 생각을 한다. 이미 사람이 되었지만, 여전히 하이에나인 줄 알고, 돌아오지 못하는 상욱. 그가 가지게 된 죄책감의 무게가 잘 느껴지면서 마음이 아팠다. 사춘기, 청소년 아이들의 이야기인 만큼, 동물화 이야기 안에서도 가정과 학교, 이성교제와 친구관계, 그리고 자아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빼곡히 들어 있다. 그 상징성을 찾는 재미가 있고, 부모와 자식,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읽고 나누며, "어, 이거 내 얘긴데!"라고 웃어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 책을 읽으며 카프카의 ‘변신’이 생각났고, 최근에 읽은 어린이 도서인 ‘몬스터 차일드’도 떠올랐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아가고, 나를 받아들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변신’처럼 고독과 소통의 부재를 보여주는 장치로서도, 동물화는 참 잘 어울린다. 사춘기, 청소년기를 그저 동물화로 퉁칠 수는 없지만, 동물화가 아이들을 이해하는 징검다리가 되어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세상 느긋한 나무늘보와 곰 같은 아이도 있겠지만, 약삭빠른 하이에나와 라텔도 있을 것이고, 엄친아인 사자와 기린, 그리고 작지만 대범한 벌꿀오소리 같은 아이도 있다. 아이들을 이렇게 바라보고 이해한다면, 소통의 부재란 없으리라. 청소년들의 방황과 일탈, 소통의 부재, 친구, 학교, 그리고 애정에 이르기까지, 뭐하나 뺄 것이 없는 이야기로 가득 채웠다. 그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아쉬웠다. 서너 권에 담아내어야 할 이야기를 한 권에 빼곡히 넣었기에, 각 내용마다 함께 나누고 생각할 상대가 있으면 좋겠다. 초등 고학년에서 고등학생까지, 꼭 읽어야 할 도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