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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소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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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시대, 기후 위기로 계절의 풍경마저 달라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예전 SF소설 속에서나 등장했을 일들이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제 현실이 더 SF 같은데, 굳이 SF소설을 읽어야 할까?”라고 의문을 품어볼 법도 하다. 하지만 현실이 점점 더 SF를 닮아갈수록 오히려 SF는 더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SF는 단순히 신기한 미래 기술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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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시대, 기후 위기로 계절의 풍경마저 달라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예전 SF소설 속에서나 등장했을 일들이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제 현실이 더 SF 같은데, 굳이 SF소설을 읽어야 할까?”라고 의문을 품어볼 법도 하다. 하지만 현실이 점점 더 SF를 닮아갈수록 오히려 SF는 더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SF는 단순히 신기한 미래 기술을 보여주는 장르가 아니라, 그런 기술 속에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다섯 단편은 우주, 환경 오염, 좀비, 안드로이드 같은 흥미로운 설정을 보여주면서도 결국 독자에게 하나의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에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표제작 「사라질 소행성 AE-1.2」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행성에서 살아가는 관리 로봇 아스터의 이야기다. 아스터는 버려진 로봇 루키, 반려견 로봇 링과 함께 나름의 일상을 꾸려 왔다. 그런데 지구에서 유입되는 쓰레기로 소행성이 점점 무거워져 궤도를 이탈하게 되자, 지구는 소행성을 폐기하고 아스터만 회수하기로 한다. 얼핏 보면 지구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래봐야 아스터는 그저 수많은 로봇 중 하나가 될 뿐이다. 이 작품은 “안전한 삶이 정말 최고일까?”를 묻는다. 아스터가 끝내 안전 대신 미지의 세계를 선택하는 장면은 비록 로봇의 이야기이지만 오히려 인간인 우리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정해진 길을 따르지 않고 나만의 길을 선택할 용기, 바로 그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오영민의 「은하수」도 비슷한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 작품의 미래는 기술이 발전했지만 환경 오염이 심해져서 청소년들이 자연과 철저히 분리된 채 살아가는 세계다. 학생들은 밀폐된 버스로 이동하고, 건물 창문은 닫혀 있으며, 손목 밴드는 위치와 감정 상태까지 기록한다. 모든 것이 안전과 보호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주인공 선하에게는 답답한 감옥처럼 느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선하는 잠자리 한 마리를 발견하고, 그 작은 생명에게서 자신과 닮은 무엇을 느낀다. 선하가 경계를 넘으려는 순간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진짜 ‘살아 있음’을 향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편리하고 안전한 세상이 꼭 행복의 척도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조은오의 「아이 엠 그라운드」는 좀비가 가득한 세상이라는 익숙한 SF적 배경을 사용하면서도 단순한 생존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주인공 선우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이용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전한다. 이 작품이 말하고 싶은 핵심은 초능력 그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빛나는 장면은 선우가 위기에 빠졌을 때 사람들의 손이 함께 뻗어 나오는 순간이다. 세상을 구하는 힘은 한 명의 특별한 영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연대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어두운 세계 속에서도 이 작품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남지민의 「최선의 선택」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주인공의 이름이 바로 ‘최선’이기 때문이다. 보육원에서 살아가는 최선은 자신의 이름이 때로는 부담처럼 느껴지는 인물이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늘 바르게 선택해야 한다’는 기대가 그 이름 안에 담겨 있다. 어느 날 고양이를 찾다가 고장 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나면서 위험한 상황에 휘말린다. 본인부터 약골인 최선이 자기보다 더 약한 존재를 위해 움직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고양이와 로봇 모두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한 존재들이고, 최선은 그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 순간 ‘최선’이라는 이름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의미가 된다.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결국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약한 존재를 향한 용기와 다정함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노고유의 「치명적 오류」는 제목처럼 조금 더 낯설고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구 소련이 쏘아 올린 최초의 유인(?) 우주견의 이름을 딴 주인공 라이카는 안전 구역인 돔 밖에서 태어났으나 운 좋게도 돔 내부로 입양된 뒤 양어머니가 원하는 대로만 살아왔다. 그러다 안드로이드 트로이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인간이었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꿈을 여전히 품고 있다. 기계의 몸을 가진 후에도 꿈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었다. 오히려 인간인 라이카가 더 오랫동안 자기 삶을 살지 못했던 셈이다. 이 작품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다. 정말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몸의 형태일까, 감정일까, 아니면 꿈을 잃지 않는 마음일까? 「치명적 오류」는 SF다운 상상력을 통해 ‘나다움’이란 무엇인지 섬세하게 묻는다.



이렇게 다섯 작품은 서로 다른 배경과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함께 읽으면 공통된 결을 느낄 수 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어떤 경계 앞에 서 있다. 안전하지만 답답한 세계, 정해진 역할과 스스로 선택하는 삶, 혼자 살아남는 방법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 사이에서 고민한다. 결국 이 작품들이 보여주는 것은 미래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가치들이다. 선택하는 힘, 타인과 손잡는 마음, 그리고 자기만의 꿈을 지키는 용기.



대상 독자가 청소년인지라 SF 장르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읽기 어렵지 않다. 우주와 로봇, 환경 재난과 좀비, 안드로이드 같은 소재들은 흥미롭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지금 우리의 현실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감시 기술, 환경 문제, 관계의 단절, 정체성의 고민 같은 문제들은 사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삶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미래에는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몰라”라고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대신 “그런 미래가 온다면, 너는 어떻게 살고 싶니?”를 묻는다.



청소년 독자에게 이 질문은 특히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앞으로의 세상을 가장 오래 살아가야 할, 그리고 가장 먼저 변화의 한가운데를 통과하게 될 사람들이 바로 청소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에게 정답을 주는 대신 생각할 거리를 준다. 자연스럽게 독자들은 자기만의 답을 만들어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SF라기보다 미래를 살아갈 마음을 준비하게 해주는 이야기 모음집이기도 하다.



지금의 현실은 점점 더 SF처럼 변해 가고 있기에 우리는 더더욱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더 빠른 기술이나 더 화려한 미래가 아닌,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상상해야 한다. 이 책은 낯선 미래를 보여 주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지금 우리의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게 만든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라질소행성 #사계절출판사 #사뿐사뿐북클럽 #4월도서

j******r 2026.04.20. 신고 공감 14 댓글 26
리뷰 총점 종이책
멸망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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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소행성 #한낙원과학소설상작품집 #사계절 #사뿐사뿐 #서평사뿐사뿐 활동 도서 <사라질 소행성> 서평4월은 지구의 날이 포함되어있는 달이다. 바쁜 업무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지구의 날 때 꼭 서평을 쓰고 싶었다. 나에게 SF는 지구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의 멸망에서 시작하는 또다른 시작의 의미를 담은 이야기가 많아 그런 것 같다. 이번 작품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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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소행성 #한낙원과학소설상작품집 #사계절 #사뿐사뿐 #서평


사뿐사뿐 활동 도서 <사라질 소행성> 서평


4월은 지구의 날이 포함되어있는 달이다. 바쁜 업무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지구의 날 때 꼭 서평을 쓰고 싶었다. 나에게 SF는 지구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구의 멸망에서 시작하는 또다른 시작의 의미를 담은 이야기가 많아 그런 것 같다. 이번 작품집에서도 대상 수상작이 소행성으로 보내는 쓰레기와 이를 처리하는 로봇에 관한 이야기였기에, SF와 지구 환경을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을 수상한 오영민 작가님의 '사라질 소행성'과 신작 '은하수'는 특히 지구 오염에 집중한 이야기었다. 지구에 쓰레기를 쌓다 못해 소행성으로 버리는 미래라든가, 대기 오염에 빠져 호흡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교 생활이라든가. 실제 다가올 미래의 모습과 흡사한 것 같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속에서도 잃지는 않는 '나'. '사라질 소행성'에서 주역이었던 세 개체의 로봇은 감정도 느끼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느낌이었다. 비록 쓰레기를 정리하는 소행성이지만, 그곳은 본인들의 일터이자 안식처였다. 지구가 멋지고 아름답지만 똑같은 개체가 존재하는 지구보다는 우주를, 단 하나의 나라는 개체로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을 찾아 떠나겠다는 세 로봇의 결심이 부럽게 느껴졌다. 정해진 임무를 따르는 게 아니라 그들만의 속도로 새로운 행성을 찾는 여행(38쪽)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다른 단편들도 사실 대상을 받을만한 작품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연작이 되어 이야기가 더 나오면 좋겠다 싶었던 건 남지민 작가님의 <최선의 선택>이었다. 착하게 살면 호구가 되고, 내 밥 그릇 내가 잘 챙겨야 하고, 적당히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고들 하지만, 선을 베풀다 보면 나는 그것이 돌고 돌아 정말 나에게 다 돌아올 것이란 생각을 한다. 나의 이런 생각과 참 잘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최선과 합을 맞출 그들의 행보가 더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 해결물로 나오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두 단편은 읽으면서 눈물이 찔끔 났는데, 진짜 의미가 너무 좋았다 생각한 것은 조은오 작가님의 <아이엠그라운드>였다. 보면서 그 아이엠그라운드? 자기소개 하기? 그거인가? 했는데 그 손놀이에서 모티브를 딴 것이 진짜 기가 막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레그, 딜리트'라는 묘한 초능력도, 그에 대한 대가로 투명화 된다는 것도 정말 흥미로웠다. 생각해보면 '아이엠그라운드'는 단순하지만 원으로 둘러앉아 서로의 이름을 외치고 빨라지는 박자, 느려지는 박자를 함께 호흡하며 게임을 이어나간다. 이 형태를 작품에 진짜 너무 잘 녹여내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왜 너만 대가를 치뤄야 하냐(108쪽)'며 혼자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기꺼이 함께 나눠들겠다는 주변 인물의 마음도 너무 애틋했다. SF소설이 좋은 점이 멸망을 맞이하더라도 함께 다시 해보자는 의지가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정말 어떻게든 우리는 해답을 찾아나가니까...


마지막 단편인 노고유 작가님의 <치명적 오류>는 읽으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질문에 다가가는 단편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지만 엄마의 지시대로 기계처럼 일만하는 '라이카'와 안드로이드지만 '치명적 오류'로 인간의 감정과 꿈을 가진 '트로이'. 새로운 성을 받아 꿈을 찾아 떠나는 트로이의 발걸음 끝에 라이카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서평을 작성하며 표지와 속표지 그림들을 찬찬히 훑어보는데 정말 각 작품에 참 잘 어울리는 삽화란 생각이 든다.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광활한 우주 속의 푸르른 쓰레기 궤도 속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길 결심한 세 로봇을 응원하고 싶다.



🔖 친구들은 이름이 불리면 아이 엠 그라운드의 둥그런 원에 끼어들었다. 그것은 함꼐 놀이를 하자는 초대였다. 빨라지는 박자를 함께 견뎌 보자는 제안이었다. (91쪽)



🔖 "아르케(Arche)는 어때? 라틴어로 시작을 의미해."

"...마음에 들어. 무척이나."

"기억해. 다시 만났을 떄 널 알아볼 지표가 될 테니까." (180쪽)

YES마니아 : 골드 d***4 2026.04.2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계절 출판사] 책 리뷰: [사라질 소행성]
"[사계절 출판사] 책 리뷰: [사라질 소행성]" 내용보기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물리 시험에서 0점을 받았던 기억을 여전히 웃으며 이야기할 만큼, 나는 오랫동안 SF라는 장르와도 멀리 떨어져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최근 몇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내가 외면했던 것은 과학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거리감이었음을. 『사라질 소행성』은 그런 나의 생각을 조용히 바꾸어 놓은
"[사계절 출판사] 책 리뷰: [사라질 소행성]" 내용보기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물리 시험에서 0점을 받았던 기억을 여전히 웃으며 이야기할 만큼, 나는 오랫동안 SF라는 장르와도 멀리 떨어져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최근 몇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내가 외면했던 것은 과학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거리감이었음을. 『사라질 소행성』은 그런 나의 생각을 조용히 바꾸어 놓은 작품집이다.

 이 책은 우주와 기술,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이야기의 중심에는 늘 인간적인 마음이 놓여 있다. 표제작 「사라질 소행성 A.E-12」에서는 버려진 로봇들이 등장한다.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파견된 아스터, 가족에게 버림받은 루키, 그리고 반려 로봇 링은 모두 ‘버려진 존재’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스스로 미래를 상상하고 선택하려는 존재들이다. 이미 목적이 부여된 존재들이 그 틀을 벗어나 ‘나’로 살아가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그들의 선택은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이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나아가는 모습은, 이익을 따지지 않고 누군가를 지지하는 마음이란 무엇인지 되묻게 만든다.

「은하수」는 기술이 인간을 얼마나 편리하게 만드는 동시에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결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은 보호와 통제의 경계가 모호해진 세계를 살아간다. 이는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 우리는 알고리즘과 데이터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보호받고 있는가, 아니면 통제되고 있는가.

「아이 엠 그라운드」에서는 좀비로 가득 찬 세계에서 살아가는 소년 선우가 등장한다. 선우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능력은 곧 무거운 책임이 된다. 누구보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역할을 짊어진 채 살아가는 선우의 모습은 안타깝지만, 동시에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 무게를 나누어 간다는 점에서 희망을 보여준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서로의 몫을 조금씩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최선의 선택」의 주인공은 자신의 선한 성정을 ‘저주’라고 표현한다. 보상 없는 선의는 결국 소모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계속해서 타인을 돕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결국 주변 사람들에게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선함이 때로는 손해처럼 느껴질지라도, 그 영향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치명적 오류」는 자아를 가진 기계를 ‘오류’라고 부르는 세계를 그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오류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특성이다. 꿈을 꾸고, 자유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금지된 세계 속에서도 존재들은 결국 꿈을 향해 나아간다.

『사라질 소행성』은 SF라는 장르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는 끊임없이 인간에 대해 질문한다. 낯선 배경 속에서도 이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감정이 너무나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막막한 세계 속에서도 서로를 응원하고, 이해하고, 함께 나아가려는 마음. 이 작품집은 그 따뜻한 가능성을 조용히 보여준다.


YES마니아 : 로얄 i*********r 2026.04.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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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방식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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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휴머노이드, 우주 등 요즘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재를 다룬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 속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연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치명적 오류』가 이번 작품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아니. 나도 느껴, 네 안의 영혼을. 아마 여태껏 너를 만난 모두가 느꼈을 거야. 다만 그게 로봇에게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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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휴머노이드, 우주 등 요즘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재를 다룬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 속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연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치명적 오류』가 이번 작품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니. 나도 느껴, 네 안의 영혼을. 아마 여태껏 너를 만난 모두가 느꼈을 거야. 다만 그게 로봇에게 존재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없애려고 하는 거지." (p.172)


책 속에서는 '인간에 가까운 기계가 자아를 가지는 현상'을 '치명적 오류'라고 부른다. 현실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과 비슷한 자아를 갖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오류'를 없어야 할 것 보다는 하나의 존재로서 바라본다고 느꼈다.


서로 다른 존재였던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함께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점,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연대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h****0 2026.08.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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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람이 버텨 내기 어렵게 설계된 세상에서 선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건 폭력... 당신의 선택은 무엇>
"<선한 사람이 버텨 내기 어렵게 설계된 세상에서 선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건 폭력... 당신의 선택은 무엇>" 내용보기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미래가, 먼 미래가, 미래가, 근 미래가, 초근 미래가, 현재와 뒤섞이더니... 현재와 구분이 사라지고 현재진행형 속도로 새로운 ‘것’들이 쏟아졌다. 그래서... SF 작품들을 이전보다 덜 읽다가 오랜만에 낯가림하며 펼쳐본다.“우린 정해진 임무를 따르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속도로 새로운 행성을 찾는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 우린 지구로 가지 않을 것
"<선한 사람이 버텨 내기 어렵게 설계된 세상에서 선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건 폭력... 당신의 선택은 무엇>" 내용보기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미래가, 먼 미래가, 미래가, 근 미래가, 초근 미래가, 현재와 뒤섞이더니... 현재와 구분이 사라지고 현재진행형 속도로 새로운 ‘것’들이 쏟아졌다. 그래서... SF 작품들을 이전보다 덜 읽다가 오랜만에 낯가림하며 펼쳐본다.




“우린 정해진 임무를 따르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속도로 새로운 행성을 찾는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 우린 지구로 가지 않을 것이다.”


SF 문학의 정서가 달라졌다(고 느낀다). 이전에도 그런 작품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 작품집을 다 읽고 나니, 전반적인 분위기의 차이가 확연하다. 시뮬라시옹 -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들이 만연 - 은 흉내내기를 학습과 집단 생활의 기본기로 장착한 생물의 생존기술일 수도 있지만, ‘원본’이라는 것이 인간 내에도 인간과 인간을 닮은 존재들 사이에도 ‘정말’ 존재하는지 실은 모르겠다.


이제 인간은 조연으로 밀려난 듯하다. 인간을 닮은 - 인간의 장점이라 할만한 것들을 여전히 지닌 - 안드로이드가 주연인 듯하다. 그 역시 피사체를 통해 인간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이라고 여전히 말할 수 있을까. 요즘 인간인 나는, 인간도 인간다움도 무엇이었고 무엇이며 무엇이 될지 더 헷갈리고 더 모르겠다.


“지구의 대기 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에 실제 자연과의 접촉은 ‘생체 오염’이라고 배웠다.”


지구의 환경은 인간에게 덜 적합하게 더 위험하게 변할 것이다. 다 같이 노력하는 이상적인 상황에서도 그 변화는 불가역인데, 아직도 전쟁 중이고 앞으로도 수많은 잘못된 선택들이 이어질 것이다. 그래도 나는 절망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건 포기하고서는 살 수 없어서 일 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환경이 될수록 인간이 적응을 위한 진화를 가속할 방법이 없는 한, 어딘가 갇혀 안전을 도모하며, 인공지능 안드로이드의 활동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그전에 전쟁으로 공멸하거나 영화 터미네이터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그렇다. 


혹은, 나는 상상하지 못하는 환경과 생물의 극적 변화로 삶의 ‘경계’가 바뀌고 새로운 생존 방식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또는 다른 능력, 초능력이 생기거나.


“그라운드 제로. 폭탄이 터진 곳이라는 뜻이었다. 피해가 너무 커서 아무엇도 남지 않고 불타 버린 곳.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빈 땅에 싹을 틔우며 의미가 바뀌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으로.”



k****k 2026.06.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사라질 소행성
"[서평] 사라질 소행성" 내용보기
"4인의 작가들이 그리는 불확실하지만 두근거리는 미래 이야기"오영민 외 3인의  <사라질 소행성>  을  읽고"주어진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든 세계를 꿈꾸는 존재를 그리다" -제 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딸 아이와 함께 저녁 8시에 집안의 모든 전등을 소등 했다. 10분간이긴 했지만, 빛의 세계에 있다가 깜깜한 어둠의 세계로 진입하니 아무 것도
"[서평] 사라질 소행성" 내용보기

"4인의 작가들이 그리는 불확실하지만 두근거리는 미래 이야기"

오영민 3인의  사라질 소행성  을  읽고



"주어진 것이 아닌 자신이 만든 세계를 

꿈꾸는 존재를 그리다"

 

-제 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딸 아이와 함께 저녁 8시에 집안의 모든 전등을 소등 했다. 10분간이긴 했지만, 빛의 세계에 있다가 깜깜한 어둠의 세계로 진입하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다. 이 지구의 날 행사는 1970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현재 190여 개국, 10억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지구의 날을 맞아 전 세계는 저녁 9시부터 10분간 전국적인 소등 행사를 통해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4월 22일은 지구의 날로 정해져서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지구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날로 기념하고 있다.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지구온난화, 기후 위기 등 이미 우리는 여러가지 환경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발전되고 편리해진 현대 문명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현대인에게 다가올 미래는 두렵고 불안하기만 하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앞으로 더 심각해지는 환경 오염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 발달 속에서 기계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 지 등 이 책  『사라질 소행성』을 읽으며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쓰레기로 가득 찬 별에서 처음으로 그려본 내일의 모습"

-<사라질 소행성  AE 1,2>


대상 수상작인 <사라질 소행성  AE 1,2> 에서 작가는 쓰레기로 가득 찬 별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행성 관리 로봇인 아스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였다. 이 이야기에는 인간이 아닌 로봇들이 등장한다. 아스터를 포함하여 가족에게 버려진 학습 지원 로봇 루키와 반려견 로봇 링 이렇게 셋은 소행성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하며 나름의 일상을 꾸리며 지낸다. 하지만 소행성이 쌓여서 넘쳐나는 쓰레기 때문에 궤도에 이탈하게 되자, 지구는 행성 폐기와 아스터의 수거를 결정하게 된다. 지구로 소환될 것인가, 아니면 궤도를 이탈하여 떠돌 것인가 하는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아스터와 친구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미지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아스터의 선택을 통해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미래 또한 아직 아무도 가 보지 못한 길이지만,  지금의 우리의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가는 곳에는 화병에 꽂을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믿고 힘차게 엔진을 켠다. 우주에서 누구도 가 보지 못한 길로 떠난다. 이 기분은 ...뭐랄까...? 최고다!"

-p. 41



"보호라는 이름으로 통제된 삶, 잠긴 창문 밖에는 무엇이 있을까"

-<은하수>


대상 수상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은하수> 에서도 작가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자연과의 접촉이 차단된 세계를 그리고 있다. 기술이 발전했지만, 환경오염이 심각해서 자연과 차단된 채, 사람들은 밀폐된 공간 속에서 살아간다. 밀폐된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창문은 항상 닫혀 있다. 손목에 찬 밴드가 사용자의 위치와 상태 그리고 오염 정도를 알려준다. 밀폐되고 바깥 자연 세계와 차단된 채 살아가던 주인공 선하에게 창문 밖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오게 된다. 잠자리를 들어오게 하려고 창문을 연 순간, 밀폐되고 차단된 세계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과연 주인공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잠자리를 살릴 수 있을까?


이 이야기를 읽으며, 미세먼지가 심해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창문조차 잠근 채 문을 못 열고 땀을 뻘뻘 흘리던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미세먼지 나쁨으로 인한 실외 활동 자제 메세지 때문에 운동장 가서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놀 공간조차 빼앗긴 채 방황하던 아이들의 모습도 생각이 난다. 이 이야기가 언젠가 현실이 되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도 된다. 


한편으로  미세 먼지가 무서워 밖에조차 못 나가고 항상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 답답한 현실 속에 갇혀있지 말고 자연과의 접촉과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은 어떨지... 어쩌면 우리가 지나치게 지나치게 보호하고 통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해본다. 


이야기 속 두 주인공 선하와 연식이 그 경계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맞이한 것처럼, 불확실하고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지금과 다른 선택의 길을 간다면 그 미래도 달라질 거라는 것을 이 이야기를 통해 깨닫게 된다. 


"내가 깨어난 땅은 경계가 분명했어, 하지만 내 친구들이 깨어나면서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지.

이제 사람들의 세상도 조금씩 경계가 흔들리고 있어.

경계가 흐려질 때 무엇을 잃고, 무엇을 만나게 될까?"

-p. 74 



"세상에 한 명뿐인 초능력자가 '혼자' 감당해야 하는 대가"

-<아이 엠 그라운드>


첫 번째 우수상 수상작인 <아이 엠 그라운드>에서 작가는 초능력자인 선우를 통해 연대를 통해 만들어지는 희망적인 세계를 그리고 있다. 좀비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뛰어난 초능력을 가진 한 사람의 힘이 아닌 여러 사람이 맞잡은 손을 통해 그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 세상을 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세상이 좀비로 가득해 위험에 처하고 선우같이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자의 힘을 통해 사람들에게 생필품을 전할 수 있는 설정 자체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런 좀비가 가득한 위험한 세상 속에서도 여러 사람의 연대와 믿음으로 세상을 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메시지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손해인 줄 알면서도 그 선택을 되풀이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최선의 선택>


두 번째 우수상 수상작인 <최선의 선택>에서 작가는 보육원에서 지내는 청소년 '최선'을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착하게 살라'는 뜻을 담아 지어준 이름은 주인공에게 족쇄처럼 느껴진다. 고양이 탐정 일을 하는 과정 중 들어온 의뢰에 따라 고양이를 찾다가 만나게 된 고장난 휴머노이드를 마주하면서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과연 주인공 최선의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 이야기를 읽으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남을 위하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인간 같은 기계, 기계 같은 인간을 이어주는 단 하나의 꿈"

-<치명적 오류>


세 번째 우수상 수상작인 <치명적 오류>에서 작가는 꿈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꿈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게 꿈을 통해 나다움을 찾게 되는 것임을 안드로이드 트로이를 통해 꿈을 갖게 된 라이카는 비로소 기계 같은 인간의 삶 속에서 자지 자신으로 살아있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험난하고 힘든 세상 속에서도 나다움을 잃지 않고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꿈' 을 꾸어야 함을 이 이야기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이 다섯 편의 이야기들 속에서 작가들이 그리는 미래 세계들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이든 간에 인간에 대한 믿음과 신뢰, 연대 그리고 꿈을 지켜야 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사라질소행성

#사계절

#사뿐사뿐

#도서협찬



YES마니아 : 골드 s*******4 2026.04.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라질 소행성(오영민 외 3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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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별로 안 읽는 편이라면, 이 책이 좋은 입문이 될 것 같다. 『사라질 소행성』은 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을 모은 청소년 SF 단편집이다. 한낙원과학소설상은 한국 어린이·청소년 SF의 선구자였던 고 한낙원 작가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으로, 매년 사계절출판사에서 수상작을 묶어 책으로 펴낸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했다는 사실이 새삼 반갑다.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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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별로 안 읽는 편이라면, 이 책이 좋은 입문이 될 것 같다. 『사라질 소행성』은 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작을 모은 청소년 SF 단편집이다. 한낙원과학소설상은 한국 어린이·청소년 SF의 선구자였던 고 한낙원 작가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상으로, 매년 사계절출판사에서 수상작을 묶어 책으로 펴낸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했다는 사실이 새삼 반갑다.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한국 청소년 SF의 씨앗을 심어온 셈이니까. 해마다 수상작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온 이 시리즈는, 단순한 공모전 결과물을 넘어 한국 청소년 SF 문학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기도 하다.


표제작 「사라질 소행성 AE-1.2」는 쓰레기로 가득 찬 채 소멸을 앞둔 소행성이 배경이다. 얼마 전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봐서 인지,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우주의 소행성이 눈에 아른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소멸을 앞둔 소행성에서 묵묵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던 로봇 아스터는, 어느 날 폐기된 채 버려진 로봇 루키와 링을 만난다. 쓸모를 잃고 내던져진 존재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정해진 운명 대신 자신들만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이다. '쓰레기 행성'이라는 배경이 낯설지 않다. SF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이기는 하지만 이 소설이 힘을 발휘하는 건 설정의 참신함보다는, 그 안에서 펼쳐지는 감정의 결 때문이다. 버려진다는 것, 그럼에도 꿈꾼다는 것. 그 단순하고도 묵직한 주제를 SF라는 형식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작가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읽고 나면 '나는 지금 주어진 대로만 살고 있진 않나?' 하는 질문이 조용히 따라온다. 심사위원이 "가장 SF답게 이야기했다"고 평한 이유가 무엇인지,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납득하게 된다.

"우주에서 누구도 가 보지 못한 길로 떠난다. 이 기분은....... 뭐랄까......? 최고다!"


대상 수상자의 새로운 작품인 「은하수」는 아무래도 우리가 몇년 전 겪었던 코로나의 시기를 떠오르게 한다. 오염으로 외부 대기와는 단절된 채 살아가는 선하와 친구들. 지구의 대기 오염이 심각하기 때문에 실제 자연과의 접촉은 '생체 오염'이라고 배우는 시기(50쪽)에 은빛 잠자리 한 마리가 교실로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두려움 속에서도 의문을 풀기 위해 용기를 낸 선하와 연석이의 도전이 결국 VR로만 보던 '이화우 흩날리는 밤'을 보게 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인간들이 만든 오염을 감추기 위해 외부와 차단하는 인간의 탐욕스러운 모습이 고발되는 장면은 청소년들의 용기를 보여준다.


우수상 작품들도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아이 엠 그라운드」는 SF 장르가 맞는가? 라는 질문을 충분히 던져볼 법하다. 초능력과 좀비 이야기이기에 정통적인 SF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SF라는 장르가 꼭 우주선과 외계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랄까.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하는 게임인 '아이 엠 그라운드'를 통해 초능력이 발휘되고, 결국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것은 연대의 힘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치명적 오류」는 이야기를 풀어가고 마무리하는 솜씨가 안정적이다. 잃어버린 친구(?)의 고양이를 찾는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 인간과 다른 류에 대한 혐오를 다룬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의 선택」은 제목 그대로 '선택'이라는 테마를 정면으로 다룬다. 어떤 선택이 과연 최선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도 섣불리 답을 내리지 않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우수상을 수상한 세 작품 모두 결이 달라서, 어떤 이야기는 마음에 탁 걸리고 어떤 이야기는 슬쩍 지나치게 되는데, 그게 단편집을 읽는 맛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집은 문장이 쉽고 진입 장벽이 낮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용까지 가볍지는 않다. 로봇이 꿈을 꾸고, 소행성이 서서히 사라지는 이야기 속에는 꽤 묵직한 질문들이 담겨 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담고 있는 소재나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충분히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YES마니아 : 골드 s****2 2026.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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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택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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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소행성 #사계절 #사뿐사뿐 #제12회한낙원과학소설상작품집 #서평사라질 소행성. 오영민 조은오 남지민 노고유. 사계절출판사. 2026._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언제부턴가 SF소설을 읽으면서 달라진 생각이, 이제 이런 세상이 곧 우리의 진짜 삶이 되겠구나 하는 거에, 조만간 기계가 기계이기만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에도 이미 많은 부분이 현실화 되어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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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소행성 #사계절 #사뿐사뿐 #제12회한낙원과학소설상작품집 #서평


사라질 소행성. 오영민 조은오 남지민 노고유. 사계절출판사. 2026.

_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언제부턴가 SF소설을 읽으면서 달라진 생각이, 이제 이런 세상이 곧 우리의 진짜 삶이 되겠구나 하는 거에, 조만간 기계가 기계이기만 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지금 현재에도 이미 많은 부분이 현실화 되어있기도 한데다가, 이런 소설이 그냥 소설이란 생각만 들지는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나 가끔 우리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하게 될 때면 주로 이런 결론을 맺게 되기도 한다. 지금의 문제는 어른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이제 곧 사회에 나가야 하는 청소년, 어린 아이들에게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늘 염두에 두고 신경써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봐야 하는 대상이 누군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아직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런 이야기가 썩 유쾌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들도 느낌으로는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런 소설을 읽으면 아이들은 더욱 느끼는 바가 커질 거라는 생각도 들고.


지구는 우주보다 더 쓰레기가 쌓이고 있는 듯하다. 이 먼 거리까지 생활 폐기물들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지미에게 얘기해 볼까? 생활 폐기물은 분리하기 힘들다고. 이렇게 똑같은 걸 수없이 찍어 내고, 다 버리면서 왜 또 만드는 거야?"(15쪽)

"인간만 살자고 만들어 놓은 게, 다른 생물들한테는 더 나쁜 환경을 수도 있는 거지."(73쪽)


미래가 현실과 연결되지 않을 수는 없다. 미래의 모습은 결국 지금의 현실이 만들어 낸 결과일 테니까. 그리고 그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이는 누구일지. 잘못은 다른 사람이 책임은 또 엉뚱한 누군가가 져야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지구와 그 지구를 망치는 인간들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구나. 더 심해지기만 할뿐 별반 반성하거나 개선되지 않는 미래일 뿐이구나 싶다. 그러면서 해결할 수 없는 지점을 외부로 돌리고, 파괴하거나 혹은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대처하려고만 하는 것이구나 싶기도 했다. 썩 마땅치 않다. 


우주에서 누구도 가 보지 못한 길로 떠난다. 이 기분은...... 뭐랄까......? 최고다!(41쪽)

그날부터 연구소에는 비는 부품이 자주 생겼다. 그때마다 라이카의 손이 손가락 한 마디 만큼씩 더 기계가 되었고, 어느덧 손 전부가 기계로 바뀌었으나 라이카의 손을 잡는 사람은 그곳에 없었기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듬해에는 팔 한쪽이, 그다음 해에는 양발이 단단해졌다. 북극까지 걸어갈 수 있을 만큼.(181쪽)


그럼에도 나아가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그 누군가를 향하는 인간적인 마음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 이 모든 이야기에서 썩 마음이 드는 부분이다. 가만히 있기만 할 수는 없고, 또한 그럴 수조차 없도록 세상은 계속 달음질을 치고 있으니, 단단히 마음을 붙들고 나아갈 방향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선택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할 수밖에. 그러기 위해서 결코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민 끝에 선택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저기, 잠깐만."(146쪽)

인간에 가까운 기계가 자아를 가진 현상을 치명적 오류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기계에 가까운 인간에게 생긴 자아도 같은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182쪽)


지금 우린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그 선택이 과연 최선이 맞는지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혹여라도 나 하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근시안적인 착각은 아닌지도 점검해야 한다. 우린 종종 꽤 많이 착각 속에 빠져있기도 하다. 정신차려야한다. 더 심각한 착각에서 헤어나오지도 못할 정도가 되면 진짜 답이 없어지니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n*****0 2026.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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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울림까지 전해주는 청소년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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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기계적인 세상 속에서이 작품집의 가장 큰 매력과 가치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단순한 흥미나 희망의 소재로 소비하지 않고, 인간의 선택과 책임의 문제로 연결한다는 점이에요. 인공지능, 환경 재앙, 휴머노이드 로봇, 인간관계의 단절 같은 소재는 아직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갈등은 매우 현실적이에요.따뜻한 온기가 스며드는 순간들이 있어요. 인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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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기계적인 세상 속에서

이 작품집의 가장 큰 매력과 가치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단순한 흥미나 희망의 소재로 소비하지 않고, 인간의 선택과 책임의 문제로 연결한다는 점이에요. 인공지능, 환경 재앙, 휴머노이드 로봇, 인간관계의 단절 같은 소재는 아직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 안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갈등은 매우 현실적이에요.


따뜻한 온기가 스며드는 순간들이 있어요. 인간이든 로봇이든,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 주어진 역할 안에 안주하는 대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고 주체적인 삶을 꾀합니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 두려움 속에서도 다시 시작하고, 사랑하고, 우정을 나눠요. 서로 다른 배경과 장르적 분위기를 지닌 네 편의 단편이지만, 미래 사회를 상상하는 힘과 지금 우리의 삶을 성찰하게 하는 질문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집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고 생각해볼 우리 미래의 방향이 담긴 책이라느 생각이 듭니다.

1*********a 2026.04.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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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소행성, 변화하는 미래에 우리가 찾아야 할 단 하나의 퍼즐
"사라질 소행성, 변화하는 미래에 우리가 찾아야 할 단 하나의 퍼즐" 내용보기
https://blog.naver.com/esteelove/224264205127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인 사라질 소행성을 읽었다. 이 책에는 모두 5편의 수상작이 실려있고 과학 소설이자 SF이다. 해가 갈수록 나는 보다 인간적인 것들에 더 이끌린다. 특히 SF는 내 감성과는 멀게만 느껴진다. 나는 부단히 애를 쓴 결과로 생성형 AI의 존재가 손에 잡힐 듯 말 듯 한데 벌써 기술은 피지컬 AI로 넘어가고 있는
"사라질 소행성, 변화하는 미래에 우리가 찾아야 할 단 하나의 퍼즐" 내용보기
https://blog.naver.com/esteelove/224264205127





제12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인 사라질 소행성을 읽었다. 이 책에는 모두 5편의 수상작이 실려있고 과학 소설이자 SF이다. 






해가 갈수록 나는 보다 인간적인 것들에 더 이끌린다. 특히 SF는 내 감성과는 멀게만 느껴진다. 나는 부단히 애를 쓴 결과로 생성형 AI의 존재가 손에 잡힐 듯 말 듯 한데 벌써 기술은 피지컬 AI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어떤 것들을 붙잡아야 할까.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우수작이 보여주는 미래 사회는 마냥 따뜻하고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삭막하고 숨 막힌다. 그러나 그 이야기 속에서 발견한 것은 결국 인간적인 것들이다. 







사라질 소행성 AE-1.2


우주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쓰레기로 가득해졌다. 그로 인해 많은 문제가 생기자 사람들은 쓰레기를 이 소행성에 버리기 시작했다. 이곳의 쓰레기장을 관리하고 정리하는 로봇인 아스터, 학습 지원 로봇이었던 루키, 반려 로봇 링이 함께 의지하며 소행성을 지킨다. 한마디로 그들은 버려진 로봇인데 쓰레기를 치우며 함께 생활한다.


결국 너무 많은 쓰레기로 소행성이 궤도를 이탈할 조짐을 보이자 지구로 데려 가겠다고 했지만 아스터와 로봇 친구들은 지구로 돌아가는 대신 새로운 선택을 하기로 한다. 자신들만의 행성을 찾아서. 그리고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 그들은 더 행복해 보인다. 


과학 기술의 빠른 발달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로 인해 소외된 존재들. 그들의 행복은 그럼에도 스스로의 삶을 선택한다는 데 있다. 과학 기술의 발달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주체성의 회복이 아닐까. 





은하수


기술의 발전으로 환경 오염이 심해진 미래 사회. 오염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아이들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건물을 밀폐하는 것은 물론 차량을 이용할 때에도 밀폐된 차량을 이용한다. 어릴수록 더 많은 보호를 받는다. 재앙 속에서 우리는 안전한 틀 안에만 머무르고 싶어 한다. 그게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그걸 깨려는 것은 언제나 아이들의 호기심이다. 주인공은 우연히 잠자리 한 마리를 발견하고, 금기를 깨기로 한다. 






늘 굳게 닫힌 창 안쪽에서 밖을 내다보기만 하던 나와,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저 존재. 녀석도 나처럼 이 단단한 경계를 넘고 싶어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결국 나는 금기를 깨기로 했다.

52, 사라질 소행성





언제나 경계를 넘는 사람들이 새로운 걸 만들어 낸다. 

책이 무언가 결론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다음을 기대하고 상상하게 하는 글이었다. 





사계절, 사라질 소행성




이 밖에도 좀비가 출몰하는 세상에서 특정 구간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아이 엠 그라운드>


보육원에서 살고 있는 주인공에게 친구가 고양이를 찾아 달라고 요청한다. 고양이를 찾는 도중 고장 나고 괴롭힘을 당하는 인공 지능 명상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나고, 위기를 겪는다. 이후 주인공과 로봇이 짝을 이루어 고양이 탐정 일을 하는 이야기인 <최선의 선택>


빙하기를 맞은 지구.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환경을 갖춘 돔 안에서 살아야 하는데, 돔 밖에서 태어난 주인공이 길을 잃은 안드로이드 기술 권위자를 안내한 인연으로 돔 안에서 살 기회를 얻는 내용인 <치명적 오류> 


이렇게 총 5편의 글이 실려 있다.





다섯 편의 모든 글 안에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품고 있는 SF라는 소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보석처럼 숨어 있는 이야기는 결국 인간다움에 관한 것이다.


여러분도 책을 읽으며 미래의 이야기 속, 그 숨겨진 중요한 퍼즐 조각을 획득해 보기를.


#사계절북클럽

#사뿐사뿐

#출판사제

YES마니아 : 플래티넘 e*******e 2026.04.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