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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늑대가 되고 돌이 되고 혹은 거미가 되는 일이 가능한가? 가능하다. 온통 이성과 합리가 지배하는 이 세계가 아닌 광기와 상징의 '최후의 세계'에서는. '최후의 세계'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의 탄생 과정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변신'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원전(元典)으로 서양의 문화는 기독교와 오비디우스의 '변신'을 축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도 있다(종교 이전의 인간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므로). 시인 '오비디우스'는 황제에게 불경죄를 범해 로마의 변방 흑해의 작은 마을 '토미'로 유배를 당한다.
그 황량한 유배지에서 그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로마적 사고-이성-가 위협을 받게 되고 결국 '광기'와 '상징'의 세계로 비상하게 된다. 그 과정은 비오기 바로 전의 잔뜩 흐린 하늘과 같다. 세상 끝에 선 한 인간을 혼란시키는 기이한 체험과 정신 착란을 일으킬 것 같은 내용이 연이어지며 나는 무척 음울한 분위기에 잠겼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며 나는 시인을 찾아 나섰던 '코타'처럼 유쾌한 느낌이 들었다. 완전한 체념과 절망의 상태에서 자신을 만든 질서를 넘어서는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책을 군대에서 읽었다. 책을 읽은 시간이 많지 않아 취침 시간을 쪼개 희미한 취침등 아래에서 읽다 보니 앞부분을 여러 번 다시 읽어야 했다. 그러면서 그 내용을 상상하며 잠이 들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리스 신화에 대하 쉽게 설명한 책을 먼저 읽으면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을 때에는 한 번에 다 읽어 버리지 말고 책을 읽다 잠시 접어놓고 자신만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내용 하나하나를 자신이 다시 구성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독서 후에 자신만의 그리스 신화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저자의 '최후의 세계'가 아닌 독자의 '최초의 세계'가 될 것이며, 이성이 오히려 인간을 너무 짓누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나는 한 작품을 완성했노라 불과 쇠와 신의 분노와 그리고 모든 것을 파괴하는 시간조차 극복할 수 있는 오로지 나의 육체만을 지배할 뿐인 죽음은 언제든지 원한다면 이제 나의 생명을 앗아 가도 된다 그러나 이 작품과 더불어 나는 영속하겠고 별보다도 더 높이 올라갈 것이며 나의 이름은 결코 파괴되지 않으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