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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제목에서 풍기듯이 기행문이다. 남미 대륙을 방랑(저자의 표현대로)한 기록이다. 군데 군데 삽입한 사진은 상상 속의 남미로 나를 이끌었다. 많은 기록을 나열하고 있지만, 저자의 심금을 울렸던 부분 중 내 가슴 속에도 남아 있는 것들을 적어본다.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는 케이블카가 대중교통 수단으로 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곳은 방송을 통해 여행 유튜버가 전달한 사전 지식이 있었기에 더 강렬한 기억이 되었다. 고산지대의 산꼭대기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산소량 마저도 빈부격차를 느끼게 된다고 비통해하는 저자에게 전하는 현지인의 말이 내 마음속에 울림을 준다. "돈 벌면 좋은 집 짓는 거? 당연하지. 그런데 태양과 달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짧은 저 밑에서 왜 살지?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광경을 볼 수 있는 이곳 평원을 두고 말이야!"... 이어지는 '포토시'에 대한 내용은 슬퍼지기까지 했다. 과거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스페인에 의한 수탈의 사연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이 과거의 아픔을 상쇄하진 못하리라. 황무지에 은광맥이 발견되어 인구가 16만명 이상이 되고 부가 넘쳐흘렀건만, 스페인에 보낼 은을 정제하기 위해 800만명의 현지인이 희생되었다. 우루과이 출신 작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수탈된 대지>에서 말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 가장 많은 것을 제공하고도 가장 조금밖에 가지지 못한 포토시는 아메리카 식민지의 절개된 상처이고 살아있는 고발장'이라고."...
인터넷을 뒤져보면 알겠지만 브라질은 원래 나무 이름이었다. 바스쿠 다 가마의 포르투갈 함대 중 일부가 대열에서 이탈 후 도착한 곳에서 단면이 빨간 나무를 발견했다. 그들은 스페인과 같이 금은 보화를 약탈하지 못한다며 투덜거리면서 '꿩 대신 닭' 정신으로 이 나무를 닥치는 대로 베어 날랐다. 염색 원료로 아시아에서 수입하던 값비싼 나무와 흡사했기에. 나무 단면이 빨갛다고 '파우 브라질'이라 불렀고, 이 나무 이름이 나라 이름이 되었다. 인간은 많은 것을 자신이 경험한 것과 대비시켜 생각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많은 경험, 여행이 중요한가 보다. 매직 아일랜드라고 소개하는 플로리파(정식 이름은 플로리아노폴리스)를 읽으며 예전에 가봤던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가생각났다. 힐링의 도시를 설명하며 요트, 패들보트, 스시파티 등의 이야기가 나오니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친구들과 호숫가에 요트 타던 사람들, 패러글라이딩하던 사람들, 홍합파티 하던 것들이 떠올랐다. 확실히 인간은 새로운 것이라도 자신의 경험 속에서 받아들이는 존재다. 그래서 경험이 많이 필요하고,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때는 완전히 객관적이 되어야 한다.
페루의 아레키파에서 출발하여 콜카 협곡을 트래킹하는 동안 만난 '상사예 마을'은 유럽인들 사이에서 오아시스라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협곡이 길게 이어지다가 여행객들이 지칠 때 쯤 나타나는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나무가 전혀 자라지 않는 협곡의 경사면과 달리 초록으로 뒤덮혀 있다. 함께하는 사진은 여행객의 마음과 일체가 되는 풍경이다. 보통 산악 가이드 하면 남자가 떠오르는데 우아라스에서 시작하는 산타크루스 코스에서는 여자 가이드가 안데스산맥의 향기를 전해준다. 글의 내용에서 아들의 학비를 위해서 산행을 쉬지 않는 강한 어머니의 모습을 풍긴다.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의 한 카페에서 이네스라는 MZ를 만나 파라과이의 지역 축제를 구경한다. 마치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진해 벛꽃축제, 장성 홍길동 축제, 춘천 산수유 축제...등을 설명하듯이. 이 모든 것의 연결점이 BTS였다. 갑자기 김구 선생님의 말이 떠오른 대목이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에콰도르의 쿠엥카는 연금생활자들의 낙원으로 소개되고 있다. 날씨 좋지, 물가 싸지, 치안 좋지... 여러가지로 연금생활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때 동남아의 여러도시도 한국의 연금생활자들에게 추파를 던졌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연금이 해외에서 쓰인다면 국부유출이 아닐까? 후배 세대의 세금으로 받는 연금을 국외에서 사용한다면? 그리고 그 세월이 장구히 늘어난다면? 사람은 어떤것을 접할 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의 범위안에서 받아들이기 쉽다. 저자의 의도와는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콜롬비아의 살렌토에서 커피를 맛보다. 이곳에서 맛본 커피의 맛을 다음과 같이 옮겼다. "라일락 향기를 단 한 번도 맡아보지 않은 이에게 언어로 라일락 향기를 알려줄 수 있겠나? 두리안을 단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이에게 말이나 글로써 두리안의 맛을 설명할 수 있겠나? 향기나 맛 같은 건 직접 맡고, 베어 먹는 것 빼곤 전할 수 있는 다른 방 법이 없다네!"
파타고니아는 남위 40°아래의 남미 대륙을 말한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에 걸쳐있는 땅덩어리다. 어떤 특정 나라의 이름이 아니다. 볼리비아, 나미비아, 불가리아 등의 '~이아'로 끝나는 나라처럼. 저자가 소개하는 빙하 등의 모습은 TV등을 통해서 보았던 관광지를 상기시켰다. 이곳의 풍경은 예전에 뉴질랜드의 풍경에서 느꼈던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중간계를 상상케 한다. 이곳은 조너던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중 거인국의 모델이 되었으며, 코난 도일의 <잃어버린 세계>의 배경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