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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의 시를 읽으면 슬프다. 서럽도록 슬프다. 그의 시를 읽을 때 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은 서로 사랑하고, 서로 그리워하지만 만날 수 없고, 볼 수 없고, 안을 수 없는 한맺힌 사랑이다. 왜 시인은 사랑을 하면서도 후회하고 아파해야만 하는가? 사랑의 기쁨은 왜 없다는 말인가?
박재삼 시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한, 눈물, 슬픔, 사랑인 것 같다. 이 한과 눈물은 우리 민족의 전통의 서정으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퇴색한 이 때 박재삼의 시는 사랑과 한의 정서를 우리에게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우리의 문화 속에서 거미줄로 얽힌 인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는 박재삼의 시세계. 참으로 아름다운 여행이 아닌가? [인상깊은구절] 별밭 조금은 바람을 알고 조금은 햇빛을 알면서 살아가더래도 옛날 동무인 계집애야, 앞가슴 비는, 외로울 때 있기는 매한가지다. 그런 때나 제일 속모르는 마음으로 나는 네 몸을 훔쳐 오던 거고나. 그리운 도적질이여, 나는 무조건 등을 기대던 것이다. 심심하게도 그것뿐이다. 하니까 계집애야, 나를 달래주는 말 한 마디 없어도 포도 열듯이 휘드리어 오는 네 얼굴이 하나도 억울해하지 않고 나를 살게 하는 싱싱한 눈물나는 별밭이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