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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글쓰기는 타이핑이 아니다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글쓰기는 타이핑이 아니다" 내용보기
요즘 나는 2015년 중국 최고 인기 드라마 <랑야방>의 원작 소설을 읽고 있다. 작가 하이옌은 원래 건설회사에 다니면서 취미로 인터넷 소설을 써온 아마추어였다. 정식으로 창작 교육을 받지 않고 쓴 인터넷 소설이라고 해서 귀여니 소설 수준을 생각하면 큰코다친다. 하이옌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아 대학 입학 때 사학과를 택했다(졸업은 영문과에서 했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글쓰기는 타이핑이 아니다" 내용보기

요즘 나는 2015년 중국 최고 인기 드라마 <랑야방>의 원작 소설을 읽고 있다. 작가 하이옌은 원래 건설회사에 다니면서 취미로 인터넷 소설을 써온 아마추어였다. 정식으로 창작 교육을 받지 않고 쓴 인터넷 소설이라고 해서 귀여니 소설 수준을 생각하면 큰코다친다. 하이옌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아 대학 입학 때 사학과를 택했다(졸업은 영문과에서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소설을 썼다고 하니 연차로 따지면 상당한 셈. 하룻밤 자고 나니 유명해진 신데렐라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오랫동안 강호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기린재자'이다. 


하이옌이 처음부터 글을 잘 썼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든 건 글재주만이 아니다.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을 때마다 작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고. 하이옌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소설을 썼고,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도 작품을 생각했다. 무엇보다 하이옌은 하루아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려고 안달하지 않았다.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생계를 포기하거나 생계 때문에 작가의 꿈을 버리는 대신 현실과 이상을 조화롭게 병행했다. 멀리 가려면 천천히 가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루이스 디살보의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에는 하이옌처럼 '느린 글쓰기'를 실천한 작가들의 사례가 많이 나온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버지니아 울프, 살만 루시디 등 유명 작가들이 처음부터 전업 작가였던 건 아니다. 많은 작가들이 생업과 병행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어떤 작가는 매일 출근하기 전 시간을 이용해 글을 써서 소설을 완성했다. 앤 타일러는 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이나 집안 일과 집안일 사이 빈 시간에 글을 썼다. 작업 환경이 늘 좋았던 것도 아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창고에서 글을 썼고 전쟁통에서 글을 쓴 작가도 있다. 작품 한 편을 한 번에 완성한 경우는 거의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장편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데 대략 6개월이 걸리고 퇴고만 수십 번을 한다고 밝혔다. 이쯤 되면 작가는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잘 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작가들이 수습 기간의 맨 처음 단계에서 쓰는 글은 별로 훌륭하지 못하다. 그들은 어떤 것이 좋은 작품인지 알기에 자신의 작품이 별로 훌륭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다. 글래스는 시작하는 작가들의 다수가 그 단계를 지나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작품이 생각처럼 훌륭하지 못해도 오랫동안 계속 해나가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그것이 작가 수습 기간의 현실이다.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인내가 필요하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결국 작가로 성공하는 사람은 그 기간을 거친 사람이다. (pp.114-5) 


현대인들은 그 어느 시대 사람들보다도 글을 많이 쓴다. 한 사람이 하루 동안 이메일, 문자, SNS 등을 통해 쓰는 글을 합하면 삼천 자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글을 많이 쓴다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개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업무용 메일, 머리에 떠오른 것을 무심하게 찍어 박은 문자나 카톡 메시지를 작품으로 볼 순 없다. '글쓰기는 타이핑이 아니다'. 


작가가 되려면 일단 뭐라도 계속 써야 한다. 춥고 더러운 창고에서 오전 10시부터 저녁 12시 반까지 글을 썼던 버지니아 울프처럼, 글이 잘 써지나 못 써지나 하루에 20매씩 글을 쓰는 하루키처럼 오랫동안 천천히 끊임없이 써야 한다. 그다음엔 치열하게 다듬어야 한다.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 있거라>를 쓸 때 47가지 버전의 결말을 만들었다. 김연수는 어딜 가나 수첩을 들고 다니며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메모해 작품에 반영할 만한 것은 반영한다(http://ch.yes24.com/Article/View/31049). 속도는 천천히, 노력은 치열하게. 이것만이 최고의 작가들 사이에 전해지는 유일한 비결이다.

j****y 2016.07.03.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파블10-8월]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파블10-8월]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내용보기
요 근래에 거의 일주일 넘게 읽은 최초의 책이 아닐까싶다.무더위 탓이라 변명 해보지만, 씁쓸하다. 슬럼프 같기도 하고..... 뭐 때론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으니 쌤쌤이다.고맙게 지금이라도 다 읽었으니 다시 책 읽기 시작하면 된다^^일주일동안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이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도 많다. 일반
"[파블10-8월]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내용보기

요 근래에 거의 일주일 넘게 읽은 최초의 책이 아닐까싶다.

무더위 탓이라 변명 해보지만, 씁쓸하다. 슬럼프 같기도 하고.....

뭐 때론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으니 쌤쌤이다.

고맙게 지금이라도 다 읽었으니 다시 책 읽기 시작하면 된다^^

일주일동안 손에서 놓지 않았던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이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도 많다.

일반적인 방법은 이미 나왔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말, 많이 써 봐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과연 잘 쓰고 있는가? 객관적 판단이 서 있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기본적인 글 쓰기 방법을 알아야 하고, 글 쓰기에 관한 책들도 많이 읽어봐야된다.

이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는 이름만 들어도 끄덕끄덕~ 하게 되는 작가들의

초보 작가 시절 어떻게 글을 쓰고 책을 내었는지 적혀 있다.

버지니아 울프, 헨리 밀러, 존 스타인벡,.... 클래식 작가들부터 현대 작가들의 글 쓰기 사례들까지.

이 유명한 작가들도 처음부터 대박을 터뜨리고 유명 작가의 길에 들어선 것은 아니었다.

그들 나름의 무수한 시간과의 사투가 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 스스로 작가의 재목이 아니라고 여긴다.

작가로서의 가치를 작품의 훌륭함이 아니라 원고를 얼마나 썼느냐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은 작가가 되면 바로 작품이 뚝딱~ 하고 나오는 줄로 안다.

물론 작가마다 글 쓰는 성향과 습관에서 차이가 나기에 짧게는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작품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작가들은 1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내가 읽은 이 책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의 작가들은 작품에 시간을 한정하지

않았다. 이른바 그들은 "느린 글쓰기"를 하고 있었다.

몇년이 걸리더라도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올때까지 그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첫 원고(초고)를 수십편이나 쓰거나, 수정에 몇 년의 시간을 보내는 등 자신과의 싸움을 했다. 절대 조바심 내지 않는 글쓰기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글쓰기에 매달려 결과물을 냈지만 여전히 만족시키지 못하는 작품들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루한 싸움은 계속 된다.

글 쓰기가 집 짓는 거랑 비슷하다는 것에 많이 공감했다. 쉽게, 빠르게 쓰여진 글은 모래 위에 세운 집처럼 공허함과 허무함을 남겨줄 것 같은 느낌을 그들은 어쩌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글쓰기에서만큼은 진정 까다로운 그들의 삶(습관)을 들여다보았다.

오랜 시간 걸려 써온 작품들은 그 당시에는 힘겨움이었지만, 오랜 숙성된 그 작품들을 통한 진정한 변화는 어쩌면 좀 더 성숙한 자신들의 모습이 아닐까싶다. 계속되는 느린 글쓰기의 과정은 직관과 통찰, 생각의 깊이를 더 풍성하게 해주는 시간들임을 알기에 그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들 삶에서 편지와 일기, 메모, 인터뷰 자료는 그들의 작품을 더욱 빛 나게 해주는 재료들이다.

 

"매일 정해진 작업보다 서두르려고 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것은 파괴적인 제안이다.

책은 매우 섬세하다. 압박이 가해지면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더 이상 작업을 늘리면 안 된다"

 

존 스타인벡이 『에덴의 동쪽』을 쓸 때 기록한 일기에는 집필까지 걸린 18개월동안 담당 편집자가

'하루 두장씩 손글씨 작업'이라는 스타인벡이 스스로 정한 기준보다 속도를 내도록 재촉하는 모습이 나온다. 결국 스타인벡은 편집자의 요구에 굴복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지

잘 알았다. 그리고 줄곧 자신이 정해놓은 계획에 따랐다.

존 스타인벡의 이 일화를 통해 "느린 글쓰기"를 왜 해야되는지, 작품의 질적 완성도를 위해 작가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의미있게 다가왔다.

결국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제일 잘 안다. 적어도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가져야 될 진실된

태도가 아닌가싶다.

 

책이 참 마음에 든다. 일주일 넘게 느리게 읽은 탓?이다.

한템포 늦추기를 통해 글쓰기 과정을 이해하게 될 때 최고의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수정은 작가에겐 부담감이다. 하지만 이 과정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작가에게 수정은 단순히 한 페이지에 쓰인 언어를 다듬는 일이 아니다. 글쓰기 과정의 심장이자 영혼이라고까지 말한다. 흥미로운 단계인 그 과정을 터부시할 작가들이 아니다. 느린 글쓰기를 하는 작가들은....결국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작품을 끝내어야 하니깐.

아, 나름 밑줄 그으면서 읽었는데.... 다 읽으니 뭔가 아쉬웠다.

한 작품을 끝낸 작가들의 마음도 이렇겠지. 홀가분하면서 섭섭함.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습관대로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오랜 쉼의 시간을 가지거나, 다시 작품 구상에 들어가거나, 아예 숨어버리거나.......

읽으면서 아주 좋았던 부분은 역시 작품들이다.

미발표된 작품, 발표되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 애를 먹었던 작품, 10년이상의 집필 시간을 가지게 했던 작품,..... 독자로서 아마 여기에 언급된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그 책과 함께 얽히고 설킨 작가들의 고뇌를 아울러 생각해볼 수 있는 재밌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버니지아 울프의 『등대로』가 참 무심하게도 버지니아 울프를 힘겹게 했나보다.

얼마나 많이 언급되었으면 내 머릿속에 맴돈다.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어볼려고 메모해놨다.

 

자신이 가진 재능의 중간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면 절대로 탁월해질 수 없다.

안전지대에만 머물러 있는 작가들이 가슴에 새겨야 하는 말이다.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통해 작가에게 필요한 자질을 키워서 '찾는' 것이다.

 

 

 

 

 

l*****5 2016.08.11.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eBook
자신의 리듬과 계획을 찾아라 - 루이즈 디살보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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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은 작가가 되길 원하는 자들의 자기 계발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바야흐로 작가가 일 년에 책 한 권 내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대다. 출판사가 베스트셀러 작가들에게 가하는 압박도 상당하다. 에드거상 수상 작가 리사 스코토라인(Lisa Scottoline)은 일 년에 책 두 권을 내는데,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9시부터 밤 11시 30분까지 2천 자씩” 쓴다고 한다.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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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은 작가가 되길 원하는 자들의 자기 계발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바야흐로 작가가 일 년에 책 한 권 내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대다. 출판사가 베스트셀러 작가들에게 가하는 압박도 상당하다. 에드거상 수상 작가 리사 스코토라인(Lisa Scottoline)은 일 년에 책 두 권을 내는데,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9시부터 밤 11시 30분까지 2천 자씩” 쓴다고 한다. 글쓰기와 타이핑이 같이 진행되는 거 같다.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이자 작가이기도 한 루이즈 디살보는 책 한 권의 완성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 유명 작가들의 일화를 모아 설명한다.    

 

살만 루시디는 자서전 《조지프 앤턴》에서 작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이 ‘시작과 다른 장소에 정착하게 되는’ 이민자의 그것과 같다는 사실을 이해하기까지 13년이 걸렸노라고 말했다.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그는 3년을 더 작업해 첫 번째 소설이자 부커상 수상작인 《한밤의 아이들》을 완성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무기여 잘 있거라》의 결말을 47가지 버전이나 쓴 후에야 결정했다.”
윌리엄 서머셋 모옴(W. Somerset Maulgham)은 《인간의 굴레》에 들어 간 머리말에서 두오모가 내려다보이는 피렌체의 수도원에서 작가가 되기 위해 준비하며 보낸 ‘노동의 나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매일 아침을 입센(Ibsen)의 책을 몇 페이지씩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대사를 쓰는 기법에 숙달하고 편안해지기 위해서였다. 그는 작가가 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포크너는 작가의 의무란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작품을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훌륭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완성작에 절대로 만족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포크너는 완성되지 않은 작품은 작가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괴롭히므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포크너는 스스로 정해놓은 기준에 도달했는지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작품을 판단하는 객관성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솔직함, 용기와 더불어 작가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어떤 작품도 자신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포크너에게 가장 큰 어려움을 안긴 소설은 《소리와 분노》였다. 다섯 번이나 따로 써야만 했던 작품이었다.”
헨리 밀러는 파리에서 빈곤한 생활을 하면서 《북회귀선》을 쓰기 시작했다. 1인칭 시점을 이용하는,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로 된 소설이었다. 완성까지 2년이 걸렸고 외설 작품이라는 평가가 두려워서 남몰래 출판했다. 그 작품은 전쟁 이후 적지만 꾸준히 독자들을 확보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출간된 것은 프랑스에서 출간된 지 27년이 지난 1961년이었다. 다른 작가라면 사기가 꺾였겠지만 밀러는 아니었다. 그는 작품에 대한 세간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글을 썼다. … 헨리 밀러가 《북회귀선》을 쓰기 전까지의 수습 기간은 수년 동안이나 계속 되었다. 하지만 그는 그 소설에서 중요하게 그려진 파리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파리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그 도시에 대해 가능한 전부를 배우는 숙제를 스스로에게 냈다.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을 스케치했다. 그래서 집필을 시작했을 때는 준비가 되어 있었고 활용할 만한 소재도 가득했다. … 버지니아 울프처럼 실력을 개선하기 위해 독서를 했다.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레미제라블》과 토마스 만(Thomas Mann)의 《마의 산》 등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품들이 《내 인생의 책들(The Books in My Life)》에 언급되어 있다. 그는 어휘를 공부하고 작품에 사용할 단어 목록을 만들었다. 《북회귀선》의 집필을 시작하기 전에 개요와 캐릭터 및 사건의 차트와 그래프를 만들었다. 《북회귀선》은 무질서하고 재빨리 쓴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오랜 수습 기간 동안 꼼꼼하게 계획되고 준비되었다. 그의 자연스러운 문체는 수년간의 수습 기간과 준비 작업으로 가능했다.” “수습 기간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장기 계획을 세우면 도움이 된다. 내가 아는 가장 고무적인 장기 계획은 헨리 밀러가 단 한 권의 소설도 출판하기 전인 1927년에 작가가 되는 법을 배우던 때 고안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일하던 퀸즈 공원 관리부서 사무실에 놓인 타자기 앞에 앉아 다음에 쓰고 싶은 작품에 대한 상세한 계획을 적었다. 두 번째 아내 준에 대한 소설로써 결혼생활이 모두 끝나버린 시점에서 시작하는 것이었다. … 실제로 밀러는 평생 동안 집필한 자전적 소설의 계획서를 전부 만들었다. 《북회귀선》, 《남회귀선(Tropic of Capricorn)》, 《섹서스(Sexus)》, 《플렉서스(Plexus)》, 《넥서스(Nexus)》 모두 그 짧은 기간 동안 구상되고 계획되었다.”

 

외설 작품을 쓴 걸로 자주 회자되지만 헨리 밀러의 꼼꼼함은 놀랍다.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글쓰기를 가장 면밀히 분석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첫 소설은 완성까지 7년이나 걸렸다. 그녀의 창작 능력이 최고조에 있을 때라고 해도 한 시간에 약 178자를 쓴 것으로 추정되었다. 신중하고 느린 글쓰기는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등대로》를 쓸 당시 영국에는 사상 초유의 파업이 벌어졌는데, “파업으로 생활이 큰 불편을 입게 되자 울프는 노동 계급 사람들이 나라의 안정에 기여하는 바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그녀는 맥네이브 부인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엉망진창이 된 램지 가족의 여름 별장을 힘든 노동으로 말끔하게 정리하는 청소부 캐릭터를 내러티브에 넣은 것이다. 그녀는 노동자들이 문명을 유지해주며 자신의 특권층 삶이 누군가의 노력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버지니아 울프는 글쓰기를 자신이 관찰한 것에 대해 생각하고 보고하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그녀는 처음부터 《등대로》의 집필 계획을 신중하게 세웠지만 느리게 작업한 덕분에 세상의 변화하는 환경, 즉 총파업의 영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는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매일 아침 6시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침 7시를 넘기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걸 얻는다. ‘자신의 리듬을 찾아라’!

“에드워드 M. 할로웰(Edward M. Hallowell)의 《창조적 단절》에서는 자신의 작업 리듬을 알고 글쓰기에 필요한 시간을 내고 가장 좋은 시간을 찾을 수 있는 전략을 제안한다.”

 

이건 정말 중요하다. 글쓰기 맥이 끊기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상의 시간과 리듬을 제일 먼저 갖춰야 한다. 단 5분일 뿐이라도 ‘얼마 동안 글을 쓸지 정한 후 늘려 나가는 방법‘(버지니아 발리안)도 좋다. 글 쓸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핑계다. 당신의 나태와 무계획이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욕심은 많고.
    
이 책에서 제안하는 유용한 방법으로 ‘과정 일기’와 ‘작가 노트’도 있다.

 

“과정 일기는 그녀(작가 수 그래프턴)가 진행 중인 작품과 나누는 대화의 기록이다. 어떤 장면의 문제, 풀 수 없는 수수께끼, 생각해두기는 했지만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는 대사, 단편적 대사 등을 적는다. 그녀는 작품을 쓸 때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원고가 아니라 일기를 쓸 때 나온다고 말한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작품을 들여다보고 문제를 분명하게 표현하고 해결한다.” “역시 습관적으로 중요한 것을 전부 다 포착하기 위해 작품을 끝내기 전 과정 일기를 모두 다시 읽는다. 일기 기록은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하다. 작업 과정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문서다. 누군가 어떤 작품을 어떻게 썼는지 물으면 잘못된 기억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과정 일기를 보고 집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면 된다. 과정 일기는 작업 패턴과 작품에 대한 느낌, 작가인 자신에 대한 반응, 도전과 어려움에 대처하는 전략이 담긴 소중한 기록이다.”
“앞서 과정 일기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작가에게 중요한 다른 유형의 일기가 또 있다. 소설가 존 디디온(Joan Didion)은 그것을 ‘노트’라고 부른다. 디디온은 자신이 관찰한 것들, 새로 알게 된 사실들, 요리 레시피 등을 노트에 적는다. 일할 때 꼭 이 노트를 참고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작가로서 경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고, 기억은 오로지 글로 된 기록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에세이 《노트 기록에 대하여(On Keeping a Notebook)》에서 노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그것은 정확한 사실적 기록이 아니다. 어떤 사건에 대한 기억은 개인마다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녀의 노트는 일상의 사건에 관한 충실한 기록이 아니다. 그런 것이라면 지루해질 수밖에 없고 별다른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사건의 잊고 있었던 이야기를 노트에서 찾아 작품에 활용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디디온은 노트의 가치는 특정한 순간에 ‘내가 느끼는 감정의 기록’이라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노트에 담긴 진실이다. 타인에 대한 인상을 알아보는 데 사용할 수도 있지만 ‘나라는 사람이 어땠는지를 기억하는 것’이 언제나 노트의 핵심이다. 노트를 읽으면 과거의 나와 이어진다. 과거의 내가 어떤 느낌인지에 대한 기록은 회고록을 쓰거나 허구 캐릭터를 만들거나 시를 쓸 때도 무척 유용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같이 일기를 안 쓰는 유명 작가도 있지만 그걸 예로 삼고 안심해서는 곤란하다. 체력 단련은 물론이요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시간을 찾고, 글쓰기 방법을 연구하고, 집필 전반에 대해 계획하는 과정을 건너뛰고 완성되는 좋은 책은 없다. 책을 쓰기 위해 천재는 아니어도 되지만 99% 노력이 필요한 건 확실하다. 디지털 문화와 컴퓨터로 예전 작가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

한국의 작가 지망생들은 캐릭터와 소재, 좋은 문장 만들기에 기를 쓰는데 단 한 권만 쓰고  말 게 아니라면 이런 큰 틀을 잡는 게 제일 중요하다.  

 

 

 

 

 

 

g******i 2018.11.26.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서평 #1,662]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_ 루이즈 디살보
"[서평 #1,662]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_ 루이즈 디살보" 내용보기
왠지 궁금해져서 읽은 책인데, 문학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긴 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요소가 많았던 책이다. 소설이라.. 댄 브라운을 읽으면서 가끔 생각을 해보긴 했었지만, 암튼, 위대한 작가들의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책이었다.  # 1. 대체 왜 그렇게 서두르시죠? 살만 루시디는 말한다. '작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이 시작과 다른 장소에 정착하게
"[서평 #1,662] 최고의 작가들은 어떻게 글을 쓰는가 _ 루이즈 디살보" 내용보기

 왠지 궁금해져서 읽은 책인데, 문학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긴 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요소가 많았던 책이다. 소설이라.. 댄 브라운을 읽으면서 가끔 생각을 해보긴 했었지만, 암튼, 위대한 작가들의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책이었다. 

 # 1. 대체 왜 그렇게 서두르시죠?

 살만 루시디는 말한다. '작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이 시작과 다른 장소에 정착하게 되는 이민자의 그것과 같다.'고 말이다. 그 사실을 이해하는 데, 13년이 걸렸고, 3년을 더해서 부커상에 빛나는 '한밤의 아이들'을 완성했다. 
 나처럼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는 참 놀라운 일이지만, 그의 말에 공감하는 부분이 요즘 부쩍 생기기는 한다. 세월이 지나 남들이 겪는 일들을 겪으며, 남들의 겪어 놓은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 늘어나는 것 같다. 

 # 2. 47가지 버번의 결말 

 어니스트 헤멩웨이의 무기여 잘있거라는 47가지 버전의 결말을 쓰고, 이 중에 선택된 하나가 결말이 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 아닌가? 선택이 다양성이 확보될 수록, 더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그것이 하나의 작가가 만드는 것이라고 해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한다. 

 # 3. 버지니아 울프의 느린 글쓰기 

 매일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를 방해받지 않고 작가는 글을 썼다고 한다. 그녀는 하루 173자를 써내려갔다. (통상 73자 정도를 삭제) 매우 느린 글쓰기를 한 것이다. 독자에게는 더 깊은 고민이 담긴 글이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자연스럽고, 작가는 이를 증명해낸다. 

 # 4. 자신이 가진 재능의 중간 범위에서만 움직이면 절대로 탁월해질 수 없다.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는 작가들이 생각해야 하는 말이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강조하고, 보완하기 위해 계획적이고 구조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 위의 말은 한 운동선수가 한 말이다.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싶다.

# 5. 글쓰기는 끊임없는 지속을 통해서 성취를 이룬다. 

 퍼시픽의 근간이 되는 Old Breed의 작가  유진 슬레지는 오키나와 의 전투현장에서 처벌의 위험을 감수하고 매일 글을 썼다. 스티븐 킹은 14살부터 투고를 하고, 출판사의 거절 편지를 모아두었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글쓰기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 6. Writing Partner가 필요하다

 누군가 비난해줄 사람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더 좋은 작품을 써내려갈 수도 있다. 첫번째 에세이를 출간할 때의 기억이 났다. 주변 사람들에게 소재를 찾은 터라, 함께 읽어주는 후배들이 있어서 무척 기뻤던 생각이 난다. 
 사실, 지금도 원고가 되면 누구에게 먼저 보여줘야지 하는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파트너의 존재이고, 몇 번이고 다시 글을 쓰고 싶게 만든다. 


 여러 인사이트가 잘 살아 있는 좋은 책이다. 즐겁게 읽었다. 

e*********n 2017.01.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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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기대되네요^^ 제가 꿈이 작가인지라 문학과 여러 작가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이런 책이 나오다니 정말 좋네요^^ 사실 저도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글을 쓸때마다 가끔씩은 회의가 들때도 있고 다른 예술에 비해서 정말 오래걸리는구나 하며 한숨을 지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고독한 환경속에서 엄청난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요 ㅎㅎ 그래서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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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기대되네요^^ 제가 꿈이 작가인지라 문학과 여러 작가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이런 책이 나오다니 정말 좋네요^^

사실 저도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글을 쓸때마다 가끔씩은 회의가 들때도 있고 다른 예술에 비해서 정말 오래걸리는구나 하며 한숨을 지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고독한 환경속에서 엄청난 작품이 탄생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요 ㅎㅎ

그래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이책을 읽고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g*****2 2015.07.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