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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뇌과학 - 김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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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옛날이 좋았다고 말하는 데는 두 가지를 꼽고는 한다. 하나는 사람의 인심이 예전에 더 후했다는 종류의 얘기고, 다른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음식은 옛날 할머니가 시골에서 차려준 손맛 담긴 시골밥상이 제일이고, 그 맛을 지금은 재현하지 못한다는 식의 얘기들이다. 실제로 그럴까? 우선, 옛날에는 정이 넘치는 사회였고, 지금은 세상인심이 각박해졌다는 말을 따져보자.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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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옛날이 좋았다고 말하는 데는 두 가지를 꼽고는 한다. 하나는 사람의 인심이 예전에 더 후했다는 종류의 얘기고, 다른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음식은 옛날 할머니가 시골에서 차려준 손맛 담긴 시골밥상이 제일이고, 그 맛을 지금은 재현하지 못한다는 식의 얘기들이다.

 

실제로 그럴까? 우선, 옛날에는 정이 넘치는 사회였고, 지금은 세상인심이 각박해졌다는 말을 따져보자. 일단 단순히 생각하면 그런 것 같은 느낌은 든다. 깊이 숙고하지 않고 가벼이 생각하면 옛날 일들 중에서는 대략 좋은 일들과 좋은 관계들만 생각나기 마련이다.

 

조금만 더 세세히 생각해보면, 예전에 별일 아닌 잘못으로 매 타작을 하던 선생님, 옆 친구를 몹시도 괴롭히던 아이들, 돈을 떼먹고 도망간 이웃에 며칠을 두고 맘 고생하시던 어머니의 기억만 떠올려도 과거 사람들이 특별히 정이 많았다는 증거는 없는 듯하다.

 

비슷한 경우로 옛날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신 호박범벅이 너무도 맛있어서 한 그릇을 뚝딱 비운 기억이 또렷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다. 한참 후에 어른이 돼서 동일한 제조법을 동원해서 만든 같은 음식에는 예전의 그 맛이 도무지 느껴지질 않았다.

 

오히려 좀 곰곰이 들여다보면, 예전보다 지금이 평균적으로는 사람의 인심이 더 나아졌다는 증거도 내 주위에는 많다. 자신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더라도 일정 부분의 수고를 감수하고 다른 사람을 기꺼이 도와주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고 나는 느낀다.

 

인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이 가져야 할 예의나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 사회에 갖는 책임의식은 훨씬 더 높아진 것 같다. 물론, 법과 제도가 개인의 행동을 그렇게 유도하기도 하지만, 기술의 진보와 물질의 풍요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더 넉넉하게 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음식으로 말하자면,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은 아마 600년 전 세종대왕이 드셨던 수라상에 견주어도 질적, 양적 측면에서 훨씬 나아졌을 게 분명하다. 식재료의 풍요와 조미 방식의 발전을 차치하더라도 음식의 생산, 유통, 보관기술의 발달은 재료 본연의 맛을 충실히 살려낸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뇌가 과거의 것들에 대한 선택적 기억으로 좋은 것들만 남겨놓는다고 말한다. 인간에게는 생후 10년의 결정적 시기라는 것이 있어서, 그때의 기억들이 이후 평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 시기에 완성된 뇌는 그때의 경험을 마치 고향처럼 그리워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음식도 그렇고 사람의 정도 그렇고 예전보다 지금이 낫다고 본다. 아무리 세상이 험하고, 미래가 어둡다고 해도, 무지와 전쟁이 판쳤던 과거만 하겠나.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 의하면, 과거 사람들 특히, 남성이 죽는 것은 대부분 전쟁과 범죄에 의해서다. 그게 바로 20세기 최근 까지다. 지금은 대부분 노환과 질병으로 병원의 침대에서 죽어간다. 어떤 것이 더 나은 세상인가?

 

c****s 2020.03.17. 신고 공감 4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