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꽃을 노래하는 시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을수록 꽃은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사랑도 꽃이 되었고, 고백도 꽃이 되었고, 고난도 꽃이 되었으며, 기억도 꽃이 되었다. 특히 「고백」이라는 시가 오래 남았다. 꽃샘추위 다녀간 뒤 내가 봄이 되었다. 몇 줄 되지 않는 시였지만 봄은 기다리는 계절이 아니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내 안에서 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 같았다. 또 「들꽃」에서는 고난의 허리춤에서 주고받았던 말들을 '빠뜨리지 않고 적어 둔 필사'라고 표현한다. 상처가 지나간 자리에도 우리 안에는 여전히 기록해야 할 사랑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시였다. 책 뒤편 해설에는 꽃은 자연을 묘사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존재를 이야기하는 상징이라고 설명한다. 그 문장을 읽고 나니 왜 이 시집을 읽으며 자꾸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지 알 것 같았다. 시를 읽고 있었는데, 결국 사람을 읽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시집을 읽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좋은 시는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같은 시를 읽고도 사람마다 다른 제목을 붙일 수 있고, 그 제목마다 살아온 삶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 삶에도 제목을 붙인다면, 지금 나는 어떤 제목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시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분들에게,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분들에게, 같은 글을 읽어도 사람마다 다른 해석이 있다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읽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잠시 멈추어 나를 돌아보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조용히 추천합니다. 🌼 #김강호시인 #꽃시집 #시집추천 #마음을읽다 #삶을노래하다 #한편의시 #책만드는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