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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미술관 신혼집 선물로 아빠가 커다란 액자 하나를 건넸다. 1,000피스 퍼즐로 맞춘 키스였다. 아빠가 딸의 결혼을 앞두고 이 작품을 만들었을 시간과 손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자주 멈춰 섰다. 작품 한 점에 인생 한 조각. 인생미술관. 부엌, 식탁 한쪽 벽면. 아빠가 선물한 클림트 작품 맞은편에는 유화 캔버스가 걸려 있다. 일 년에 한 번쯤 작품을 바꾼다. 유화 그리기 키트를 이용해 채색한 내 그림들이다. 한때 걸려 있다가 내려온 작품들은 시댁과 친정 벽으로 자리를 옮겨 간다. 지금은 윤슬이 반짝이는 튤립 꽃밭이 걸려 있다. 곧 새로운 그림으로 바뀔 예정이다. 집 안의 작은 벽 하나가, 나만의 미술관처럼 쓰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생각했다. 어떤 작품에 깃든 그 순간의 인생.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의 ‘인생 미술관’이 조용히 문을 열기를 바란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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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미술관』은 예술을 개인의 고백과 연결하여 독자가 자신의 내면을 비추게 하는 거울 같은 책이다. 10명의 저자는 각자의 기억을 그림 앞에 꺼내 놓으며 예술이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에 정답은 없다"는 에필로그의 구절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자신만의 서사를 그려낼 여백을 건네며 은은한 온기를 전한다. 저자들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책장 밖 내가 애정하는 화가 칼 빌헬름 홀소에의 작품이 겹쳐진다. 그의 화폭은 일상의 공기를 묵직하면서도 투명하게 구현한다. 북유럽의 낮은 햇살이 창을 넘어 들어오고 가구들이 제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한 여인이 등을 돌린 채 독서에 몰입한 모습은 압도적인 평온함을 선사한다. 소란스러운 언어 대신 흐르는 고요함은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 또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가만히 일깨운다. 홀소에의 그림 속 여인의 뒷모습은 세상의 요구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오직 '나'로 머무는 시간을 상징한다. 아내나 어머니라는 이름표를 잠시 내려놓고 내면의 세계에 침잠한 그 실루엣은 분주함 속에 잊고 지냈던 영혼의 기척을 들여다보게 한다. "너는 지금 충분히 평안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낯선 길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을 잃지 말라는 저자들의 다독임과 함께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인생 미술관』은 독자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이끄는 정중한 초대장이다. 홀소에의 화폭이 내게 '침묵의 안식'을 가르쳐주었듯 이 책은 모든 이에게 자신만의 '인생 그림'을 발견하는 시야를 선물한다. 삶이 버겁고 막막할 때 예술이 안내하는 공간 속으로 발을 내디뎌 보자. 찰나의 위로 속에서 다시금 삶을 긍정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