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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의 모퉁이를 접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그 페이지가 너무 좋아서일까? 나중에 또 보고 싶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은 감당할 수 없어서 외면이 아니라 잠시 보류일 뿐이라며 다음을 기약하는 하나의 숨통일까. ⠀ #이제야 시인의 #슬픔의펼침면 (#먼곳프레스 출판)을 읽어보면 정확하게 이것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능동성이었다. 무언가에 눌려 접힌 것이 아니라 스스로 눌러 접어둔 것이다. 슬픔을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때를 위해 접어둔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시인이 접어놓은 슬픔은 다시 펼쳤을 때 여전히 슬픔이지만 이전과 같은 슬픔은 아니다. 세월이 지나 접어두었던 면에 눌려 압착되었거나, 시들었거나 아니면 조금 더 자랐거나. 자란 것은 슬픔일 수도, 자기 자신일 수도 있지만. ⠀ 접어두었을 때만큼 다시 펼칠 때도 능동성이 느껴진다. 인생에서 슬픔은 한번으로 끝나지(끝나면 좋겠지만)않는다. 여러 번 파도처럼 밀려오는 슬픔을 이번에는 조금이라도 더 잘 맞이해보겠다는 의지로 이전의 슬픔을 펼쳐낸다. 접었을 때와 같은 슬픔이 아닐지언정 그런 각오들로 스스로 펼쳐 슬픔과 마주한 어투는 덤덤하다. 접혀 있던 시간 동안 그녀가 강해진 것일까. 슬픔이 흐릿해진 것일까. 시를 잘(거의) 모르지만 내가 읽어낸 <슬픔의 펼침면>이 덤덤할 수 있었던 이유는 덜어냄과 공유됨이라 생각한다. 써낸다는 것은 종이를 채워가는 과정이지만 내 안을 비워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비워내야 비로소 고요해지고, 따뜻하고 도움 되는 무언가들로 나를 다시 채울 기회가 생긴다. 밀물과 썰물이 달에 이끌려 당겨지고 밀리듯. ⠀ 그리고 같은 문장으로 써낼 수는 없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쓰고 읽는 것.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모두가 같은 마음을 겪고, 그로 인해 이해하고 공감하고 공감받는다는 공유감이 큰 위로가 되어준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다. 슬픔에 특히 효과가 좋듯이, 슬픔을 담아 낸 시에도 그러했다. ⠀ 슬픔이 없는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유토피아일 뿐이다. 슬픔이 있기에 평온함과 기쁨을 느낄 수 있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천국에 있는 이들이 평온하고 행복하다면 이곳에서의 기억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 이제야 시인은 <슬픔의 펼침면>을 통해 슬픔을 대하는 능동적인 의지를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길 수 없다면, 잘 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갈무리‘한다’는 것의 시작이자 전제조건은 피하지 않고 기꺼이 펼치려는 의지이다. ⠀ 그렇게 접던 손가락의 힘과 접혀있던 시간에 비례해 남아 있는 접혀있던 자국은 마주했고, 나아갔다는, 그러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는, 지난한 파도가 있었다는 증거이자 훈장이 되어, 또 다른 곳을 펼치는 데 필요한 용기가 되어 줄 것이다. ⠀ 단어는 통상적 의미가 있을지언정 각자에게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닐 것이다. 접어두었던 슬픔의 키워드들을 펼치고 마주하면서 다른 의미로 다시 정의해낸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이것과 같은 과정일 것이다. 각자의 의미로 삭여내는 것. 그것들로 채워진 것이 인생일 것이다. ⠀ 이 책에 계속 눈이 가고 손이 가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인생과 닮아서. 나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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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시는 후루룩 읽을 수가 없는 글이다. 모든 감정을 한 단어 단어에 함축해 놓은 글이라 온전히 시 한 편을 이해하려면 그 시를 계속 읽고 소리내어 읽고 써보며 읽고를 반복 해야 충분히 음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시들 중에도 “단번에” 내 마음을 흔드는 시가 있다. 문장 하나가 시 한 편이 시인의 마음이 나에게 들어온다.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 글이라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시집. 뭐든 빨리 빨리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시 한 편을 읽으며 그 순간만은 집중해서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렇게 내 맘을 들여다 본다. 이제야 시인의 슬픔이 나에게로 전해지고, 나의 슬픔을 펼쳐보게 된다.
다시 그 슬픔을 고이 접어서 슬픔을 보내준다. 슬픔의 펼침면은 어쩌면 내 마음을 차곡 차곡 접기도 하고 펼쳐보기도 하는 내 마음 같은 시집이다. 그래서 시를 필사하고 내 생각을 써보기도 하면서 귀한 시간을 가져본다. 시집의 매력에 빠져든다. 읽고 싶었던 시집이었는데, 서평단 모집에 당첨 되어서 읽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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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한 번으로 끝난다면 우리에게 시가 필요할까요. 너무나 멋진 표현이잖아~♡ 이 문장부터 반해버렸다. 체념과 위로가 동시에 있는 문장. 우리는 슬픔이 반복되기 때문에 시를 읽고, 써 나가는 것일 것이다. "시는 결국 끝나지 않는 슬픔 곁에 놓이는 언어와 같아" “슬픔을 지나가는 대신,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시집.” 슬픔의 펼침면을 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제야님은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지나치지 않고 접는 능력이 '우리'를 기르고, 그렇게 슬픔으로 연결된 존재들은 서로를 일으켜 세우고 돕는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쉽게 말할 수 없는 외로움과 슬픔은 어느 한 구석에 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깊숙히 꼬깃꼬깃 접어 밀어넣어 보지만 그 슬픔이란 것은 틀림없이 단면적으로만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닐 것이다. 여러면으로 접힌 그 슬픔을 펼쳐보다 보면 슬픔을 견뎌내는 나를, 아니 너를, 미치도록 이해하고만 싶어진다. 일부러 감춰 온 슬픔을 언제가 한 번쯤은 들키고 싶은 마음이나 슬픔을 펼쳐 보인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일 것이다. 나를 일으켜 주는 너를, 너를 일으켜 주는 나를, 우리는 끊이 없이 응원하며 보듬어 줄테지♡ 날짜가 없는 일기는 진실하지 않아도 될까 12p 어떤 기분은 자주 가져도 내것 같지 않다. 아마도 처음이 아닌 세계 같지. 13p 포도알들을 세는 날이야 꿈을 접에에 옮겨 담아보려고 블루베리는 어린 포도 같아서 귀여운 울음 모양일까 21p 저울에 평생운 얹어볼까 38p 말을 품은 사람을 만나면 나는 조금 소중해진다 한사람의 음성으로 수백편 시를 읽은 것처럼 65p 작은 꿈을 읽어버린 거라고 뒤에서 운다면 결핍은 두려움을 업은 등이라고 말하고요 114p 아무것도 아닌 것들과 밀어내는 것들이 의도치 않게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처럼 124p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서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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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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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언제나 어렵다, 내가 교훈이나 답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항상 정답을 요구하는 독서는 시를 더욱 난해하게 읽도록 유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