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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근현대 여류작가의 삶, 작품에 관심이 가던 차에 창비에서 이 도서가 출판된 것을 알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쉬이 읽혀지지 않아 어려움이 조금 있었지만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 '왜'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나름 고군분투했다. 나혜석의 선구자적 삶에 대한 발자취를 따라 과거 여성의 삶을 엿 볼수 있었던 것은 꽤 색다른 재미였던듯 싶다. 2026년의 나혜석은 현대 여성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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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사(이하 창비)에서 한국사상선을 내놓은 이유 중 한 문구를 언급해본다. 창비 한국사상선이 사상가들의 핵심저작을 직접 제공하는 데 주력한 이유도 있다. 학구적 관심이 아니라도 누구든 삶과 세계에 대해 사유하고 발언할 때 펼쳐 인용하고 되새기는 장면을 그려본 구성이다. 이제껏 칸트와 헤겔을 따오고 맑스와 니체, 푸꼬와 데리다를 언급했던 만큼이나 가까이 두고 자주 들춰보는 공통 교양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사상선은 글의 구성이 저자마다 확연하게 다르다. 해당 사상가를 오랫동안 연구한 저자의 의견을 따랐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상선에서는 짧지만 강렬하게 두 사상가 나혜석과 염상섭에 대한 재인식에 관한 글로 서두를 열었다. 서두인 줄만 알았던 그 첫 글들이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두 사상가에 대한 평론의 요약이었고, 이후에는 두 사상가의 글들을 지면에 실었다. 초기 민족운동의 주도세력이기도 했던 나혜석이 남성세력과는 어떻게 달랐는지(나혜석의 오빠 나경석은 초기 아나키스트였지만 이후 친일로 들어서고, 나혜석의 불륜스캔들 대상자였던 최린은 민족대표 33인에서 이후 친일로 들어서고, 나혜석의 남편 김우영은 민족운동을 후원했던 변호사에서 적극적 내선일체론으로 기울어지게 된다), 개인적 사회적 고립상태에서 어떻게 자각과 의식과 실행을 해갔는지 시험에 자주 출제되었던 '염상섭 = 표본실의 청개구리, 삼대' 밖에 몰랐던 우리에게 그가 여성과 노동운동에 얼마나 진심으로 앞장섰고 민족과 사회운동(맑스주의)가로서 어떻게 투고를 하고 노력해왔는지 저자는 글의 하나하나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그 배경만을 숙제내듯 읽어줬을 뿐이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나혜석은 물론이고 한번도 여타 도서에서 접하지 못했던 염상섭까지. 이제껏 읽었던 한국사상선 책들 중 가장 어려운책이다. 결국 읽는자의 몫으로 남겨졌다. <나혜석> 야수적 멸시 속에서 살아갈 때 그 설움이 어떠할까 이 책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모(母)된 감상기>에서의 한 줄은 인간이기 앞서 여성이길 강요받았던 나혜석의 심리를 무엇보다 잘 나타냈다. 나는 허영이 있고, 욕심이 있는 자라야 공부도 잘하고 대사업을 이루는 자라 하오. 나폴레옹이나 비스마라크에게 만일 성공이란 허용심과 위인 될 욕심이 없었던들 어찌 백천년 후세를 전하여 수억만 사람이 뇌 속에 기억을 삼았으리까. 우리는 어서 남들이 주장하는 "인격 존중이니, 사람은 사람답게 이상의 반푼이라도 실현해야겠고, 또 사람다운 생활을 해야겠다"는 것을 바라볼 욕심도 내야겠고, 모방할 허영심도 많아져야 할 것이 아닐까요? - 잡감 雜感 : K언니에게 여與함 中 변절자들이 넘쳐났고 여성에게는 가혹했던 야만의 시대, 일제 치하의 근대기를 살아오면서도 이렇게 자신의 사상에 단호하고 결연했던 그녀가 훗날 객사하는 순간엔 자신의 인생의 주마등을 마주하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염상섭> 10대때 시험공부만 했지 정작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나 '삼대'의 의미와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다. 이번 책을 읽으며 그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고한다. 나혜석의 글은 논란을 불렀지만(감히 여자가 이런 글을) 염상섭의 글은 나혜석의 그것보다 더 강한 어조이지만 비난을 받은 적은 없다.(남자가 쓴 글이라) 여성운동, 노동에 대한 관념의 전환 그리고 개성의 해방, 사상문학의 중요성 염상섭이 사회운동을 하면서 주장했던 대표적인 네 가지 항목이다. 투고한 글들 한줄 한줄이 명문이지만 나혜석을 모델로 썼다는 소설 <추도 追悼 (1954)>의 마지막 문장에 그만 울컥해버렸다. 6월에는 염상섭의 작품들을 찾아 읽어야겠다. 그의 뒷모양을 바라보고 섰다가, 차차 차차 곱아드는 등성이 길목을 훌떡 넘어서 자취마다 스러진 뒤의 인생의 공허와, 적막이 자위 없이 가만히 가라앉는 것 같다 - <추도 追悼 (1954)> 中 #한국사상선 #창비 #한국사상 #한국철학 #책추천 #나혜석 #염상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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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어려운 책이었지만, 읽고 난 뒤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낯선 문장과 시대적 거리감 때문에 여러 번 멈춰 읽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사유의 시간이 되었다. 나혜석과 염상섭이 이야기한 각성과 해방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처럼 느껴졌다. 특히 여성의 각성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고민은 많은 질문을 남긴다. 혼자였다면 끝까지 읽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독서 모임을 통해 함께 읽었기에 완독할 수 있었던 책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 불완전한 완독의 책이다. #한국사상선#창비#한국사상#한국철학#책추천#북스타그램#나혜석염상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