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0.0
리뷰 총점 종이책
교실에서 읽는 헌법, 현장에서 묻는 헌법
"교실에서 읽는 헌법, 현장에서 묻는 헌법" 내용보기
나는 헌법이 먼 이야기였던 세대다. 학교에서 헌법을 배울 때 그것은 외워야 할 개념이었고, 가장 상위에 있는 법이라는 정도의 인식이 전부였다. 헌법이 내 삶과 연결된다는 감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마주하는 학생들은 다르다. 교칙이 마음에 안 들면 "나는 동의한 적 없다"고 말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신문고를 누르고, 부당하다 싶으면 법적 근거부터 찾는다. 헌법이 교과
"교실에서 읽는 헌법, 현장에서 묻는 헌법" 내용보기

나는 헌법이 먼 이야기였던 세대다. 학교에서 헌법을 배울 때 그것은 외워야 할 개념이었고, 가장 상위에 있는 법이라는 정도의 인식이 전부였다. 헌법이 내 삶과 연결된다는 감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마주하는 학생들은 다르다. 교칙이 마음에 안 들면 "나는 동의한 적 없다"고 말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신문고를 누르고, 부당하다 싶으면 법적 근거부터 찾는다. 헌법이 교과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 변화가 반가우면서도 자꾸 마음에 걸린다. 관계로 풀 수 있는 일도 법부터 꺼내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대화가 사라진 자리에 권리가 들어섰구나 싶어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그 때문이다.

『알고 보면 헌법』은 그 틈에서 태어난 책처럼 읽혔다. 개념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쓰여 있어서, 교사도 학생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교실에서 오래 아이들과 부딪혀온 사람들의 언어가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헌법 34조가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역사 교사로 살아오면서도 이 조항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솔직히 인정해야 했다. 국가는 노인과 장애인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고 쓰여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 노인 돌봄은 며느리와 딸의 몫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지쳐가면서 감당한다. 헌법은 국가의 의무라고 적어놓고, 현실은 가족의 도리로 굴러간다. 효 문화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이 가족에게 전가되어온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학생은 아픈 할머니를 돌보느라 방과 후에 집으로 달려간다. 그 아이는 자신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는 걸 모른다. 그냥 가족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헌법을 살아있는 언어로 교실에 들여오려 한다는 점이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아이들이 법적 권리를 찾기 전에,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규칙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묻는 문화가 교실 안에 뿌리내렸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 법이 우리 사회의 차가운 규칙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따뜻한 울타리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YES마니아 : 골드 c*****4 2026.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교실에서 읽는 헌법, 현장에서 묻는 헌법
"교실에서 읽는 헌법, 현장에서 묻는 헌법" 내용보기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임을 밝힙니다.나는 헌법이 먼 이야기였던 세대다. 학교에서 헌법을 배울 때 그것은 외워야 할 개념이었고, 가장 상위에 있는 법이라는 정도의 인식이 전부였다. 헌법이 내 삶과 연결된다는 감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마주하는 학생들은 다르다. 교칙이 마음에 안 들면 "나는 동의한 적 없다"고 말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신문고를 누
"교실에서 읽는 헌법, 현장에서 묻는 헌법" 내용보기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임을 밝힙니다.


나는 헌법이 먼 이야기였던 세대다. 학교에서 헌법을 배울 때 그것은 외워야 할 개념이었고, 가장 상위에 있는 법이라는 정도의 인식이 전부였다. 헌법이 내 삶과 연결된다는 감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마주하는 학생들은 다르다. 교칙이 마음에 안 들면 "나는 동의한 적 없다"고 말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신문고를 누르고, 부당하다 싶으면 법적 근거부터 찾는다. 헌법이 교과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 변화가 반가우면서도 자꾸 마음에 걸린다. 관계로 풀 수 있는 일도 법부터 꺼내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대화가 사라진 자리에 권리가 들어섰구나 싶어서.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그 때문이다.

『알고 보면 헌법』은 그 틈에서 태어난 책처럼 읽혔다. 개념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쓰여 있어서, 교사도 학생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교실에서 오래 아이들과 부딪혀온 사람들의 언어가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헌법 34조가 새롭게 눈에 들어왔다. 역사 교사로 살아오면서도 이 조항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솔직히 인정해야 했다. 국가는 노인과 장애인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고 쓰여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 노인 돌봄은 며느리와 딸의 몫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지쳐가면서 감당한다. 헌법은 국가의 의무라고 적어놓고, 현실은 가족의 도리로 굴러간다. 효 문화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이 가족에게 전가되어온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학생은 아픈 할머니를 돌보느라 방과 후에 집으로 달려간다. 그 아이는 자신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는 걸 모른다. 그냥 가족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헌법을 살아있는 언어로 교실에 들여오려 한다는 점이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 아이들이 법적 권리를 찾기 전에,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규칙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묻는 문화가 교실 안에 뿌리내렸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 법이 우리 사회의 차가운 규칙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따뜻한 울타리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YES마니아 : 골드 c*****4 2026.05.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