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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무거운 소금 자루를 올리고 걷는 여자 그리고 인생의 짐을 지고 사는 모든 사람들 소설집 <바라건대>는 인간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그 ‘생존의 무게’ 와 ‘서로에 대한 염려’ 를 이야기한다. 이 책은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가진 한유주 작가 의 작품을 통해서 식민지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강경애의 소설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한다. 100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있으나 그들의 작품은 여러모로 닮아있었다. 우선 나에게는 그들의 작품이 ‘리얼리즘’을 공유한다고 느껴졌다.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일제 식민지 치하 조선인 하층민들의 비참하고 처절한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 <소금> 남의 아이를 봐주느라 내 아이가 죽어 가는 것을 모르는 엄마의 처절한 상황이 묘사된다. 한유주 작가의 글 <바라건대>는 좀 더 리얼하게 다가온다. 마치 캔버스에 스케치를 하는 듯한 그녀의 글은 일상의 풍경을 그려낸 여러 편의 그림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그렇게 중첩된 이미지와 과거에 대한 회상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강경애의 소설 <소금>에서 가족 모두가 죽어버린 비극적 상황에서도 일단 생존해야 했던 봉염 어머니는 소금 밀수를 하기로 하고 남자들도 들기 버거운 소금 자루를 짊어진 채 후들거리는 다리로 강을 건넌다. 그런 와중에도 언제 수탈될지 몰라서 마음은 늘 불안하다. 한유주 작가의 <바라건대>는 복잡하고 바쁜 도시의 거리 풍경 속, 삶에 지쳐버린 듯한 한 여인을 비춘다. 벤치에 우연히 앉았다가 커다란 가방 2개를 양쪽에 두고 마치 자고 있는 듯한 한 여인의 지친 모습을 보게 되는 화영...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는 생존의 무게를 지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하는 듯했다. 그러나 또한 두 작품에서 보이는 것은 이웃들에 대한 안부 혹은 괜찮은지 묻고 싶은 염려였다. <소금>에서는 처참한 생활을 하는 봉염 어머니를 늘 들여다보는 이웃 용애 어머니가 있고 <바라건대>의 주인공들은 옆 사람의 안부를 제대로 묻지 못한 것을 마음에 걸려 한다. 이 두 작가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과거 절대적 빈곤과 굶주림의 상황에서도 서로를 들여다볼 여유는 있었던 사람들, 그러나 좀 더 풍요로워지긴 했으나 우리는 과연 서로의 고독과 외로움을 들여다볼 여유를 가지고 있을까? 과거의 문학을 재해석할 뿐만 아니라 시대와 공간을 넘어 인간이 짊어진 삶의 무게와 고독 그리고 서로를 향한 안부와 염려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집 <바라건대>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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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건대강경애, 한유주 저 | 작가정신 한유주 작가의 「바라건대」라는 제목은 정말 애절하고 아름답다. 이 말은 단순히 “바란다”보다 훨씬 오래된 호흡을 가진 말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조심스럽게, 간절하게, 그러나 끝내 포기하지 않고 건네는 말 같다. 소설에서 이 제목은 단순한 희망이라기보다 살아남기를 바라는 희망이 아닐까 싶다. 강경애의 작품 속 여성들은 늘 삶의 가장 아래에서 버텨내는 존재들이다. 굶주리고, 아이를 잃고, 병들고, 착취당하면서도 간절히 살아가는 모습이 눈물겹다... 울게 된다. 소설은 가난과 식민지 현실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여성들의 몸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강경애의 작품 속 여성들은 단순히 비극적인 피해자로만 서술되지 않는 점 내가 강경애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다. 굶주림과 폭력, 계급과 식민의 압박 속에서도 끝내 살아내야 하는 존재들이다. 때때로 거칠고 숨이 막힐 정도로 생생하다. 특히 「소금」에서 봉희가 굶주림 앞에서 느끼는 공포는 단순한 배고픔의 차원을 넘어 인간의 존엄 자체를 무너뜨리는 기분이다. “살아서는 할 수 없다, 먹어야지……”라는 절박한 독백은 생존 앞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몰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ㅠㅠ 「원고료 이백 원」에서는 또 다른 결의 여성상이 등장한다. 사치와 생존, 개인의 욕망과 동지애 사이에서 흔들리던 인물이 결국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선택하는 장면은 당시 여성 지식인들의 고민을 엿보게 한다. 지금 읽어도 놀라운 것은 강경애가 여성의 현실을 계급과 정치, 노동의 문제 속에 놓고 바라보는 관점이다.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다. 내가 특히 인상 깊게 읽었던 「지하촌」은 말 그대로 빛이 닿지 않는 삶의 공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병과 가난, 장애와 차별이 뒤엉킨 세계 속 사람들은 마치 사회의 아래층에 묻혀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강경애는 그들을 연민의 대상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살아가려는 인간의 감각과 욕망을 집요하게 응시한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특별한 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후배 작가 한유주가 강경애의 작품을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쓴다. 「바라건대」에서 예인은 서울의 도로와 다리 위를 지나며 과거의 유령들과 마주친다. 강경애가 기록했던 식민지 시대 여성들의 삶은 끝난 과거가 아니라, 오늘의 도시에도 다른 형태로 남아 있다는 듯이. 마포대교와 강, 떠도는 기억과 사라진 사람들의 이미지는 과거와 현재를 겹쳐 놓는다. 한유주의 문장은 강경애의 세계를 직접 복원하기보다, 그 잔향을 따라 걷는다. 글을 쓰기조차 어려웠던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남긴 여성 작가, 그리고 그 언어를 다시 현재로 불러오는 여성 작가. 이 시리즈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강경애의 소설들이 지금 읽어도 전혀 낡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난은 여전히 존재하고, 여성의 노동은 여전히 쉽게 지워지며, 어떤 사람들은 아직도 사회의 ‘지하촌’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이 작품들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실을 비추는 문학처럼 읽힌다. 바라건대은 오래전 여성 작가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동시에, 그 목소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부디 살아남기를” “부디 잊히지 않기를” “부디 우리가 서로를 기억하기를” 같은 기도에 가까운 제목처럼 느껴져서 간절히 나도 바라게 된다. 특히 이 시리즈 자체가 과거 여성 작가들의 목소리를 현재로 이어 붙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제목은 마치 선배 여성 작가들이 후대에게 건네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바라건대 후배들아, 너희는 끝내 쓰기를.... #바라건대 #강경애 #한유주 #작가정신 #소설잇다 #한국문학 #여성문학 #근대문학 #지하촌 #소금 #원고료이백원 #한국여성작가 #문학리라이팅 #독서기록 #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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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게시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