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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노래 살림의 노래
"생명의 노래 살림의 노래" 내용보기
고재종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다. 고재종 시인이 첫시집 '바람 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에서부터 지끔까지 일관되게 부르고 있는 노래는 '생명의 노래'이다. 이 생명의 노래는 모든 것들이 죽어가고 있는 이 시대 속에서 죽어가는 것을 살리고자 하는 살림의 몸부림이다. 초기의 고재종의 시는 농촌의 삶을 통해 이 땅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 일그러진 모습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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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종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다. 고재종 시인이 첫시집 '바람 부는 솔숲에 사랑은 머물고'에서부터 지끔까지 일관되게 부르고 있는 노래는 '생명의 노래'이다. 이 생명의 노래는 모든 것들이 죽어가고 있는 이 시대 속에서 죽어가는 것을 살리고자 하는 살림의 몸부림이다. 초기의 고재종의 시는 농촌의 삶을 통해 이 땅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 일그러진 모습을 바라보면서 거룩한 분노를 내뱄었다. 이 거룩한 분노는 뼈빠지게 일할지라도 그 댓가를 빚으로 돌려주는 이 사회에 대한 분노이다. 사회를 이렇게 만들어가는 정치가들에 대한 원망이다. 그러나 시인은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우리가 받아든 이 시집은 거룩한 분노에서 이제는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창조자의 마음으로 이 땅과 사회를 대하고 있는 것이다. 분노할 때만이 사랑할 줄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잘못된 것에 대해 분노하고 또한 그것을 바로 고칠려고 하는 뜨거운 마음을 갖는다. 바로 고재종 시인이 그러하다. 처음에는 분노를 통해, 이제는 그 분노를 통해 삭혀진 진실된 심정으로 자연을 노래하고 생명을 노래한다. 그 생명을 노래함으로 온갖 죽어가는 것들을 다시 살릴려고 하고 있다. 고재종 시인의 시에는 그러기에 자연이 있다. 꽃과 나무가 있다. 또한 우리 삶의 가장 밑바닥이 그려져있고 잡초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잡초는 죽지 않는다. 잡초를 뽑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잡초 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보고 그 생명력을 소유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고재종 시인은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제일의 언어의 조련사이다. "포르릉, 붉은 뺨멧새 한 마리 두 발치쯤에 내려 앉는다"(p.30) "달빛은 욜량용량, 바람은 살랑살랑 너와 난 마냥 설레었던가"(p.14) "저 순백의 치자꽃에로 사방이 함께 몰린다"(p.11) 이런 언어의 조련 실력이 인정돼 2002년도 소월시 문학상을 받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가만히 읽고 있노라면 대자연에로 내가 들어가고 있는 것같고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사랑하는 누이를 생각하는 나를 바로보는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누이야, 네 초롱한 말처럼 네 딛는 발자국마다에 시방 동백꽃 송이송이 벙그는가. 시린 바람에 네 볼은 이미 붉어 있구나. 누이야, 내 죄 깊은 생각으로 내 딛는 발자국마다엔 동백꽃 모감모감 통째로 지는가. 검푸르게 얼어붙은 동백잎은 시방 날 쇠리쇠리 후리는구나. 누이야, 앞바다는 해종일 해조음으로 울어대고 그러나 마음 속 서러운 것을 지상의 어떤 즐거움과도 결코 바꾸지 않겠다는 너인가. 그리하여 동박새는 동박새 소리로 울어대고 그러나 어리석게도 애진 마음을 바람으로든 물결로든 그예 씻어보겠다는 나인가. 이윽고 저렇게 저렇게 절에선 저녁종을 울려대면 너와 나는 쇠든 영혼 일깨워선 서로의 무명을 들여다보고 동백꽃은 피고 지는가. 동백꽃은 여전히 피고지고 누이야, 그러면 너와 나는 수천 수만 동백꽃 등을 밝히고 이 저녁, 이 뜨건 상처의 길을 한번쯤 걸어보긴 걸어볼 참인가.
c****b 2001.07.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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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이 깊어진다 .나는 네게로 자꾸만 깊어진다
"수심이 깊어진다 .나는 네게로 자꾸만 깊어진다" 내용보기
전라도 말중에 애잔하다, 라는 말이 있다. 쌔하다, 라는 말과, 이 애잔하다는 말은 충청도 태생인 내가 전라도에 가서 배운 말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다. 고재종의 시를 읽다보면 애잔하다, 혹은 쌔하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해서 막연하게 아프거나 슬프지만은 않는 이유는 시 속에 품고 있는 불씨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 시집 속에 시들의 소재 역시 허투로 지나가기
"수심이 깊어진다 .나는 네게로 자꾸만 깊어진다" 내용보기
전라도 말중에 애잔하다, 라는 말이 있다. 쌔하다, 라는 말과, 이 애잔하다는 말은 충청도 태생인 내가 전라도에 가서 배운 말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다. 고재종의 시를 읽다보면 애잔하다, 혹은 쌔하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해서 막연하게 아프거나 슬프지만은 않는 이유는 시 속에 품고 있는 불씨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 시집 속에 시들의 소재 역시 허투로 지나가기에 바삐 지나가기만 하다보면 도통 만날 수 없는 것들이다. 특히나 고재종의 이번 시집에서는 유난히도 '나무'에 대한 시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감나무, 은백양, 치자나무, 밤나무, 매화 느티나무, 미루나무등등 시 속에서 이 나무들은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고 빛 부신 슬픔의 힘으로 살아서 퍼덕거린다. 그러나 나는 시인의 말대로 감동을 모르고 살아왔느니, 시집을 읽는 내내 아름다운 시어와 부드러운 상상력으로 펼쳐진 또다른 자연에 감동을 할 뿐이다.

[인상깊은구절]
나무 속엔 물관이 있다 잦은 바람 속의 겨울 감나무를 보면, 그 가지들이 가는 것이나 굵은 것이나 아예 실가지거나 우듬지거나, 모두 다 서로를 훼방놓는 법이 없이 제 숨결 닿는 만큼의 찰랑한 허공을 끌어안고, 바르르 떨거나 사운거리거나 건들대거나 휙휙 후리거나, 제 깜냥껏 한세상을 흔들거린다. 그 모든 것이 웬만해선 흔들림이 없는 한 집의 주춧기둥 같은 둥치에서 뻗어나간 게 새삼 신기한 일. 더더욱 그 실가지 하나에 앉은 조막만한 새의 무게가 둥치를 타고 내려가, 칠흑 땅 속의 그 중 깊이 뻗은 실뿌리의 흙샅에까지 미쳐, 그 무게를 견딜 힘을 다시 우듬지에가지 올려보내는 땅심의 배려로, 산 가지는 어느 것 하나라도 어떤 댓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당참을 보여주는가. 아, 우린 너무 감동을 모르고 살아왔느니.
s******4 2001.08.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