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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농인, 청각장애인을 부르는 말의 차이와 그 의미는 지식으로서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뿐, 그들의 삶을 깊이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았습니다. 유슬기 작가는 코다로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럽고도 솔직한 언어로 풀어내며, 독자가 농인 가족의 삶과 감각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끕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막연하고 단편적인 이해에 머물렀던 세계를 조금이나마 더 깊이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유슬기 작가의 삶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순간들을 따라가며, 이해와 배려, 사랑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타인을 배려한다는 것은 결국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출발하며, 그러한 이해의 노력은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말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표정과 손짓, 행동과 태도처럼 말 이외의 방식으로도 충분히 전해질 수 있습니다. 작은 몸짓과 표정 하나가 마음을 전하고, 그 안에 사랑이 담길 때 더욱 깊고 따뜻한 순간으로 남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농인 부모의 사랑 표현 방식을 통해, 언어란 단지 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전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풍부하며, 우리는 그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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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코다' 이길보라 감독의 영화 '반짝이는 박수소리'를 보고 알게 된 정체성이다. 농인의 청인 자녀를 일컫는 단어로, 이길보라 감독처럼 [그 집의 언어] 유슬기 작가도 코다다. 농인의 세상과 청인의 세상 그 경계선에 서서 두 세상을 이어주는, 통역사로 살아온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 집의 언어]는 유슬기 작가의 인생 파노라마를 담고 있다. 부모님의 만남부터 청소년기까지, 대학생부터 결혼 전까지, 결혼 후 부모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펼쳐진다.
농아 부모에게서 수어를 먼저 접하고 음성 언어를 배우게 된 작가는 어느새 부모님의 통역사이자 보호자가 되어 있었다. 듣는 세상과 보는 세상, 두 세상 모두를 감각하며 성장해가는, 진솔한 이야기들은 그대로 마음에 와닿았다. 유슬기 작가는 동정인지, 연민인지, 배려인지…… 주변에서 들리는 칭찬들이 싫었다고 했다. 나 또한 그런 불투명한 감정에서 시작된 독서였다. 하지만 읽다 보니, "우리 엄마 아빠는 말을 못 해요."와 "우리 엄마 아빠는 듣지 못해요."의 간극을 체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느 가족과 다르지 않은 아니 더 진한 유대를 형성한 그들이 보였다. 힘들 것, 불편할 것, 못할 것 등의 지레짐작과 도와줘야지 하는 등의 섣부른 배려를 돌아보게 되었다. 편견, 선입견에 가로막혀서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농인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청인이 '정상'이라 믿는 세계에서 그려온 궤적을 마주하게 되었다. 농인의 자녀 '코다'의 목소리로 접하는 보는 세계는 듣는 세계보다 더 몸과 마음이 쓰이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다정함이 가득한 곳이었다. 소리가 아니더라도 몸으로 마음을 전해 이어지게 만드는 사랑과 온기에 책장을 넘기는 내내 코끝이 시큰거리고 목이 멨다. 코다에서 고다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기록 안에서 다양한 감정의 파도가 몰아쳤다. 여러 일화들을 통해 '농인의 현실'을 체감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만남(대학, 농아인협회, 결혼)의 확장으로 설레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세계여행)으로 미처 몰랐던 사실의 발견은 '장애'와 '차별' 그리고 '소통'에 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읽으면서 '장애'에 관한 열린 자세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내가 느끼지 못하는 불편이나 필요에 둔감할 수 있다. [그 집의 언어]를 통해 농인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그동안 개념으로 존재했던 '배리어 프리'가 한층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보는 세계와 듣는 세계의 경계에 서서 두 세계를 잇는 유슬기 작가의 수어로 세상이 좀 더 다정해졌다. 모순되는 감정이 녹아 있던 그 시간들이 이제는 혼자만의 부담이 아니라 더더욱 좋다. 이런 다양한 목소리들이 모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더 다정해진다. #리뷰어클럽, #리뷰어클럽리뷰, #그집의언어, #유슬기, #티라미수더북, #수어, #농인, #코다, #고다,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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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집의 언어 》 | 유슬기 | 티라미수 ❝ 손으로 사랑을 배웠습니다❞ 수어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배워보고 싶은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배우고 싶은 이유는 손으로 표정으로 대화하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다는 언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과 같다. 이 마음이 현생을 살아가는 나에게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유손생” 유투브를 벌써 구독하고 있었다. 처음에 유슬기라고 적혀있는 이 책을 그분이 쓰셨다고 생각을 못했다보니 더 반가운 마음이였다. 이전에 ‘코다’라는 책도 읽었는데 남자분이셔서 그런지 조금 무미건조한 느낌으로 읽었다면 이 책은 챕터 하나하나를 읽으며 마음속 귀뚜라미가 찌르르르 찌르르르르 울며 계속 마음을 건드려댔다. 펑펑 울지는 않았지만 카페에서 계속 입술을 삐죽거리며 눈물을 참아가며 읽었다. 🖤 수어를 한다는 건 손으로 이야기하고 서로의 눈을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굉장히 아름다운 언어라고 생각한다. 청인은 눈은 다른곳에 가 있더라도 소리로 말을 할 수 있기에 대화에서 사람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특히 내 자녀에게도 그렇게 하기가 너무 어렵다. 언제 티비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아래 영재로 소개된 친구가 있었는데 그 공부법은 그저 눈을 마주친고 아이가 이야기 하는 걸 들어주는 그 모습 자체가 정말 백점짜리 교육이라고 하는 걸 보고 그 부분이 뇌리에 박혀서 나도 아이의 눈을 보며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한다. 쉽지않으면서도 하던일을 멈추고 들어주는 것 친구가 코다이다 보니 코다관련 영화나 드라마, 책을 좀 보았다. 이 책에서는 그 영상이나 책에 나오지 않았던 굉장히 실제 코다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시선들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반 친구들 모두 구구단 노래를 불렀는데 본인은 구구단 노래를 배우기가 힘들었다는 부분이나 청인은 외국에 나가면 외국인을 만나야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청각장애인은 외국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청인을 만나는 거다. 안내견에도 작은 강아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나 청각장애인의 강아지는 짖어서 알려야 한다는 점 비행기 게이트가 바뀔때 각 종 나라의 언어로만 안내가 되는 점이나 구명조끼 설명들이 수어로 안내가 되지 않는 점 조부모가 청각장애인인 아이를 고다라고 부른다는 것까지 새롭게 알게되는 내용들이 참 많았다 이런 에피소드 말고도 참 많이 공감되는 부분들도 있었다 왜 부모님 집은 갔을 때 문제가 많이 생기는지 임신을 하고 엄마생각이 많이 나는지 엄마의 젊은 시절을 나를 키우면서 보냈을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람의 눈을 바라보고 손으로 대화하는 다정한 목소리의 수어를 꼭 배워보고 싶다. 올 한해 수어로 공연하는 코다친구의 공연도 보러가고 싶다 📍 티라미수 @tiramisu_thebook 출판사에 도서 지원 받아 책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집의언어 #유슬기 #유손생 #에세이 #티라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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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에 끌렸던 이유 예전에 영화 '코다' 를 보며 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자녀가 살아가는 세계를 처음 접한 적이 있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사실이 오래 기억에 남았는데, 책 『그 집의 언어』는 농인의 세계에서는 청인으로, 청인의 세계에서는 농인의 딸로 살아가는 작가 '유슬기'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서 더욱 궁금해졌다. 아마 코다 를 보지 않았다면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라는 표현조차 낯설게 느껴졌을 텐데,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그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이 책까지 읽게 되었다.
영화 '코다' ⸻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책을 읽으며 농인의 삶에 관해 처음 알게 된 것들이 정말 많았다.
1) 먼저 책 속 '안내견 체리'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 안내견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장애인 안내견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시각장애인을 돕는 리트리버 안내견만 떠올렸는데, 이 책을 통해 청각장애인을 돕는 보청견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마침 이 책을 읽기 전 학교에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행사로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직접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체리의 이야기가 더 깊게 다가왔다. 당시 안내견과 사진도 많이 찍고 가까이서 보며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평소 동물 관련 콘텐츠를 자주 보다 보니 안내견이 얼마나 많은 훈련과 절제를 통해 살아가는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강아지들은 원래 뛰어다니고 싶어 하고, 냄새를 맡고 싶어 하고, 사람들에게 반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존재인데, 안내견은 사용자의 안전을 위해 그런 본능을 계속 억제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체리를 단순히 ‘대단한 안내견’으로 보기보다는, 누군가의 삶을 위해 함께 살아가는 존재처럼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안내견 역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감정과 본능을 가진 생명이라는 점에서 더 존중받아야 한다고 느꼈다.
2) 또, 새로 알게된 점은 ‘수어가 모국어’라는 표현이었다. 처음에는 “농인도 한국인인데 당연히 한국어가 모국어 아닌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서는 수어와 한국어가 단순히 표현 방식만 다른 것이 아니라, 문법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른 언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농인들이 자연스럽게 청인들의 한국어를 이해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책에 나온 설명을 조금 더 덫붙이자면, 수어는 손동작뿐 아니라 표정과 시선, 공간 활용까지 모두 의미를 가진다. 반면 한국어는 조사와 어순 중심으로 문장을 만든다. 그래서 농인에게 한국어 자막은 단순히 읽기 쉬운 번역이 아니라, 우리가 외국어 자막 영화를 빠르게 따라 읽는 경험과 비슷하다고 한다. 단어 뜻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도 장면의 흐름이나 감정선까지 자연스럽게 따라가기 어렵다는 설명이 정말 인상 깊었다. 나는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에 한국어 자막이 설정되어 있으면 농인들에게 충분한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누군가에게는 그것조차 완전히 편한 언어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내가 너무 청인의 기준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도 함께 느끼게 되었다.
3) 또한, 책을 통해 청각장애인분들도 보청기를 사용하며 운전을 하고 살아간다는 점, 홈사인이라는 의사소통 방식도 존재한다는 점도 새롭게 다가왔다.
4) 그리고 책을 읽으며 코다(CODA) 말고 ‘고다(GODA, Grandchild of Deaf Adult)’라는 표현도 알게 되었는데, 그 개념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화자는 코다로서 성장한 뒤 청인으로만 이루어진 새로운 가정을 꾸리지만, 그렇다고 해서 농인 가족과의 연결이나 정체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농인 부모와 관계를 이어가고, 자신의 아이에게도 수어와 음성언어를 함께 가르치는 모습이 나와서 참 신기했다. 장애와 언어의 경험이 단순히 한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게 느껴졌다. ⸻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
이 책에는 코다로서 살아가는 작가의 어린시절부터, 독립을 하게 되는 대학시절 그리고 새로운 가족을 꾸리며 살아가는 지금 현재의 모습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는 데, 그 중 '가족 여행'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이 가족에게 직접 다가오는 장면이 나온다. 항공권에 ‘Deaf Family’라고 표기되어 있었고, 이를 본 승무원이 먼저 영어로 응급 상황 및 안전 수칙을 설명할 테니 가족 중 수어 통역이 가능하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후 비상구 위치와 구명조끼 착용법 등을 천천히 설명했고, 가족은 이를 수어로 전달하며 내용을 함께 확인했다. 이 장면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단순히 친절한 서비스처럼 느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책에서는 오히려 한국에서는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공공장소와 교통 시스템은 여전히 ‘소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지하철 승강장 변경, 긴급 상황 안내, 비행기 안전 수칙 설명 등 중요한 정보들이 대부분 음성 안내에 의존한다. 청인인 나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의식조차 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누군가에게는 그 당연함이 전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이 장면을 읽으며 단순히 Universal Design을 넘어 Inclusive Design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조건과 감각을 가진 사람들까지 실제로 참여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함께 고려하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베트남 항공사의 사례가 특별하게 느껴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우리 사회가 더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의미처럼 느껴졌다.
책의 마지막 부분도 정말 인상 깊었다. 화자는 코다로 살아가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부모님처럼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다음 문장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았다.
우리는 흔히 말을 잘하는 것, 표현을 많이 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사랑이 꼭 소리로만 전달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손짓과 표정, 기다려주는 태도와 서로를 세심하게 살피는 행동 역시 충분히 사랑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오히려 화자는 농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더 깊은 방식으로 사랑을 주고받았고, 그래서 자신 역시 더 큰 사랑과 다정함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 마무리 책을 읽은 뒤 작가의 유튜브 채널인 '유손생'도 찾아보게 되었는데, 실제 수어로 대화하는 모습과 가족 간의 분위기를 보니 책 속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글로 읽을 때보다 훨씬 더 가까이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고, 수어가 단순한 ‘손짓’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라는 점도 더 실감할 수 있었다. 또 이 책에 등장하는 영화이자 책인 '반짝이는 박수 소리' 에도 관심이 생겼다. 농인 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또 다른 코다의 삶을 담은 이야기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궁금해졌고, 비슷한 주제를 담은 작품들을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주변에서 농인분들을 거의 만나본 적이 없었다. 아마 일상에서 분명 스쳐지나간적이 있었겠지만, 겉으로만 봤을 때는 청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몰랐을수도 있다. 그래서 농인과 그들의 삶에 관해 생각 이상으로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깨달았다. 얼마 전 가족이 무심코 ‘벙어리’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나 역시 그 말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표현이 농인과 그 가족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비하적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가족에게도 그런 말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세상이 크게 변한다는 것은 거창한 일만 의미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삶을 제대로 이해해보려는 마음, 무심코 사용하던 표현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경험, 그리고 이전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고 다정한 시선을 가지게 되는 것. 어쩌면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집의 언어』는 단순히 농인과 그들 가족의 삶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청인이 내가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던 언어와 소통, 그리고 세상의 기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책이었다. 그리고 내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남겨준 책이었다.
#그집의언어 #에세이 #책 #코다 #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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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코다의 이야기는 영화 <미라클 벨리에>와 <그래, 넌 보리>, 이길보라의 에세이 <우리는 코다입니다>를 보고 읽으면서 알게 됐다. 벨리에의 꿈과 보리의 소통 그리고 경계인으로 농인 가족과 청인 사회의 경계에서 되레 언어를 잃어버리는 그들의 현실적 괴리를 보면서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놀랍고 공감됐었다. 특히 찐한 현타가 있던 이길보라의 책이 그랬다. 그래서 이 책도 주저함이 없었을지도. 유슬기(유손생)는 농인 부모 사이에서 청인으로 태어난 코다로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수어 통역을 떠안으며 두 세계를 오갔다. 현재는 수어 통역사이자 유튜버, 작가로 활동하며 농인과 청인의 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그가 오간 두 경계의 이야기다.
경험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섣부름이나 관성적인 것들을 고민해야 함을 새삼 깨닫는다. 코다라는, 소리 때문에 만들어지는 경계가 작가의 정체성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미처 생각하지 않고 읽었다. 으레 내 좁은 시야로 코다의 삶에 공감한다고 착각했었다. '청각 장애'가 '언어 장애'와 어떤 관계인지, 어떤 체계로 구분되고 단순히 청인과 농인의 다름의 영역에서 어떤 인식으로 작동되는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과연 시끄러울 정도로 빠른 손놀림으로 대화를 하는 농인의 세계는 듣지 못하는 사람인 걸까 아니면 말하지 못하는 사람인 걸까. 세상과 다른 부모의 언어를 세상에 맞게 되돌려 주는 일을 도맡으면서 상대에게 듣지 못하는 것이지 말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 의미를 곱씹는다. 다른 언어를 가졌다는 건 다른 나라의 말을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걸. 작가의 고민과 결은 좀 다르지만,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보자면 학년 초 작성했던 가정환경 기록은 아이들에겐 낙인화 작업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는 곳, 부모의 학력과 직업으로 분류되고 자리가 정해지던 시절이 소환돼버렸다. 어쩌면 작가는 감추고 싶었던 부모의 장애를 자신이 나서서 알려야 하는 심정은 말해 무엇할까. 나 역시 부모 학력과 직업란에 뭐라고 써야 하는지 늘 고민했었다. 자영업이라 하지만 노동에 가까운 일이었고 초등 교육도 겨우 면한 부모의 학력을 반올림해 중학교 중퇴라고 꾸역꾸역 적어 넣었다. 월사금(수업료)이 없어 문턱에서 포기해야 했던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기엔 너무 어렸고. 여하튼 작가의 심정이 공감됐다.
57쪽
농인 아빠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손에 땀이 나고,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깊은 심호흡과 수없이 많은 문장을 연습하고 해결한 작가의 고단한 일상을 보면서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모른다는 핑계로 얼마나 무례해질 수 있는가를 깨닫는다. 작가는 농인과 청인의 세계에서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코다의 혼란과 외로움, 그리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는다. 그리고 다르다는 이유로 '불쌍하거나 대단한' 프레임에 가두는 사회의 인식을 꼬집는다.
듣는 사람은 피해 갈 수 있는 일들, 피싱 사기나 지하철 고장 음성 안내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은 마음을 크게 흔든다. 그런 경험은 작가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코다로서의 삶이 고단하지만 후회 없고 다정한 삶으로 이어지게 된다.
172쪽 이 책은 '코다'라는 낯선 정체성,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감각'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일을 건드리며, 농인 문화나 수어를 전혀 몰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오히려 모르는 채로 읽어야 더 선명하게 전달될지도 모르겠다. 다정함이란 소리 없이도 얼마나 크게 울릴 수 있는지 깨닫는다. #그집의언어 #유슬기 #티라미수더북 #서평 #책리뷰 #북플루언서 #에세이 #장애 #코다 #공감 #추천도서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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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티라미수 더북으로부터 해당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는 전남 수어 교육원에서 올해 초 수어를 배웠다. 사실 ‘농문화의 이해’ 같은 거창하고 바람직한 이유라기보다는, 조금 더 세속적인. ‘누구나 하지 못하는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싶다.’는 다분히 도취적인 동기 때문이었다. 작년 개봉했던 영화, <청설> 역시 나를 추동 시키는 것에 한몫했다. 그들이 손으로 표현하는 세상이, 표정과 웃음이, 나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 세계에 편입되고 싶다는 작은 열꽃이 번졌다. 처음 가자마자 청인이자 코다인 선생님께서는 ‘농문화의 이해’ 파트를 제일 먼저 강의해 주셨다. 농인과 청인이 각각 어떤 사람들을 뜻하는지, 그저 ‘못 듣는 사람’을 농인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농인은 그저 다른 언어 체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언어에 매여있지 않기 때문에 표현에 한계가 없는. 강의를 진행하는 중에도 수어를 계속 섞어 쓰시곤 해서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안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끝’, 세 개를 배우고 뿌듯한 웃음이 만연한 채로 첫 강의를 마쳤던 기억이 있다. <그 집의 언어>는 ‘코다’인 저자의 에세이, 어쩌면 그녀 인생(이 물론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길 수 있겠느냐마는)에 대한 기록. 참고로 나는 책을 읽고 눈물지은 지 꽤 오래되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는 자꾸 코끝이 시큰했다. 책에 묘사된 ‘보는 사랑’을 느낀다면 누구나 나처럼 반응할 것이다. <그 집의 언어>에서 괄목할만한 특징이라고 한다면 수어의 문법 체계를 그대로 적었다는 것인데,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의아할 수도 있다. 나는 그래도 수어를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다. - 수어를 배울 예정인, 배우고 있는, 혹은 수어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 독자 - <청설>, <코다> 등의 영화를 관람한 적 있는 독자 - ‘보는 세계’, ‘보는 사랑’에 대해, 또 그들에게 ‘듣는 세계’가 얼마나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
책은 저자가 아주 갓난아이였을 무렵, 그녀가 태어날 무렵부터 시작한다.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자꾸만 눈으로, 손으로 아이를 좇았던 농인 부모님에 대한 묘사가 참 잘 되어있다고 생각했다. 어찌 활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할진대도 큰 사랑이 느껴졌다. 익히 아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의 사랑이었기에 더 절절하게 다가왔다. 고요한 세상에서 손끝에 닿는 생명의 온도는, 그 감촉은, 그 박동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황홀함이나 전율 따위의 단어로는 아마 그 사랑을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오로지 그들의 눈빛과 표정에서 드러났을 뿐일 테다. 그리고 유슬기 작가의 유년기, 청소년기 시절이 뒤를 잇는다. 그녀는 청인의 세계와 농인의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어느 곳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다는 마음에 혼란스러워하며, 진정 어린아이처럼 굴기보다는 농인 부모님과 청인 세계를 잇는 교각의 역할을 수행하려 애를 쓰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한창 자아가 확립되며 ‘남들과 다른 것’에 예민할 시기에는 어머니를 이모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그녀의 마음이 어떤 종류의 것일지 감히 헤아리기 힘들었다. 그리고 “가.”라는 수어를 보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을 그녀 부모님의 마음도 어땠을지, 나는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나 역시도 어릴 적에는 장을 보러 갈 때조차 ‘캐리어를 끌고 가는 엄마’의 모습이 억척스러워 보여 모르는 척했던 기억이 무의식 건너편에 항상 보관되어 있으니까. 겨우 그런 이유로 부모님을 외면한 적이 있으니까.
저자는 농인인 부모님의 입과 귀가 되어주지만, 그 작은 손으로 그들의 눈과 귀를 막아주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들리는 무례한 세상의 잡음 같은 것을 막아선다. 그녀가 전달하는 건 거친 것을 사포질한 부드러움뿐이었을 것이다. 부모님께서 그녀를 그들의 방식으로 사랑했던 것만큼, 그녀 역시 그녀만의 방식으로 부모님을 사랑했음을. <그 집의 언어>를 읽으며 내내 곱씹었다.
듣는 세계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다. 특히나 ‘운전할 때’ 농인들이 겪을 어려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전라남도 최남단에서 경기도까지 장거리 운전을 할 때 나는 어떻게 했더라. 나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라 온갖 신변잡기를 재생해 놓는다. 우주에 대한 팟캐스트, 영화 리뷰, 샹송에서 팝, 경극에 이르기까지. 하지만 소리가 제거된 세상에서는 과연 어떤 식으로 지루함을 달래야 할까. 정말이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 외에도 공항에서, 지하철에서, 병원에서…. 이 세계는 절대 다수인 청인에게만 맞추어 설계된 듯, 농인의 편의란 전혀 고려치 않은 채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이 아무리 손짓으로 항의해 보았자,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세계에서 돌아오는 건 정당하게 받지 못하는 급여, 무례한 발언, 바라지 않았던 동정이었다. 우리는 이 같은 문제가 시사하는 바를 하루빨리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발을 돋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여전히 수어를 쓴다. 물론 기초반을 들은 지 3개월이나 지나 더이상 ‘초등학교’ 같은 단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맛있다], [나][여름][좋아한다][이유][비][좋아한다], [너][가장][소중하다][사람]/같은 자주 쓰는 단어(?)들은 꾸준히 써먹고, 꾸준히 기억하려 노력한다. 아마 이 책은 내 마음에 작고 은은한 불을 지폈기 때문에 어느 날 예고 없이 수어 중급반을 들으러 갈 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그래도 괜찮다. 한 번이라도 수어와 농문화를 만났다면 그 감각은 어딘가에 남는다.”라며 나같은 중도 포기자도, 아직 시도를 못해본 사람도 아울러 다독인다. 그녀는 마치 존재를 끊임없이 인식시켜주는 대변자의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경계인만이 할 수 있는, 양쪽을 모두 이을 수 있는. 책을 읽으며 내가 살아보지 못한, 인식조차 하지 못한, 이상향이거나 아포칼립스, 과거로부터 다가오지 않을 먼 미래까지 두루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 집의 언어>는 그러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단편적인 영화, 짧은 시간의 수업만으로는 다 알 수 없었던 진짜 세계의 이야기를. #그집의언어 #티라미수더북 #유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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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 집의 언어 책은 농인 부모와 청인(일반인) 자녀 사이에서 살아온 작가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다. 집에서는 수어가 자연스러운 언어였고, 사회에서는 한국어로 살아가야 했던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언어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책은 전반적으로 담담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과하게 감정을 끌어올리기보다 일상 속 경험들을 차분하게 풀어내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사회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통역자의 역할을 맡아야 했던 장면들은 눈물도 나고 인상깊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말을 하지 않으면 통하지 않아 답답한데, 한정된 언어로 그것도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는 가족들이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안쓰러우면서도 정말 어렵다고 생각했다. 언어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 그리고 그 안에서도 이어지는 애정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장애인 특히 농인에 대해 알게 되는 책이었고, 무겁기만 한 책은 아니고 저자의 에세이라 술술 읽힌다. 작가가 가족과 함께 살아온 시간들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많고, 문장도 어렵지 않아서 편하게 읽힌다. 다만 담담하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문득 울컥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억지 감동이 아니라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종류의 감정이었다. #리뷰어클럽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