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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에서는 1부에서 언급된 2부의 주인공인 소설가 이득지의 '압구정동(1부의 소설 속의 소설제목)'을 모방하는 범죄와 관련된 부분이 소설로 전개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1권에서 선보인 소설 속의 소설에서 범인이 밝혀지지 않듯 2부의 소설에서도 범인은 밝혀지지 않는다. 대부분이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는다면 소설 속에서 범인이 제발 잡히지 않기를 갈구하는 마음일 생길 것이다. 이렇게 보면 소설 속에서 한 주인공인 T(테러리스트의 이니셜)는 잡히지 않는 것이 순리일 지도 모르겠다.
그냥 무미건조하게 소설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부유층에 대한 범죄를 바라보는 우리 개개인의 인식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듯 하다. 이렇게 접근하면 부유층에 대한 테러는 부의 정당성에 대한 민주주의적 위협이라는 식의 부유층에 대한 동조를 하든가, 부유층에 대한 대리 테러를 통해 통쾌해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부에 대한 일침을 가하든가 하는 식으로 자기만의 논리를 구축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정작 이 '지금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란 이 소설 전체를 통해 이순원이 말하고자하는 바는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보면 이 소설의 마지막을 덮는 그 순간까지도 가슴답답함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는 못할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그들은(소설 속의 압구정동 사람들) 말했다. 한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자면 우선 그 사회를 지배하는 정신부터 건강해야 한다고, 그렇다면 그렇게 말하는 것이 그들의 건강인가. 진정 그것이 내가(압구정동을 향한 소설 속의 테러리스트) 실행하고 있는 테러의 가장 깊은 뿌리인가. 나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가진 자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와 적개심'으로 지금 이 테러를 실행하고 있는가. 내가 꿈꾸는 사회와 그들이 꿈꾸는 사회는 무엇이 같도 무엇이 다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