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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을 그린 영화들을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을 감독의 눈을 통해 그토록 아름답게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옛날 사람이거나 다른 나라 사람 혹은 관심이 없는 분야의 사람인데도 인생 전체의 흐름을 보여주면서 보는 사람에게 강한 여운을 남겨주는 역할. 이 영화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러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알면 알수록 놀라게 되는 사람이다. 옛날이라고는 해도 경제학을 전공하고 영화배우로 강한 인상을 남기다가 감독으로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면서도 인색한 평론이 적고, 제작자로도 작품을 밀어주는 사람. 1988년에 째즈 색소포니스트 찰리 파커의 이야기를 그렸다. 지금 보면 예전 영화는 화면이 정돈되고 사람들 역시 과하지 않게 연기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야기의 중심은 1950년대를 전후여서 자동차 모델, 사람들의 옷차림이 조금 구식으로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그 모든 것이 포래스트 휘태커의 연기로 아름답게 보인다. 요즘은 그냥 쉽게 이동하는 시간의 경계가 인물의 얼굴을 겹쳐서 현재에서 과거로 가는 게 인상적이다. 심벌즈와 CD가 날아가는 장면 역시 찰리의 인생과 음악을 동시에 나타내는 상징이 된다. 휘태커의 표정(특히 약물중독으로 인한 얼굴찡그림과 눈모양, 시선처리 등 세세한 부분까지)과 색소폰 연주장면은 마치 그가 연주자인 것처럼 집중해서 보게 된다. 흑인 음악가로 인정받기도 전에 시작한 마약은 그의 인생을 흔드는 첫단추가 된다. 15년이란 시간동안 감옥에도 여러 번 갔어야 하며, 건수를 올려야 하는 경찰관에게 항상 요주의 인물로 감시대상이 된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마약을 하는 동료의 이름을 건네라는 경찰의 이야기에 거절하는 그, 착한 유대인 학생같은 레드가 약을 주사하는 것을 보며 분노하며 혼내는 그, 아픈 딸을 보며 마약에 다시 손대지만 마약을 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그를 보며, 조금만 마음이 강했더라면, 그의 비밥연주를 더 화려하고 오랫동안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마약 대신 엄청난 술과 담배로 그에게 찾아온 위궤양, 간과 심장의 손상은 젊은 그가 나이들면서 점점 지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더 무겁게 그린다. 마음에 평안을 주는 챈과 아이들이 있어도 그의 인생의 중심은 무엇이였을까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여기다. 돈을 벌러 미국, 프랑스 등 어디든 짐을 꾸려 떠난다. 음반도 많이 내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거의 거의 없는. 그가 시벨리우스를 본 그 저택과 같은 집을 꿈꾸며 열심히 살아 그러한 집에서 살게 되지만, 정작 계속 떠나야 한다. 영화는 그의 나약하지만 강한 품성을 뿌리로 삼아 그의 신체적인 고통과 창작을 해야하는 정신적 갈등, 아버지이자 남편의 삶, 음악가의 모습,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충실히 담아낸다. 특히, 5중주를 구성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BIRD LAND에서 연주를 하며, 현악 협주단과도 연주하는 그를 우상화하지도 무조건적인 동정을 유발하지도 않으면서 그의 삶 자체를 응원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를 당연하게 전설로 생각하게 한다. 흑백차별이 있던 시대, 흑인아이가 뒷골목에서 생활하면서 얻은 나쁜 습관들이 음악가가 되어서도 그 시대 속에 휩쓸려 존경과 아쉬움을 동시에 받아야 했던 사람. 생활이 그를 현실에 두게 해도 음악을 표현하는 음색과 손가락 연주는 새처럼 자유로웠던 사람. 재즈에 관심이 없어도 한 남자가 음악을 걸고 보여주는 인생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