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법 오래전 이 책을 읽은터라 세세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어느밤 가득한 ★들 사이를 여행한 캄파넬라와 조반니의 이야기를 조금은 슬프게 만났던 기억이 있다.
덜컹덜컹, 덜컹덜컹. 그 작고 예쁜 기차는 바람에 나부끼는 하늘억새 속을, 하늘의 강물 속을, 푸르스름한 삼각표의 희미한 빛 속을 끝없이 달려갔습니다. p.42
아이들의 밤하늘 여행이라고 하면 반짝이는 ★들처럼 유쾌한 분위기를 지닐 법도 한데, 그 밤 두 아이의 여행은 아리고 서글프다. 거기에 몽환적인 글이 더해져 이야기를 다 읽을 즈음에는 나 역시 두 아이와 짧은 밤하늘 여행을 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러자 어딘가에서 ‘은하 정거장, 은하 정거장’하고 말하는 신비로운 목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눈앞이 번쩍 하고 환해지더니 마치 억만 마리 불똥꼴뚜기 빛을 단숨에 화석으로 만들어 하늘에 눌러 놓은 것처럼, 또는 다이아몬드 회사에서 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일부러 나오지 않는 척하며 숨겨 두었던 다이아몬드를 누군가가 갑자기 쏟아 흩뿌린 것처럼 눈앞이 화악 환해져서 조반니는 저도 모르게 몇 번이나 눈을 비볐습니다. 정신을 차렸더니 덜커덩덜커덩, 덜커덩덜커덩, 조반니가 탄 작은 기차가 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로 조반니는 작고 노란 전등이 늘어선 야간열차의 객실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기차 안은 파란 융단을 댄 의자가 텅 빈 채로 있었고, 맞은편 회색 페인트를 칠한 벽에는 놋쇠로 된 커다란 단추 두 개가 빛나고 있었습니다. p.37
이 책은 캄파넬라와의 관계, 아이들의 따돌림, 병든 어머니와 오랜 시간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와 같이 조반니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을 수도 있지만, 두 아이가 여행한, ★이 빼곡이 박힌 그 날 밤하늘에 대한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그 깨끗한 강물은 유리보다도 수소보다도 투명하고, 눈의 착각일까, 때때로 어른어른 보라색 작은 물결을 일으켰다가 무지개처럼 반짝반짝 빛났다가 하면서 소리도 없이 천천히 흘러갔고, 들판 여기저기에는 빛을 내뿜는 삼각표가 아름답게 서 있었습니다. 먼 것은 작게, 가까운 것은 크게, 먼 것은 주황이며 노랑으로 선명하게, 가까운 것은 푸르스름하고 조금 희미하게, 삼각형, 사각형, 또는 번개나 사슬 모양으로 늘어서 들판 가득 빛나고 있었습니다. 조반니는 가슴이 두근거려서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들판 가득한 파랑이며 주황이며 여러 가지 색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예쁜 삼각표들이 제각각 숨을 쉬듯 반짝반짝 반짝거리며 흔들렸습니다. pp.40-41
갑자기 기차 안이 하얗게 밝아졌습니다. 살펴보니 다이아몬드며 풀잎의 이슬이며 아름다운 것을 전부 모아 놓은 듯 눈부시게 빛나는 하늘의 강물이 소리도 없이 형태도 없이 흐르고 있었고 그 흐름 한가운데에 희미하고 파르스름한 빛을 내뿜는 섬이 보였습니다. 백조섬이었습니다. 평평한 꼭대기에는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멋진 하얀 십자가가 서 있었는데, 얼어붙은 북극의 구름으로 조각했다고 해야 할까, 상쾌한 금빛 띠를 머리에 이고 고요히, 그리고 우직하게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p.44
조반니와 캄파넬라는 열차 차장(왠지 은하철도 999의 눈만 반짝이던 차장 아저씨가 떠오르던), ★들 사이에서 새를 잡는 새잡이, 기울어져 가는 배에서 구조되지 못한 남매와 그 아이들을 데리고 온 청년을 만나기도 또 안녕을 고하기도 하며 짧은 여행을 계속한다. 갑작스런 여행이지만, 그래서 조금은 당황스러운 상황이지만 조반니는 캄파넬라와는 계속 함께라면 괜찮으리라 생각한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여행을 마칠 때까지 말이다.
“캄파넬라, 또 우리 둘만 남았어. 끝까지 함께 가자. 나는 이제 저 전갈처럼 다른 사람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 몸 같은 건 백 번 불에 타도 상관없어.” “응. 나도 그래.” 캄파넬라의 눈에는 맑은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p.121
하지만 끝까지 함께 하자던 조반니와 캄파넬라의 한여름 밤 은하여행은 안녕이라는 인사를 나눌 틈도 없이 긴 이별을 고하고 만다.
“캄파넬라, 우리 함께 가자.” 조반니가 이렇게 말하면서 뒤돌아보았더니 지금까지 캄파넬라가 앉아 있던 자리에는 검은 융단만 빛나고 있을 뿐, 캄파넬라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반니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큰 소리로 외치며 힘껏 가슴을 쳤습니다. 조반니는 목 놓아 울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이 갑자기 시커멓게 보였습니다. pp.122-123
조반니는 그저 잠시 꿈을 꾸었던 걸까? 캄파넬라와 함께 그 빛나는 ★들 사이를 여행한 것일까? 아니, 그것이 꿈이든 실제든 그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조반니의 마음 속에는 캄파넬라와의 여행이 그리고 반짝이던 은하여행이 계속 남아있을 테니 말이다.
조반니는 눈을 떴습니다. 언덕 수풀 속에, 조반니는 지쳐 잠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가슴은 이상하리만치 뜨거웠고 뺨에는 차가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p.123
다시 한번 만난 ‘은하철도의 밤’은 여전히 그 몽환적인 이야기만큼이나 아름답고 슬프게 남을 듯 하다.
*덧붙이는 말 하나. 이 책에는 ‘은하철도의 밤’ 외에도 ‘고양이 사무소’, ‘바람의 마타사부로’ 그리고 ‘주문이 많은 요리점’ 등 세 편의 이야기가 더 실려 있다. 두울 . 글을 쓰면서 '별'을 ★로 표현한 것은 센스쟁이 이웃님 '흙속에저바람속에'님께서 얼마전 쓰신 글에서의 표현을 빌어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 공기는 투명하여 마치 물처럼 거리와 상점 안을 흐르고, 가로등은 모두 새파란 전나무나 졸참나무 가지로 장식되고, 전기회사 앞 플라타너스 나무 여섯 그루에는 수없이 많은 꼬마전구가 켜져, 마치 인어의 도시처럼 보였습니다. p.30
캄파넬라는 그 깨끗한 모래를 한 줌 집어 손바닥에 펼쳐서, 손가락으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꿈을 꾸듯 말했습니다. “이 모래는 모두 수정이야. 안에서 작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어.” “그렇구나.” 대체 어디에서 그런 걸 배웠을까 생각하면서 조반니는 어렴풋이 대답했습니다. 강가의 자갈도 모두 투명한 수정이었습니다. 그중에는 토파즈도 있었는데 쪼글쪼글하게 주름이 진 것도 있고 귀퉁이에서 안개 같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사파이어도 있었습니다. p.50
“어라, 이거 굉장한데요. 이건 천국까지도 갈 수 있는 표로군요. 천국이 뭡니까, 어디든지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통행권입니다. 이런 걸 가지고 계시다니, 과연. 이런 불완전한 환상 제4차 은하철도를 타고도 어디든지 갈 수 있을 테니까요. 대단한 분이신가 보군요” p.69
강 하류 거너편 기슭에 파랗게 빛나는 무성한 숲이 보이고, 나뭇가지에는 잘 익어 붉게 빛나는 둥그런 열매가 가득 달려 있었습니다. 그 숲 한가운데 높이높이 삼각표가 서 있고 숲 속에서 오케스트라 종소리와 실로폰 소리가 섞인 말할 수 없이 깨끗한 음색이 녹는 듯 스며들 듯 바람을 타고 흘러 나왔습니다..(중략)..조용히 그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창밖으로 온통 밝은 노랑과 엷은 녹색 들판이 융단처럼 펼쳐졌습니다. 새하얀 밀랍 같은 이슬이 태양을 어루만지고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pp.83-84
“나는 이제 저런 거대한 어둠 속이라 해도 무섭지 않아. 반드시 진정한 행복을 찾으러 갈 거야. 끝없이 어디까지라도 우리 함께 가자.” p.122 |
|
<은하철도의 밤>
미야자와 겐지 저/ 김동근 역 소와다리/ 2015년 7월 15일
걸작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 』의 원작 소설
기차가 어둠을 헤 치고 은하 수를건너면 우주 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네 행복찾는 나그네에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엄마잃은 소년에 가슴엔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은하철도 999
기차는 은하수 건너서 밝은빛에 바다로 끝없는 레일위엔 햇빛이 부서지네 꿈을쫏는 방랑자의 가슴에선 찬바람 잃고 엄마잃은 소년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차있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은하철도 999
<은하철도의 밤> 가난 때문에 따돌림을 받지만 꿋꿋하게 견뎌내는 외로운 소년 조반니. 아침에는 신문을 돌리고 저녁에는 인쇄소에서 일을 하며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은하수 축제가 열리는 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조반니는 혼자 뒷동산에 올라 축제가 한창인 마을을 내려다본다. 그때 은하수가 펼쳐진 별하늘 아래 누운 조반니 앞에 눈부신 빛을 내뿜는 은하열차가 나타난다. 열차에는 조반니의 유일한 단짝친구 캄파넬라가 타고 있었다. 둘은 별을 정거장 삼아 신비한 빛을 발하는 은하수를 건너며 여러 여행자들과 만나고 깨달음을 얻는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온 조반니는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음을 알게 된다. 무슨 뜻밖의 사건이 벌어진걸까?
이 책을 읽으며 어렸을 때 너무나 즐겨 보았던 <은하철도 999> 라는 만화영화가 생각이 났다. 이 책은 실제로 그 만화영화를 원작으로 한 것이다. 만화영화에서는 다소 촌스럽지만 엄마를 찾아 은하 여행을 떠나는 철이와 메텔..아..언제적 만화영화였는지..다시 그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 책 덕분에 추억 속 잊고 있었던 만화 영화 주제가도 들어보고 등장인물 사진도 찾아보고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은하철도 999 에서 철이와 메텔, 차장의 모습>
미야자와 겐지
일본의 대표적인 동화 작가이자 시인이면서 농예과학자. 이와테 현 하나마키 시의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일본의 시조라 할 수 있는 단가를 짓기 시작한 겐지는 열여덟 살 무렵부터 동화를 지어 형제들에게 읽어 주었다고 한다. 1921년에는 무작정 도쿄로 상경하여 동화를 창작했는데, 겐지 동화의 초고는 대부분 이 시기에 씌어졌다. 이후 농업 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계속하였는데, 생명 존중 사상과 공생(共生)의 행복관을 담아내던 겐지의 동화들은 당시 주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배타적이던 일본에서는 외면당한다. 결국 겐지의 동화는 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늑막염으로 생을 마친다.
그러나 사후 7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일본 열도는 '겐지 붐'이라고 할 만큼 열광적인 독자군이 형성되어 있으며, 그의 작품은 일본 교과서에 오랫동안 수록되어 정서적 영감을 불어넣을 만큼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겐지의 작품이 현대 사회에 대한 환멸감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대표작으로는 『쥐돌이 쳇』, 『주문이 많은 요리점』, 『바람의 마타사부로』, 『은하 철도의 밤』, 『첼로 켜는 고슈』, 『카이로 단장』 『미야자와 겐지 전집 1,2』등이 있다. [옛날TV] 추억의 만화 OST - 은하철도999 (ver.2)https://www.youtube.com/watch?v=PLLvHARZUGE
|
|
<은하철도의 밤>은 1인 출판사로 알려진 소와다리에서 1934년 초판본 오리지널 표지 디자인을 복각한 책이다. 눈이 가로읽기에 익숙하다보니 세로읽기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서 생각보다 읽는데 오래 걸렸다. 하지만 초판본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간직하고 있어서 세로읽기가 신선한 경험으로 다가왔고 그로인해 소장가치가 더 느껴지는 책이다. 목차순서는 은하철도의 밤 고양이 사무소 바람의 마타사부로 주문이 많은 요리점 4가지의 단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은하철도의 밤>은 기계몸을 찾아 기차를 타고 우주 정거장을 여행하는 철이와 메텔이 주인공인 인기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다. 불우한 환경속에 소외된 소년 조반니가 친구 캄파넬라와 함께 우주 정거장을 꿈속에서 여행하는 이야기 이다. 미야자와 겐지는 만 37살의 젊은 나이에 사망하였기에 작품은 안타깝게 미완성으로 남아버렸다. 읽다보면 공백이나 판독이 불가능한 부분도 있어서 읽고 나서도 여러가지 상상과 궁금증을 자아낸다. 어느 작은 관공소에 관한 환상이라는 부제의 <고양이 사무소>는 고양이들이 사람처럼 역사와 지리를 조사하는 사무소에서 일한다는 귀여운 상상의 소설이다. 흔히 길고양이들이 모여있으면 회의를 한다고들 하는데 앞으로 고양이 무리를 보면 이 <고양이 사무소>가 생각날것 같다. 주인공인 부뚜막 고양이 역시 조반니처럼 고양이 사무소의 고양이들 무리에서 미움을 사고 소외되는 고양이다. 부뚜막 고양이는 여름에 태어나 거죽이 얇은 탓에 추워서 부뚜막에 들어가서 자다보니 몸이 언제나 그을음으로 지저분한 너구리를 닮은 고양이이다. 거죽이 얇아서 일까, 일은 잘하지만 못된 고양이들과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상처에 아파하는 모습이 한없이 여려서 안스럽다. 인간 사회의 이기심을 묘사하고 있는데 장부까지 빼앗기고 음해를 당하는 부분에서 부조리함이 극에 달한다. "너희들 무슨 짓을 하는 게냐? 이래서는 지리니 역사니 필요 없을 터. 다 그만 둬. 해산을 명한다!" 마지막에 말그대로 정의의 사자가 등장했을때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실제로 정의의 사자가 존재하면 좋으련만.. 세상에는 억울하고 불공정한 일들이 참 많다. <주문이 많은 요리점>은 그림 형제의 동화 같기도하고 기묘한 이야기 느낌의 짧은 소설이다. 바람이 쌩 하고 불어오고 풀은 쏴아쏴아, 나뭇잎은 바스락바스락, 나무는 덜거덕덜거덕 소리를 냈습니다. 소설 전반에 의성어를 많이 사용해서 전설의 고향같이 으스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딘지 웃긴 분위기가 공존한다. 원문 의성어는 어떨지 궁금하다. 조반니, 부뚜막 고양이, 마타사부로는 어딘지 소외된 환경속에 외로움을 간직한 인물들이다. 미야자와 겐지 자신의 내면이 투영된 주인공들이지 않나 싶다. 놀라운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한편으로는 여린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국주의와 극우주의 사상이 팽배하던 시기에 이렇게 서정적인 작품을 썼다니 정말 놀랍다. 여름밤에 보면 더 좋은, 환상적인 세계로 안내해줄 <은하철도의 밤> 이었다. |
| 은하열차를 타고 떠난다는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예요. 동명의 뮤지컬을 보고 원작 소설이 읽어보고싶어서 샀는데 초판본 디자인이라 읽는 시간은 좀 오래걸렸지만 감성 있고 소장가치 있어서 좋았어요. 동화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어서 좋았어요 |
|
최근에 <은하철도의 밤> 도서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을 봐서 원작이 궁금해져 구매했습니다 초판본 버전이라 세로로 글씨가 써있고 뒤에서부터 읽어야 해서 읽는데 오래 걸릴 것 같아요 독서하기에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소장용으로는 좋을 것 같습니다 |
|
국내에서 미야자와 겐지 하면 은하철도999에 의해 은하철도의 밤을 떠올리겠으나, 나는 그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로 처음 접했다. 물론 어릴 적, 어쩌다보니 은하철도999를 보았지만. 당시에 미야자와 겐지? 알리가 없지. 은하철도999가 '틀'인 시대에 태어난 나는, 미야자와 겐지를 나루토 질풍전 자막 13op으로 알았다. '소나기에도 지지 않고 ニワカ雨ニモマケズ'를 듣고, '비에도 지지 않고 雨ニモマケズ'를 읽어보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나 문득, 어릴 적 봤던 은하철도999와 '은하철도의 밤'이 떠오른 것이다. 그의 시, 비에도 지지 않고를 좋아하던 미성숙한 청소년이, 성인이 되어 다시금 떠올려, 어쩌다보니 은하철도의 밤을 우철 세로읽기로 읽어보겠다 다짐해버린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이 판본은 참 감사할 따름. 소와다리는 뭐랄까, 고등학생 때 도서부 활동에서 어쩌다보니 접했던 출판사인데, 뭔가 책들을 살펴보다보면 형언하기 어려운 애정이 서려있다. 그래서,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좋다. 그냥 좋다. 책도, 출판사도, 그냥 다 좋았다. 우철 세로읽기로 읽는 게 적응하기 어려운 것만 빼고. ㅋㅋㅋㅋ. |
|
한번에 책들을 많이 구입을 해서 언제쯤 읽을수 있을지 모르지만 "은하철도 999"의 원작이라는 글에 원작은 어떤 느낌의 내용이 들어있는지 너무 궁금해서 구입을 했습니다. 일본식으로 나열되어 있는 책이 너무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가로식이 아니라 세로식의 나열된 글귀들....정말 매력적입니다. 원작의 내용은 미완결이라고 하는데 애니메이션과 어떻게 다른지 너무 궁금합니다. |
|
소와다리의 레트로 판본을 보고 나중에 꼭 구매하리라 결심. 여자친구에게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성공하길 바란다. 단편들은 전에 다른 책으로 읽은 터인데 동화적 감수성이 아픔과 슬픔을 모두 감싼 채 흐르도록 한다. 미야자와 겐지가 생을 마칠 때까지 수차례나 고치고 애착을 가졌다는 만큼 이야기는 미완결이나 심층은 이미 완결되어 있는 듯하다. 유려한 문체를 통한 몽환적인 무드가 이 단편의 정념을 끌어가는 게 특징이다. 더러 난해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작가가 추구한 상상세계를 함께 탐색해본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겐 더 매력적인 우주의 비밀로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
|
은하철도 999의 팬으로서 은하철도의 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여려 출판사에서 번역본을 내놨지만 그중 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소와다리에서 출판한 초판본 디자인 채용본이었다. 하지만 구매를 결정하는데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책이 좌우 반전으로 구성된데다가 인쇄가 세로줄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판본 디자인에 대한 엄청난 갈망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했다. 일본어 전공자의 번역인 만큼 번역은 훌륭하다. 비록 일본어는 모르지만, 여타 번역서에서 보이는 어색한 표현이나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세로줄 인쇄를 읽는것은 생각보다 훨씬 고역이었다. 일반적인 서적의 독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좌우 반전과 세로줄의 어색함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못할 환상에 대해 서술하는 이 책의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리며, 텍스트에 좀더 집중하는데 도움이 된것같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세로 인쇄에 대한 어색함 때문에 구입을 주저할 것이다. 하지만 은하철도 999 세대라면 얼마전 타계하신 김용 선생님의 작품도 접했을 것이다. 그때 그시절 김용 선생님의 작품도 세로 인쇄이지 않은가? 많이 어색하지만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