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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치부를 드러내 놓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술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들어진 책이 『기억으로 다시 쓰는 역사』다. 이 책에 실린 것은 강제로 끌려간 아홉 분의 조선인 군위안부의 증언록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2000년 일본군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의 한국위원회 증언팀의 발로 뛴 성과에 의해 아홉 분의 증언이 아주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한 차례의 방문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 차례에 걸친 설득과 방문 등을 통해 만들어진 역사의 기록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1990년 창설되어 10년 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인권회복을 위해 활동했다. 그러나 일본은 1965년에 체결된 하니일조약으로 인해 모든 과거는 청산됐고, 도의적인 책임으로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와 국민기금을 내놓고 있다며 거부했다. 여전히 일본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범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2000년 일본군 서노예 전범 국제 법정이 열렸다. 물론, 이 법정이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양심이 기초가 된 도덕적 법정이었다. 이 국제법정을 기념하기 위한 논문집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표지에서 독자를 향해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할머니는 여느 인자한 할머니의 모습에 다름이 아니다. 그녀의 이름은 김학순. 그러나 그녀는 1991년 최초로 위안부 경험을 증언한 분이고, 1997년에 고인이 됐다. 이 책에 증언이 실린 아홉 분 중에 어떤 분은 사진이 있고, 어떤 분은 얼굴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사진이나 이름조차도 가명으로 도니 분도 계시지만, 사진을 봐서는 참으로 인자한 시골 할머니의 인상이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굴이다. 그러나 그분들이 속내는 숯 검둥이보다 더 검게 타 있고, 그로 인해 가족도 없고 잦은 병치레로 고생하는 이들도 있다.
눈물로 범벅이 돼야만 하는 증언들, 말하기 싫은 치욕의 순간이라 물어도 다른 화제로 말을 옮기며 얼버무려지는 증언들, 인간 이하로서의 잔학성, 그 속에서 싹텄던 순간적인 사랑의 이야기, 가족, 그리고 멸시와 외로움. 그런 것들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최소한의 증언을 함으로써 사라져 버린 역사를 증언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점점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암울했던 역사나 치욕의 역사는 땅속에 묻어 두고 덮어 버림으로써 그 역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냉정하게 다루어야만 역사적 교훈으로써 가치가 있는 것이다. 기억으로 다시 쓰는 이 증언록으로 인해 우리의 왜곡된 현대사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겠다. [인상깊은구절] 내가 자식도 자식같이 한 번 못 낳아보고 남편도 남편같이 한 번 만내가 못 살아보고, 이 세상을 내가 짓밟히고 살아온 걸 생각하면 분해서, 분해서 못 살겠십니더. 지금도 부르르 떨리고, 그 말 나오면 속이 떨리고, 옛날에 우리 남편이 그래가지고 날 내쫓고, 그 동네에 가면 소문이 남아 있으니 사람들이 날 꺼린다구요. |
| 우리역사에서 씻지 못할 36년의 세월... 그 순간에서 눈물로 지세워야 했던 분들... 그러고는 광복을 했다. 그리고 6.25가 터지고 남북은 갈라졌으며 계속 이되로이다. 그 중에 아픔을 가지고 있는 분들 정신대 할머니... 강제로 끌려가고 이송되서 치욕적인 일을 당하고 죄인처럼 살아야 했던 분들... 그리고 어두운 모두의 과거. 36년의 세월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갔다. 아픈 상처만을 남기고 간것이다. 일본인들은 그 상처가 정당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미안함도 없다. 용서를 빌어야 할 사람들이 우리가 잘못한 듯 말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김활란씨나 그외에 저명한 여류인사들은 정신대로 끌려가야만 우리가 일본에게 은혜를 갚는 것중 하나라고 말했다. 근데 그녀들은 애국자인양 칭송받고 있다. 그런 말을 해놓고서도 아무 뉘우침도 없이 자신의 책에서조차 정당한듯 어쩔 수 없었다는 듯 말하는 것은 전혀 죄책감이라는 것은 없었던가.. 학교안에서 여학생 몇 명을 정신대로 보내지 않으며 학교는 위험해 진다느니 거짓말을 해놓고서 그것은 다 거짓말이였으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죄없는 사람을 죽여놓고는 그런 치욕적인 사람들이 훌륭한 사람들... 그녀들이 받았던 상들 다 회수해야 하고, 제대로된 평가를 해주면 어떠할지... 역사는 다시 순환되는 것 같다. 사라지는 듯 하면서도 다시 보여지고, 역사의 한면을 통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비교해 볼 수도 있고, 아픔이였던 것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기쁨이였던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순환... 끝없이 돌고 돈다. 연결된 고리는 지금의 해결에 열쇠가 되고 실마리가 된다. 정신대 할머니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해결해야 함이다. 하지만 마음에 남은 아픔은 씻겨지기가 힘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