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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경계를 허무는 작은 질문으로 지식을 융합한다고 하였으나, 결코 작은 질문이 아닌 것이, 문학, 말, 자연, 과학, 역사, 예술, 신화까지 경계를 허무는 질문이 140가지 반복된다. 숨 가쁘게 이어진다. 질문 한 가지, 한 가지를 따라가며 질문하고 답을 구하다 보면 흐뭇하다가, 유쾌하다가, 가끔 지끈거리기도 한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꼭 필요한 지식과 교양을 얻어, 나만의 방식으로 내 안에 축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두텁게 사고를 확장해 나가는 일은 결국 독자의 몫! 일곱의 장으로 구분했지만, 사람마다 관심사나 경험, 원하는 지식이 다르니 그냥 아무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을 일이다. 작가는 배경지식을 늘리려면 기본적으로 궁금증과 호기심이 필요하고, 이는 어떻게 질문하는가와 연결된다는 말도 곁들인다. 나는 우선 ‘백석과 운동주가 똑같이 사랑한 시인이 누구일까?’에 눈길이 먼저 갔다. 백석과 윤동주, 이름만으로도 벅찬,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들이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일까? 백석과 윤동주의 시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단다. 백석은 시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 ‘프랑시스 잠과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불러냈고, 윤동주 역시 ‘별 헤는 밤’에서 그 둘,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시인을 호출하고 있었다. 작가가 그리 비교하여 보여주니 그제야 겨우 알겠다, 그랬구나, 그랬어. 우리가 살면서 이러한 지식 하나 모른다 해서 죽고 살 일은 아니다, 할 수 있으나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이런 사소할 수 있는 지식을 앎으로써 상대와 관계가 돈독해진다고 하면 더할 나위 없이 만세가 되는 거다. 관계와 소통을 엮어주고 연결해 주는 배경지식이다. 그리고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라는 시에는 바람벽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바람벽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바람-벽은 『건설』 방이나 칸살의 옆을 둘러막은 둘레의 벽, 이라 설명하고 있다. ≪이병주, 지리산≫의 ‘눈 속의 흙을 파서 벽칠을 하니 바람벽이 되었고, 그 위에 또 나무를 가로 걸쳐 짚을 이으니 지붕이 되었다.’로 예를 들며. 이상하다는 의혹이 생긴다. 작가는 분명 바람벽의 바람은 ‘바람風’이 아니라 ‘벽壁’의 순우리말이며, 그러니까 역전앞이나 처갓집 등처럼 동어반복인 단어라고 알려주었다. 또 궁금해진 질문은 ‘왜 비엔나커피일까?’이다. 크림과 설탕을 얹은 커피가 처음 등장한 것은 1683년 빈에서란다. 오스만 사람들이 마시는 카베를 보고 본 떠 진한 에스프레소를 생크림으로 덮은 ‘비엔나커피’였단다.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에서 봉창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읽다 보니 덩달아 궁금해졌다. 작가가 15년 동안 궁글리고, 뒤집고, 밀고, 갖고 놀았다는 질문이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한옥 구조에서, 집 안에 창호지를 바르지 않은 창이 있는데 그게 봉창이다. 벽에 자그마하니 구멍을 뚫은 형태로 그저 날짐승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살대를 엮을 뿐 따로 창호지를 바르지는 않았고, 봉창은 주로 부엌 등에서 연기를 배출시키기 위해 만든 작은 환기창이라고 한다. 한옥에서 부엌은 대체로 방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자다가 갈 일이 없다. 그러니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것은 누가 봐도 엉뚱한 행동일 수밖에. 그렇다면 ‘사람이 살고 싶어 하는 이상향은 어떤 곳일까?’라는 질문은 과연 어떠한가. 오랜 세월 사람들이 꿈꾸며 입에서 입으로 전한 이상향은, 동양에서는 주로 ‘낙원’으로, 서양에서는 ‘파라다이스’로 표현되었다. 먼저 오손 웰스의 영화 <시민 케인>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등장 하는 제나두. 제나두는 실재하는 곳으로 북경에서 북쪽으로 270km 떨어진 내몽골 자치구 정란기에 있었다. 현재는 허물어진 성벽만 남아 있으니, 더 이상 눈으로 볼 수 없게 되어 사람들의 상상 속에 더욱 완벽한 이상향이 되었다. 그리고 바벨탑. 잘 알려진 것처럼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등장하는데, 바벨은 히브리어로 ‘신의 문’이라는 뜻으로 세상 최초의 영웅인 ‘님로드’가 세운 도시였다. 바벨탑을 신화나 상상 속 건물로 여길 수 있지만 많은 고고학자와 역사학자, 건축학자들은 고대의 건축물로 믿고 있다. 다음은 이니스프리. 예이츠의 시 ‘이니스프리의 호수 섬’에 나온 이상향이 ‘이니스프리’다. 아일랜드어로 ‘자유의 섬’이라는 뜻이며 호수 주변의 무인도 중 하나였다. 자본주의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던 런던에 살고 있던 예이츠라서, 무인도에 가서 작은 오두막집을 짓고, 콩밭을 일구고, 호수의 물이 나지막이 찰랑대는 소리를 들으며 살고 싶다고 하지 않았을까? 무릉도원도 빼놓을 수 없다. ‘복숭아꽃 피는 마을’인 중국 신화에 처음 등장하며, 실재하는 곤륜산을 의미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아닌 신선이 사는 곳이다. 그곳의 주인은 서왕모로 아름다운 여신으로 등장하는데, 그녀가 영원히 죽지 않고 늙지 않는 비결은 곤륜산에 있는 복숭아나무 덕분이었다. 이 신화를 낙원 사상으로 승화한 주인공은 1600년 전 동진 시대의 시인 도연명이었다. 그저 모든 사람이 서로 격려하며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해가 저물면 돌아가 함께 쉴 수 있는 곳으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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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하루 보내는 일상이란 대부분 무심히 보내는 것들을 발 걸어 넘어뜨리는 데서 촉발된다고 하겠다. 작가는 보고 들은 것들을 그냥 무심히 넘기지 않고 그것을 살붙혀 질문이라는 보따리로 구체화 한 것들을 담고 있다. 곧 그 질문들이 종자가 되어 지식으로 이 우주에 다시 피어나게 되며 그 씨앗과 연관된 자료들을 모아모아서 본 도서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책을 다 읽어갈 때 쯤 나도 질문에 대한 반사작용들이 스멀스멀 몸부림치는 기분을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