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토준지의 공포만화 중 소용돌이라는 만화가 있다. 그것과 너무 흡사한 배경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나는 모두에게 외면당했다. 우선 결정화와 소용돌이 저주는 일정한 규칙이 없다 .가만히 있으면 걸린다고 하지만 불명확한게 사실이다. 그리고 불특정하게 아무나 걸린다. 누구는 걸리고 누구는 안걸리고 그런게 아니라 랜덤..그리고 결정적으로 해결책이 없다. 해피앤딩을 많이 보아온 사람이라면 두 작품 모두 황당 그 자체일 것이다. 크리스탈 월드에서는 숲과 사람이 결정화 되는 세상을 소용돌이에서는 숲은 꼬이고 사람도 꼬이고 달팽이도 되고 당췌 해결책은 없고 속수무책인데.. 그 와중에 무언가 필이 꽂힌 주인공들의 분발...그런 것을 볼 수 있다. |
| 아름다움과 장엄함이 절멸과 엉겨붙어 있는 데카당스를 접했을 때, 사람은 두 가지 부류로, 모세 앞의 홍해가 갈라지듯이, 좌악 나뉘게 된다. 첫째번 종류는, 역시 불나비처럼 그 미적인 파멸로 날아들어 버리는 사람들. 크리스탈 월드의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 둘째번은, 그 자석과도 같은 힘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다가 반작용으로 다른 절멸에 대면하게 되는 사람들. 크리스탈 월드의 방관자적 화자, 그리고 하루끼의 '쥐'도. 사람은 이 둘 중 어느쪽이든 스스로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은. 보석 속에 농축된 시간의 영롱한 빛과 끔찍한 파멸 사이의 긴장관계, 그리고 그 이질적인 어울림은 단연 이 소설의 백미. |
| 솔직히 얘기하면 그리폰북스 시리즈중에 리뷰 쓰기가 제일 힘든 내용의 책이다. 소개에 나온 바에 의하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감각적인 내용전개와 인간정신의 내밀한 심리와 우주를 연계하며 독자의 숨을 조이고 초현실주의 기법을 써서 SF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되있으나, 내공이 일천한 이 독자의 눈꺼풀을 끌어내려 밤시간 동안 결정화 시킨적이 많았던 것을 어찌하랴. 숲의 결정화는 암과 닮아 있다. 생장과 쇠퇴와 죽음을 반복하는 정상적인 세포와는 달리 불멸의 암세포는 결국 비대해져 자신을 포함하고 있는 전체인 그 개체를 궁극적으로 종말에 이르게 하고 만다. 웬지 오존층의 점점 넓어지는 구멍과 과다한 이산화탄소의 발생에 기인한 지구의 온난화에 의한 시스템의 붕괴가 오버랩된다. 크리스탈 월드는 특정한 시공간이라기 보다는 파충류와 공룡이 직면했던 또는 인간이 맞닥뜨리게될 파괴에 대한 경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