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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의 의미를 새기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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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문학을 다룬 책을 몇 차례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한문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많은 것을 얻지는 못했지만 무언가 울림을 느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은 정민, 안대희님께서 태학산문선 발간사에서 “옛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그때 그들이 했던 고민은 지금 우리와 무관한 것일까? 혹 그들의 글쓰기에서 지금 우리의 문제에 접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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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문학을 다룬 책을 몇 차례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한문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기 때문에 많은 것을 얻지는 못했지만 무언가 울림을 느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은 정민, 안대희님께서 태학산문선 발간사에서 “옛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그때 그들이 했던 고민은 지금 우리와 무관한 것일까? 혹 그들의 글쓰기에서 지금 우리의 문제에 접근하는 실마리를 열 수는 없을까?(4쪽)”라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을 것 같습니다. 두 분은 진정한 의미의 ‘옛날’이란 언제나 살아있는 ‘지금’일 뿐이므로 옛글과의 만남이 우리의 나태해진 정신과 무뎌진 감수성을 일깨우는 가슴 설레는 만남의 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심노숭 산문선 <눈물이란 무엇인가>를 읽게 된 동기는 옛사람들이 슬픔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찾아가다가 읽게 된 전송열교수님의 <옛사람들의 눈물>에서 소개하고 있는 심노숭의 ‘눈물이란 무엇인가(淚原)’라는 글의 일부를 읽고 놀랐기 때문에 그 원문을 읽어보고자 해서입니다. 심노숭은 상사(喪事)가 생겨 초빈(草殯)으로부터 시묘(侍墓)에 이르기까지 어떤 때는 한 번 곡하고도 눈물이 나다가 어떤 때는 천백 번 곡해도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을 때가 있음을 기이하게 여겨 그 연유에 따져본 글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눈물은 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마음(심장)에 있는 것인가?(51쪽)”라는 의문으로부터 글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당시 우리의 의학수준으로 해부학이나 생리학에 대한 지식이 없을 때이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심노숭이 찾아들어가는 과정은 다분히 철학적이지만 과학적이기도 합니다. 다만 동양의학이 뇌의 기능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정신이라고 보이는 마음이 뇌가 아니라 심장에 있다고 추정하고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라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마음을 비유하자면 땅이고 눈은 구름이다. 눈물은 그 사이에 있으니 비유하자면 비와 같다.”고 한 점입니다. 얼마 전에 읽은 <마르코스와 안토니우스 할아버지>에서 인용하고 있는 멕시코 설화에서 세상을 만든 신들의 꿈인 구름들 가운데 하나가 “자신들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어떻게 해서 세상을 만든 신들이 자신들로 변했는지 떠올리게 되었다. 그러자 그 구름의 고통이 눈물로 변했다. 일곱 번째 구름은 그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최초의 신들은 일곱이었는데, 일곱 구름은 바로 땅을 위한 빛이 되려고 했던 신들의 바람이고 소망이었던 것이다.(75쪽)”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 눈물이 비가 되었다는 점에서 심노숭의 생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노숭은 기(氣)의 감응으로 비가 하늘에서 내리는 것이므로 “눈물은 마음으로부터 나오고 또 눈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52쪽)”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어떻습니까? 멋있는 해석이 아닙니까? 자신이 “제사에 임해서 곡(哭)을 해서 눈물을 흘리면 제를 지냈다고 여겼고 그렇지 않으면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과 같다고 여겼으며, 때때로 느꺼움이 있어 눈물이 나면 신이 내 곁에 왔구나라 여기고, 그렇지 않으면 황천길이 멀구나하고 생각했다.(53쪽)”고 하니 조금은 지나침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고인을 생각함에 있어 진심으로 애도하면 뜻이 통하여 눈물이 나온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심노숭이 이처럼 슬픔과 눈물에 대하여 깊이 천착한 것은 “아내를 잃고 너무 슬퍼하는 자는 세상에서 비웃는 까닭에 아내를 잃은 자는 풍속을 두려워하여 그 슬픔을 숨긴다.(17쪽)”던 조선조에서 무려 26제의 시와 23편의 문을 남겨 아내를 애도하였다고 해서 참으로 독특하다고 합니다만, 그만큼 감성이 풍부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심노숭의 산문집을 옮긴 김영진교수님의 해제라고 할 ‘심노숭론-조선 후기 한 문인의 독왕고래(獨往孤來)’를 보면
심노숭은 역대 문인 가운데 소동파와 원진․백거이를 가장 흠모했다고 합니다. 심노숭(沈魯崇)의 본관은 청송(靑松), 자는 태등(泰登)으로 효종 때 영의정을 지낸 심지원(沈之源)의 7대손이라고 합니다. 부친은 영·정조 연간의 문신이며 정변록(定辨錄)이란 당론서를 남긴 심낙수(沈樂洙)입니다. 1790년 진사가 되었으나 1801년부터 6년간 경상남도 기장에 유배되는 등 정치적 격랑 속에 불우한 장년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김영진교수님은 한문으로 쓰여진 심노숭의 산문들 가운데 47편을 골라 우리말로 옮기고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문에서 인용하고 있는 고사 혹은 옛문인에 대한 설명도 각주로 달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책의 말미에는 원문을 붙여 대조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47편의 글은 제1부 도망문, 제2부 인물전과 일화, 제3부 산해필희, 제4부 문예론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옛사람들의 눈물>에서도 소개드렸습니다만, 도망문(悼亡文)은 돌아가신 분을 애도하는 글입니다. 때로는 형식적으로 짓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만, 조선 후기로 내려오면서는 도망문이 문예문으로의 완성도를 갖추어 갔다고 하는데, 심노숭의 도망문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눈물이란 무엇인가’에서 토로하고 있는 것처럼 제사 때나 죽은 이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가지고 있는 죽은 이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담아 진실한 감정으로 죽은 이를 기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그의 도망문에 담겨있기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죽은 아내에 대한 심노숭의 절절함은 아내와 이별한 지 24년이 지나 55세라는 만년에 아내의 무덤을 찾아 ‘현감 부임 길에 다시 아내 무덤 앞에 서서’라는 글에서 여전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2부 인물전과 일화에서는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기록문으로 들은 이야기에 자신의 생각을 짧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제3부 산해필희(山海筆戱)는 “평생 바둑, 장기 잡희(雜戱) 등을 알지 못하더니 궁하게 지냄에 할 일도 없고 근심으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두려워 몸을 움츠리기도 하여 이러한 것을 잊기 위해 한결같이 붓에다 부치미 이 또한 희(戱)일 뿐이다. 산과 바다 사이에 거처가 있어 기록한 것을 ‘산해필희(山海筆戱)’라 이름한다”고 적은 서두처럼 요샛말로 하면 꽁트에 해당하는 글도 있고, 신변잡기에 해당하는 글도 있습니다만, 앞서 2부에서처럼 인물을 평하는데 있어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다소 감정이 실린 듯한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대립이 심각하던 시절에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근래 벼슬길의 병폐’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벼슬자리가 특정집단에 의하여 장악되고 있는 점을 과감하게 지적한 것은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4부는 요샛말로 평론이 될 것 같습니다. 시, 문학,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고 있는데, 예를 들면 “나는 또 시는 마땅히 심력(心力)을 써야지 기력(氣力)을 써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였다. 기력을 쓰면 자취가 남고, 자취가 남으면 중정화평의 도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시작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상반되는 견해를 가진 아우 태첨과 논쟁을 즐긴 것 같습니다. 단원의 속화에 대한 그의 견해도 재미있습니다. “속화(俗畵)는 화가의 화재(畵材) 가운데 가장 하류의 것이다. 이런 까닭에 비록 빼어난 가량을 발휘해도 사람들이 다 천시한다. 하지만 진실로 묘(妙)의 경지에 나갔다면 산수화이든 속화이든 가릴게 무엇이 있는가?”라고 하였으니 예술에 대하여 열려있는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겠습니다.



y*****2 2011.07.03.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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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문인 심노숭의 소품문을 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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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지식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애써 피했고, 설사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어려서부터 과거 공부를 하느라 한문을 능숙하게 쓸 수 있도록 익혀야 했기에, 자신의 생각을 한문으로 번역하여 기록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게 여겼다. 조선 후기의 문인 심노숭(1762~1837)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자취가 춘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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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의 지식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애써 피했고, 설사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어려서부터 과거 공부를 하느라 한문을 능숙하게 쓸 수 있도록 익혀야 했기에, 자신의 생각을 한문으로 번역하여 기록하는 것 역시 자연스럽게 여겼다. 조선 후기의 문인 심노숭(1762~1837)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자취가 춘몽처럼 스러질까봐 76년의 인생 역정을 집요하리만큼 꼼꼼하게 기록’했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지나온 역사와 당대의 정치와 인물들에 대해서도 방대한 양의 기록을 남겨놓았’지만, 심노숭의 글들은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야 발굴되어 소개되었다고 한다.


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특히 ‘동갑내기 아내 전주 이씨를 잃고, 이후 2년여 동안 그녀를 애도하는 작품’을 적지 않게 남겼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형식적인 애도사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문득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낸 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를 잃고 너무 슬퍼하는 자는 세상에서 비웃는 까닭에 아내를 잃은 자는 풍속을 두려워하여 그 슬픔을 숨긴다.” 이러한 내용이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일반적인 입장이었기에, '무려 26제의 시와 23편의 문을 남겨 아내를 애도하였'던 심노숭의 기록이 지닌 남다른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겠다. <눈물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 역시 아내를 잃은 슬픔에 대해 기록한 '눈물의 근원(淚原)'이란 글의 내용에서 취한 것이다.


유가의 경전이나 역대 문인들의 격조 있는 글들과 달리, 자신의 일상을 가볍게 소묘하듯이 기록한 글들을 이른바 ‘소품체(小品體)’ 산문이라고 한다. 격식과 내용을 따지는 정통 한문의 문체와 달리 소품문을 통해 글쓴 이의 자유로운 생각을 표출할 수 있다는 점을 그 특징으로 꼽는다. 하지만 소품체의 글들이 과거에는 도움이 되지 않다고 여겨, 당시 왕이었던 정조는 당대 지식인들에게 고문 위주의 문체를 사용하도록 이른바 ‘문체반정(文體反正)’이란 정책을 시도하였다. 그로 인해 누군가는 이를 어겼다고 하여 관리들에게 반성문을 제출하게 하거나, 심지어 소품체의 글을 쓴 사람들에게 과거 응시 기회를 박탈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던 것이다.


정통적인 문체를 중시했던 아우(심노암)에게 ‘소설체’ 혹은 ‘소품전기가의 본색’이라는 평을 들었던 신노숭의 글들이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까닭을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이해된다. 방대한 기록을 남긴만큼 심노숭의 글들은 다양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일상을 소대로 한 서정문과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소품문들’을 위주로 선택해서 현대어로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다. 1부에서는 아내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는 내용을 담은 ‘도망문(悼亡文)’이 수록되어 있으며,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사람들의 일화는 ‘인물전과 일화’라는 제목으로 2부에서 다루고 있다. 이밖에도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 ‘산해필희’(3부)와 문학에 대한 내용을 취한 ‘문예론’(4부)이 수록되어 있으며, 책의 말미에는 한자 원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   https://cafe.daum.net/Allwithbooks   )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i*****n 2026.07.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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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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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론 시파에 속한 저자가 31세된 동갑나기 사랑하는 아내 전주 이씨를 잃고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여 잠도 못 이루다가 슬픔을 잊으려 많은 애도하는 작품을 남겼다. 아내가 죽은 지 30여년이 지난 후까지 도망문을 남겼는데 저자가 재혼을 했는지 정보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요사이 속설에 상처를 하면 울다가 화장실에 몰래 가서 웃는다는 말도 있는데 무척이나 아내를 못 잊고 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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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론 시파에 속한 저자가 31세된 동갑나기 사랑하는 아내 전주 이씨를 잃고 그녀의 죽음을 슬퍼하여 잠도 못 이루다가 슬픔을 잊으려 많은 애도하는 작품을 남겼다. 아내가 죽은 지 30여년이 지난 후까지 도망문을 남겼는데 저자가 재혼을 했는지 정보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요사이 속설에 상처를 하면 울다가 화장실에 몰래 가서 웃는다는 말도 있는데 무척이나 아내를 못 잊고 있다. 저자는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산 사람이고 지금은 내 고향 부산에 속한 기장으로 귀양왔었다니 어쩐지 호감이 느껴져 구입해 읽어보았다. '아내를 잃고 너무 슬퍼하는 자는 세상에서 비웃는 까닭에 아내를 잃은 자는 풍속을 두려워하여 그 슬픔을 숨긴다(p. 17)고 하였는데 야사에 따르면 조선 초기에는 아내를 잃고 슬피 울다가 들키자 어머니가 죽었다고 하고 어머니를 멀리 보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조선 후기는 이제 변화의 세기로 들어섰나 보다. 1998년 12월 12일 KBS 역사스페셜에서 '조선판, 사랑과 영혼-400년 전의 편지'란 제목으로 경북 안동 정상동의 남자의 무덤에서 그의 아내가 한글로 애절한 사랑의 글을 남긴 것이 발견되었는데 조선시대에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과 달리 부부간에 진한 사랑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억불숭유로 불교를 억압하였지만 양반중의 양반인 저자도 불교에 관심을 가지고 능엄경을 본따 '눈물이란 무엇인가'(p.51)를 지은 것을 보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리라. 율곡 이이도 모친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금강산의 절에서 입산수도한 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조선시대에도 불교가 그렇게 먼 곳에 있은 것은 아닌 듯하다. '김석주의 뛰어난 처방'(p. 108-109)에 보면 미수 허목과 부자처방 이야기가 나오는데 전에 듣기로는 우암 송시열과 미수 허목의 이야기로 들은 적이 있어 그럴 듯하게 재생산되는 듯하다. 그리고 '기장 바둑돌'(p.121-122)에 보면 조선시대 공물을 바치려 고생한 민중들의 삶이 보인다.

[인상깊은구절]
작자는 내가 느꺼움이 있어 눈물이 날 때면 아내의 응함도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아내가 죽은 지 얼마 안된 지금, 잠자고 밥먹을 때에만 아내가 그리워 눈물 흘리고 아내를 만나는 게 아니라, 먼 훗날 풍악이 난만할 때, 관청업무를 볼 때, 술·바둑을 즐기다가도 무언가에 자극받아 아내를 떠올리고 그 느꺼움에 눈물이 나면 아내의 넋은 이를 것이라면서, '느꺼움이 있는 그 순간 아내는 늘 자기곁에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s******t 2001.04.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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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에게 속되다고 핀잔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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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은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했나. 그러한 엄숙한 기준을 거쳐야만 고아하고 품격있는 글이 탄생한다.   그런 지은이도 동생에게는 가볍다고 계속 핀잔을 들어야 했단다. 아마 지금의 글과 말을 고인이 본다면 도로 무덤에 들어갈 것이다.   약한 백성들을 향한 깊은 동정심이 그렇지 하지만한 풍류에 대한 짙은 동경이 그리고, 사별한 부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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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들은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했나.

그러한 엄숙한 기준을 거쳐야만 고아하고 품격있는 글이 탄생한다.

 

그런 지은이도 동생에게는 가볍다고 계속 핀잔을 들어야 했단다.

아마 지금의 글과 말을 고인이 본다면 도로 무덤에 들어갈 것이다.

 

약한 백성들을 향한 깊은 동정심이

그렇지 하지만한 풍류에 대한 짙은 동경이

그리고, 사별한 부인에 대한 애절한 사랑이

눈물을 짓게 한다.

 

l*******m 2009.06.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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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글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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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대한 두려움 못지 않게 한자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는 우리 선인들의 글들이 해석된 책을 TV 프로그램이라는 수단이 아니었다면 알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도 우연히 본 프로그램은 철지난 옛고서를 만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문인을 현재에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책을 읽고 난 지금..오 이런 행운이 싶다. 진정한 마음이란 역시 시대에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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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대한 두려움 못지 않게 한자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는 우리 선인들의 글들이 해석된 책을 TV 프로그램이라는 수단이 아니었다면 알 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이도 우연히 본 프로그램은 철지난 옛고서를 만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문인을 현재에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책을 읽고 난 지금..오 이런 행운이 싶다. 진정한 마음이란 역시 시대에 국한 되는 것도 아니며, 사회 관습이나 세습에 뭍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때도 사람은 살았고, 그 사람은 그 시대에 맡는 향취는 냈던 것이다. 그렇게 사람의 향기는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단어로 남았고, 그 글들은 현재의 시선으로 다시 해석되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진정성에 대한 질문은 역시 정확하고 변하지 않는 격언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진실의 언어로 시대를 넘어 사람들에게 여운을 남긴다. 한 자 한 자 자신의 아내에 대한 여운을 남기고 있는 우리 선조 심노숭의 글들은 그 동안 아무 생각없이 잊어버리고 있었던 우리의 옛글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오래간만에 절실한 글에 가슴이 울먹인다.
c******e 2003.09.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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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표현에 충실한 글맛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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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표현에 충실한 글맛을 누린다심노숭沈魯崇(1762~1837)은 정조와 순조 연간의 학자이자 문인이다. 자신이 지나온 삶의 자취가 춘몽처럼 스러질까 봐 76년의 인생 역정을 집요하리만큼 꼼꼼하게 기록한 사람이다. 그는 지나온 역사와 당대의 정치와 인물들에 대해서도 방대한 양의 기록들을 남겨놓았다.   심노숭이 활동했던 조선 후기는 경제활동의 변화를 바탕으로 한 신흥 세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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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표현에 충실한 글맛을 누린다

심노숭沈魯崇(1762~1837)은 정조와 순조 연간의 학자이자 문인이다. 자신이 지나온 삶의 자취가 춘몽처럼 스러질까 봐 76년의 인생 역정을 집요하리만큼 꼼꼼하게 기록한 사람이다. 그는 지나온 역사와 당대의 정치와 인물들에 대해서도 방대한 양의 기록들을 남겨놓았다.

 

심노숭이 활동했던 조선 후기는 경제활동의 변화를 바탕으로 한 신흥 세력의 등장과 성리학의 폐해 북학파를 선두로 한 실학의 대두 등과 같은 국내의 변화물결과 청나라의 대두로 인해 중국과의 국제교류에서도 새로운 사상과 문학, 서학西學의 유입 등으로 인하여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되는 시기였다.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게 정조의 문체반정이 대두 될 만큼 문단에서도 변화가 진행되었다.

 

심노숭은 이 시기 대표적 문체반정의 대상이 되었던 김려·이옥·강이천 같은 문인들과 성균관에서 가까이 교유하고 있었으며, 그 문학 성향에서도 일정하게 이들과 공통되는 면모들이 보이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저서나 편저로는 문집 효전산고야사총서 대동패림등이 남아 있다.

 

이 책 '눈물은 무엇인가'는 그의 기록들 중 '효전산고'에서 간추려 뽑아 번역하여 도망문, 인물전과 일화, 산해필희, 문예론으로 분류하여 엮은 책이다.

 

부인을 잃고 지었던 여러 편들의 글 속에 구구절절 등장하는 애틋한 마음을 담은 도망문悼亡文을 비롯하여 그의 작품들에는 자신이 일상을 살아가며 보고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보인다. 그 다양한 감정의 표현은 기쁨과 웃음, 노함과 꾸짖음이 모두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저변에는 발랄함과 강개함, 유연함이 깔려 그만의 개성적인 문체를 만들어 내었다.

 

심노숭이 부인을 잃고 그를 슬퍼하는 마음을 눈물에 비추어 쓴 글 淚原눈물이란 무엇인가를 보면 박지원의 '눈물은 배우는 게 아니다'라는 글이 저절로 떠오른다. 두 글 모두 눈물을 주제로 한 글로 눈물에 담긴 슬픔을 담아내는 것은 같으나 글이 주는 느낌은 많은 차이가 있다. 심노숭의 눈물은 슬픔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절절한 마음의 상태를 담았다면 박지원의 눈물은 그 슬픔을 어느 정도 이겨내고 난 이후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에 이른 담담함을 느끼게 한다. 눈물에 관한 이 두 글은 함께 읽어도 좋을 명문장이다.

 

'눈물은 무엇인가'에 등장하는 심노숭 산문에서 주목되는 점 중에 하나는 대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감상성感傷性의 농후함이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다른 문인들의 작품에는 유례가 없을 정도라는 점이다. 문체반정의 대상이 되었던 패사소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자신의 문학의 토대로 삼았던 것은 아닌가 싶다. 딱딱하고 규격에 갇힌 글보다는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는 글이 가지는 장점을 통해 글의 새로운 힘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m*****8 2016.10.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