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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년 여름, 나는 니스에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여행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어딘가에서 나를 불러낸 것 같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비행기에 올랐고, 코트다쥐르의 햇살 속에 내던져졌을 때, 나는 비로소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어떤 감각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남프랑스의 빛은 달랐다. 한국의 여름 햇살이 짓누르듯 내리꽂힌다면, 니스의 빛은 스며들었다. 낡은 돌벽 사이로, 지중해의 물결 위로, 좁은 골목의 색 바랜 덧문 틈 사이로 빛은 조용히 파고들었다. 그 빛 아래 서 있으면 시간이 다르게 흘렀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그냥 흘렀다. 내가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나를 통과해 가는 느낌이었다. 니스의 아침은 재래시장에서 시작됐다. 쿠르 살레야 꽃시의 라벤더 향이 공기 속에 번지고, 노란 미모사와 붉은 토마토가 쌓인 좌판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무 언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존재하기 위해 걸었다. 그것이 남프랑스가 내게 처음으로 가르쳐 준 것이었다. 마티스 미술관 앞에 섰을 때, 나는 특별한 기대를 품지 않았다. 미술관이라면 이미 숱하게 다녀왔고, 작품은 늘 액자 안에 갇혀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 안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무언가가 달랐다. 마티스의 색은 그림 바깥으 로 흘러넘쳐 있었다. 그것은 캔버스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공간 전체를 물들였다. 파랗고, 붉고, 노란 세계. 이성보다 먼저 몸이 반응했다. 가슴 어딘가가조여들었고, 이유도 모른 채 눈이 뜨거워졌다. 그는 단순히 그림을 그린 게 아니었다. 빛으로 공간을 다시 쓰고 있었다. 수술 후 병상에서도 가위와 색종이로 세계를 재구성했다는 그 이야기가, 미술관의 조용한 복도 속에서 갑자기 생생하게 와닿았다. 몸이 불편해도 손끝에서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예술이구나. 그것이 삶이구나. 그날 오후, 마르크 샤갈의 세계 속에도 잠시 들어갔다. 전쟁과 망명, 사랑과 상 실을 지나온 한 인간이 남프랑스의 빛 속에서 완성한 색채의 서사. 샤갈의 그림 앞에서 나는 어린 시절의 어떤 꿈을 불현듯 떠올렸다. 기억이란 이상하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색 앞에서 갑자기 깨어난다. 기억은 사 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언제부터 침묵을 두려워하게 되었을까. 여행 중 하루, 세낭크 수도원으로 향하는 길을 달렸다. 고르드의 절벽 마을을 지나 라벤더 밭이 이어지는 좁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 수도원이 나타난다. 보랏빛 라벤더 너머 회색 돌벽의 수도원. 그 순간을 말로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 거기서 보면 안 다. 수백 년 전 수도사들이 쌓아 올린 그 돌벽 앞에서, 나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그것은 위압감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아주 오래된 것들만이 줄 수 있는 고요한 안도감. 이 벽은 나보다 훨씬 오래 여기 있었고, 나보다 훨씬 오래 여기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앞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초라함이 아닌, 해방감을 느꼈다. 수도원 안으로 들어서면 소리가 사라진다. 아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돌이 숨 쉬는 소리, 빛이 바닥 위에 내려앉는 소리, 수백 년의 시간이 벽 속에서 삭아가는 소리. 침묵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침묵은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거기서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 알 것 같았다. 도시의 삶은 늘 무언가를 채우라고 요구한다. 시간을 채우고, 일정을 채우고, 피드를 채우고. 그런데 세낭크 의 그 고요한 돌 안에서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비워야 들린다는 것을, 아무것도 없어야 보인다는 것을. 니스의 마지막 날 저녁, 나는 해변에 한참 앉아 있었다. 지중해는 그림엽서 속 바다와 달랐다. 그것은 파도가 검은 자갈을 쓸어내리는 소리, 저물어가는 빛이 수면 위에 부서지는 방식, 수평 선 너머로 사라지는 마지막 붉음,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문장처럼 느껴졌다. 그 문장의 의미를 나는 완전히 해독하지 못했다. 아마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이해되지 않아도 감동받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예술과 자연이 공통으로 가진 힘이니까. 르코르뷔지에가 이 바다를 사랑했다는 것이, 그리고 이 바다로 돌아갔다는 것이 그날 저녁에야 비로소 이해됐다. 이 바다는 그냥 바다가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내려놓을 수 있는 곳, 위대한 건축가도, 유명한 화가도, 평범한 여행자도 결국 같은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는 곳. 그 앞에 서면 누구나 그냥 '한 사람'이 된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내내 창밖을 바라봤다. 구름 아래 어딘가에 그 빛이, 그 돌이, 그 침묵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 건축가들과 디자이너들이 남프랑스를 여행하며 기록한 책.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은 남프랑스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잠들어 있던 기억을 깨우는 것 같았다. 마티스 채플의 빛, 르 코르뷔지에의 흔적, 수도원의 침묵, 고르드와 에즈와 생폴드방스의 골목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글자가 아니라 냄새와 온도와 질감이 느껴졌다. 라벤더 향, 돌이 품은 따뜻함, 지중해 바람의 짭조름함. 그것들이 손에 잡힐 듯 되살아났다. 책은 내게 여행을 권하지 않았다. 대신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나는 지금 무엇을 경험하며 살고 있 는가. 데이터와 이미지가 경험을 대신하는 시대. 우리는 여행지의 사진을 보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킨다. 하지만 세낭크 수도원의 돌벽 앞에서 멈추지 않고는, 그 고요가 어떻게 가슴 안쪽까지 스며드는지 를 알 수 없다. 지중해의 자갈 위에 실제로 앉아보지 않고는, 파도가 돌을 쓸어내리는 그 진동이 왜 눈물겨운지 를 알 수 없다. |
프랑스 지중해, 이탈리아 국경 근처 (니스 지방)에 있는 도시, 여섯명의 건축가, 예술가들이 만나 수도원, 마을, 미술관, 유명건축가의 건축물, 도서관, 성곽 등등을 둘러본다. 주저자인 김종진 저자의 서포트로 출발했으며, 다른 작가들은 각자가 느낀 바를 사진과 함께 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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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 #빛의바다 #코트다쥐르 #돌빛숲그리고코트다쥐르 #에세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공간을 단순히 용적과 가격으로 환산하는 고밀도 도시의 삶에서, 우리는 종종 '실재하는 감각'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스마트폰 화면 속 화려한 여행지 이미지는 넘쳐나지만, 정작 그곳의 공기와 질감이 주는 떨림은 증발해 버린 시대죠. 이러한 갈증 속에서 만난 <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는 제목만큼이나 담백하고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책은 김종진 교수님을 비롯하여 김현진, 강명훈, 심근영, 박소현, 양승수, 장형남 등 건축과 조경, 인테리어 각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일곱 분의 전문가가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각자의 전문 분야는 다르지만, 남프랑스의 찬란한 빛과 거친 돌벽 앞에서 마주한 사유의 궤적은 마치 한 사람의 일기처럼 정갈하게 이어집니다. 역자 없이 저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만으로 채워진 이 기록은, 단순한 가이드북을 넘어선 공간 미학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책은 마티스와 샤갈이 사랑한 코트다쥐르의 푸른 해변부터, 르코르뷔지에의 소박한 오두막 '카바농', 그리고 침묵의 건축이라 불리는 시토회 수도원들을 차례로 훑어갑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12세기 수도사들이 세운 '남프랑스의 세 자매' 수도원을 다루는 장입니다. 화려한 장식을 배제하고 오직 비례와 빛, 그리고 라임스톤의 질감만으로 신성을 구현한 르 토로네나 세낭크 수도원의 풍경은 현대 건축가들에게도 여전히 거대한 영감의 원천입니다. 저자들은 마티스가 로사리오 채플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구현하려 했던 '영적인 빛'이나, 르코르뷔지에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4평 남짓한 공간의 의미를 집요하게 추적합니다. 이는 단순한 관광지 방문이 아니라, 공간이 인간의 내면과 어떻게 공명하는지를 탐구하는 치열한 감각의 복원 작업입니다.
저 역시 몇 해 전 남프랑스의 아를과 엑상프로방스를 여행하며 느꼈던 기이한 평온함이 떠오릅니다. 특히 척박한 바위산 위에 세워진 마을 '고르드'에서 바라본 석양은, 지중해 특유의 건조한 공기와 뒤섞여 잊을 수 없는 색감을 선사했습니다. 당시 저는 그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 애썼지만, 나중에 확인한 이미지들은 실제 돌벽에서 뿜어져 나오던 온기와 바람의 냄새를 전혀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의 저자들이 "무엇이 절실해서 이토록 먼 거리를 가는 것일까"라고 자문하는 대목에서 무릎을 쳤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의 묘미는 과거의 유산에만 머물지 않고 루마 아를이나 뮤셈 같은 현대 건축물까지 아우르며 시간의 켜를 읽어낸다는 점에 있습니다. 로마 시대의 흔적 위에 현대적인 금속 외장재가 덧입혀진 풍경은, 프랑스 역사가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장기 지속'의 시간관을 공간적으로 시각화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12세기의 수도원이 20세기 거장 르코르뷔지에의 라 투레트 수도원에 영감을 주었듯, 남프랑스의 빛은 시대를 관통하며 지성인들의 감각을 자극해왔습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과도하게 학술적으로 풀이하기보다, 공간 앞에서 북받쳐 오르는 감정이나 삶에 대한 반추를 통해 독자의 내면으로 시선을 돌리게 합니다. <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는 일상에 매몰되어 감각이 무뎌진 이들, 혹은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건축과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식견이 없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이 책은 전문 지식을 뽐내기보다, 우리가 잊고 지낸 '보는 방식'과 '느끼는 마음'을 되찾아주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렘을 안고 읽기에도 좋고, 일과에 지친 저녁 조용히 차 한 잔과 함께 넘기며 마음속에 나만의 '내면의 풍경'을 그려보기에도 더할 나위 없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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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프랑스하면 아름다운 에펠탑이 서있는 파리가 떠오릅니다. 파리는 맛있는 음식과 와인, 아름다운 예술 작품, 고풍스러운 건물 등 즐길거리가 많아서 며칠이 아니라 몇 달을 살아봐야 파리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보다 자연이 더 좋다면 프랑스 남부에 있는 코트다쥐르도 고려해 볼 수 있네요. 지중해와 접해있는 남부는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햇볕만 쬐어도 기분이 좋을것 같아요.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프랑스 남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네요. '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 의 저자는 코트다쥐르 지역을 여행하면서 이 책을 썼습니다. 마티스는 야수파의 창시자입니다. 이전까지의 그림은 그리스 로마 신화나 성경, 역사화 등이 많았는데 미의 기준은 누가 봐도 동의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야수파 그림은 강렬한 원색을 사용하면서 그림체도 투박한데 그냥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것 같아요. 기존의 관점에서는 어색할 수 있지만 야수파의 그림을 보다보면 원시의 힘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남부에는 마티스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말년에 마티스는 건강 문제로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없어서 색종이로 오려서 붙이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회화 뿐만 아니라 이러한 종이 작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죽는 순간까지도 예술을 포기할 수 없었던 예술가의 집념이 느껴지네요. 현대 건축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은 르코르뷔지에입니다. 예전에 롱샹 성당 사진을 보면서 기존의 성당과 무척 다른 파격적인 모습이면서도 아름다워서 감탄을 하였는데 이 성당을 만든 사람이 르코르뷔지에라고 해서 관심 있게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르코르뷔지에도 남부에 살면서 거의 매일 수영을 하였네요. 의사가 건강을 위해 수영을 하지 말라고 하였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수영을 하다가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였습니다. 르코르뷔지에의 무덤은 특별한 것이 없는데 대서양 바다가 내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 자신이 좋아하는 바다를 실컷 보고있는것 같아 다행이네요. 프랑스는 가톨릭 국가로 종교 혁명이 일어났을때 신교도들을 박해하였습니다. 가톨릭의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오랜 세월 동안 각 지역의 중심에 자리잡은 성당은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남프랑스에는 세 자매라고 불리기도 하는 수도원이 있습니다. 바로 르 토로네 수도원, 실바칸 수도원, 세낭크 수도원인데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도 수도원에 들어가는 순간 경건함을 느낄 것입니다. 바깥의 시끄럽고 떠들썩한 분위기와 달리 수도원 안에 들어가면 조용해지는데 잠시 동안이지만 머리에 가득차 있던 걱정과 고민을 내려놓고 나오면 좋을것 같네요. 고흐와 고갱, 피카소도 프랑스 남부에 머물렀던 것을 보면 남부 지역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무언가가 있나봐요. 저자의 여행 경로를 따라가면서 풍부한 사진을 볼 수 있어서 코트다쥐르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여행을 가게되면 책에 소개된 성당과 수도원은 꼭한번 가봐야 겠네요.
#남프랑스 #빛의바다 #코트다쥐르 #돌빛숲그리고코트다쥐르 #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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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꼭 가보고 싶은 여행이 있어요. 바로 지중해 여행인데요. 유럽,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대륙에 둘러 쌓인 에메랄드빛 바다를 영상으로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렸고, 그 뒤로 내내 짝사랑에 빠진 사람마냥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해안 도시를 거니는 꿈을 꾸고 있네요. 예술과 낭만으로 가득찬 해안 도시와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직접 마주한다면 어떤 느낌일지, 무척 기대하고 있어요. 여행은 늘, 가기 전이 가장 설레는 법이니까요. '오직 남프랑스에서 마주하는 예술적인 풍경'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 있네요. 똑같은 장소지만 목적에 따라 완전 새로운 여행의 묘미를 보여주네요. 《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는 단순히 남프랑스를 여행하는 에세이가 아니라 일곱 명의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예술 기행서네요. 효형출판과 갈렌가의 합작으로 '남프랑스의 빛 : 빛을 향한 건축 예술 순례'라는 학술 기행이 만들어졌고, 건축도시전문대학원 김종진 교수가 인솔자가 되어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가든 디자이너, 출판사 디렉터, 여행사 대표가 아흐레 동안 같이 했던 답사 이야기라고 하네요. 이 책은 일곱 밤의 여행을 기반으로 하지만 여러 방문지 가운데 인상 깊은 장소들을 선별했고, 각 장소들의 위치는 첫 장에 나와 있는 남프랑스 지도를 참고하면 될 것 같아요. 지도 위에 14군데 장소가 표시되어 있어서, 마티스 박물관과 샤갈 미술관이 있는 니스, 로스차일드 빌라가 있는 생장카프페라, 높은 절벽 위에 자리잡은 중세시대 성벽 마을 에즈, 르코르뷔지에 무덤과 그의 작은 오두막 카바뇽, 아일랜드 출신 건축가인 아일린 그레이가 설계한 해안 빌라 E-1027이 있는 로크브륀-카프-마르탱, 코트다쥐르의 바다를 품은 마을 멍통과 중세 시대의 요새 마을 생폴드방스, 마그재단 미술관과 마티스 채플이 있는 벙스, 빛을 향한 순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르 토로네 수도원과 실바칸 수도원, 세낭크 수도원, 현대 건축기술인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정점을 보여주는 유니테 다비타시옹과 유럽·지중해 문명 박물관 뮤셈, 복합 문화 공간인 레독스가 있는 마르세유, 현대적인 초대형 복합 문화 예술 단지인 루마 아를이 있는 아를, 현대 미술관이자 미디어 도서관인 카레 다르가 있는 님까지 특별한 장소들을 만날 수 있네요. 남프랑스라고 하면 지중해 푸른 바다만을 떠올렸는데, 일곱 명의 전문가들이 일곱 개의 시선으로 남프랑스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네요. 남프랑스를 사랑한 예술가 마티스, 샤갈의 삶과 발자취 그리고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물을 비롯한 빛의 건축 순례는 무척 특별하게 느껴졌네요. 예술과 건축의 거장들이 왜 남프랑스를 사랑했는지,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예술이 일상이 되는 공간의 아름다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는 계기였네요. "마을 꼭대기의 정원에 도착했을 때, 시야는 단번에 열렸다. 발아래로 코트다쥐르가 펼쳐졌다. ··· 에즈의 아치 아래를 지나 다시 골목으로 내려오는 길, 해는 서서히 기울고 있었다. 빛은 돌담에 스며들며 마을을 가장 아름답게 드러낸다. 이곳이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을 끌어당긴 이유는 아마도 이런 '순간의 축적' 때문일 것이다. 에즈는 나에게 질문을 남긴다. 공간은 사람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오르며 살아왔는가. 그리고 그 끝에서, 어떤 절망을 마주하게 되는가. 멍통이 삶의 온기를 알려주었다면, 에즈는 삶의 무게를 상기시켰다. 에즈를 떠나면 생각했다. 좋은 공간은 결국 사람을 자기 자신에게 데려다 놓는다고. 절벽 위의 작은 마을에서, 나는 단시 한번 내가 걸어온 길을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 (252-253p)
#돌빛숲그리고코트다쥐르#김종진#김현진#강명훈#심근영#박소현#양승수#장형남#효형출판#오직남프랑스에서마주하는예술적인풍경#남프랑스#빛의바다#코트다쥐르#에세이#예술기행#예술대중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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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 중 한 곳인 코트다쥐르는 현재도 관광지로 인기있는 곳이지만 과거 예술가나 유명인사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었던 것 같다. 빛의 바다라 불러도 좋을 코트다쥐르의 매력에 빠져 이곳을 찾았고 이곳에 체류하며 예술 활동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에세이가 바로 『돌, 빛, 숲 그리고 코트다쥐르』이다. 온화한 기후와 따뜻한 햇살, 푸른 바다의 매력까지 소유한 남프랑스에서 체류했던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 이야기까지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예술 기행 또는 문화 기행의 일환으로 봐도 좋을 책이다. 예전에 TV를 통해서 남프랑스에 있는 유명 화가의 미술관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보면 미술관, 박물관은 물론 수도원과 세계적인 부호의 빌라(우리나라의 주거 형태인 빌라가 아니라 저택이라고 불러야 할 고급 주택이다), 유명 건축가의 무덤, 교회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장소들이 나오며 동시에 코트다쥐르는 물론 남프랑스의 대표적인 소도시들도 함께 소개함으로써 실제로 이곳을 여행할 사람들에게 예술과 문화 기행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는 여행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가 될거란 생각도 든다. 장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제법 많이 실려 있다는 점도 이 책이 좋았던 이유다. 사실 남프랑스를 떠올리면 푸른 바다,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 매력적인 소도시 정도만 생각했고 수도원에 관심을 갖진 못했는데 이 책에선 수도원이 소개된다는 점이 흥미롭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소개된 수도원들이 종교와 관계없이 한번 찾아가보고 싶을 정도로 건축물 자체도 굉장히 멋스럽게 느껴졌다. 예술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이 책이 지나치게 예술적인 부분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프랑스의 풍경에 주목하며 그곳에서 머물렀던, 그리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유명인사들의 흔적을 잘 소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프랑스를 사랑했던 예술가들이 왜 이곳으로 찾아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예술가가 아닌 나 역시도 알 것 같았던 그런 책이다. #돌빛숲그리고코트다쥐르 #김종진 #효형출판 #리뷰어스클럽 #남프랑스 #빛의바다 #코트다쥐르 #에세이 #프랑스여행 #남프랑스여행 #예술적풍경 #책 #독서 #도서리뷰 #책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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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을 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위대한 건축가의 자존심, 실험정신, 그리고 약간의 고집을 함께 따라가는 일이다. 51p 얼마 전 군산 여행 책을 읽으며 르코르뷔지에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습니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인 르코르뷔지에가 김중업 건축가의 스승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이 책은 효형출판사 기획으로 건축, 인테리어, 공간 전문가들이 모여 르코르비지에의 흔적과 남 프랑스의 빛을 쫓는 여행의 기록입니다. 대표저자는 김종진 교수로 건대 건축도시전문대학원 교수라고 합니다. 사진으로 영상으로 볼 수 있음에도 떠나는 여행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그 어떤 사진보다, 그 어떤 영상보다, 그 어떤 글보다 경험은 더 큰 가치를 가진다. 실재와 그것을 표현하고 묘사하는 매체는 서로 다른 차원에 있다. 살아 있는 감각과 실제 경험은 간접 매체가 흉내 내기 어렵다. 그것은 눈으로, 귀로, 코로, 입으로, 피부로 파고드는 생명의 감각이고, 의식과 무의식과 기억과 하나 되는 현실이다. 그래서 공간은 때로 감미로운 소나타처럼, 때로 웅장한 교향곡처럼 우리의 내면을 파고들고 영혼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11p 프롤로그 우리는 결국 직접 공간을 경험하고 싶어, 그 낯섬에 우리를 던져놓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제 버킷 리스트 중에도 남프랑스가 있습니다. 남프랑스의 빛이 궁금하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은 찬란한 남 프랑스의 빛보다는 침묵, 고요와 경건한 빛에 집중하신 거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고 남 프랑스를 간다면 꼭 이곳의 수도원들을 포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직접 그 공간을 마주해 보고 싶네요. 르 토로네 수도원, 세낭크 수도원, 살바칸 수도원 출처 입력 이 수도원의 돌들은 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물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지를 보여준다. 이것은 시대를 초월한 현대적인 건축이다. 빛과 그림자는 이 진실의 건축을 선포하는 대변자들이다. 르코르뷔지에 저자는 르 토로네 수도원의 회당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공간의 장소에서 영혼을 느꼈다"라고 표현하였는데 영성이 강한 곳이어서 신성함을 느낄 수 있었겠다 싶습니다. 빛이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이고요. "빛은 모든 존재의 바탕이다."라고 루이스 칸이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그걸 직접 느끼셨다고 해요. 저도 중세 수도원은 아직 가본 적이 없지만 성당이나 오래된 도서관에서 영성을 느끼곤 합니다. "르 토로네 수도원 공간의 빛은 보여주기 위한 빛이 아니라 존재하게 하는 빛으로 말없이 나를 안내하고 있었다. 빛은 결코 쏟아지지 않고, 돌 사이의 틈으로 조심스럽게 스며든다. 밝히기보다 시간의 온기를 잉태하듯 느껴진다. 창은 작고 깊으며, 빛은 은밀하고 고요하다. 침묵은 짙은 사유로 존재한다."_96p 이 문장을 읽으며 건축가 백희성씨가 쓴 소설 <빛이 이끄는 곳으로>가 떠올랐습니다. 수도원의 절제된 빛은 침묵과 사유로 이어지는 지름길 역할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바칸 수도원은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고 합니다.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도원의 빛과 침묵, 그 진실된 시간 속에 머무르고 싶었다. 지상의 아름다움을 초월한 영성의 시공간.... 남프랑스의 세 자매 수도원이 내게 건넨 감응은 가슴속 깊은 꿈결처럼 새겨졌다. 닿을 수 없는 빛, 보이지 않는 세계. 생을 변화시키고 본질로 회귀하도록 이끄는 궁극의 어떤 깨달음이 어쩌면 그곳에 존재하고 있는 듯 느껴졌다. 131p 건축이 자연에 순응하고, 예술이 삶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을 때 공간은 비로소 영혼을 치유하는 힘을 갖는다. p164 지상에서의 영원한 항해를 꿈꾸며, 로즈핑크빛 크루즈선을 형상화했다는 로스차일드 빌라, 관광객이 사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마그재단 미술관, 옥상에서 생장 요새로 거침없이 뻗어나가 자연으로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뮤셈, 인근 산악지형에서 영감을 얻어 건축했다는 루마 아를이 눈에 들어오네요. 몰랐던 소도시 이름도 눈에 띄었어요. 프랑스의 끝자락, 이탈리아 국경과 맞닿은 멍통은 레몬빛 색채로 뒤덮인 도시라고 하고요. 에즈는 해안 절벽 위에 지리한 중세마을이라고 합니다. "빛은 에즈의 또 다른 건축 재료다. 지중해에서 반사된 빛이 골목 깊숙이 스며들어 돌담을 타고 흐른다."_251p 바다와 빛이 가득한 도시라니 꼭 가보고 싶습니다. 멍통이 현재의 감각을 일깨우고, 에즈가 나를 다시 과거로 데려갔다면, 생폴드방스는 '지속'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예술이란 특별한 순간의 산물이 아니라 한 장소에 머무는 태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예술가들이 이 마을을 떠나지 않았던 까닭은 이 마을이 거주자의 삶과 예술가의 작업을 경계 짓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261p 지중해의 보물, 예술가들의 도시 생폴드방스는 물론 방문해야겠지만, 프로방스 산악 지역의 절벽 위에 자리한 고르드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르드는 자연을 배경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자연과 같은 무게로 존재한다."_273p의 표현처럼 자연에 녹아드는 중세의 그 거리로 걸어 들어가고 싶습니다. 남프랑스를 여행하는 그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곳을 여행할 때 다시 이 책을 열어봐야겠습니다. 건축과 빛을 찾는 남프랑스로 여행을 떠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효형출판에서 도서협찬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효형출판사 #돌빛숲그리고코르다쥐르 #남프랑스여행 #프랑스건축여행 #프로방스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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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가장 오래 남는 풍경은 카메라 속 장면이 아니었어요. 이 책을 덮고 나서 한동안 그 생각이 머물렀어요. 남프랑스를 다녀온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 잔상이 남았어요. 마음이 먼저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에요. 정확하게는 공간을 정보가 아니라 감각으로 읽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에요. 돌의 온기, 빛의 결, 숲의 숨결, 수도원의 단순함, 예술가의 흔적. 그것들이 충돌하지 않고 하나의 분위기로 엮이는 순간 그곳은 비로소 장소가 된다고요. 이 책이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이 있어요. 좋은 공간은 스스로를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저 원래부터 거기 있었던 것처럼 조용히 곁에 와 앉아요. 화려하게 눈부신 장소보다, 떠난 뒤에도 자꾸 생각나는 장소가 있어요. 그런 곳은 대개 천천히 사람을 열어요. 빛에 대한 이야기도 오래 남았어요. 빛은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래요. 마음으로도 스며든다고요. 어떤 공간에서는 그 사실을 유난히 또렷하게 배우게 된다는 말이 코트다쥐르의 강한 햇살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어요. 오래된 것을 대하는 태도도 인상 깊었어요. 이 책이 말하는 아름다움은 낡음을 붙드는 일이 아니에요. 그 안에 아직 남아 있는 시간의 숨결을 알아보는 일에 가깝다고요. 150년 된 창고를 허물지 않고 그 안에 새로운 삶의 방식을 불어넣으려 한 시도가 이미 아름답다는 말이 오래 마음에 걸렸어요.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 있어요. "내가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 나를 여행한다." 여행은 체크리스트형 이동이 아니라, 내 안의 단단한 껍질에 작은 금이 가는 순간이라는 말. 그 금이 가는 순간을 이 책은 돌과 빛과 숲과 수도원과 예술가의 흔적을 통해 조용히 보여줘요. 좋은 건축과 예술은 나를 압도하지 않았어요. 대신 조금 천천히, 조금 더 깊게, 내가 가진 감각을 다시 깨워줬어요. 설명보다 먼저 좋아지는 그 감각. 원초적인 아름다움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설명하기 전에 이미 좋다고 느껴지는 조용한 질서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읽고 나서도 오래 머물렀어요. 남프랑스를 꿈꾸는 분께, 여행보다 공간의 감각이 그리운 분께, 좋은 건축과 예술이 궁금한 분께, 그리고 오래 마음에 남는 풍경이 필요한 분께 이 책을 건네고 싶어요. 오래 남는 건 대개 눈부심이 아니라 잔상이에요. 그래서 나는 오늘도, 오래 남을 것들 곁에 머물고 싶어요. 🌿 📌 도서 제공 안내 본 게시물은 @hyohyungbook 효형출판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선물 받아 읽고, 제 마음의 울림을 담아 정성껏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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