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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용기 있는 작가이고 그래서 용기 있게 작품을 만들어 내었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피하려고만 하는 이야기, 꼭 해야 하는데 자꾸만 미루려는 이야기, 그러다가 결국 놓치고 마는 이야기, 죽음에 관한 이야기. 특히 내 부모의 죽음에 대해서라면 더더욱.
글보다 만화로 된 형식이라 조금 더 가깝게 조금 덜 무섭게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내 죽음에 대해서도 그렇거니와 내 부모의 죽음에 대해서도 이렇게나 뭐라고 말하기가 곤란하다니.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는 뜻이겠지. 전 세계 살아 있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부모를 두고 있는 이라면 그 누구도.
자식보다 부모가 세상을 먼저 떠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한데, 그럼에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떻게 보내 드릴 것인가. 생각만으로도 막막해진다. 책을 보는 내내 나는 이제는 노인이신 엄마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장차 나를 두고 생각할 내 아이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답은 없고 당장 닥친 문제가 아니라 그때 가서 어떻게 하면 되겠지 싶은 막연함만 있을 뿐 답답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 불편하기만 했다.
그래도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하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겠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각자 또 서로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해. 옛날옛날 대가족이 한 집에서 살 때처럼 대처할 수는 없는 시절이 되어 버렸다. 무엇보다 지금은 돈이 있어야 하고 돈을 가진 만큼 마주할 상황이 달라진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아흔이 넘도록 사신 부모님을 돌아가시는 날까지 살펴야 했던 작가의 생활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만화의 형식이니 구구절절하게 늘어놓지는 않았으되 축약된 그림으로 전달력은 훨씬 컸다고 느껴진다. 이래서야, 이럴 수밖에, 이러고 마는구나... 거 참...
읽어 보는 게 좋겠다고 권하고 싶다.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몫이고 어쨌든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그런데 이게 준비한다고 준비가 되는 일일까 싶기는 하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준비해야 하는 일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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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책이었고, 무엇보다 만화 에세이라는
형식으로 너무 재미있는 책이었다. 저자에 대한 관심이 생겨 인터넷에서 그녀의 실제 사진을 찾아보기도
했다. (저자는 만화에서 묘사된 것보다 예쁘고 귀여운 느낌의 중년 여성이었다.) 저자 라즈 채스트는 뉴욕의 브루클린에서 초등학교 동창이던 동갑내기 부모가 40대에
낳은 외동딸이다. 학교 교감 선생님이던 엄마의 강압적인 성격과 아빠의 유약한 성격 사이에서 자신의 주장을
펴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한다는 기분으로 유년기를 보냈다. “너희
엄마 아빠는 너무 늙었어. 곧 죽을 거야!”하는 아이들의
악담이 어린 마음에 얼마나 기억에 남았는지 책 서두에 등장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90세가 넘어 거의 100세 가까이 살다가 아주 천천히 죽어 간다. 1, 2차 대전을 겪은
세대로서 돈을 쓸 줄 모르고 늘 저축했던 부모가 남긴 꽤 많은 금액을 요양원과 간병인에게 거의 다 소모할 정도로 부모의 건강 악화와 치매가 오래도록
진행되었다. 그 이별의 과정을 준비하고 부모님 평생의 짐들도 정리하면서 보호자 역할을 하는 딸을 보면서 지금 바로 내가 직면한 상황과 훗날 내 딸이 마주하게 될 일들을 떠올렸다. 누구나 늙고 체력과 판단력이 떨어져 타인의 보호를 받다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는 면에서 아등바등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외동인 우리 딸이 부모 간병에 뼛골이 휘지 않도록 라즈 채스트의 부모처럼 재정적인 준비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한 마지막까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자식을 이해하는 부모로 남고 싶다는 바람이다. 고령화 시대에 어느 가정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 모두가 준비해야 할 노후와 이별을 생각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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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의 부모님의 마지막을 함께 해 나가는 만화가인 딸이 펴낸 책에서 어렸을 적 학교에서 배웠던 미국문화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친척과도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가 하면 이웃들도 서로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모습이 ‘사람이 사는 곳은 다 거기서 거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래도 미묘하게 문화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90대의 부모님의 집이 더께 (그것은 평범한 먼지도, 더러움도, 1,2주 닦지 않아 기름때가 낀 가스레인지도 아니다. 그건 사람들이 아주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껍데기 같은 것이다. 아마도 부모님이 늙고 지쳤기 때문에, 그래서 주변이 어떤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로 가득 덮여있을 때 딸이 ‘부모님의 집을 청소를 하면.... 돕는 게 돕는 게 아닐 수 있다. 우리가 도우려는 사람은 심지어 모욕을 당한 듯 느끼거나 창피해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부모님의 집을 딸이 청소해드린다고 해서 부모님께서 모욕을 당한 듯 느끼거나 창피해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이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다르기에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정서를 반영하는 드라마 또는 영화를 보면 보통 부모님의 집을 딸이 청소한다고 해서 부모님께서 모욕을 당한 듯 느끼거나 창피해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모님 두 분 중 한 분은 치매가 있으시고 한 분은 거동이 불편하지만 아파트에서 두 분만 살고 딸은 약 3주에 한 번씩 부모님을 보러 가며 전화로 매일 안부를 묻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진다면 자식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보살펴드리거나 병원에 입원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것 역시 개인차가 있고 요즘은 부모님을 모시는 것 보다 요양기관이나 병원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하고 부모님들 역시 자신의 삶은 자식이 짊어지기보다 자신이 책임지려는 성향이 늘어나고 있다며 뉴스에서 보도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요양시설의 비용도 모르고 어떤 식으로 되어있는지도 모르지만 미국의 경우엔 중상급의 노인복지주택은 주당 한 명의 도우미가 제공하는 6시간의 보조, 예를 들면 샤워나 옷을 입는 것을 돕는 일에 대한 비용을 포함하여 월 7400달러이고 그 이상의 보조를 받으려면 ‘개인 보조 플랜’ 월 600달러 보통 예전 입주민들이 남기고 간 가구를 임대할 경우 월 200달러라고 합니다. 부모님 중 한 분 (아버지)이 먼저 돌아가시고 난 뒤 어머니의 상태가 악화되어 24시간 간병과 호스피스 서비스 등이 시작되고 월1만4000달러가 보험 적용이 전혀 안 되는 순수 경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와는 물가가 다르고 보험적용도 다르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노후에 대한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벌 수 있는 돈은 한정되어 있고 노후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돈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과 음식섭취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여 조금 덜 먹고 이왕이면 좋은 것으로 먹는다면 노후에 필요한 의료비용이 낮아져 앞으로 벌 수 있는 돈을 늘리는 것보다 더욱 효과적일 것 같아 당장 맨손체조부터라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