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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장을 볼 때 원재료명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 습관이 바뀔것이다. 저자 와타나베 유지는 수십 년간 식품 첨가물을 추적해온 과학 저널리스트다. 그가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가공식품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 책의 구성은 발암 위험이 있거나 의심되는 첨가물 열 가지를 하나씩 해부한다. 아질산나트륨, 타르 색소, 아스파탐, 브롬산칼륨, 카라멜 색소, OPP·TBZ, 안식향산나트륨, 사카린나트륨, 아황산염, 차아염소산나트륨. 이름만 들으면 낯설지만, 정작 이들이 숨어 있는 식품은 놀랍도록 일상적이다. 소시지, 햄, 과자, 탄산음료, 수입 과일, 식빵, 영양 드링크. 성인도 자주 먹고 특히 아이들이 즐겨 먹는 것들이다. 저자의 시선이 특히 날카로운 지점은 '복합 위험'이다. 안식향산나트륨은 단독으로는 비교적 안전하다. 그런데 같은 음료 안에 비타민C가 함께 들어 있으면 IARC가 명확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벤젠이 생성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탄산음료와 영양 드링크가 이 두 성분을 동시에 함유하고 있다. 각각의 허용 기준을 지켰다고 해서 안전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개별 첨가물이 아니라 조합을 봐야 한다는 이 지적은 현행 식품 안전 기준의 맹점을 찌른다. 책을 읽으며 가장 불편했던 것은 국가 허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저자는 브롬산칼륨처럼 발암성이 확인된 뒤에도 오랫동안 제빵 개량제로 허용되어온 사례를 근거로, 소비자보다 산업 편의가 우선시된 규제 역사를 짚어낸다. 허가되었다고 곧 안전하다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이 책이 독자에게 남기는 가장 불쾌하지만 중요한 메시지다. 물론 이 책을 읽을 때 균형감도 필요하다. 저자 자신도 인정하듯, 동물실험 결과가 곧 인간에게의 위험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섭취량과 조건이 중요하다. 책이 다소 경각심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모든 가공식품을 끊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그러나 이 책의 실용적 가치는 분명하다. 독자는 이 책 한 권으로 원재료명에서 무엇을 봐야 할지, 어떤 조합을 피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배운다. 가공육의 아질산Na, 수입 감귤 껍질의 OPP, 제로음료의 합성감미료, 탄산음료 속 안식향산Na와 비타민C의 동반 표기. 확인하는 데 5초면 된다. 식품 선택의 기준을 스스로 갖추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공포 조장이 아닌 소비자 교육서로서 충분한 값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