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책은 책꽂이에 꽂혀서 보관됩니다 |
| 이 책을 읽다보니, 대학시절의 중앙도서관 구조가 떠올랐다. 5층까지 뻥뚫린 천장이 있던 중앙홀과 비가 오면 분위기 죽이던 무지하게 큰 천창. 그리고, 그 둘레를 ㅁ자로 돌아가며 있던 서가와 맨윗층의 반달형 창문을 가진 열람실들...그 구조가 결국 서양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었다는 걸 이 책으로 비로소 알았다. 오래간만에 즐겁게 열중하며 읽은 책이었다. 저자는 어느날 문득 자신의 서가를 보다가 이 책의 발상을 얻었다고 하는데, 애초에 서가란 본질적으로 책의 형태에 따라 그 구조와 모양이 결정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부터 그의 관심은 출발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기본적으로 책에 관한 책이기는 하지만, 그 책을 보관하는 책장에 관한 책이고, 나아가서는 그 책장들을 수용하는 도서관 구조에 관한 고찰이기도 하다. 책과 책장과 도서관...그러고 보니, 이 세 구조물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였던 것이었다. 이 책을 읽다가 깨달은 또 한가지. 궁극의 책정리법은 없다는 것. 뒷부분의 책 정리에 관한 여러가지 시도들을 읽다보니, 정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져 버렸다.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원하는 책을 간편하고 쉽게 찾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보기에도 좋은 '꿈의 책정리법'은 아무래도 당분간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책'이란 것이 지금과는 아주 딴판인 모양이 되어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
|
책이 방바닥 여기 저기 나뒹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이들을 다그친다. "제발 책꽂이에 책 좀 꽂아"라고. 그럴 때마다 아이들은 "왜 책을 책꽂이에 꽂아야 해요" 한다. "책이니까 책꽂이에 꽂는 것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또 "그럼 옛날에도 책을 책꽂이에 꽂았어요" 묻는다. 되풀이되는 다툼을 하다가 '그래 책을 언제부터 책꽂이에 꽂았을까?'라고 생각한 본 적이 있다.
책이 네모이니 책꽂이도 네모이다. 물론 네모 책이라고 네모 책꽂이에 책을 다 꽂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눕혀 두기도 하며, 어떤 이는 책꽂이를 아예 거부하고, 방바닥에서 천장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아둔다.
이런 거부가 있을지라도 우리는 네모 책과 네모 책꽂이에 익숙하다. 그렇다면 네모 책이 나오기 전 책이 두루마리일 때 책꽂이 모습은 어떤 모양이었고, 네모 책꽂이가 나올 때까지 앞서 살았던 사람들은 책을 어떻게 보관했을까? 궁금증이 더해졌다. 이때 손에 잡힌 책이 헨리 페트로스키가 쓴 <서가에 꽂힌 책>이다.
페트로스키는 "책꽂이가 있는 곳에 책이 있다"는 말처럼 고대 두루마리 책은 '캅사'라는 상자와 낮은 선반에 눕혔고, '코덱스'-파피루스와 양피지를 접어서 꿰메어 철함-는 탁자에 보관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가 네모 책꽂이에 책을 꽂기까지 책 보관 방법은 수천년에 걸쳐 서서히 진화된 것임을 밝혀낸다.
한 집에 열 권만 있어도 부자였던 중세 시대, 책이 귀했고, 정직도 귀했던 중세에는 책을 군인들이 침대 밑에 두는 트렁크 비슷하게 생긴 장이나 궤에 넣고 잠궈두기도 했다. 열쇠 세 개를 수도사들에게 나눠주어 세 사람이 공모하지 않으면 궤를 열 수 없게 했다. 이런 사실은 움베르트 에코가 지은 <장미의 이름>에서 중세 수도사들이 책을 보관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책을 사슬에 묶어 버리기도했다.
"중세 독서대에 책을 묶어 놓은 강력한 쇠사슬은 책을 펼치고 읽는 데 방해가 안 될 만큼의 여유 길이만 제공한다. 책은 읽지 않을 때는 마치 진열을 해 놓은 것처럼 표지를 위로 한 채 덮여 있다. 막대는 독서대 위나 아래에 있는데, 그에 따라 사슬은 책 표지의 위쪽에 붙기도 하고 아래쪽에 붙기도 한다. 사슬은 책 표지 가장자리, 즉 죔쇠 근처에 부착되기도 했다. 사람이 많이 들낙거리는 도서관에서는 곧 쇠막대로 대체했을 것이다."(104쪽)
쇠사슬에 묶고, 선반 위에 두었던 책을 사람들은 책을 세워서 꽂아두는 방법을 택했다.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책꽂이가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인쇄술을 탄생시켰다. 인쇄술은 엄청난 책들을 쏟아냈다. 책이 쇠사슬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아니 이제는 책을 사슬로 묶어 잊어버리는 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밀려드는 책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문제였다. 쏟아져 나오는 책은 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집에 서재를 만들었고, 책꽂이를 만드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16세기 영국에서 가장 큰 서재를 갖춘 일기 작가 새뮤얼 피프스가 남긴 글이다.
"최근에 귀중한 책들을 아주 많이 샀다. 그러나 다음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더 사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 두 개의 책장은 꽉 찰 것이기 때문에, 몇 권은 남을 주어 버려야 한다. 내 서재의 책장들을 채울 정도의 책만 가지고, 그 이상을 내지 않는 것이 나의 계획이기 때문이다."(190쪽)
새뮤얼 피프스 이후에도 수많은 장서가들처럼 더 많은 책장을 구입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벽을 빌려 책을 보관하는 책장을 만들었고, 그 모습은 아직까지 사람이 후손들에게 지식과 사상을 물려주는 가장 위대한 방법인 책을 꽂는 책꽂이를 통하여 책을 보관하고 있다.
책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귀중품 보관하듯 쇠사슬에 묶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책을 보관하기 위해 책을 지하 서고로 내려 보내고, 바퀴 달린 책장을 만들었고, 옆으로 밀 수 있는 책장들 천장에 매달기도 했다.
과연 책은 없어질까? 전자책이 나오면서 종이책 생명은 끝났다고 많은 이들이 말했지만 아직 전자책이 종이책을 앞섰다는 어떤 정보도 없다. 종이책이 살아있는 한 책꽂이는 책과 동반자로서 함께 할 것이다.
집안의 책꽂이는 가상이 아니다. 집안의 책꽂이는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채워진다. 물론 책꽂이를 비우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는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진다. 사실 저녁에 친구들과 함께모여 책꽂이에서 계속 책을 꺼내가며 좋아하는 구절을 찾기도 하고, 잘 기억나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엉터리 기억을 놀리기도 하던 것이 나의 가장 따듯한 추억들 가운데 하나다.(348 쪽)
참 우리 선조들은 책을 어떻게 보관했을까? 사극을 보면 어렴풋이 떠오를 것이다. 세로로 꽂아두지 않고, 눕혀 보관했다. 눕혀 보관하는 방법이 책을 찾거나, 꺼내는 데 불편할지는 몰라도 시대를 거스르는 방법으로 무조건 세워 보관하는 방법보다는 눕혀 두는 것도 책과 동무하는 또 다른 방법이 아닐까? 책과 동무하고 싶은 이들이 있는한 책꽂이도 함께 하리라. |
|
나는 책의 냄새를 좋아한다.도서관에 가면 엄청난 양의 책들만큼이나 오래된 책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그리고 책꽂이마다 가지런히 꽂혀 있는 수많은 책들..맛있는 음식을 한상 가득 차려놓고 뭘 먼저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듯 도서관에 가면 늘 기대에 찬 얼굴로 책꽂이 사이를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언제부턴가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커져서 도서관보단 서점에 더 자주 다니게 되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그 두께만큼이나 사실 끝까지 읽어내기가 힘든편이다. 보통 앉은 자리에서 책 한권을 다 읽어버리고 하는 나도 이 책은며칠이 걸렸다. 이 책속에 있는 방대한 양의 지식들을 머릿속에 차곡차공 넣기가 수월하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처럼 책의 냄새를 좋아할만큼 책을 좋아하는, 도서관을 문이 닳도록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서가에 꽂힌 책'에는 책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다양한 정보가 들어있다. 책을 이야기할때 절대간과해서는 안되는, 그러나 사람들이 가끔 중요성을 잊곤 하는 책꽂이의 기원에서부터 두루마리, 코덱스등 책의 초기형태에 관한 내용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중세의 도서관과 열람실에 관한 내용들은 상당히 흥미로운데, 책들을 독서대에 사슬로 묶오 놓은 것은 정말 기발한 거 같다. 도서관의 열람실이 과학적으로 발전해가는 모습과 편의에 따라서 책장이 점점 오늘날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인간의 두뇌에 대해 감탄하기도 했다.그리고 중간중간 그려져 있는 삽화와 사진들은 책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줄뿐 아니라 지루하지 않게 책을 볼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게는 5단짜리 책꽂이가 두개있다. 듬성듬성 책이 꽂혀있던 그것은 몇달만에 가득차버려서, 요즘은 책들을 그냥 여기저기 쌓아두는 편이다. 책애호가들에게 흔히 있는 일일텐데, 책이 많아지면 정리하기도 힘들뿐더러 필요한 책을 찾기도 힘들어진다. 이 책의 부록에 있는 '서가의 책 정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다. 25가지 다양한 방법이 재미있게 소개되어 있다. [인상깊은구절] 이제 나에게는 새 서재가 생겼다. 그곳에는 바닥 공간이 아닌 진짜 책꽂이들이 있지만, 이미 많이 차 있다. 선반은 비어있든 차 있든 책들을 끌어당기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 모양이다. ....... 우리는 서재에서 혼자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 책꽂이와 거기 꽂힌 책들은 우리를 둘러싼 인내심많은 친구가 되어준다. 우리는 그 친구들을 선반에서 꺼내 서로 소개시켜 주기도 하고, 세대와 세기를 건너 둘의 생각이 똑같았음을 보여주기도 하고, 모순되는 다른 증거를 찾아내 한 친구를 기분좋게 놀려주기도 한다. |
|
인터넷에서 이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어! 이게뭐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여러가지 색의 책이 나란히 꽂혀있는 모습이 표지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기에.....
표지의 그림도 독특하고, 내용도 재미있었다.
책꽂이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에 따른 건축, 책의 형태 이야기들.....일상의 사소한 물건들의 역사를 추적하는 저자의 관심들이 나를 매우 즐겁게 해주었다. 책들이 사슬에 묶여 도서관에 보관된 일, 책등에 제목이나 출판사 지은이 등 그런 내용이 하나도 안적힌 시대도 있었고, 책꽂이에 꽂을 때도 책등이 아니라 책의 앞 마구리가 앞으로 나오도록 꽂았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코메니우스의 <오르비스 픽투스>의 94번 그림 삽화(책 파는 사람)를 보고, 이 책을 찾아 직접 대조해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었다. 옥스퍼드의 보들리 도서관, 내가 여행하고 픈 곳의 목록이 또 하나 늘어났다. '책꽂이 순례'라는 여행도 해봄직 하다. 요즘은 누군가의 집에 초대 받아 가게되면 제일 먼저 그 사람의 책들을 훑어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 책들의 집인 책꽂이 외형도 함께.
비블리오마니아-책에 미친 사람-가 되어가는 내 모습에 스스로 흡족해 하며 올 겨울을 맞이 한다.
언젠가는 나의 방에도 내가 디자인 한 책꽂이가 자리하리라 상상하면서......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집안의 책꽂이는 가상이 아니다. 집안의 책꽂이는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채워진다. 물론 책꽂이를 비우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는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진다. 사실 저녁에 친구들과 함께모여 책꽂이에서 계속 책을 꺼내가며 좋아하는 구절을 찾기도 하고, 잘 기억나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엉터리 기억을 놀리기도 하던 것이 나의 가장 따듯한 추억들 가운데 하나다. |
|
서가에 꽂힌 책.... 라디오 프로에서 책소개하는 프로에서 이 책이야기를 들었다. 책꽂이 이야기라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책을 보게 되었는데... 이 책에는 책의 역사와 책꽂이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부록으로 책 정리하는 방법까지 나와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은 물론 가지고 있을 것이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만의 독서방(서재)을 하나쯤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한다. 나도 물론 그런 것을 원하는 사람 중 하나이지만... 그러나 모두들 상상은 하지만 실상은 책꽂이에 책을 꽂고 모자라면 쌓아두고 그런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여기 이 책에 나와있다. 종이(파피루스)가 발명이 되고나서 두루마리에 글을 쓰기 시작하고 인쇄기술이 발달하면서 책이 대량 생산되고 그런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책꽂이 이야기와 다양한 모양의 책 받침(회전식, 2층, 물레방아식등)이야기, 도서관 이야기등.. 특히 재미 있게 읽었던 부분은 인쇄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책이 흔하지 않던 시대에 책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 책을 사슬에 묶어 놓은 이야기였다. 요즘은 생각도 못할 일이 아닌지.. 고문서라 값이 무지나가는 책이 아닌 이상에는 책이 집안을 마구 굴러 다녀도 거들떠 보지도 않을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책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슬에 책을 묶어놓았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을 할지.. 전자책이 나오고 하루에는 수십권의 신간이 쏟어져 나오는 요즘에 어떤식의 책읽기가 필요한지는 한번쯤 생각해 보게하는 책이었다. [인상깊은구절] 나중에 보니 책꽂이의 이야기는 책의 이야기에 그 뿌리는 두고 있었고, 그 역도 마찬가지였다. 엄격하게 말하면 책은 책꽂이 없이도 존재할 수 있다. ~ 그러나 책 이라는 존재가 없는 책꽂이는 상상할 수 없다. 책이 없으면 그런 식으로 선반을 층층이 쌓아올린 장이 없을 거라는 뜻이 아니다. 그런 장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책꽂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
|
모든 수집이 그러하듯 만족할 수준의 양이란 없는 것 같다. 이것은 책 수집도 예외는 아니어서 책을 꽂아놓는 책장이 모여 하나의 서가를 이루는 모습을 보는 재미 역시 독서하는 즐거움에 더불어 오는 한가지라 말할 수 있다. 인터넷 서점이 생기면서 배송비를 절약하기 위해(요즘 없는 곳도 있다.-.-) 한번에 여러 권의 책을 구매하면서부터 책장하나로 집안의 모든 책들을 정리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게 되었다. 구매한 책들 역시 모두 하나같이 소중한 것이어서 직사광선을 피하면서도 환기와 통풍을 고려하여 먼지와 곰팡이로부터 깨끗함을 유지하려고 나름대로 생각한 것이 지금 3.5평의 내방의 창가를 제외한 삼면(정확히는 창가의 옆면에도 책장이 있으므로 사면)이 6개의 책장으로 들어차게 되었다. 자세히 말하면 5단의 책장이 둘, 4단 책장이 셋, 그리고 2단 책장이 하나에다가 책장에 붙어있는 삼단서랍까지 책들로 들어차 있다. 게다가 책막이(보통 Bookend라 불리는 쇠로 만든 지지대)로 몇몇 책장은 한 단이 더 올라가 있다. 이를 위해 방안의 절반을 차지하며 그나마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주던 침대를 치웠으며 방문도 완전히 열 수 없게 되었지만 그 정도의 불편함이 대수랴. 이쯤에서 본인의 서가 이야기는 줄이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더 궁금하신 분이 계신지.^^
'서가에 꽂힌 책'은 우리가 일상 보는 책꽂이의 역사와 그 발달과정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장 혹은 서가에 대한 역사책이라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옮긴이는 "책막이(Bookend)","책의 마구리"등의 우리말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번역에서 오는 외국어의 어설픈 한국식표현을 경계하려 하였고 적절한 문단배치로 책이 술~술 잘 읽힌다. 다양한 경험은 삶을 풍성하게 해준다. 그러나 유한한 인간의 삶과 재화는 책이라는 간접경험을 요구했고 그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책의 양은 늘어만 갔다. 한정된 공간(서가)에 최대한 많은 책들을 쾌적한 환경에 보관하기 위해 높은 책장, 이동식 서가, 밀집 장서 시스템등으로 발달해 온 과정은 인류의 또 다른 역사라 칭할 만 하다.
가지고 있는 책이 수십 권이든 수천 권이든 책장에 책을 어떤 식으로 정리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누구나 한번쯤 거쳤을 것이다. 이 책 뒤편 부록에 그에 대한 적절한 여러 예가 나와 있으니 자신의 서재를 갖고 있는 분들은 한번 참고 삼을 만 하겠다. 본인의 경우 소설류, 경영.경제학류, 수필류, 잡지류, 그 이외의 책들로 구분하고 있다. 책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놀랄 정도로 복잡한 문화 유산의 책등에 제목을 달고 바깥을 보게 하는데 천이백년이 걸렸고, 책꽂이가 벽이라는 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는 데 무려 천년이 걸렸다. 우리가 일상 다반사라 불리는 많은 것들이 이처럼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진화해 왔다니 놀랍지 않은가. 책이 네모라는 형태를 가지게 된 데에는 책꽂이라는 동반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더운 여름 '책'이라는 동반자를 곁에 두고 보내시길. [인상깊은구절] 하지만 책꽂이에 꽂힌 책의 역사와 미래가 어떻다 한들, 책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우리가 이 책을 무슨 재미로 읽을 것인가? |
| 책을 읽으면서 이런 소재의 책을 만나리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었는데 이 책의 소재부터 흥미를 끌었다. 재미난 책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책들의 집에 관한 이 책은 우리가 보던 세상을 조금은 다르게 보면 어떨까하는 이야기와 연관된 것이었다. 비교적 신선한 이야기로 가득하고, 책들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그것(Thing)이 인격화되어 읽힌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책을 읽으면서, 또 수집을 하는 사람들에겐 꽤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책꽂이와 연관된 책의 역사 역시 단순한 역사꾀기와는 다른 맛을 지니고 있고 그 사이에 녹아있는 책꽂이의 의미는 흥미와 정보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매번 독특한 소재의 책들을 내 놓은 출판사 '지호'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매우 흥미롭게 한장 한 넘기면서도 조금은 안따가운 것. 이 책의 집일수 있는 책 표지의 질이 이 책의 내용과는 조금은 유리된듯 평범한 것이 아쉽다. 책의 디자인이 아니라 그 디자인을 담아놓은 부분이 조금은 언발란스하다. |
| 이 책은 무심코 넘어가기 쉬운 책의 역사에 대해 다룬 책이다. 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형태를 지니게 되었을까? 이것은 평상시에는 거의 가지기 어려운 의문임에 틀림없다. 현대인들은 지금의 책의 형태에 완전히 익숙해져 있었으니까. 그러나 약 2000년 전의 로마 시대로 눈을 돌려보면 당시에는 파피루스나 양피지에 글을 적어 둘둘 말아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밀어서 펼치면서 보았던 것이다. 굉장히 불편하고 비 논리적일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지금의 방식이 더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없을 것이다. 고서적 중의 일부는 중세를 거치면서 내용이 왜곡되거나 일부가 변형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지금 들으면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지만 중세에는 인쇄가 아니라 필사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제본법의 변천에 대한 이야기를 한권에 정리한 책이 나왔다, 중간중간 지루한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잘 참고 넘기면 친숙하면서도 더없이 낯선 책이라는 존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너스로 책을 관리하는 법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애서가의 필독서다. |